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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천년고찰 기림사를 품에 안은 함월산 한바퀴 본문

◈ 산행이야기/☆ 2011년도 산행

천년고찰 기림사를 품에 안은 함월산 한바퀴

해와달^^* 2011. 11. 21. 23:40

☆ 산행일자 : 2011. 11. 2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양북면, 포항시 오천읍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 기림사 입구 기림교-395봉-안부사거리(불령재)-481봉-함월산-습지갈림길-591봉-도통골갈림길-도통골-기림폭포-기림사

☆ 산행시간 : 5시간 40분 (식사 포함, 사찰 관람 제외)

 

 

▣ 함월산 [含月山]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호암리에 있는 산.
높이 584m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호암리에 있다. 남쪽은 추령(楸嶺)을 지나 토함산(吐含山), 북쪽은 운제산(雲悌山)으로 이어진다. 정상 부근은 바위가 많아 험준하지만 대부분 완만한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망이 좋아 정상에 서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보물 제833호), 건칠보살좌상(보물 제415호), 삼신불(보물 제958호), 복장유물(보물 제959호) 등이 소장된 신라의 유서 깊은 절 기림사(祇林寺)와 암벽에 마애여래좌상(보물 제581호)을 새겨놓은 석굴사원 골굴사(骨窟寺)가 있다.

 

 

◈ 산행기

주말 집안 결혼식 참석에다 동서 아우의 장군 진급 축하행사 참석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전날 내려온 아들과 함께 외식을 하고 집에오니 제법 늦은 시간이다.

일요일인 내일은 날씨가 맑다고 하니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가 없어 배낭을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어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6시 10분이다.

현관문을 나서니 불어대는 바람소리가 꽤 사납게 들려온다. 차를 몰아 아침을 해결하러 성동시장에 들렀더니 휴무라고 한다. 이런....

하는 수없이 김밥집에 들러 두줄 사서 챙겨넣고 팔우정로타리에 있는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차를 몰아 보문단지를 통과해 덕동댐을 휘돌아 추령터널을 지나 천년고찰 기림사를 향해 달려간다.

오늘의 산행지는 기림사를 품고 있는 함월산으로 잡았다. 함월산에서 하산은 능선을 타고 내려올지, 계곡으로 내려올지는 시간을 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부산일보'에 소개된 코스로 일단 시작해 보기로 한다.

기림사 입구에 마땅히 주차를 할만한 공간이 없는 것 같아 되돌아나가 도자기체험장이 있는 곳의 모퉁이에 공간이 있어 파킹을 하고 장비를 들쳐메고 기림사 방향으로 포장길을 따라 진행하니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세차고 차가운 기운이 볼을 때린다.

다행히 날씨는 무척 맑아 조망은 먼곳까지 볼수 있겠다 싶어 마음은 가벼워 온다.

좌측 단독주택 방향으로 들어서니 키 큰 소나무 아래로 빨간 시그널 하나가 펄럭인다. 옳커니~ 저곳이 들머리렸다...

신발끈을 조여매고 스틱 길이를 조정하고서 시그널이 나부끼는 숲으로 빠져 들어간다.

 

 

산행코스

 

 

잘 지어진 단독주택 옆으로 키가 큰 소나무가 있는 곳이 들머리입니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오름길이 제법 미끄러운데다 든든히 먹은 아침 덕택에 초입부터 숨이 차오릅니다.

 

 

좌측으로 함월산이 보이고 그 뒤로 펼쳐지는 마루금이 오늘의 산행코스입니다.

 

 

삼각점이 있는 361봉에서 만난 반가운 시그널

 

(일부러 등로를 벗어나 우측으로 가보았더니 만났네요)

 

 

이번에도 역시 반가운 분을 만나게 됩니다.

 

 

불령재

(← 세수방, 모차골. 도통골, 기림폭포 →)

 

신라시대 신문왕이 기림사와 동해바다를 오갈 때 마차를 타고 다녔던 고개라 하는데,

문무왕의 장례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낙엽쌓인 등로를 이어가다 바위군락을 만나 조망을 즐겨보기로 합니다.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등로

 

(바로 앞 뾰족한 봉우리가 395봉이네요)

 

 

지나온 등로 너머로 대왕암이 있는 봉길리의 푸른바다에 햇살이 밝게 빛나고 있네요.

 

 

앙증맞은 돌탑이 반겨주는 481봉입니다.

 

 

함월산을 지나 가야할 시경계구간과 하산코스로 잡은 도통골의 깊고 긴 골짜기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함월산 정상부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오지만 내리꽂혔다가 다시 된비알을 올라서야 만날 수 있겠지요.

 

 

도통골 갈림삼거리

(↑ 함월산, → 도통골)

 

 

오랫만에 찾아본 함월산 정상은 여전히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네요.

 

 

꺼져가는 가을의 퇴장이 아쉬운 듯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듯 합니다.

 

 

습지삼거리

(↖ 오리온목장, 운제산 <운토종주길>. ↗ 성황재, 기림사 <호미지맥길>)

 

그 많던 시그널은 다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아마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떼어버렸나 봅니다.

 

 

멋진 소나무와 무덤이 있는 611봉과 좌측으로는 동대봉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조망이 됩니다.

 

 

포항철강공단과 영일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장봉과 누렇게 변해버린 억새군락지 아래로 구. 오리온목장이 조망이 됩니다.

 

 

호미지맥 등로상의 591봉

 

 

좌측은 갈평, 진전지 방향 갈림길

 

 

오천읍민의 식수원인 진전저수지가 조망이 되네요.

 

 

산사태로 무너진 절개지가 길게 이어집니다.

 

 

도통골 갈림 삼거리

(↑ 성황재, 작은함월산. ↗ 도통골)

 

이곳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상경해야 할 아들녀석 얼굴 한번 더 보려고

계곡 아래로 도통골로 진입을 합니다.

 

 

낙엽의 바다를 헤집고 가다보니 그냥 푹 빠져버리네요.

 

 

계류를 따라 '돌돌돌' 흐르는 물소리는 인적없는 등로에 홀로 걷는 산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말벗이랍니다.

 

 

발목을 덮어버리는 낙엽을 헤치고 나가는 바스락거림은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소리입니다.

 

 

등로를 걷다 예쁜 이름모를 작은 폭포를 만나게 되면 어김없이 계곡 아래로 내려가 사진에 담아보며

 

 

홀로산행이 주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산길을 맘껏 즐기며 갑니다.

 

 

양지바른 쌍무덤에서 점심을 먹고 올려다 본 바위가 산행 초반 481봉에서 바라본 특이한 모양의 그것이었네요.

 

 

작은함월산과 점심식사 때 보았던 바위

 

 

잡풀이 무성한 주인없는 폐가에는 이름모를 산새들이 드나들고

먹음직스러운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만이 외로이 터를 지키고 있습니다.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 푹신한 임도를 걷다보니

문무왕의 장례길을 복원중인 불령재로 연결되는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도통골 최대의 경관인 기림폭포(용연폭포)의 위용

 

 

용연폭포는 문무왕의 장례길에 포함되는 곳입니다. 서라벌에서 토함산을 넘어 동해로 가는 마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은 경주-추원-서낭당고개-세수방-불령재-용연-기림사-대왕암으로 이어지는 길이 평탄하고 수레가 다닐수 있는 코스인데, 문무왕의 장례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폭포에서 신문왕은 점심참을 먹고 이곳에서 옥대의 족을 떼어 물에 넣어보니 용이 되어 하능로 올라가는 것을 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국유사의 기록을 보면...

 

왕이 감은사에서 유숙하고, 17일에 기림사(祗林寺) 서쪽 냇가에 이르러 수레를 멈추고 점심을 먹엇다. 태자 이공(理恭) (즉, 효소대왕(孝昭大王)이 대궐을 지키고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는 말을 달려와서 하례하고 천천히 살펴보고 말하기를, "이 옥대의 여러 쪽들이 모두 진짜 용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네가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라고 하셨다.
태자가 아뢰기를 "쪽 하나를 떼어서 물에 넣어보면 아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왼쪽의 둘째 쪽을 떼어 시냇물에 넣으니 곧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그곳은 못이 되었다.
이로 인해 그 못을 용연(龍淵)으로 불렀다. 왕이 행차에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月城)의 천존고(天尊庫)에 간직하였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는 개며, 바람이 잦아지고 물결이 평온해졌다.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부르고 국보로 삼았다.

 

 

도통골 풍경

 

기림사가 가까워질 무렵 부는 바람에 몸을 내맡긴 채 마냥 흔들리고 있는 마른 갈대가 눈길을 끄네요.

 

 

오랫만에 왔으니 기림사 부처님을 뵙고 가야겠지요.

 

 

기림사는 신라 초기에 천축국(인도)에서 온 광유성인이 창건, 한때 임정사라 불린 선종의 고찰입니다. 광유화상이 부처님의 도량을 마련하여 오백제자를 교화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이후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원효대사에 의해 기림사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기림사는 왜구가 서라벌로 침입하는 길목에 놓여 호국사찰의 구실을 해왔는데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임진왜란 때 승군의 지휘본부로 사용되었습니다.

 

 

천왕문과 노송(老松)

 

 

원효대사가 기림사를 확장하던 당시, 이미 대적광전을 건립, 삼신여래를 봉안하고 동쪽에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전을 건립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쪽에는 석조오백나한상을 모신 응진전, 동쪽에 삼층 목탑과 정광여래사리각을, 남쪽에는 무량수전과 진남루를 건립했습니다. 현재는 사리각은 없어지고 삼층목탑은 그 터만 남아 있습니다.

 

 

기림사 진남루 (경북 문화재자료 251호)

 

 

천왕문을 건너면 진남루가 보입니다. 건물의 기능이나 용도, 건립연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임진왜란 때 기림사가 수군과 승병활동의 근거지로 활용되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됩니다.

진남루는 '남방을 진압한다'는 뜻으로 여기서 남방은 '일본'을 의미합니다. 진남루와 마주보고 있는 건물은 '대적광전'입니다.

 

 

범종루(梵鐘樓)

 

 

기림사 응진전과 삼층석탑 (경북 유형문화재 214호/205호)

 

 

대적광전의 왼편에는 경주옥석을 재질로 조성된 석조오백나한상을 모신 응진전이 있습니다.

모습과 크기가 각자 다른 나한상이 오백 개가 늘어서 있습니다. 그 앞에는 삼층석탑이 있는데 이는 신라 말기의 석탑양식을 보여줍니다. 응진전, 진남루, 대적광전 모두 단청의 색이 바래 나무 본연의 재질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건물에 위엄을 더해줍니다.

 

 

기림사 약사전 (경북 문화재자료 252호)


 

대적광전 옆에는 1600년대 이전에 세워진 약사전이 있습니다.

약사전은 모든 중생을 병고에서 구하여 깨달음으로 인도한다는 약사불을 주불로 모시는 불당입니다. 그래서 부처상이 아닌 아름다운 자태의 약사불이 이 전각을 지키고 있습니다.

 

 

기림사 대적광전 (보물 833호)


 

대적광전은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셔놓은 법당을 말합니다.

보물 제833호로 조선 인조 7년(1629)에 중수되었습니다. 이 안에는 16세기의 불상,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보물 제 958호)이 모셔져 있습니다. 중앙에는 비로자나불, 좌우에는 노사나불과 석가불입니다. 커다란 몸집의 불상들이 인간세상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습니다. 스님이 불경을 외우는 청아한 목소리가 대적광전에 울립니다.

 

 

기림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 (보물 958호)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는 관음전

 

 

응진전 뒤의 계단을 따라 삼천불전으로 갑니다. 삼천불전 옆에는 관음전이 있는데 그곳에 천개의 손, 천개의 눈을 가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 천개의 손이 신기해서 한참 바라봤습니다. 천개의 손에 들린 물건은 모두 다릅니다. 천개의 손바닥 하나하나에 눈이 있어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그 눈으로 보고 그 손으로 수많은 중생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삼국유사에는 분황사의 천수관음에게 빌어 눈먼 아이가 눈을 뜨게 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삼천 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 '삼천불전'

 

 

기림사 일주문

 

 

늘 가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산행지에 밀려 숙제로 남아 있던 곳. 다른 산님들이 다녀온 흔적을 부러운 눈으로 눈요기만 실컷 했던 곳.

기림사에서 함월산을 오르는 코스는 처음인데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깊고 깊은 곳이라 지도와 나침반은 필히 가져가야 한다는 부산일보의 산행기에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산행 경험과 겨울산이라 등로찾기가 수월하다는 점을 발판삼아 올라본 산길은 그동안 많은 이들이 찾은 듯 등로 내내 시그널이 불 밝혀주었고 함월산 이후로는 운토종주와 호미지맥 종주를 비롯한 몇번 밟아본 산길이라 비교적 부담없는 산길이었다.

내림길이었던 도통골은 간혹 등로가 옅어지는 기미가 있었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아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느끼며 그 속에서 홀로산행의 재미를 만끽하고 온 즐거운 산행을 마치고 몇년 만에 다시 찾은 기림사를 들러 대적광전 부처님께 참배를 하고 경내를 돌아본다.

주요 건물들을 사진에 담고서 17시에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를 탄다는 아들을 보내기 위해 박물관과 몇몇 부속건물들은 다음에 자세히 돌아보기로 하고 서둘러 절집을 빠져나와 들머리를 지나 도자기체험장 입구에 도착하여 주인을 기다리던 애마에 올라타고 주말이라 복잡해질 보문단지를 무사히 통과하려면 서둘러야겠기에 달리는 마차에 채찍질을 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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