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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단석산으로의 새해 첫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2년도 산행

단석산으로의 새해 첫 산행

해와달^^* 2012. 1. 5. 00:28

♤ 산행일자 : 2012. 01. 03. (화)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주시 건천읍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건천읍 방내리-주능선-진달래능선-단석산-비지고개-큰골-방내리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30분(식사 및 휴식 포함), 10.35km(GPS거리)

 

◈ 산행기

흑룡의 해인 임진년 새해 일출을 양포 바닷가에서 맞이하고 친지들과 연휴를 보내고 바뀐 근무형태로 인해 첫 당직근무를 마친 오늘 아침 신년 첫 산행을 나서기로 한다.

전날 출근하면서 배낭에 준비물을 챙겨 간 덕분으로 오늘 부재에 따른 업무 공백이 없도록 챙겨놓고 1시간 늦게 퇴근을 하여 건천 방면으로 차를 몰아간다.

단석산이나 오봉산을 새해 첫 산행지로 정해놓고 가면서 저울질하다가 단석산 주능선에 눈이 하얗게 내린 모습을 보고 망설임없이 방내리로 향한다.

그동안 몇번 다녀본 코스라 지도없이도 충분히 갈수 있는 곳이거니와 GPS를 켜놓고 트랙을 만들어가며 진행해 보고픈 마음에 방내리 버스종점 뒤켠에 있는 공터에 주차 시켜놓고 모시각단 방향으로 진행한다.(11:00)

 

 

산행코스

 

 

농장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새해 첫 산행에 발걸음도 가볍게 진행하니

 

 

이내 하얀 눈이 등로에 깔려 있어 심설산행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어 신나게 걸음을 옮겨갑니다.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멋진 소나무를 오랫만에 만났으니 그냥 갈수야 없지요.

 

 

정류장 뒷쪽의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고속철도 다리 밑에는 중장비로 무슨 공사를 하는지 요란한 굉음소리가 진동을 한다.

공사판 한가운데를 지나 농장 방향으로 길을 들어서며 지난해 '포항산친구들' 카페의 정기산행 때를 생각하며 올해엔 자주 함께 할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바램으로 농장을 지나치니 견공들이 낯선 방문객을 경계라도 하듯 떼지어 짖어댄다.

농장을 지나 잠시 호젓한 산길을 걸어 올라선 등로엔 하얀 눈밭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비록 많은 양의 눈은 아니지만 아직 설산을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적설량이라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산행을 해 나간다.

 

 

마치 사람의 얼굴을 닮은 듯 한데...

혹시 '은하철도999'의 철이?

 

 

등로에서 올려다 본 근육질의 '수리바위'의 위용입니다.

 

 

등로의 돌 위에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눈을 밟으며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올라선 등로의 끝에는

 

 

장군봉에서 연결된 등로와 합류가 되는 주능선에 당도하게 됩니다.

 

 

편하디 편한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 끝에 만난 천주암 갈림길.

 

 

단석산을 오르는 등로중 비교적 순탄한 코스라 별 어려움없이 주능선에 당도하니 뚜렷한 등로에 하얀 설탕을 뿌려놓은 듯 순백의 눈으로 뒤덮혀 있는 산길은 밝은 햇살에 빛나고 있다. 차가운 바람에 옷깃은 자꾸만 여미게 되고 귓볼이 시려옴에 따라 모자속의 귀마개로 가려가며 아무도 없는 나만의 산길을 부지런히 걸어간다. 멋진 소나무가 바위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조망이 좋아 많은 산님들이 찾는 진달래능선 초입의 척반암에 올라 주변 경관을 돌아본다.

흐린 날씨 탓에 멋진 조망은 볼수 없는 아쉬움이 남지만 밀가루를 흩뿌려놓은 듯 하얀 분칠을 한 산야를 돌아보며 눈요기를 한다.

잠시 쉬면서 사진에 담고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경사도가 심한 진달래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

 

 

늘 앞장을 서던 발자욱이 천주암갈 림길에서 되돌아 갔는지 이후로는 하나도 보이질 않네요.

 

 

 

 

전망터에서 바라본 지나온 등로 너머로 오봉산이 희미하게 다가옵니다.

 

 

진달래능선 초입의 척반암에서 내려다 본 건천읍 모량리 전경

흐린 날씨 탓에 건너편의 산들은 희미하기만 합니다.

 

 

가야할 등로인 움푹 꺼진 비지고개가 건너편으로 보이네요.

 

 

오랜 세월 꿋꿋함을 잃지 않고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척반암의 소나무

 

 

진달래가 만발할 때 꼭 찾아보고 싶었는데 늘 헛다리만 짚고 있네요.

 

 

아무도 밟지않은 깨끗한 순백의 설원을 한발한발 지나가면

 

 

우뚝 서있는 단석산 정상석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정상 입구에 서있는 입암산, 비지리로 가는 갈림이정표

 

 

인적은 간데없고 까마귀만이 외로이 울어대는 단석산 정상

 

 

추운 날씨라 얼어붙은 등로 탓에 그리 미끄럽지 않아 오르기가 어렵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행여 질퍽하기라도 한 날에는 한 걸음 내디디면 두걸음 미끄러지는 쉽지 않은 오름인데...

경주의 이름난 서예가이신 남령 최병익 선생이 쓴 단석산 정상석만이 널찍한 산정을 독차지하고 있고 휑하니 불어오는 한줌 바람만이 찾아온 산꾼의 어깨를 툭 치고 갈 뿐이다. 흐린 날씨 탓에 사방의 조망이 뿌연 산정에 하늘을 날고 있는 까마귀 몇 마리가 간혹 정적을 깨트릴 뿐 평일 산행에서 느끼는 고독이 온 몸으로 전해오는 순간이다. 세상에 홀로 버려진 듯한 처연함이 들 때도 있지만 마냥 치기어린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 공원지킴터 부근 바람이 잦아드는 곳을 찾아들어 준비해간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김밥, 떡, 컵라면, 과일 그리고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해결하는 최근의 메뉴는 거의 일정해서 오늘도 변함없는 식단이다.

느긋한 점심을 즐긴 후에 입암산 방향으로 길을 들어 비지고개를 향해 등로를 이어간다.

 

 

장구한 세월을 견뎌오며 수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단석(斷石)이 오늘따라 외로워 보이네요. 날씨 탓인가요?

 

 

지나온 능선 너머로 건천 땅이 희미하게 다가오고 그너머 구미산 자락이 길게 누워있습니다.

 

 

낙동정맥 상의 방주교회가 희미하고 그 뒤로 OK목장의 초지가 어렴풋합니다.

 

 

가야할 능선길 뒤로 입암산이 우뚝합니다.

 

 

평일인데다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라 마치 신천지를 밟는 기분입니다.

 

 

 

든든한 뱃속이라 차가운 바람에도 보무도 당당하게 평탄한 산길을 걸어가며 아득한 영알의 산들을 어림잡아 보지만 시야엔 잡히지 않는다.

영알로 눈꽃산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이번 주말엔 가능할런지... 기대를 안고 눈이 오기를 바라면서 눈에 익은 갈림길이 나타나니 바로 비지고개에 당도하게 된다. 늘 제자리를 지키던 간판으로 된 이정표는 자리를 옮겨 다른 곳에 버려져 있다. 희미해진 글씨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낡아버려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원래 계획은 입암산을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하산을 하다 큰골로 떨어질 생각이었는데 당직근무의 여파인지 조금은 피로감이 느껴져 큰골의 기나긴 계곡을 타고 하산하기로 수정을 하여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내려간다.

 

 

비지고개

(↖ 방내지. ↗ 입암산, 백석암,비지리. ↘ 비지리)

 

입암산을 올랐다가 능선길로 하산을 해도 되지만 당직 후의 피로감이 배가 될까봐 계곡으로 길을 듭니다.

 

 

수풀이 우거진 여름에는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겨울에도 수월하지 않은건 마찬가지네요.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놓고 있지만 여름철엔 정글을 방불케 하는 큰골입니다.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계류의 쉼없는 노래소리에 피곤함은 저만치 가버립니다.

 

 

산친구들과 함께 산행했을 때 함께 사진을 찍었던 추억을 되새겨봅니다.

 

 

 

그리 힘든 등로는 아니지만 말라버린 넝쿨이나 가시덤불이 등로를 가로막고 있는 곳이 더러 있어 통과하기가 조금 성가시다. 정글같은 한여름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눈밭이라 혹여 미끄러질까봐 조심스레 내려오다보니 덕다운쟈켓이 가시에 걸려 조금 찢어져 털이 빠져 나오기 시작한다. 테이프로 응급조치를 하긴 했지만 A/S를 받아야 할것 같다. 눈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에는 하얀 눈으로 소담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눈요기만 할수 없는 벼랑구간이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빠져나와 걷노라니 이번엔 골이 깊은 등로에 수북이 쌓인 낙엽이 눈으로 덮혀있어 장딴지까지 빠진다.

길고 긴 계곡을 내려서니 바위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그 물소리를 박자삼아 한발한발 내딛다보니 멀리 방내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얼음이 꽁꽁 얼어붙은 방내지를 지나 천주암 입구의 약수터에 가니 동장군이 다녀간 수돗가엔 고드름만이 길게 매달려 있을뿐 씻는것은 포기해야할 것 같다. 하는 수없이 계류로 내려가 스틱과 신발을 간단히 세척한 후에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여 오전에 지나쳤던 공사현장을 통과해 방내리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애마에 올라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돌아본 단석산의 마루금을 바라보면서 신년 산행을 마무리해본다.

 

 

산길을 벗어나 임도로 접어듭니다.

 

 

얼음이 얼어있는 방내저수지

 

 

천주암을 지나 방내리를 향해 걸어가며 올려다 본 오전에 걸었던 마루금

 

 

새해들어 바뀐 근무여건에 따라 평일에도 산을 찾을 기회가 생긴데다 호젓한 홀로 산행의 진수를 맛볼수 있어 올해는 그동안 못가본 산들을 찾아 나서볼까 싶다.

계획하고 있는 종주산행도... 주변의 이름난 산들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할지는 모르지만 더 나이들기 전 기회가 주어질 때 맘껏 산을 찾고 싶다.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직장생활도 성실히 해가며 그 속에서 유일한 취미인 산을 찾으며 심신을 단련하고 대자연속에서 삶의 지혜를 깨달으며 앞날을 설계해보리라 마음먹어 본다. 임진년 첫산행을 삼국통일의 대업에 크나큰 초석을 다진 김유신장군의 전설이 얽힌 단석산에서 올 한해 산행의 무사함과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천지신명께 기원하고 돌아오는 길은 피곤함이 남아있지만 마음만은 차가운 기운속에서도 상쾌하기 그지없다. 산행 내내 하얀 눈을 밟으며 마음속 묻은 때를 묻어놓고 왔으니 올해는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제발 그랬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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