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산친구들과 함께 경주 백두산 한바퀴 본문
☆ 산행일자 : 2012. 03. 10 (토) 날씨: 흐림, 비 조금
☆ 산행장소 :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범실리 일원
☆ 산행인원 : '포항산친구들' 카페 회원들과 함께...(총 10명)
☆ 산행코스 : 골굴사주차장-419봉-운토종주길접속-이탈(백두산갈림길)-백두산-4번국도(범곡마을앞)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0분, 9.6km(GPS기준)
▣ 백두산(白頭山)의 유래 ▣
옛 어른들의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옛날에 해수(바닷물)가 넘쳐 들어올때 주민 102명이 백두산(449m) 봉우리로 피신하여 살아 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백두산이라고 하며 일명 백두리산이라고도 합니다.
◈ 산행기
올들어 처음 참가하는 '포항산친구들'카페의 3월 정기산행일이 도래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산행준비를 한다. 더구나 3일간의 연휴라 그 어느 때보다 느긋한 마음이다.하지만 매사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 세상사는 이치인지라 카페의 정기산행일과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정기모임이 겹치게 되어 근무스케줄을 피할 수 있는 날에는 가급적 산행을 가고 친구들과의 모임에 불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긴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을 의논하는 날이라 산행을 마치고 바로 대구를 향해 달려가야 할 실정이라 산친구들과의 뒤풀이 겸 저녁모임에는 부득이 불참하여야 할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져 온다.
전날 카페지기인 '아침꽃'으로 부터 경주에서 참여하는 세사람이 함께 오라는 문자를 받고 '파이'님에게 전화를 넣고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더니 '송창식'님과 두 분이서 함께 타고 오기로 하고 본인은 산행지인 백두산 날머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차량 한대는 날머리에 남겨두고 산행 출발지인 골굴사까지 함께 이동하자는 말일터...
전날 챙겨놓은 배낭에 도시락만 챙겨넣고 보문단지를 지나 추령터널을 빠져 나와 약속장소인 범곡마을 도로변에 도착하니 아직 이십여분의 시간이 여유가 있다.
차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스도쿠게임을 하며 기다리니 도착한 반가운 두 분을 만나 본인 차량을 날머리 가까이 파킹을 해두고 함께 골굴사를 향해 간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포항에서 오는 산님들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몸을 풀고 있으니 도착한 차에서는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모습을 나타낸다.
만면에 함박웃음을 띠며 건네는 손을 맞잡고 굳은 악수를 나누고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언제 만나도 반가운 분들이라 장광설을 늘어 놓지 않아도 마음으로 이미 뜻이 통하는지라 장비를 챙기고 GPS를 가동하며 골굴사 경내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09:27)
산행지도
선무도대학 앞 삼거리에서 좌측 골굴사를 향하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두어번 찾은 골굴사를 오늘은 산행을 온 탓에 마여여래불 부처님만 뵙고 갈까 합니다.
"마애여래불좌상"(보물 제581호)
골굴사는 약 1500년 전 인도에서 건너온 광유(光有)성인 일행이 함월산 지역에 정착하면서 골굴사를 창건하였으며 이는 불국사 보다 약 200년 먼저 창건되었다.
당시 광유스님 일행들이 자국의 사원 양식을 본따서 창건한 전형적인 석굴 사원으로 인도의 아잔타석굴, 티벳의 돈황, 중국의 운강석굴처럼 여러 개의 동굴군으로 형성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석굴사원(石窟寺院)이다.
주불(主佛)인 마애아미타불은 보물 58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동해의 문무대왕 수중릉을 향해서 조성되었다.
골굴사는 그 옛날 화랑들이 수련하던 심신 수행법인 선무도의 총본산으로 선무도를 전승 보급하고 있다.
큰 법당인 대적광전과 선무도 시범공연을 하는 마루가 내려다 보이네요.
산길은 좌측 오륜탑 방향으로 올라 우측으로 열려 있습니다.
매서운 동장군의 위력도 때가 되니 머뭇머뭇 그 기세가 꺾이고
처량 맞게 터덜터덜 북으로 퇴각을 한 모양인지
봄이 오는 기운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근교산을 찾아가는 길에는
반가운 이름들이 길목마다 불을 밝혀주어
조망이라곤 없는 진달래군락을 쉽게 통과하게 해주어
다시금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네요.
길은 가파르고 몸은 휘청거리며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반가운 분들의 시그널이 격려를 해주니 헉헉거려 가며 가파름을 극복해 나갑니다.
길고 긴 추운 겨울의 터널을 뚫고 찾아온 봄은 다람쥐 샘터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네요.
천수를 누리지 못한 나무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고
우리들의 몸과 마음도 하루하루가 힘겹고 지치지만
하루하루가 빠르고 아까운 나이는 화살처럼 달려만 가고
이제는 긍정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싶어집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봄은 어느 샌가 겨울을 밀어내고
우리들 몸과 마음으로 들어왔으니
너무 서둘지 말고 오는 봄을 즐겨보자구요.
혼자서는 산행하기 힘든 더구나 방향 가늠이 안될 정도의 등로를 빠져나와 만난
운토종주길이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었답니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하는데 빗방울이 돋기 시작하네요.
잠깐동안의 운토길과의 데이트를 끝내고 백두산으로의 등로를 찾아 방향을 바꿔 진행합니다.
오늘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시그널을 보는 것으로 달래며
봄이 오는 길에 자연과 벗 삼아 사색에 잠겨 걷는 산길에 곧 도래할 찬란한 봄을 생각해 봅니다.
기꺼이 반갑게 맞을 이 봄 화려하게 꽃 피우길 바라는 마음에
희망을 가진 마음속은 따뜻해져 옵니다.
모차골에서 올라오는 임도는 백두산 정상까지 줄곧 이어집니다.
깊은 산중에 널찍한 임도가 쉽게 연상이 되지 않았는데
백두산 정상부의 무덤을 보고서야 그 궁금증이 풀리게 됩니다.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무덤 탓에 한 켠에 있는 백일홍나무에 정상목이 매달려 있네요.
민족의 영산 백두산(白頭山)과 이름이 같아서 더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경주 백두산, 막상 오르고 보니 천지(天池)는 간데없고 난데없는 묘지만이 덩그렇게 그 자릴 차지하고 있을 뿐이고 최근에 조성된 듯한 무덤 1기가 더 조성되어 있다.
개인 소유의 산이겠지만 묘소로 통하는 길을 앞뒤로 임도를 내느라 훼손해 놓아 보기에 그리 좋지않아 심기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소문을 듣고 찾아와 표식을 남겨놓았나 봅니다.
백두산에서의 인증샷은 남겨야겠기에...
우측 멀리 토함산목장이 보이고 좌측엔 조항산이 흐릿합니다.
토함산 산정엔 비가 내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깊은 가을속으로 빠져든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가파른 낙엽의 바다를 미끄러지듯 부지런히 내려오니
지나는 차량들의 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4번 국도에 당도하게 됩니다.
추령터널 오르막 입구의 대나무 숲이 오늘의 날머리입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경주 백두산! 그것도 민족의 영산 백두산(白頭山)과 한자음까지 똑같다는 그곳을 향한 10인의 산사람들의 발걸음엔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봄바람과 함께 그동안 쌓였던 얘기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걸었던 화기애애한 산길이라 지루하지 않고 정감이 가득했던 행복한 산행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혼자서 찾아가기엔 버거웠던 그곳을 산을 사랑하는 산친구들 덕분에 찾아 보았으니 그 기쁨은 말할 것도 없지만 산행을 마치면 으례히 함께 하는 뒷풀이에 불참을 하게 되어 무척 송구한 마음이다.
골굴사에 주차해 둔 차량회수를 위해 차를 몰아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간간히 뿌려대던 여우비가 이젠 제법 굵어지는 것 같아 기다리고 있을 산친구들이 신경쓰여 저절로 속도를 내게 된다.
다행히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시간이 여유가 있어 집에 들러 땀에 절은 몸을 씻어내고 대구로 가고자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악수로 대신하며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추령터널을 향해 힘차게 가속페달을 밟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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