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가랑비를 맞으며 걸어본 울산 문수산 본문
♣ 산행일자 : 2012. 03. 16 (금) 날씨- 비
♣ 산행장소 :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와 범서읍 천상리 일원
♣ 산행인원 : 늘 그랬던 것처럼...
♣ 산행코스 : 율리농협-망해사 갈림길-영축산 입구 삼거리-전망바위-깔딱고개 입구 안부(괴사리고개)- 깔딱고개-문수산-문수사-주차장-안영축마을-율리농협
♣ 산행시간 : 4시간 10분 (휴식 및 사찰 관람 포함)
▣ 문수산
문수산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의 서북쪽에 위치한 해발 599m의 산으로 웅촌면, 범서면, 삼남면 등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 산은 청량산·영취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예로부터 문수보살이 사는 영험한 산으로 알려져 왔고, 조선시대에는 가뭄이 들면 여기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문수사(예전에는 문수암이었음)는 이 산의 7, 8부 능선에 자리잡은 사찰이다. 신라 원성왕 때 이곳에서 수행하던 고승 연회(緣會)가 국사(國師)로 초빙되었으나 사양하려고 도망하자 문수보살과 변재천녀(辯才天女)가 출현해 그를 말림으로써 결국 국사가 되었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산과 사찰은 불교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를 지니는 성지임을 알 수 있다. 이 설화는 연회 스님이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을 만난 곳이 ‘문수점(文殊岾)’이 되고, 불법을 노래하는 여신인 변재천녀를 만난 곳이 ‘아니점(阿尼岾)’이 되었다는 지명유래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 산행기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아침 나절 날씨는 잔뜩 찌푸린 하늘이지만 간간히 밝은 빛이 보이길래 많은 비가 올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근무 마치고 주섬주섬 배낭에 먹을거리를 챙겨 울산으로 차를 몰아간다.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코스였지만 팔공산이나 영남알프스의 명성에 가려 찾을 기회는 늘 후순위로 밀려나곤 했던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을 연계하는 산행을 하고자 경부고속도로를 내달린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달려가니 차창 밖으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그리 많은 양은 아니어서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울산고속도로로 길을 갈아타고 진행하다 울산-부산간 고속국도로 다시 바꿔서 진행하면 나오는 문수I.C를 빠져나와 얼마안가 비보호 좌회전 신호에 따라 들어서면 율리농협 건물이 보인다.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배낭을 들쳐메고 길을 나서니 흐린 날씨이지만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산행지도
출발지인 '울산원예농협 율리지소'
들머리로 들어서니 널찍한 등로가 반들반들한게 찾는 이가 엄청 많은가 봅니다.
망해사 갈림 이정표
안영축마을 갈림 이정표
영해(율리)마을회관 못미처 우측에 동네 주민들인지는 모르지만 할머니들이 산나물 등을 내다 팔고 있는 천막 옆으로 등로가 나있어 그쪽으로 진행하니 등로는 한없이 넓기만 하다. 워낙 많은 이들이 찾은 때문이리라.
키 큰 소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우거진 숲길을 따라 진행을 하니 수종(樹種)이 다른 나무마다 이름표에 설명까지 곁들여 놓아 알아보기 쉽게 해놓은게 이채롭다.
가지산이나 신불산 등 울산 쪽 조망이 터지는 산들을 찾을 때마다 바라보이던 문수산과 남암산을 오르고 싶었던 원을 오늘에야 풀게 되었으니 마음은 기쁘기 한량없지만 멋진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어 다시 찾아야 봐야 할 것 같다.
망해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절집 지붕이 내려다 보이지만 들렀다 가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다음 기회에 날씨가 좋은 날 다시 돌아보기로 하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나간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굴참나무, 신갈나무 등 매달아놓은 이름표를 하나하나 살펴가며 '참나무에도 참으로 종류가 많구나'하며 공부삼아 오르니 그것 또한 재미가 붙는다.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본 문수산(우)과 남암산
안부삼거리
(뒤쪽에 보이는 이정표 우측이 영축산 오름인데 못 가본게 아쉽네요.)
목재데크를 따라 간간히 뿌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올라서니
능선 안부에 당도하니 삼거리 좌측으로 문수산 방향을 알리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측 가까이 영축산 정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진작에 알았으면 잠시 들러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편안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빗방울이 조금 굵어지기 시작하여 우의를 꺼내 착용하고 준비해간 삶은 계란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당직근무 마치고 산행하는게 사실은 무리인줄 알지만 산을 오르고픈 욕심에 무작정 나서보긴 했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 짧은 시간의 산행으로 마무리할까 싶다.
원래 계획은 남암산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이곳에 왔었는데 막상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몸에 부담이 오는 것 같고 날씨 또한 도와주지 않으니 비가 오는 날씨에 조망도 없는 곳을 궂이 오를 필요야 있겠나 싶어 문수산만 오르기로 계획을 수정해본다.
안부삼거리를 출발하여 송전탑을 지나고 해발 403미터임을 알리는 자그마한 이정석을 지나 얼마 안되어 나타난 전망바위에는 앞서가던 여성 산님이 바위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좌측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저수지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두현저수지라고 한다.
주위를 돌아본 조망은 흐린 날씨 탓에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부산-울산간 고속국도가 좌측으로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의 남암산은 비구름으로 정상부가 가려져 있지만 날씨가 좋은 날엔 꽤 근사한 그림이 나올 것 같다.
두현 저수지와 해운대-울산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전망터에 도착합니다.
남암산과 안영축마을의 모습입니다.
이번엔 운치있는 데크 내림길을 따라 룰루랄라 내려서니
가파른 오름이 기다리고 있을 문수산 정상부가 올려다보이고
넓다란 광장같은 안부에 당도하게 되는데 바로 '깔딱고개 입구 안부'랍니다.
깔딱고개 입구
약수터 진입로
(이곳으로 진행하여 약수터를 들른 후 계속 진행해도 문수산으로 오를 수 있네요.)
문수산 안내문
전망대를 지나 계단을 따라 내리막을 내려서니 꽤 넓고 평평한 안부에 당도하게 되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오거리갈림길이다.
쉴만한 데크와 벤치가 구비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인 모양이다.
안내판에는 이곳이 깔딱고개 입구라고 되어있다.
말 그대로 목구멍에 숨이 깔딱거릴 정도로 가풀막이라는 말일터... 사진 몇장 담고서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며 깔딱고개를 오르기 시작한다.
안부에서 정상 밑까지 해발 150미터 정도를 올라야 하는데 쉬엄쉬엄 올라서니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높이는 599m로 낮은 산이지만 도시에 있는 산이라서 오르기는 쉽지가 않은 산이다.
대부분의 해안가에 있는 산처럼 시가지에서 곧장 올라가야 하는 산이라 힘든다. 육지 내륙의 산들은 보통 해발 수백미터에 초입으로 들어서는것과 차이가 난다.
안부에서 갈라지던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되는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계속되는 목재계단을 따라 한구비 올라서니 커다란 통신중계탑이 서있는 정상부에 도착한다.
가파름으로 이어지는 목재계단을 오르며 '깔딱고개'의 진면목을 체험해 나갑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바윗길에가파른 오름이라 '깔딱고개'임을 실감하게 되네요.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되는 지점입니다.
깔끔한 데크길을 따라 마지막 피치를 더해 올라선 등로 끝에는
조망이라곤 전혀 없는 헬기장과 문수산 정상부의 통신중계탑만이 반겨줄 뿐입니다.
정상부에 있는 돌무덤
문수산 정상석
문수산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통신중계탑
문수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문수사 갈림 이정표
비구름에 가려 평소 전망이 좋다는 사실은 확인할 길이 없고 두개 서있는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서 주변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과일과 떡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라면이라도 끓여먹을 요량으로 버너에 코펠까지 챙겨넣었지만 내리는 비로 인해 포기를 하고 문수사를 들러 부처님 참배하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가니 문수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미끄러운 내림길을 조심스레 이어가니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절집 지붕이 내려다보이고 대나무 숲을 빠져 나오니 범종이 달려있는 범종루가 먼저 반겨주고 '청량산문수사'라고 씌어있는 편액이 잠시 헷갈리게 한다.
문수산이 청량산으로도 불리나보다 생각하며 범종루 앞에서 합장 반배를 하고 종각 아래로 들어서니 자갈이 깔린 마당에 대웅전이 우뚝 솟아 있고, 신도수가 많은지 법회 때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도록 대웅전 추녀 밑으로 달아 놓은 별채도 다른 절에서는 보지 못하던 모습이다.
법당에 들어가 부처님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삼배를 올리며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문수사 범종루(梵鐘樓)
범종루(梵鐘樓)는 정면 1칸, 측면 1칸 규모의 2층 사모지붕 건물로
1층은 대웅전과 통하는 통로입니다.
종루의 2층에는 '청량산문수사(淸凉山文殊寺), '범종루(梵鐘樓)라는 편액이 걸려 있으며,
1987년 롯데그룹의 보시로 조성한 범종을 봉안하였다.
범종루 외에도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롯데그룹의 후원으로 많은 불사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문수사 대웅전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근자에 신축한 전각으로서, 많은 참배객의 편의와 좁은 산지중정의 공간활용을 대웅전 앞에 구조물을 설치하였습니다.
참고로 '산지중정형' 가람이란 말 그대로 사찰이 입지하고 있는 곳이 평지가 아닌 '산지(山地)'이며, 배치형태가 '중정(中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찰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산지중정형 사찰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불교 전래 초기에는 평지사찰이 많이 건립되다가 통일신라 말기에 선종과 풍수설 등의 영향으로 점차 산지사찰들이 많이 경영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숭유억불 정책에 의해 산지에 주로 입지하게 됩니다. 이때 대웅전과 같은 주불전을 중심으로 하여 그 전면에는 루(樓)가 자리하고 중정 좌우로 선방, 염불당과 같은 수행공간과 거주를 위한 요사채 등이 중정을 중심으로 사찰의 가장 중심적 영역을 이루게 되는 배치 형태의 사찰 형식이 산지중정형 방식의 사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수사 [文殊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신라 때 창건되었으나 누가 창건하였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문수사는 울주군 청량면 율리 산342번지에 자리잡은 절로 문수산의 이름을 딴 절이다. 이 문수산은 신라와 고려 때는 주로 영축산이라 불려오던 산이다.
천축국왕사성 부근에 있는 영축산의 이름이 불교를 따라 우리나라로 이동하여 온 것으로서 천축의 영축산은 부처님이 설법하시던 곳이며, 신선들이 살았고 독수리가 많이 있으므로 영축산 또는 축두, 축봉, 축대라고도 하였다는 것이다.
또 축령들이 산에 있으므로 이름하였고 혹은 산모양이 수리머리와 비슷하다는데서 온 이름이라고도 한다.
조선조에 와서는 문수산이라 하여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그렇게 나타난다. 또 이 산을 일명 청량산이라고 하였는데 산 아래에 있는 청량면은 청량산에서 비롯된 이름인 것이다.
이 산을 문수산이라고 한 것은 화엄경 제 10법 운지로서 보살들이 살던 곳이어서 문수보살이 응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삼국유사 권 5 연회도명 문수점에서 문수대성과 변재천녀가 응현하여, 무거설화에서도 문수보살이 나타난다. 무거설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경순왕은 백척간두에 선 나라의 장래를 영취산의 문수대성의 계시를 받아 결정키로 결심하고 태자와 둘째 왕자를 거느리고 하곡현의 영취산을 찾아 길을 나섰다. 먼저 태화에 이르러 참배하고 또 길을 나섰는데 중도 에서 길가에 한 동자승이 나타나더니 대왕께서 오실 줄 알고 산으로 인도하여 모시고자 왔다고 하였다.
왕은 다행이라 생각하고 크게 만족하여 길을 따랐다. 그러나 삼호 앞에서 태화강을 건너자 얼마가지 아니하여 동자승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왕은 직감에 이 동자승이 문수보살임을 느끼고 하늘이 이미 나를 저버리는구나 하여 크게 탄식하며 이제는 할 수 없다고 몇 번이나 되풀이하고는 실의에 빠지고 말았다.
이래서 왕은 발길을 돌려 월성(지금의 경주)에 환궁하여 사방의 땅이 다 타인의 소유로 돌아가고 나라의 힘은 다 쇠퇴하여 다시 일으키지 못함을 통탄한 나머지 고려 태조에게 항복하기를 꾀하였다. 이 탄식한 자리를 '헐수정'이라 하였으며 동자승이 자취를 감춘 속을 무거라 하였다.
신라 제 27대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율사가 이 곳에 절을 세워 문수사라 했다고 한다. 이 문수사가 연대는 알 수 없으나 통도사의 말사가 되면서 사명을 문수암이라 고쳤다가 1989년에 중건하여 다시 문수사라 부른다.
대웅전 부처님
보궁형 닫집 아래에 목조석가여래를 주불(主佛)로
문수(文殊), 보현보살(普賢菩薩) 그리고 목조관음, 지장보살입상을
협시불(協侍佛)로 봉안하였으며 모두 목불입니다.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시고 있는 명부전(冥府殿)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智者樂水) - 산이 좋아 자연이 좋아 산을 즐겨 찾는 이는 어질다고 했던가요?
산이 좋아 산을 오르고 경치 좋은 곳에 절이 있으니 어진 마음이 불심이 되고, 부처님의 경지를 흠모해 힘든 산을 오르는 중생들은 만경창파와 같은 험한 세파에도 흔들리지 아니하고 어진 마음을 현실에 베풀어 부끄럼 없는 삶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문수사 전경
명부전 뒷켠에 있는 문댐돌 부근의 예쁜 동자상(童子像)들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문댐돌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문질러서 그런지 반들반들하네요.
돌만 돌려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요즘 들어 산행을 하면서 으례히 만나게 되는 사찰을 들를 때마다 전과 다른 점이라면 부처님께 참배를 하면서 기원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지고 절 하는 시간도 더 길어진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고 그만큼 장래가 불안해서 일까? 무엇을 잘 되게 해주십사 하는 기복신앙이 아닌 나 자신을 비우고 스스로의 자아를 깨달아야 하는데...
아직 한참 멀었나 보다 하는 자괴감이 든다. 별채에서 열심히 108배를 하고 있는 보살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참으로 열심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고보니 108배 한지도 벌써 몇달이 되었다 싶은 생각에 조만간 직장 내에 있는 법당에라도 들러 108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비워보고자 노력해봐야 겠다.
대웅전을 빠져나와 건너편 식당 뒤로 해서 선방으로 진행하니 스님들이 참선하는 곳이니 묵언하라는 안내 문구가 들어온다.
조심스레 소리 죽여가며 오르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비록 운무에 가려 빛이 바래지만 한 폭의 그림이다. 문수산 7, 8부 능선 가파른 절벽 위에 우뚝 솟은 대웅전은 날아갈 듯 하고, 가을이 되면 필시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치장할 듯하여 찾는 이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다시 대웅전 앞으로 되돌아와 별채 뒤로 진행하니 명부전이 나타난다. 그 옆으로 올라서니 소원을 들어준다는 '문댐돌'이 있는데 주먹만한 돌은 한손으로도 들수 있을 정도의 돌로 돌을 잡고 마음을 가다듬어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지면 돌이 밀리지 않고 소원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돌이 쭉 밀린다고 한다.
호기심에 돌을 잡아 밀어보니 빡빡한 느낌이 들고 간절한 염원을 답지 않고 장난삼아 해봐서 그런지 밀리지 않는다.^^
강도가 약한 암반에 바위 속에서 나투신 마애불로 생각했는데
원래 청송사지 삼층석탑 부근에 있었으며,
청하스님이 발견하여 문수사로 모셔왔다고 합니다.
광배와 불신이 한 몸인 석불좌상이네요.
비지정 석조여래좌상은 풍파에 멸실이 심하여
복스런 상호에 입과 눈은 형체를 알수 없었습니다.
두텁고 긴 귀는 어깨에 닿고 삼도가 뚜렷하고,
법의는 통견으로 두텁고,
수인(手人)은 멸실이 심하여 불분명한데
이런 모습으로 봉안하는 것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990년에 조성했다는 석조여래좌상
명부전 삼층석탑
문수사 3층석탑. 명부전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탑신(塔身)은 백제계열 석탑같이 초층(初層)이 길어 상승감은 있지만
신라탑에서 보이는 안정감은 없어 보입니다.
하기단에 묻혀있는지 불분명하지만 외관상으로는 단층 방형 기단이네요.
탑신에는 양우주를 새겨 놓았고, 낙수면 기울기가 급하며, 풍탁공이 남아 있습니다.
옥개받침 모두 3단이며 상륜에는 노반과 보주가 보이고 조선시대 석탑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우람한 노송 두 그루가 서있는 곳에 '문수 암장'이라는 멋진 전망대가 있습니다.
구름으로 가려있는 남암산 정상부
문수사를 이곳저곳 돌아보고 범종루를 빠져 나와 식당 사이 아래로 나있는 계단 길로 내려서니 좌측 아래는 낭떠러지다.
멀리서 보면 벼랑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 같은 문수사의 전경이 절경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벼랑길을 따라 나선 잠시 멋진 노송 두 그루가 서있는 모퉁이에 도착하니 이른바 '문수 암장'이라 일컬어지는 바위전망터가 나타나 습기 잔뜩 머금은 바위를 조심스레 건너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암벽등반의 연습장소로 쓰이는지 쇠사슬이 바위에 박혀있고 그 아래로 문수사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건너편에 위세좋게 서있는 남암산은 비구름으로 가려있어 눈요기는 할수 없어 사진 몇장 담고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 등로를 이어간다.
맑은 날 이곳에서 보는 조망 또한 멋지리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는 없을 것 같아 꼭 다시 찾을 구실이 생긴 셈이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날에는 절경이 따로 없을 만큼 멋진 곳이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짙은 안개로 인해 주차장만 보일 뿐... 좀 아쉽긴 합니다.
암장을 떠나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길로 좁은 바위 사이로 길을 낸 지혜가 돋보입니다.
현대식 건물의 전망대와 화장실이 갖춰져 있는 주차장입니다.
삼거리 갈림길
(우측 시그널이 달려 있는 방향이 남암산 가는 길입니다.)
안영축 마을의 어느 운치있는 식당을 담아봅니다.
마을 초입에 서있는 빗돌
영해(율리)마을회관 지나 좌측으로 들머리가 보이면서 산행이 마무리되어 갑니다.
주차장의 화장실을 들러 손과 스틱을 세척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우측은 일방통행 구간이다. 한쪽 귀퉁이에 많은 시그널들이 매달려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남암산 가는 방향이지 싶다. 좌측 영축방면으로 걸어가니 도로 좌우로 우거진 소나무가 운치있게 도열해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을 듯 하다. 이윽고 식당가가 많은 마을에 들어서게 되고 커다란 빗돌이 안영축마을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을을 빠져 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걸음을 이으니 좌측으로 망해사 방향의 이정표를 지나게 되고 자그마한 고개를 넘어 한 구비 돌아드니 낯익은 건물이 멀리 보인다.
오전에 산행을 시작했던 영해마을회관이 눈에 들어오고 들머리 입구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네시간에 걸친 문수산 산행을 마무리 해본다.
컨디션이 별로인 상태로 시작한 산행에 비까지 내린 고르지 못한 날씨 속에서 남암산까지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문수사 경내 곳곳을 다니며 구경을 한 보람은 있어 다음 기회에 찾을 때는 망해사와 청송사를 들러 볼 여유가 있을 것 같아 그나마 작은 위안을 삼고 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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