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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적멸보궁 순례길... 그 마지막 여정! 설악산 봉정암을 가다...(2편) 본문
1편에 이어서...
전날 자기 전에 미리 맞춰놓은 휴대폰에서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함께 대청봉 일출을 보러갈 친구 아들을 깨워 준비하라 이르고 함께 동침을 하고 있는 분들이 깰새라 발뒤꿈치를 들고 숙소를 빠져 나와 종무소 앞에 도착하니 함께 할 친구가 미리 나와 있다.
랜턴을 꺼내 머리에 씌워주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에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주의사항을 얘기한 뒤 화이팅하자며 의욕을 북돋우고 종무소 뒤 해우소 방향으로 진행하며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향한 걸음을 내딛는다.
종무소 뒤 해우소 입구에 있는 계단을 오르며 대청봉을 향한 산행은 시작됩니다.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에
일출을 볼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져만 가고
까만 적막에 휩싸여 있는 소청산장을 지나칩니다.
소청봉에서...
(← 희운각대피소, → 중청대피소, 대청봉)
소청봉에 올라서니 불어대는 찬바람에
쟈켓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한여름에도 한기가 드는 고산의 기후를 실감합니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 10분경이라
일출을 보기에는 이른 시각이라 대피소 안에 들어가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4시 50분경 대피소를 떠나
대청봉을 향한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도착한 대청봉 정상에는
제법 많은 산님들이 해돋이를 구경하기 위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었네요.
해뜨기 전에 미리 정상석을 부여잡고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 점봉산 방향입니다.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을 비롯한 가리산, 주걱봉은
아직 구름 이불속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네요.
솜이불을 깔아놓은 듯한 설악의 운해는
새벽잠 설쳐가며 찾아온 산꾼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 가버렸답니다.
멀리 구름을 뚫고 바알간 태양이 솟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오늘 하루 한반도를 폭염속에 허덕이게 할
태양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마음속 염원을 담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 봅니다.
언제나 가슴이 터지게 만드는 설악의 심장부의 모습입니다.
공룡능선의 신선봉, 범봉, 나한봉, 마등령을 위시하여
화채릉의 집선봉, 저멀리 울산바위 등의 멋진 암봉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에 저절로 황홀경에 빠져듭니다.
바람꽃
대청봉의 바람꽃
설악에 고산지대에
바람 맞고 살아가는 꽃
난 그대가 정말 부럽다.
난 그대처럼
늘 高山에 살고 싶은 마음이라네...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모싯대, 산오이풀, 분취, 층층잔대, 네귀쓴풀, 금강초롱)
대청봉 일출을 감상하고 내림길에서 바라본 중청봉과 대피소
중청대피소에서 올려다 본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
잔잔하게 내려앉은 운무가 산하를 뒤덮고 있는
장엄한 모습에 경외감마저 듭니다.
중청대피소를 떠나 봉정암을 향한 등로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아릉과 안산 방향의 조망입니다.
이번에는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공룡능선과 울산바위 방향을 조망해 봅니다.
바위 틈의 척박한 삶속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는 '분취'
멀어져가는 대청봉과 중청봉을 뒤로 하고
'내 꼭 다시 오마~'라고 굳은 약속을 남기며
봉정암을 향한 바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산꿩의다리, 노루오줌, 미역취, 무릇, 동자꽃, 둥근이질풀)
소청봉 삼거리
부처바위 아래 터를 잡은 봉정암의 파란 지붕이
시야에 들어오는걸 보니 이제 다 온 모양입니다.
좌측에는 불사리탑이 보이네요.
목재계단을 내려서면서 대청봉 일출 산행을 마무리하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에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가파른 오름을 오르면서 제대로 못 보았던 풍광들을
이제는 느긋한 마음으로 감상하면서
백담사까지의 10.6km 대장정에 들어갑니다.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어수리, 털중나리, 참조팝나무, 흰물봉선, 오리방풀, 쉬땅나무)
쓰러진 고목에는 '머리 조심'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끄네요.
봉정암을 향한 걸음에 보았지만 다시 보아도 눈이 즐겁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구곡담계곡의 백미인 쌍용폭포를 지나면서
담과 소, 그리고 용아릉의 깎아지른 절벽과 날카로운 용의 이빨들을 보노라니
그 아름다운 절경에 넋이 빠져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할 지경입니다.
정비된 등산로가 아니면 접근조차 어려운 수렴동계곡을
전날 오름길에 보았던 눈에 익은 풍광들을
다시금 눈에 담으면서 도착한
오세암 갈림 삼거리에 있는 데크를 따라 내려서니
얼마 안가 영시암이 나타나고
백담사까지 줄곧 이어지는 편안한 등로에
산행 말미의 피로감이 가시는 듯 합니다.
뒤처져오는 일행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연탐방로로 들어가 봅니다.
숲속을 걸으며 아직은 탐방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수목이나 들꽃의 이름을 알려주는 팻말은 전혀 보이질 않더군요.
공원지킴터를 빠져나오며 봉정암 성지순례를 무사히 마무리 하게 됩니다.
벼르고 별렀던 적멸보궁 순례길의 마지막 여정인 봉정암으로의 나들이를 무사히 마치게 됨을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두번은 더 찾아봐야 한다는데 언제가 될런지 다시금 기회를 봐야할 것 같다. 얼마 후 도착한 후미 일행들과 합류하여 마을버스를 타고 용대리주차장으로 돌아와 부근 식당에서 황태구이와 찜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서울사는 친구 가족과 작별을 하고 차를 몰아 홍천을 거쳐 대구로 향한다.
혼자서는 가기 힘든 적멸보궁 순례길을 소중한 벗들과 함께 돌아보며 산행까지 겸했으니 크나큰 소원을 해결하였다는 기쁨에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간다.
그동안 성지순례를 함께 했던 친구들과 그 가족들에게 부처님의 한없는 가피가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을 되새기며 참된 불자로서 살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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