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만에 찾아본 포항 괘령산 본문
☆ 산행일자 : 2012. 08. 07 (화)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마북리 소형주차장-상마북지 갈림길-진주 강씨묘(괘재령 갈림길)-괘령산-헬기장-752봉-고랭지채소밭-마북골-폭포-인피-마북리 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6.6km, 4시간 40분(식사시간 포함)
◈ 산행기
당직근무 마치고 나면 으례껏 떠나는 산행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챙겨놓은 배낭 들쳐메고 훌쩍 산으로의 여정을 떠난다.
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더위가 올해도 예외일 수 없다는 듯 연일 폭염경보를 쏟아내고 있는 오늘은 어디로 갈까나?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그늘 숲이 많은 곳이 낫겠다 싶어 여름이면 찾는 포항 신광면의 괘령산으로 차를 몰아간다.
주로 여름이면 찾는 괘령산은 면봉산, 내연산 향로봉 다음으로 포항에서 높은 산이다.
오랜만에 지나치는 신광온천 앞을 지나 마북저수지를 끼고 달려 맨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는 당수동을 빠져나와 새로이 조성된 듯한 말끔한 시멘트길을 따라 진행하면 최근에 들어선 듯한 번듯한 가옥들이 반겨준다. 상마북지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소형주차장에 도착하여 장비를 챙기고 멋드러지게 지어놓은 별장인지 살림집인지 모를 가옥을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별장 끄트머리 지점 좌측으로 산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시그널이 나부끼고 있는 지점이 오늘의 들머리로써 평소 가장 많이 애용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홀로 또는 지인들과 여름철 숲그늘이 산행 내내 이어지는 이곳을 추천하여 찾는 곳이라 코스는 눈 감고도 훤하니 부연설명은 따로 필요치 않을 것 같다.
산행지도
애마를 내려놓고 별장을 끼고 있는 임도를 따라 진행하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별장이 끝나기 전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답니다.
잔자갈이 깔려있어 비가 와도 걷기 좋은 멋진 숲길이지요.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본 752봉.
하산코스로 이용될 마북골이 그 아래로 이어집니다.
올때 마다 느끼는 호젓한 산길이
오늘은 바람 한점없는 무더운 날씨 탓에
큰 감흥으로 다가오질 않네요.
직진길은 죽장면 상옥과 신광면을 오가던 옛길인 괘재령으로 가는 길이지만
오늘은 무더운 날씨를 핑계삼아 괘령산으로 곧장 오르기로 합니다.
여름 산하를 하얗게 물들이고 있는 '뚝갈'입니다.
'참취'
괘재령에서 괘령산 정상으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네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꽃며느리밥풀'
마치 독사가 혀를 낼름거리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참배암차즈기'
'원추리'
괘령산 정상부에 터를 잡고 불어오는 바람에
마냥 흐느적거리던 풀밭이 오늘은 찜통 더위에 지쳤나 봅니다.
염천의 햇살이 괘령산 정상에 쏟아지고
인적은 간데 없이 잡풀만 무성하니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네요.
하지만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스틱을 모델삼아 한컷 남겨봅니다.
'산박하'
'꼬리풀'
달려도 좋을 만큼 편안한 등로를 걷는 발걸음은
무더위에 지친 산꾼에겐 그나마 큰 도움이 됩니다.
겹겹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가을이 오기를 학수고대 해 봅니다.
주의해야 할 구간이지요.
우측 내림길은 뚜렷한 등로를 나타내지만
한참을 내려서게 되면 그야말로 나락의 길입니다.
시그널이 가리키는 좌측으로 진행해야...
이곳 또한 헷갈리는 곳이지만 간벌해 놓은 능선으로 곧장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바위전망터에서 건너다 본 비학산
고랭지채소밭 뒤로 수목원이 보이고 뒤로는 매봉이 반겨주네요.
이곳에서 우측 내림길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곧장 이어지는 오름길은
수목원 정문 방향으로 향로봉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급사면을 지그재그 내려서서
계곡을 끼고 사면길을 부지런히 걷노라면
인적없는 마북골은 그야말로 밀림이 따로 없습니다.
'개모시풀'
알탕하기에 너무나 좋은 '숨은 폭포'를 찾으니
이미 선점한 분들이 있어 하는 수없이
상류에서 세수와 탁족을 마치고 날머리를 향해 등로를 이어갑니다.
인적이 드물던 예전의 모습이 그리워질 만큼
사람의 때가 많이 묻어있는 지금의 마북골 계류는
찾는 이가 많아진 탓에 제법 오염이 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오랜만에 찾은 인피 계곡엔는 폐허가 되었던 과수원에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다시 활기를 되찾은 모습입니다.
사위를 아끼는 장모의 지극한 사랑이 담겨있는
'사위질빵'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네요.
산행을 마치고 당수동 마을을 빠져나오며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는 당산나무를 담아봅니다.
가을의 문턱인 '입추'인 오늘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더위는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바람 한점없는 늦은 오후시간에도 태양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내리쬔다.
해마다 여름이면 정상까지 이어지는 숲그늘이 그리워 자주 찾는 괘령산을 모처럼 찾아보았지만 폭염속에 한점 바람도 없는 등로를 걸으니 땀으로 목욕한 듯 온 몸이 후줄근하다. 강수량이 적은 탓에 깊고 깊은 마북골의 맑은 물도 수량이 부쩍 줄어 겨우 세수와 탁족만 즐기고 민가가 있는 하류에는 피서객들로 인해 날로 오염이 심해져가는 모습에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되어 이제는 괘령산이 주는 신선함이 사라져가는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오래 전 이곳을 찾을 때마다 '좋다~'라는 감탄을 연발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자연은 한번 훼손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없이 망가져가고 오염된 자연을 복원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건 불문가지 일텐데 하는 탄식을 내뱉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귀가길에 오른다. 그래도 아직은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괘령산이기에 다시 올 때까지 잘 있으라는 인사를 남기며 당수동을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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