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태풍이 지나간 북암산-문바위-억산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일자 : 2012. 08. 31. (금)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매전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인곡마을회관-북암산-문바위-사자봉-억산-가인계곡-인곡마을회관(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50분 (휴식 & 식사시간 포함), 약13.5km(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북암산(北岩山 : 894m) : 경남 밀양시 산내면
북암산은 비경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가인계곡 우측의 산으로 억산의 산줄기가 남서방향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사자봉, 문바위봉을 만들고 산줄기 마지막에 솟구쳐 형성된 산이다.
정상은 나무숲속에 불과하지만 8부능선으로 기암괴석이 형성되어 있고 문바위봉과 사자봉은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경관이 아주 아름다워 등산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가인계곡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어 산행미를 한결 즐겁게 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 억산(億山 : 944m) : 경남 밀양시 산내면,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영남알프스의 유명세에 가려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 은밀하게 사랑을 받아온 산이 있다.
수려한 경관과 깊고 유연한 계곡을 갖추고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은 이 억산(944m)은 경상도를 남과 북으로 가르는 운문산 - 가지산 능선의 서쪽 연장선상에 자리하고 있다. 억산을 오르는 길은 석골사쪽의 대비골(대비사쪽 계곡에는 이름이 없다)이 완만해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정상부의 바위를 올려다보는 경관이 뛰어난 대비사쪽 계곡도 또 다른 산행의 재미를 준다. 이 계곡은 대비사를 품고 있으면서 그 이름을 석골사쪽 계곡에 양보해 버렸다. 억산의 깨진바위는 천년에서 1년이 모자라 용이 못 된 이무기가 밀양 쪽으로 도망가면서 꼬리로 봉우리를 치고 도망가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 가인계곡 : 경남 밀양시 산내면
밀양 북암산(해발 894m)과 문바위봉(해발 927m)을 끼고 굽어지는 가인계곡은 밀양 산내면 가인리에 위치해 있다.
가인계곡은 아직은 외부에 덜 알려진 탓에 옥빛을 띤 맑은 물과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 등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계곡 군데군데의 올망졸망한 바위들이 어울려 만든 소(沼)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하다는 생각과 함께 무더위를 단번에 가시게 할 만큼 시원하다.
* 밀양시 산내면 가인리에 위치한 인골산장을 들/날머리로 원점 회귀한 산행이며, 북암산-억산의 능선과 가인계곡의 등로는 뚜렷함으로 길을 잃을 염려는 없고, 북암산에서 억산까지 이어지는 등로에 지능선 갈림길이 여러 곳 있어 그 지점만 특별히 주의하면 무난한 산행이 될 수 있으며 (우측 下길은 모두 석골사 방향), 인골산장에서 북암산까지는 별다른 눈요기 없이 조망이 없는 숲속능선이며, 북암산 이후부터는 곳곳에 전망터가 있어 문바위, 사자봉을 바라보면서 가는 재미가 있다.
▣ 산행기
당직근무 마치고 결재 몇건 하고서 퇴근을 하면서 오늘은 시간도 좀 늦었으니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자고 마음 먹고 집에 도착하여 몇 가지 챙겨넣고 곧바로 차를 몰아 길을 떠난다. 기계면의 운주산과 울산 무학산 두곳을 저울질하다가 태풍이 쓸고간 하늘엔 너무나 맑고 깨끗한 모습에 마음 속엔 벌써 영알로 가자고 꼬드기고 있다.그렇다면 영알의 어디로 갈까? 못가본 코스로 엮어서 다녀오자며 가지산터널을 지나 억산의 들머리이기도 한 석골사를 지나 가인계곡이 있는 인곡마을을 향해 달린다.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인곡마을회관 앞에는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하기 짝이 없다.
북암산 산행의 초입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곡회관을 기점으로 시작하여 봉의저수지 입구의 인골산장을 기점으로 하는데... 본인 또한 예외일 수 없기에 장비를 들쳐메고 보무도 당당히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해 나간다.
산행지도
산행의 시작이자 종착점인 인곡마을회관 앞 주차장에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인골산장을 향해 가는 길에 바라본 북암산과 그 뒤쪽의 수리봉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무릇, 고들빼기, 보풀, 주름잎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인골산장을 향하는 화물차 때문에
간판 옆으로 보이는 우측 골목으로 들어가
과수원 안을 통과하여 들머리를 향해 진행합니다.
과수원을 빠져나와 논둑을 걸으며 건너편 인골산장을 담아보고서
산장 끄트머리를 통과하면 숲속으로 빠져드는 들머리가 나타납니다.
태풍이 지나간 등로엔 부러진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이
널부러져 있어 조심스레 산행을 이어갑니다.
이만하기 천만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
북암-2 구조목에서 우측 오름으로 진행합니다.
고도를 높혀갈수록 등로는 가팔라지기 시작하지만
잦은 산행 탓인지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조망입니다.
정각산에서 승학산으로 흘러내리는 마루금 끝으로
밀양 방향 24번 국도와 산내천이 굽이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주의를 기울여가며
좌측 바위로 올라서게 되면 제대로 된 조망을 즐길 수 있답니다.
언양으로 넘어가는 국도24호선을 사이에 두고
좌측은 운문산, 우측은 천황산.
운문산과 천황산 능선 사이의 봉우리가 밀양 백운산입니다.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멋진 조망이야말로
산행에서 얻어지는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올라온 등로와 우측 구만산 남릉 사이로 봉의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밀양방면 24번 국도가 시원스레 달리고 있네요.
아직 억산까지는 약 10리길이 남았네요.
부지런히 걸어야겠지요.
쑥부쟁이, 메밀꽃, 두메부추, 쥐꼬리망초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망이라곤 전혀없는 북암산 정상의 모습입니다.
우측부터 정각산, 실혜봉, 정승봉...
그리고 좌측 멀리 천황산과 능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간월산도 조망이 됩니다.
가까이 다가온 문바위의 위용입니다.
문바위 오름길에 돌아본 구만산-육화산 능선 너머로
화악산(좌)과 청도남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바위 직전의 삼거리
(← 가인계곡, ↓ 북암산, → 문바위)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사자봉의 모습입니다.
억산에서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마루금 뒤로
청도 방향의 시원스런 조망이 쾌청한 날씨 덕분에
팔공산 제왕봉도 시야에 들어오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문바위 정상에서 운문산을 배경으로 흔적을 남겨봅니다.
운문산 방향으로 바라본 영알의 봉우리들.
이번에는 남쪽으로 바라보니 한결 높아진 눈높이에
가운데 멀리 토곡산의 산그리메도 조망이 됩니다.
문바위에서의 시원스런 조망은
언제 찾아와도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하지만 암봉이라 악천후에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지요.
조망바위에서 되돌아본 문바위와 북암산.
우측 멀리 화악산, 그 뒤로 창녕의 화왕산도
시야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두 눈이 호사를 누리는 오늘입니다.
수리봉 갈림 삼거리
(← 억산, ↓ 문바위, → 수리봉, 석골사)
웅장하고 멋진 암봉이 기대를 크게 하지만
막상 도착한 사자봉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돌무더기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네요.
왔던 길을 되돌아 삼거리까지 돌아와
이번에는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 억산, ↑ 문바위, 석골사, 수리봉. ↓ 사자봉)
조망이 멋진 소나무 전망터.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맘껏 멋진 풍광을
구경하던 예전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삼거리 갈림길
(← 억산, → 석골사)
전망터에서 바라본 억산의 깨진바위
억산 정상부의 모습.
좌측 갈림길은 구만산 방향으로 하산코스이기도 합니다.
돌탑을 쌓아 셀카로 겨우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억산에서 바라본 일망무제의 조망을 맘껏 즐겨봅니다.
고향(본적지)마을 청도 운문면과 금천면의 풍광입니다.
깨진바위 뒤로 범봉, 운문산이 보이고
멀리 영알의 맹주 가지산과 가지북봉이 조망이 되네요.
억산에서 구만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만나는
헬기장 직전의 이정목에서 임실기도원 방향으로 진행해야...
오봉리 방향은 귀천봉을 거쳐
청도 오봉리 박곡마을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중요포인트인 삼거리.
이곳에서 곧장 나있는 등로는 구만산 방향이라,
가인계곡으로 내려서려면 좌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곳 역시 예외는 아닌 듯 부러진 나뭇가지가 가로막고 있어
고르지 못한 등로에 발목을 다칠까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네요.
가파른 내림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와 만난 계곡엔
불어난 수량으로 신나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네요.
지계곡의 물들이 합류가 되면서
노래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이름모를 폭포와 소를 만들어내는 가인계곡엔
옥빛 맑은 물이 기나긴 걸음으로 찾아온
산꾼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 시켜줍니다.
기도원 뒷편에 있는 건물로써 용도는
기도를 하는 기도처라고 합니다.
익모초, 돌양지꽃, 고마리, 기름나물, 등갈퀴나물, 물봉선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수가 산행의 피로를 씻어주는 가인계곡...
조금은 거칠고 기나긴 계곡길이 지루할만도 하지만
소박하고 멋진 무명폭들을 담아내느라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입니다.
가인폭포
(뛰어들고 싶지만 차가운 물이라 엄두가 나질 않네요.)
억산 갈림 삼거리
산층층이, 흰둥근이질풀, 박주가리, 누린내풀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냥 평화로워 보이는 봉의저수지가 나타나고
털레털레 걸으며 한결 가까워진 가을의 향내를 맘껏 느껴봅니다.
제방을 내려와 아침나절 지나쳤던 인골산장 입구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다음에 찾게되면 안으로 들어가 산행을 해볼 작정입니다.
마을길을 걸어오며 되돌아 본
북암산, 수리봉, 운문산의 산그리메가 참으로 괜찮네요.
인곡마을회관에 당도하며
7시간 가까이 소요된 오늘의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인곡마을에서 북암산을 거쳐 억산을 오는 코스는 처음인지라 등로 상태가 어떤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또 찾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북암산까지의 깔닥거림만 극복하고 나면 널널한 오솔길 같은 등로를 밟으며 일망무제의 조망을 자랑하는 전망터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번 코스는 언제 찾아봐도 괜찮은 추천하고픈 산행지라고 할수 있을 것 같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마다 그 목적, 의미 또한 다르리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분위기가 좋아 산행하는 사람...
같은 코스를 남들보다 더 빠르게 완주를 하는데 큰 의미를 두는 사람... 힘든 코스를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을 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 등등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할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해 온다.
뭐 별거 있나? 그냥... 적당한 코스 정해놓고.. 이것저것.. 사진도 찍고 야생화도 보고 즐기며... 널너리하게.. 그렇게 산행하면 되는게지...
산은 첫째, 안전하게 타야 하고, 둘째,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건강은 자동으로 뒤따라 올 것은 불문가지리라...
어떤 일이던 무리하고 욕심을 부리다보면 자칫 어려운 곤경에 처하곤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매사에 조심 또 조심하며 하나뿐인 목숨 헛되이 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며 오늘도 한건했다는 자부심을 안고서 귀가길에 오른다.
'◈ 산행이야기 > ☆ 2012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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