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다시 걸어본 팔공산 갓바위와 명마산 장군바위 본문
♠ 산행일자 : 2012. 09. 11 (화)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개울가식당 - 관봉 동릉 - 관봉 - 용주암 - 명마산 장군바위 - 개울가식당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20분, 6.5km(GPS 기준) -식사, 휴식, 갓바위 부처님께 108배하며...
◈ 산행기
당직근무 마치고 영알의 맹주 가지산으로 산행을 떠나려고 출근하면서 행장을 꾸려왔지만 결재 몇건 하고 남은 업무 처리하느라 시간을 지체한 탓에 영알로의 장거리 산행은 물건너 가버려 맥이 빠진다.
하는 수없이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모처럼 맑은 날씨에 파란 하늘이라 조망은 멋지겠다 싶어 짧은 시간으로 다녀오고자 차를 몰아 팔공산 갓바위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갓바위를 찾아본 지도 꽤 된것 같아 약사여래불을 찾아 108배라도 올려볼까 싶고 몇년 전 산친구들과의 정기산행 때 걸어보았던 관봉동릉과 명마산 자락을 다시한번 돌아보고자 길을 떠난다. 장군바위의 늠름한 기상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한 몫을 하고...
애당초 계획은 청도 삼계리에서 가지북릉을 올라 학심이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나 삼양리에서 아랫재를 경유해 가지서북1릉으로 올라 백운산 자락으로 돌아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생각했었는데 직장 일이 우선인지라 틀어진 계획만 탓할 수 없음에 꿩 대신 닭이라고 팔공산으로 기수를 돌리게 된다.
선본사 방향으로 길을 들어 진행하다가 좌측에 나타나는 개울가식당 입간판을 끼고 좌측 아래로 진입을 하니 들머리 방향으로 도로공사중인 모습이 보인다.
개울가식당 입구의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서 공사중인 도로를 따라 진행하며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우측 능선으로 오르는 들머리를 찾아보지만 공사중이라 쉽게 눈에 띄질 않는다.
기억을 더듬으며 최근 내린 비의 영향으로 수량도 제법 되고 경사도가 심해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는 개울을 조심스레 건너 수풀을 헤집고 들어가 흔적을 찾아보니 예전 올랐던 등로가 나타나 그제서야 마음 편히 산행을 시작한다.(12:37)
산행궤적
들머리를 찾느라 입구 사진을 찍지 못해
제대로 된 등로를 찾아 오르며
처음 만난 바위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네요.
말끔히 벌초를 마치고 등산객들로부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울타리를 둘러친
후손의 정성에 조심스레 돌아갑니다.
잡목지대를 지나 바위가 군락을 이루기 시작하니
조망 또한 눈을 즐겁게 하겠지요.
재작년 이곳에서 멋진 독사진을 남겼던 곳인데
오늘은 눈을 즐겁게 하고 풍경만 담아봅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날의 맑은 하늘이
먼곳까지 막힘이 없는 시야를 보여주네요.
개여뀌, 구절초, 산여뀌, 꽃범의꼬리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무엇을 닮았는지...
기묘한 바위에 가던 걸음 저절로 멈춰집니다.
바위 전망터를 만나면 으례히 올라가 주변을 바라보며
햇살좋은 가을을 온 몸으로 느껴봅니다.
사거리 갈림길
(← 선본사, ↓ 갓바위, ↘ 약사암)
바위봉에 올라서니 관봉, 농바위, 노적봉 등의 봉우리들이 가까이 다가오네요.
이제 갓바위에 다 온것 같습니다.
지나온 등로 너머로 경산 와촌면과 하양읍이 보이네요.
가야할 명마산 능선 너머로 환성산이 보이고
무학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나타나는 밧줄구간을 힘차게 올라서니
사람 얼굴을 닮은 듯한 바위를 만나 인사를 건네고
바위봉을 포함한 지나온 등로를 한번 더 돌아보고서
선본사 갓바위에 당도하게 됩니다.
갓바위 약사여래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돌아본 팔공산 주능선의 모습입니다.
농바위, 노적봉, 남방아덤, 북방아덤이 가까이 다가오고
멀리 팔공산의 최고봉인 제왕봉(비로봉)이 아득하네요.
용주암이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 환성산이 늠름한 자태를 드러내놓고 있습니다.
올라온 등로와 가야할 산길이 좌우로 펼쳐지고 있네요.
평일이라도 수능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때를 가리지 않나 봅니다.
많은 불자님들이 간절한 염원을 담아
열심히 절을 하고 있었네요.
저 또한 가족의 건강과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
양초에 불 밝히고
부처님께 성심을 다해 108배를 올립니다.
용주암으로 내려가기 위해
좌측 약사암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이어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용주암 방향으로 등로를 이어가면
오랜 세월 공을 들여 쌓아놓아
지나가는 걸음마다 멈추게 하는
돌탑 앞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서
등로를 이어가다 보면
약사암과 관암사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두 눈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사천왕상이
오늘따라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절 입구의 도로를 따라 오름길을 올라서니
각기 생김이 다른 수많은 불상이 특이한 용주암에 닿게 됩니다.
용주암 통일기원탑과 실상탑을 앞에 두고 바라본
관봉(갓바위) 정상부의 모습은 언제나 멋진 모습입니다.
팔공산 관봉 용주암입니다.
용주암 윤장각 (輪藏閣) 앞에서 바라본 멋진 조망은
언제 보아도 시원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주지스님이 외국에서 수집한 불상들의 수효가 얼마나 많은지
이곳을 찾아올 때마다 감탄을 금치못할 지경입니다.
용주암을 떠나 명마산 능선을 걷다가
바위군락지를 지나면서 기암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층층이꽃, 벌개미취, 술패랭이, 까실쑥부쟁이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시경계 삼거리
(예전 가팔환초 종주할때 장군바위로 오르지 않고
이곳 방향의 바위군락을 가파르게 올랐던 기억이 새롭네요)
'물개바위'
'의자바위'
모습을 드러낸 명마산 장군바위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얽혀있는
장군바위의 위용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마땅히 이름 붙이기가 뭣하지만
뭔가를 닮은 듯한데...
문어바위(?), 아니면 목없는 부처님의 몸통인지...
암튼 헷갈립니다.
갈림길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해야...)
곧이어 나타나는 삼거리 이정표
(↑ 개울가식당, 솔매기. → 명마산, 선빌리지)
잡목과 가시덤불을 헤치며 이리저리 헤메다
올라선 도로에서 되돌아보니
관음사 입구가 보이고 좌측이 숲을 빠져나온 날머리입니다.
잡풀을 헤치며 등로를 따라 급사면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여와 다 왔구나 싶었지만 잡목과 가시덤불이 숲을 이루고 등로는 사라져버려 이곳저곳을 헤메다 물이 흐르는 개울을 건너 잡초가 무성한 밭을 타 넘으니 그제서야 잡초속에 가려진 등로가 보이고 건너편에는 관음사 절집이 보인다.
지난 산행 때는 늦가을이어서 그런지 길 찾기가 수월했었지만 수풀이 우거진 여름철엔 등로찾기가 만만찮아 주변에 권하기가 망설여진다.
'새팥'
최근 내린 비로 수량이 불어나
제법 세차게 흘러내리는 계류에서
세수를 하고 장비를 세척합니다.
개울가식당 입구의 다리를 건너오며
다시 찾은 관봉 동릉-장군바위 코스를 마무리합니다.
늦은 퇴근으로 인해 코스를 변경하여 찾은 팔공산 언저리 산행을 무사히 마쳤지만 장군바위에서 기념촬영이라도 할 요량으로 지나던 산님에게 부탁하면서 알게된 사실. 우거진 숲을 헤치며 정신없이 빠져나오느라 모자에 씌워둔 스포츠안경이 주인 곁을 떠나 외로이 어느 산자락에서 헤메고 있는 것도 모르고 왔으니 누구를 탓하랴.
갓바위에서 108배 할 때는 분명히 있었는데 하면서 다시 되돌아가 수색작업을 할 생각을 하니 이미 태양은 힘을 잃어 서산에 기웃거리고 있고 어디서 떨어졌는지 기억은 나질 않아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다 산속에서 밤을 맞이할 것 같아 "그 녀석과는 이제 인연이 다한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하산을 마치니 아깝다는 생각이 다시금 차오른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나버렸기에 미련을 자꾸 가져봤자 마음만 불편할 것 같아 봉무동에 있는 아웃도어 매장에 들러 전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지만 스포츠안경 하나 사서 갈무리하고 어둠이 깃든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를 향한다.
갓바위 부처님을 찾은 오늘 좋은 일과 그러지 못한 일을 동시에 겪었으니 오늘의 운세는 그냥 평범한 하루가 되어버려 다시 찾은 산길로 위안을 삼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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