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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상주삼악(尙州三岳) 중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갑장산(甲長山)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이야기/☆ 2012년도 산행

상주삼악(尙州三岳) 중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갑장산(甲長山)을 찾아서...

해와달^^* 2012. 11. 4. 14:07

♥ 산행일자 : 2012. 11. 03    날씨 - 맑음(뿌연 연무)

♥ 산행장소 : 경북 상주시 낙동·청리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 산행코스 : 용흥사 주차장-연안식당-상산-문필봉-갑장사-갑장산-백길바위-제2석문-제1석문-735m봉-용흥사 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8.04km(GPS기준, 놀며 쉬며 밥먹고 느긋하게...)

 

▣ 산행지 소개

경북 상주시 낙동·청리면에 솟은 갑장산(甲長山·805.7m)은 예부터 상주삼악(尙州三岳)이라 불려온 명산이다. 갑장산은 연악(淵岳)이요, 노음산(露陰山·728.5m)은 노악(露岳)이며, 천봉산(天鳳山·435.2m)은 석악(石岳)이다.

상주삼악은 상주의 안산으로, 노음산과 갑장산에 사장사(四長寺)를 두었다. 노음산의 북장사와 남장사, 갑장산의 갑장사와 승장사가 그것들이다. 갑장산 북쪽 승곡리 주민들에 의하면, 승장계곡 상류 절터골(마지막 빈집 부근)에 있던 승장사터는 몇 해 전까지도 절터라도 겨우 남아 있었으나 최근 불도저로 밀어내어 논이 됐다고 한다.

승장사에 대해서는 고려 충렬왕이 이곳에 잠시 쉬었다가 가며 이곳에서 바라본 산세를 보고 "영남 제일의 명산"이라는 말을 남긴 데서 갑장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과, 갑장사가 이 산에 있어 절 이름에서 산이름이 지어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연악(淵岳)의 이름은 구룡연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구룡연은 갑장사 뒤 사거리에서 웃승장 방향으로 50m정도 내려가면 우측에 있는데 천제와 기우제를 지내던 신성지이다.

 

 

◈ 산행기

주말이면 마치 몽유병환자처럼 습관적으로 나서는 산으로의 여정.

쉬는 토요일인 오늘도 변함없이 6시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전날 저녁에 챙겨놓은 배낭을 들쳐메고 고속도로를 달려 대구 방향으로 내달린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한산하기 그지없다. 저녁에 모임이 있어 가는 길에 못 가본 산행지를 골라 다녀오리라 마음먹고서 물색을 하던 중 머리 속을 스치는 곳이 하나 있으니 바로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의 안산인 갑장산이 바로 그것이다. 오래 전 산친구분이 다녀온 흔적을 보고나서 가봐야 할 산이라고 내심 정해 두었던 곳을 수년이 흐른 지금에야 가보게 되는 셈이다. 구미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진행을 하니 지나치는 휴게소마다 등산객들을 실었던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고 아침 식사들을 하는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낙동분기점에서 상주-당진고속도로로 진로를 바꿔 남상주I.C를 빠져나와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대로 진행하니 용흥사주차장에 당도한다. 10여대의 차량들이 주차있는 틈바구니속에 비집고 들어가 애마를 세워놓고 GPS를 가동하며 나옹선사의 향기가 서려있는 갑장산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행지도

 

 

주차장 입구의 등산안내판 뒤로 붉게 타는 단풍나무가 인상적입니다.

 

 

들머리는 좌측의 연악산식당 간판 뒤로 산길이 나있고,

큰 도로는 갑장사나, 용흥사를 들머리로

갑장산을 오를 수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푸근한 약간의 오르막을 극복하고 나면

 

 

솔숲이 우거진 부드러운 등로를 만나게 되고

정상까지 3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반겨주네요.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하는 낙엽이 깔린 등로를 따라

걷는 길에 먼 곳에서 달려온 보람을 찾는 듯합니다.

 

 

 

 

우측으로 나타나는 첫 전망터에서 내려다 본

상주 방면의 너른 들판의 모습입니다.

 

 

끝물의 단풍이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단풍의 모습에 얼른 카메라를 들이대며

세월의 저편으로 달려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애써 붙들어 봅니다.

 

 

제대로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에서

다리쉼을 하면서 시원스런 조망을 즐겨봅니다.

계곡 가운데 용흥사와 그 뒤로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네요.

 

 

충남 당진-경북 상주 간 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뚫려있는 모습입니다.

 

 

굴티고개 갈림길

 

 

문필봉

 

이 문필봉의 영기를 받아

갑장산 주변에 장원급제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고 하여

'장원향'이라는 이름을 남기기도 하였답니다.

 

 

중요 포인트인 사거리 갈림길

 

(↖ 용지터 약수샘, ↑ 갑장산, → 갑장사)

 

 

사면길을 돌아나가는 호젓한 산길에 홀로산행의 재미를 만끽합니다.

 

 

천연바위로 이루어진 제3석문(북문)을 통과해서

우측 아래로 나있는 갈림길은 무시하고

좌측으로 약간의 오름을 올라서니

 

 

정성스레 쌓아올린 돌탑이 있는

상사바위 정상의 너른 터에 올라서니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은 갑장산 제일이라 합니다.

 

 

 

 

갑장사와 삼층석탑

 

갑장사(甲長寺)

해발 700m에 자리한 갑장사는 신라 문성왕 원년(839)에 진감국사가 창건했다는 용흉사 보다는 534년 뒤인 고려 공민왕 22녕(1373년) 나웅화상이 창건했다고 정해진다.

일설에는 신라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가장 오래된 자료는 소실된 불상속에서 나온 발원문에 속종21년(1689)에 주조됐다고 한다.

법당 앞 2m 높이 삼층석탑(도문화재 제125호)은 고려시대 것이다.

절집은 1985년에 불 탄것을 1988년에 재건축한 것들이다. 절 구내 계류 발원지인 이곳 샘물은 물맛이 좋아 물을 길러 오는 이들이 많다.

 

 

갑장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서면

푸르름이 싱그러운 짧은 산죽길을 지나치게 되고

 

 

다시 주능선과 합류가 되는 삼거리에 당도하게 됩니다.

 

 

용지터 약수샘과 승곡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

 

 

헬기장과 팔각정.

 

팔각정에 들어가 점심을 해결하고 갑니다.

 

 

새로이 조성된 듯한 목재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갑장산의 유래를 설명한 비문을 만나게 되고

 

 

상주의 영봉이라는 갑장산 정상에 당도하게 됩니다.

 

 

북서쪽으로 펼쳐지는 상주시내가 아늑해 보이고

좌측에는 상주 삼악 중의 하나인 노음산이 보이네요.

 

 

거북을 닮은 바위가 금방이라도 산을 내려갈 기세로

낙동면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이고,

낙동면에 펼쳐진 산 아래 다랭이논과

멀리 낙동강의 푸른 물길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백길바위에서 바라본 시루봉 아래의 절경을 담아보고

 

 

용흥사가 있는 지천 방향의 멋진 풍광을 두 눈에 담으니

세상이 다 발 아래 있는 듯하네요.

 

 

백길바위에서 바라본 상사바위

 

 

 

이럴 때 떠오르는구가 생각납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말없이 살라하네 푸르른 저 산들은 티없이 살라하네 드높은 저 하늘은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 나옹선사(나옹선사 (1262-1342) : 고려 말기의 고승) -

 

 

나옹바위를 오르는 목재데크가 새로이 조성이 되어

한결 수월한 산길이 열려 있습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백길바위와 나옹바위(좌)와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에 쉬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요.

 

 

제 1석문(바람문)

 

 

삼거리 이정표

 

 

건너 보이는 갑장사와 좌측의 상사바위가 조망이 됩니다.

 

 

상사바위의 전설.

600년전 이름없는 수도승이 갑장사를 찾아 머물게 되었는데, 이 절에는 예전부터 절을 지키던 예쁜 여승이 있었고, 수도승의 뒷바라지를 하게 되었고, 그해 겨울을 넘기고 봄이 오자 수도승이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수도승을 사모하게 된 여승은 비장한 결심을 하게 되는데...

하얀 소복을 갈아입고  그 수도승이 내려가는 상사바위 아랫쪽을 내려다 보며, "한번만 뒤돌아봐 주세요"라고 외치며 상사바위 아래로 몸을 날렸는데 수도승이 뒤돌아봤을때는 이미 몸을 허공에 던져 한 떨기 꽃잎처럼 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상사바위는 슬픈 전설을 간직한채, 오늘도 말없이 서 있다.

 

 

만추의 계절에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수수한 무명의 빛깔처럼

 

 

은근히 스며드는 갑장산의 묘미를

수 년동안 쌓였을 낙엽을 밟으며 맘껏 만끽해 봅니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숲길을 걷다보니

어느 새 용흥사 갈림삼거리에 당도하여

절 구경을 위하여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용흥사 입구의 연못에는 연잎 사이로

맘껏 헤엄치는 금붕어가 살고 있었네요.

 

 

용흥사 극락보전과 5층석탑

 

 

용흥사는 신라 문성왕 원년(839년) 진감국사가 창건한 사찰로써 비구니들이 공부하는 선원입니다.

 

 

극락보전 삼존불

 

 

목조 아미타불좌상을 주불로 모시고, 좌우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협시한 아미타삼존상을 봉안하였고,

아미타후불탱(보물제 1374호)을 걸었는데, 원본은 현재 직지사성보박물관에 이안 보관하여 사진 인화본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오층석탑, 쌍사자 석등, 괘불지주가

차례로 배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용흥사 괘불탱과 괘불지주

 

보물제 1374호

17세기 이후 유행한 군집도 형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불화이다. 화면은 상·중·하 3단으로 구분하여 삼불을 중단에 자리 시킨 다음 하단에는 각 협시보살과 동·남방천왕을, 상단에는 서·북방천왕 및 타방불과 10대제자, 용왕·용녀, 성문중, 화불 등을 배치하였다. 각기 인물의 성격에 따른 복식과 손의 모습, 취하고 있는 자세와 지물, 색채 등만 약간씩 다를 뿐 화면의 구성과 인물의 배치 및 위치, 구름 모양과 색채, 천개, 석가모니불로부터 뻗어 나가는 빛줄기 등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좌우대칭을 이룬다. 화면의 밝고 화사한 색채의 사용과 세련된 필선에 의한 인물의 묘사로 인하여 활기가 넘쳐난다.

이 불화의 조성시기는 1684년이며 현존 불화 가운데 시기가 빠르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화사한 색채의 사용과 세련된 필선의 구사, 독특한 화면구성 등에 있어 기타 17세기 괘불탱들과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존불인 석가모니불에서 보이는 뾰족한 육계 및 새끼손가락을 벌린 채 길게 뻗어 내린 오른손의 모습은, 죽림사세존괘불탱(1622년)으로부터 보살사영산회괘불탱(1649년)·안심사영산회괘불탱(1652년)에까지 이어지는 특징으로 17세기 불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비구니 스님들이 계시는 곳이라 그런지

장독대도 정갈해 보입니다.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산정(山頂)의 나뭇잎은 가지를 떠날 준비를 하는지

서서히 윤기를 잃기 시작하지만

 

 

산 아래에는 떠나기 아쉬운 듯

붉은 단풍이 마지막 콘서트를 하고 있어

두 눈을 즐거운 호사를 누리는 행운을 얻습니다.

 

 

절 입구의 단풍이 물든 숲그늘이 산행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네요.

 

 

갑장산)연악산) 구곡 안내판

 

 

아침 나절 보았던 갑장사 표석을 사진에 담으며 오늘의 산행을 종료합니다.

 

 

오래 전부터 익히 들어왔던 쌀, 누에, 곶감의 이른바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의 명산 갑장산을 이제서야 찾았지만 막상 올라보니 시중에 회자될 만큼 괜찮은 산이란걸 실감하게 되는 오늘이다. 능선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조망과 부드러운 능선의 조화는 편안하고 아늑한 소박한 아름다움이었으며, 나옹선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오는 갑장사를 들러 부처님께 경건한 마음으로 발원하고 육산이지만 정상 주변의 암릉과 나옹·백길바위, 시루봉 등 기이한 바위들이 쉼없이 이어져 적당한 긴장감과 시원스런 조망을 제공해주어 먼길 마다않고 달려온 보람을 한껏 느낀 하루였다.

주차장 입구에서 산불감시 업무를 하고 계시는 아침 나절 뵈었던 노인장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도로가의 가로수들도 만추의 계절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듯 떠나는 산꾼의 두 눈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오던 길을 되밟아 대구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한없이 부드럽고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갑장산의 숨은 매력을 한껏 누린 기쁨에 마음은 만족감으로 가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