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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경주 서산맥 종주산행(경주 광명리-용림산-구미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경주 서산맥 종주산행(경주 광명리-용림산-구미산)

해와달^^* 2013. 2. 12. 15:30

☆ 산행일자 : 2013. 02. 11 (월)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광명동, 현곡면, 건천읍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광명리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봉수대-431봉-경주터널-용림산-구미산-박달재-용담정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0분, 11km(점심,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조상님께 경건한 마음으로 후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경주와 포항을 바쁘게 오가며 제사를 모시고 아이들까지 서울로 올려보내고 늦은 밤에 집에 돌아와 휴일 마지막날에는 푹 쉬고 싶었지만 사흘 연휴동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탓에 몸이 무거워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아내더러 과일 좀 깎아서 갈무리 해달라고 얘기한 후 배낭에 이것저것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처럼 일어난 후 간단히 조반을 챙겨먹고 생각하고 있던 곳으로 향하기 위해 아내더러 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들,날머리가 다른 데다 시내버스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산행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싶어 들머리까지 이동을 부탁한다. 물론 산행을 마치는 날머리에도 데리러 와 달라고 한건 물론이다.

오늘 가보고자 한 산행지는 경주에 살고있는 고교 선배님이 10년전 카메라와 삼각대 달랑 들고 7시간이 넘도록 물 한병없이 가시덤불을 헤치며 생고생을 하고선 다시는 가지않겠다고 맹세했다는 그곳을 후배가 한번 걸어보고파 찾아가는 길이다.

동네 뒷산이라 이름도 없는 무명봉이지만 건천방향에서 시내로 진입을 하다보면 경주대학교 건너편에서 구미산 방향으로 주욱 펼쳐진 산등성이를 한번 이어보고 싶은 생각이 늘 잠재해 있었지만 들머리도 잘 모르고 마땅히 자료도 없어 깊숙이 담아 두었었는데 우연히 선배님의 블로그에서 오래 전 추억을 끄집어내어 읽어보고 용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길도 제대로 없는 곳에 가시덤불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곳일지도 모르지만 묵은 흔적이라도 분명히 존재하리라는 믿음으로 한번 가보자고 생각하고 나서는 길이다.

충효동 경주대학교를 지나며 우측으로 길게 뻗어있는 능선을 올려다보며 들머리를 고르다가 이왕이면 제대로 올라보자는 생각에 와산마을을 지나 최근에 새로 지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물로 차를 이동하니 유통센터 입구에 산불감시초소가 보여 차를 인계하고 조심하라는 아내의 말에 잘 다녀오겠다며 돌려보내고 초소를 지키는 노인장께 들머리를 물으니 한 쪽 방향을 가리키며 예전에 송이 캐러 갈때 갔던 곳이라 말하면서 길은 거의 없다고 하신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GPS를 가동하면서 가리켜주신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다가섰지만 마땅히 올라설 길이 보이질 않고 가시덤불만 무성하게 자라 진입을 거부하고 있을뿐이다. 하는 수없이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진행하니 '산불조심'이라는 현수막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산소 입구가 보여 일단 성묘객들이 오른 곳에는 길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진입을 시작한다.(09:19)

 

 

산행궤적

 

 

경주시농산물산지유통센터 앞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우측 연두색 펜스 옆으로 들머리가 있다는

산불감시원의 얘기에 다가섰지만 진입이 힘들어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할수 없이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좀더 진행하니

사진에서처럼 우측으로 분묘가 보이는

'산불조심' 플래카드 옆으로 진입을 시도합니다.

 

 

도로 가까이 있는 분묘를 지나고부터는

길 흔적이 없어 무작정 덤불을 헤치며 올라서니

묵은 옛길이 나오고 도로에서부터 17분 후에

신라 제8대왕을 지낸 '아달라이사금' 왕릉의

능참봉을 지낸 '밀양박씨'묘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 옛길의 흔적을 따라 가파른 오름을 10여분 동안 극복해가니

눈이 시원해지는 대나무숲이 나타나고

 

 

그 끝에는 기원을 알수 없는 봉수대의 흔적을 만나게 됩니다.

부근을 돌아다니며 장방형 석축의 흔적을 볼수 있었고,

서라벌의 관문에서 외적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던 역할을 했으리라는 생각에

무성한 숲 사이로 언뜻 내비치는 건천 방향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봉수대를 지나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싸늘하지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솔숲길을 걷다보니

 

 

한 차례 떨어지는 내림길로 내려서게 되고

다시 이어질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는 431봉이 눈 앞에 나타나네요.

 

 

431봉으로 오르는 된비알을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올라서니

 

 

구한말 궁내부주사를 지낸 '청주한씨'묘를 만나게 되고

진행할 등로는 분묘 뒤로 계속 이어집니다.

 

 

이후의 등로는 사람이 다닌 흔적이 오래된 듯

가시덤불과 잔가지들이 얼굴을 때리는 등 헤쳐나가는데 애로가 많더군요.

하지만 가야할 산길은 요원하기에 쉼없이 진군을 계속합니다.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도 간간히 보이는

주변의 풍광을 가늠하면서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길래 사진에 담아봅니다.

경주지역의 최고봉 단석산이 건너보이고

산정에는 아직도 약간의 눈이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그 우측으로는 건천읍내 주변으로 너른 들녘이 보이고

오봉산(五峯山)·과 부산(富山)이 조망이 되네요.

 

 

이번에는 진행 도중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경주 시내 전경을 담아봅니다.

 

 

431봉을 트레버스하는 뚜렸한 등로를 따라 걸으며

지도를 꺼내 검토를 한 결과 계속 진행되는 길을 따라 가면

과연 431봉을 올라서는 등로를 만난다는 확신이 없어

소나무 숲 입구에 시그널이 하나 달려있는 것을 보고 무작정 치고 올라섭니다

 

 

길이라곤 없는 험로를 올라서며 이 계절이 아니면

결코 다니기가 쉽지 않은 곳이란걸 새삼 실감하면서

허리를 펴고 단석산을 바라보면서 가뿐 숨을 달래봅니다.

 

 

 

잠시 후에 전혀 뜻밖의 광경을 만나 깃발을 향해 다가가 확인해보니

태극문양을 비롯한 갖가지 문양과 글씨로 봐서

무속인이 달아놓은게 아닌가 싶네요.

 

 

영화 '혹성탈출'의 유인원같은 바위 모양이 특이해서 담아봅니다.

 

 

 

 

지도상의 431봉을 지나 묵은 길을 따라 내려서니

용림산이 건너보이고 어디선가 독경소리가 들려오네요.

 

 

 

 

이어지던 등로는 좌측으로 급히 꺾여지고 안부를 지나오니

양지바른 터에 자리잡은 '오천정씨'묘가 나와

두시간 반동안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쉼없이 걸어온 육신을 비로소 쉬게 합니다.

 

 

한층 가까이 다가온 용림산의 정상부를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국도 20호선이 지나는 경주터널의 상단부는 뚜렷한 등로에

시그널도 몇 개씩 보이는걸 보니 찾는 이가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삼거리 갈림길

(↖ 경주터널, ↗ 건천 모량, ↓ 용림산)

 

 

오랜만에 다시 찾은 용림산 정상부입니다.

반가운 분들의 시그널도 여럿 있더군요.

 

 

정상부에서 우측 아래에 있는 전망바위를 다녀오기 위해 내림길로 내려섭니다.

 

 

경주시내와 주변 산들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지금까지 힘겹게 걸어온 수고로움을

한꺼번에 날려줄만한 멋진 풍광입니다.

 

 

벽도산 앞의 작은 능선부터 시작된 오늘의 등로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에 새삼 발품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됩니다.

 

 

척박한 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이 참으로 경이롭네요.

 

 

바위 모양이 신기해서 담아봅니다.

 

'해와달'의 생각에는 커다란 개의 등 위에 꼬마 네명이 올라탄 형국으로

키 작은 막내가 맨 뒤에서 안보인다고 서서

보고 있는 모양 같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멋진 조망을 구경하고 용림산 정상으로 되돌아와

구미산을 향한 걸음에 만나는 삼거리로써

좌측은 용명리삼층석탑이 있는 곳으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곧이어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이번에는 돌탑이 세워져있는

조망터를 찾아보기 위해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이라 맘껏 멋진 풍광을 즐겨봅니다.

 

 

가져간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과일과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느긋하게 풍광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정상등로로 되돌아와 조금 걷다보면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형제바위에 당도하게 됩니다.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이라 그냥 갈 수가 없었네요.

서쪽방향의 조망으로 건천공단이 아래로 보이고

오봉산, 사룡산등이 정면으로 잡히고

우측 멀리로는 관산, 그리고 팔공산, 보현산까지

희미하지만 시야에 들어옵니다.

 

 

동쪽으로는 경주시가지를 포함한

현곡면의 너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국도 20호선과

저멀리 포항으로 이어지는 운토종주길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별다른 표식도 없이 시그널 몇개 만이 매달려있는 590봉을 지나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바위군을 통과하면서 사진에 담아보고

 

 

가까이 다가온 구미산과 바위군락으로 이루어진 전위봉이

시야에 잡히니 저절로 발걸음에 속도가 붙습니다.

 

 

용담정 갈림삼거리

(↖ 구미산, ↗ 용담정주차장, ↓ 용림산)

 

 

구미산전위봉인 전망바위봉에 올라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 지나온 용림산을 바라봅니다.

 

 

서쪽의 오봉산, 사룡산도 다시 한번 바라봐주고

 

 

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구미산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고

그 뒤로 인내산 뒤로 펼쳐지는 안강지역의 이름난 산들인

운주산, 삼성산, 천장산, 도덕산, 자옥산, 봉좌산, 어래산 등이

펼쳐진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회상에 젖어보기 하고

 

 

마지막으로 동쪽으로 시선을 두니 이십년 넘게 살고 있는

제 2의 고향 경주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관망하고서

 

 

등로를 이어가니 어엿한 정상석이 반겨주는 구미산에 당도를 하게 되네요.

스틱을 세워놓고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동쪽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금곡산(흑색), 금욕산(적색)이 건너보이고

안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뒤로 황수등산(청색)도 조망이 되네요.

 

 

구미산 정상을 지나 이어 나타나는 헬기장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삼거리로

좌측은 용명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측은 박달재를 향하는 길입니다.

 

 

구미산 정상을 떠나 5분 가량 500미터를 진행하면 박달재에 도착하게 되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해야 용담정으로 내려설 수 있습니다.

좌측 내림길은 마치재와 황수탕으로 이어지는 등로입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딱딱한데다 급내림이라 이곳을 찾을 때마다

발목을 다칠까 싶어 늘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내려서는 산길입니다.

 

 

우거진 숲이었을 때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남사저수지의 모습에

앙상한 나뭇가지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것 같네요.

 

 

용담정주차장으로 픽업을 하러 오는 아내와 통화를 끝내고

급경사의 밧줄구간도 조심스레 내려오니

 

 

'산불조심' 현수막만이 외로이 달려있는 안부에서 이어지는 등로는 직진입니다.

 

 

곧이어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대로 우측으로 진행을 합니다.

좌측길은 천도교수도원으로 가는 길로 누군가 나뭇가지로 막아놓았네요.

 

 

한 차례 오름짓을 극복하고 나니 다시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집니다.

 

 

줄곧 이어지던 급내림이 드디어 끝나고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빠르게 이어가니

 

 

개울 건너로 용담정 주차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천도교의 유적지이자 성지인 용담정(龍潭亭)의 정문인

포덕문(布德門)을 사진에 담으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이십 년 넘도록 경주에 살면서 웬만한 주변의 산을 다 돌아보았지만 지금껏 올라보지 못했던 광명동 와산마을의 이름없는 뒷산을 올라 구미산까지 경주시내 서쪽을 병풍처럼 두른 능선을 돌아본 소감은 밀린 숙제를 깨끗하게 해치운 홀가분한 기분이다.

비록 산행 초입부터 경주터널 전까지의 등로는 묵은 옛길이거나 약초꾼들이나 다닐만한 흔적들에다 가시덤불이 앞을 가로막는 숲이 우거지는 계절에는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였지만 살고있는 고장의 마루금을 돌아본 것으로 크게 만족한 오늘의 산길이다.

10년전 가을날 선배님이 생고생하며 걸었던 그 길을 GPS와 지도에 의지하며 걸어보니 새삼 첨단장비의 효용가치를 깨닫게 되고 열심히 습득하여 안전산행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용림산 이후의 등로는 그동안 너댓번 정도 걸어본 길이라 망설임없이 등로를 이었고 내려선 계곡에서 장비를 세척하고 도착한 용담정주차장에는 차량 몇 대가 주차해 있어 산행을 온건지 용담정 관광을 온건지 구별이 안가지만 곧이어 픽업을 하러온 아내와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그 궁금증은 이내 잊어버리게 된다.

그 사이 아내도 가까운 소금강산을 운동삼아 다녀온 모양이라 홀로 산행을 떠난 미안함이 반감이 되어 다행스러웠고 귀성차량으로 혼잡해진 도로사정으로 지체가 되고 있어 약간의 짜증스러움과 지루함이 밀려오지만 큰 숙제 하나 해결한 기쁨인지 큰 어려움없이 정체 속의 지루함도 저만치 물러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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