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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새로운 코스로 엮어서 걸어본 산길 (입석대-능동산-배내봉-오두산-송곳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새로운 코스로 엮어서 걸어본 산길 (입석대-능동산-배내봉-오두산-송곳산)

해와달^^* 2013. 4. 6. 12:30

★ 산행일자 : 2013. 04. 02 (화)  날씨 - 맑음, 가끔 흐림

★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밀양시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행정마을-석남사-(구)가지산휴게소-입석대-813봉-능동산-배내고개-배내봉-오두산-송곳산-살티마을-행정마을(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8분, 14.7km (식사,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주말 친구들과 함께 보낸 1박 2일간의 휴양림 생활속에서 다녀온 비슬산 대견사지로의 산행이 성에 차질 않아 당직근무 마치고 산행을 나서기 위해 차를 몰아 언양방면으로 달려간다.

연일 훈훈한 봄볕이 이어져 한낮에는 약간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계절을 앓는 듯, 차갑던 도심의 아스팔트에도 한낮이면 어른어른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봄바람을 머금고 속살을 틔운 유채, 매화, 동백, 산수유, 왕벚꽃…등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려는 듯 활짝 피어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때는 바야흐로 언 땅이 풀리고 하늘이 맑아지는 절기, 물오른 오동나무에 꽃이 피고 종달새가 찾아들어 봄을 지저귄다는 '청명(淸明)'을 며칠 앞둔 좋은 계절에 좋아하는 산을 어찌 찾지 않을손가... 남쪽을 향해 달려가는 애마의 핸들을 잡은 손 끝에 전해져 오는 감각도 차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봄꽃들의 향연을 바라보는 두 눈에서 전달이 된듯 봄기운에 취한 양 가볍기 그지없다.

오늘 걸어보고자 하는 산행지는 지난 연말 가지산 입석대로 하산하면서 건너다 본 오두산 능선을 다시 찾아보고파 새롭게 코스를 꾸며 나서는 길이다.

언양읍으로 진입하기 전 석남사 방향으로  진행하니 차창 밖으로 내비치는 풍광은 가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지난 달 이곳 언양 상북면 일대를 온통 불바다로 만들어 수많은 이재민을 양산해 놓은 산불의 현장이 바로 그것이다. 새까맣게 타버린 채 서있는 주검들의 모습에서 경주의 선도산을 찾았을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화마가 휩쓸고간 범위가 넓어 운전하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산을 찾으면서 울창한 숲속을 걸어가는 동안 느끼는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안다면 좀더 불조심을 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네비게이션에 입력해 놓은 행정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마을 안길로 진입을 하면 나타나는 넓지 않은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약간은 쌀쌀하게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석남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행정마을 공터에 애마를 세워놓고

하산루트인 송곳산을 돌아보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행정마을 입구 교차로에서 좌측으로 석남사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인

비구니 수도처로 유명한 석남사(碩南寺)입니다.

 

 

석남사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올려다 본 가야할 입석대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천주교 성지가 있는 살티마을 입구의 버스정류장을 지나

 

 

10분 가량 더 진행하다 나오는 '언양도예' 목간판을 통과하면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같이 철망에 매달린 시그널이 들머리임을 알수 있게 해줍니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올라서게 만드는 가풀막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극복하게 되면

등로 우측 멀리 가지산의 마루금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고개들어 뒤를 돌아보면 멀리 고헌산과 와항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파른 오름의 흙길을 헉헉거리며 올라서니

이번에는 바위들이 앞을 가로막네요.

 

 

눈 앞에 나타난 입석대능선을 보니

국도24호선(석남터널길)이 가까이 다가온 모양입니다.

 

 

따뜻하게 봄볕이 내려앉은 길섶에서는

이제 막 망울을 틔운 야생화가 종종 눈에 띄어

봄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오른쪽으로 옛 가지산휴게소가 보이는 그리고 지금은

등산객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이 찾는

울산-밀양간 옛 국도에 올라서게 됩니다.

 

 

도로를 건너 주렁주렁 달린 시그널들이 반겨주는

오름길로 들어서며 입석대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능선마루까지는 짧지만 가파름의 연속이지요.

 

 

산마루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언제나 가슴이 확 트일 만큼 멋지네요.

 

 

배내고개를 향한 꼬불꼬불한 도로가 길게 꼬리를 물고 있고

가야할 능동산이 우측에서 굽어보고 있습니다.

 

 

눈 앞에 나타나는 가파름만 생각하면 긴장이 되겠지만

좌우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 앞에는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석남터널이 마주보이고 그 너머로 중봉, 가지산이...

우측으로는 쌀바위가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시 찾은 기암 끝에서 이번에는 고헌산 방향을 담아봅니다.

 

 

아찔한 낭떠러지 끄트머리에 피어난

진달래의 진분홍빛이 너무 고와 그냥 갈 수가 없네요.

걸어야 할 배내봉과 오두산 능선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기암절벽에 피어난 두견화(참꽃)

 

 

절정기의 아름다움에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올때 마다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입석대의 웅장한 위용에

초라한 산꾼은 그저 압도될 뿐이랍니다.

 

 

입석대 바로 뒤에 자리잡고 있는 이 바위도

웅장함에 있어서는 충분히 한몫을 하고 있답니다.

 

 

입석대의 멋드러진 뒷태도 담아보고서

 

 

이어지는 가파른 등로를 씩씩하게 올라서기 시작합니다.

 

 

조망터에서 내려다 본 입석대 암릉길.

혹자는 '공룡선바위'라 칭하기도 한다네요.

 

 

낙동정맥 접속구간인 돌탑봉(813봉)에서

진행방향은 좌측입니다.

오른쪽은 가지산 방향이지요.

 

 

밀양 얼음골의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천황산과 밀양 백운산이 마주하고

가운데 멀리로는 육화산, 구만산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이번에는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가야할 능동산이...

더 멀리로는 천황산이 아득합니다.

 

 

정맥길이라 그런지 등로는 탄탄대로 입니다.

 

 

시원스런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가지산의 위용.

웅장한 그 모습에서 영알의 맹주다움을 느낄 수 있네요.

 

 

능동산 가는 길의 명품 소나무.

 

 

삼각점이 있는 813.2봉

 

 

가까이 다가온 능동산의 모습에 내딛는 발걸음 또한 속도를 냅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가지산 정상부와 지나온 마루금.

 

 

첫번째 만나는 목재데크를 올라 잠시 등로를 이으면

 

 

좀더 길고 가파른 두번 째 데크를 만나게 됩니다.

 

 

데크를 올라서서 만난 능동산 갈림길에서 바라본 지나온 등로와

가야할 오두산 방향이 한꺼번에 들어오네요.

 

 

가지산과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능선 중간에

우뚝 솟아 있어 영남알프스의 요충지라 일컬어지고,

가지산에서 낙동정맥을 이어받아 간월산,영축산과 시살등을 거쳐

남으로 그 맥을 전해주는 분수령인 능동산 정상입니다.

 

 

배내봉에서 간월산을 거쳐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스럽게 다가오고

영축산에서 뻗어간 죽바우등과 오룡산의 영축지맥이 아득합니다.

 

 

되돌아온 삼거리에서 배내고개를 향해 우측 내림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아담한 헬기장이 있는 데크에서 점심 요기를 할 요량으로 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도시락을 꺼내 여유로운 오찬을 즐깁니다. 

 

 

데크를 따라 내려서며 배내봉을 비롯한 정맥길을 바라보며

 

 

새로이 조성된 배내고개 휴게소.

아직도 정리가 덜 된듯 어수선한 모습입니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안내판.

 

올 가을에는 저 길을 다 걸어볼 수 있을지...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의 오름길인 목재데크를 따라 진행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는 오두산 갈림길입니다.

이곳에서 오두산을 향하려다 예까지 왔으니

배내봉을 다시 올라보고파 계속 계단을 올라갑니다

 

 

등로 우측에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피어난

생강나무의 샛노란 색감이 좋아 담아보네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오늘은 오름길이 조금 지루한 듯 하네요.

먼저 올라간 산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부지런히 발놀림을 하다보니 그제서야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배내봉에서 함께 올랐던

산님에게 부탁하여 흔적을 남겨봅니다.

 

 

배내봉에서 바라본 천황산 방면의 풍광입니다.

 

 

이번에는 북쪽으로 시야를 맞추니

지나온 능동산 능선 너머로

가지산의 너른 마루금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곳 배내봉에서 저 멀리 끄트머리에 있는

죽바우등을 지나 시살등까지 한번에 내달렸던

지난 날의 산행을 반추해 보면서

올 가을엔 꼭 다시 그 길을 걸어보겠다는

소박한 염원을 담아봅니다.

 

 

바로 아래의 밝얼산 능선 아래로 등억온천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울산의 문수산, 남암산이 연무속에서 희미하게 다가오네요.

 

 

가야할 오두산이 손짓을 하고 있고

궁근정마을 뒤로 고헌산이 우뚝합니다.

 

 

배내봉에서 왔던 길을 되내려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가야할 등로는 직진입니다.

 

 

곧이어 나타나는 헬기장입니다.

송곳산까지는 3.5km...

 

 

목재데크로 내려서는 입구에서 바라본

지나왔던 입석대와 813봉이 건너보이고

멀리 가지산의 웅대한 모습도 눈에 들어오네요.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을 향한 오름길에서

얼마안가 만났던 오두산 갈림길에서 이어지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사거리 갈림길로

직진은 오두산, 송곳산 방향이고 우측은 거리마을로 연결됩니다.

 

 

멀리 보이는 부분이 상북면 덕현리 일대의 계곡으로

새로운 등로를 꾸며보려고 걷는 내내 시야에서 떨어지질 않았답니다.

 

 

울산 밀양 간 옛 도로가 석남고개를 향해 사면을 가르고 있고, 그 위로 입석대가 보입니다.
 왼쪽 아래 꺾어진 부분이 배내고개로 갈리는 삼거리입니다.

 

 

다시 찾은 '오두산' 정상의 모습입니다.

사방이 막혀 조망이라곤 없어 간단히 사진 한장 남기고

정상석 뒤로 나있는 송곳산 방향의 급경사로 내려섭니다.

참고로 정상석 우측으로 가는 길은 밀봉암, 거리마을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300미터 이상의 고도를 까먹어가며

쏟아질 듯한 급사면을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봄볕은 한창이었으나,

꽃은 아직 계절을 따라오지 못한 듯하여

산정에서의 봄맞이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하네요.

 

 

오두산에서 송곳봉으로 가는 도중 만난 전망대에서 하산할 방향을 가늠해보고

 

 

또다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밀봉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송곳산 방향은 곧장 나있는 방향입니다.

 

 

고만고만한 산길을 쉼없이 이십여 분을 걸으니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지도를 꺼내 확인해보니 송곳산 직전의 하산지점이었네요.

아직 못가본 송곳산을 다녀와야겠기에 서둘러 등로를 잇습니다.

 

 

산자락으로는 알알이 물오른 꽃봉오리들이

손대면 터져오를 듯 한껏 부풀어 있었고,

그 바람에 덩달아 가슴이 달뜬 어설픈 산꾼은

연분홍 치마를 두르고 있는 진달래를 한웅큼 꺾어서

양지바른 산자락을 향해 휘적휘적 걸음을 옮겨갑니다.

 

 

송곳산 직전의 전망터에서 바라본 지나온

오두산에서의 내림길이 장난이 결코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가 있었네요.

 

 

소나무에 매달려있는 '송곳산' 정상목을 사진에 담고

 

 

시원스레 펼쳐지는 풍광들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가운데 석남사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공비토벌기념탑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등로가 다가오고

좌측엔 영알의 맏형 가지산이, 가운데는 쌀바위가,

우측으로는 상운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원점회귀를 위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내림길 역시 가파르기 그지없네요.

 

 

산길을 빠져나와  덕현계곡을 건너  바라본 송곳산 정상부.

 

 

24번 국도 밑을 지나는 굴다리를 빠져나와

목적지인 행정마을을 향한 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영남알프스 둘레길' 이정표.

 

 

포장도로를 따라 도착지인 행정마을의 주차장까지 걸어가면서

오늘 걸었던 등로를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

스스로에게 '구경 참 자알~ 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명품코스로 꾸며본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여럿이 어울려 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혼자 가는 산 또한 내게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산은 고독한 영혼을 받아들이고 아픈 상처를 만져주고 여윈 가슴을 포근히 감싸준다. 그러므로 우울하고 답답하면 머리가 아파오면 군말없이 장비를 챙겨 산으로 가는 거다. 분하고 원통하면 높은 산으로 올라간다. 한이 맺히도록 아프고 그리우면 험한 산으로 가게 된다.

바위를 넘고 절벽을 기어오르며 혼신의 힘으로 천길 벼랑에 매달려 죽을 고비 몇 번 넘기고 나면 아팠던 상처는 쉽게 아물어 간다.

그리하여 삭막해진 가슴, 허물어진 육신으로나마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저 멀리 구름 아래 버티고 서있는 산의 얼굴이 떠오르면 혼자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가슴 벅찬 풍광들을 보는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않은 나만의 귀한 시간이고 특권이라 저 아래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스트레스를 하늘 저멀리 훌훌 털어버리고 아무 것도 담기지 않은 순백의 마음으로 산을 내려가지만 얼마 안가 다시 차오르는 마음속 응어리들을 풀어내기 위해 또 산을 오르려 찾아오겠지 하며 걷는 산꾼의 얼굴엔 엷은 미소가 번져간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 산꾼의 등 뒤에서 늘 변함없이 장구한 세월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입석대가 '인생 뭐 별거 있나? 오늘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우면 될 것을...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잡다한 일들은 흘러가는 세월속에 떠내려 보내라~'고 위로의 말을 던져주고 있는 때문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하나 둘 쌓여가는 삶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져 가지만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매일에 충실하자는 각오를 다지면서 주인을 기다리다 지쳐 잠들고 있는 애마를 깨워 행정마을을 빠져 나와 귀로에 오르는 등 뒤로 밝은 햇살이 힘내라는 듯 환한 미소로 전송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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