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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관광지 거제도의 '옥녀봉'과 동백꽃의 섬 '지심도'를 찾아서...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천혜의 관광지 거제도의 '옥녀봉'과 동백꽃의 섬 '지심도'를 찾아서...

해와달^^* 2013. 3. 27. 01:30

♠ 산행일자 : 2013. 03. 23 (토)  날씨 - 맑음, 박무(薄霧)

♠ 산행장소 : 경남 거제시 장승포동, 아주동, 일운면 일원

♠ 산행인원 : 친구와 함께 안내산악회 따라...

♠ 산행코스 : 거제YWCA - 임도 - 국사봉 갈림삼거리 - 옥녀봉 (왕복)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20분, 3.9km (점심,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높이는 554m로, 노자산(565m), 계룡산(564m)과 함께 거제도를 대표하는 산이다. 옛날 옥황상제의 딸 옥녀에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옥녀가 하늘나라에서 죄를 지어 인간으로 옥녀봉에 내려왔는데 어느 날 지상의 아버지가 딸인 옥녀를 범하려고 달려들었다.

옥녀는 옥림에서 소 울음소리를 내며 올라오면 말을 듣겠다고 하여 옥녀의 아버지는 옥림에서 옷을 벗고 소 울음소리를 내며 기어올라 왔다. 그때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아버지는 죽고 옥녀는 하늘로 올라 갔다고 한다.

 

 

◈ 산행기

지난 주 사량도 지리산 산행에 이어 금주에도 섬으로 떠나본다. 섬 산행이 처음이었던 친구의 감흥이 남달랐던지 다른 곳으로 또 가보자는 유혹에 이 계절에 가볼만한 곳을 고르다가 떠오르는 곳이 있어 일찌감치 신청을 해두고서 어제 경주 근교의 야산을 몇 군데 이어서 걸어보고 주말 새벽 일찍 집을 나와 거제행 버스를 탈 장소인 동아쇼핑 앞으로 달려간다. 일찍 도착한 탓인지 아직 타야할 버스는 오지 않고 각지로 떠나는 많은 버스에 타려는 화려한 복장의 등산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대동로를 물들이고 있다. 얼마 뒤 도착한 친구와 함께 기다리다 시간 맞춰 당도한 버스에 몸을 싣고 대구의 서쪽지역으로 진행하며 세 차례 정도 정차하며 함께 갈 등산객들을 태우고서 구마고속도로를 달려 창녕지역의 영산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주최측에서 내어주는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부산방면으로 달려 거가대교를 건너 대우해양조선소 앞의 아주동에 있는 거제YWCA 주차장에 일행들을 내려놓는다.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방향으로 옥녀봉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산행궤적

 

 

거제 YWCA 주차장에서 장비를 들쳐메고 서둘러 옥녀봉을 향한 오름을 시작합니다.

 

 

체육시설이 잘 꾸며져 있는 삼거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따뜻한 남쪽나라의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완만한 오름을 이어가니

 

 

'현호색'이 맨 먼저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네요.

 

 

가파른 오름이 줄곧 이어져 함께 걷던 산님들이 하나 둘 처지기 시작하고

 

 

임도에 올라서서 이정표를 사진에 담고 마주 나있는

철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가파른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개별꽃'

 

하얀 꽃잎에 깨소금이 떨어져 있는 모습같은

주근깨가 이리도 아름다운 줄 뉘 알았겠습니까...

 

 

가파름을 극복하며 산행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국사봉과 옥녀봉으로 나뉘어지는 삼거리가 있는 주능선에 올라서게 되네요.

 

 

이후의 등로 역시 원통형 계단을 따라

정상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고 헉헉거리며 올라서니

 

지금껏 몸을 움추린 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반가운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얼레지'...

 

꽃잎을 위로 활짝 열어 젖히고 있는 모습이 고혹적이고 도발적입니다.

 

 

이동통신 중계탑, 방송국 송신소, 남해바다의 국토를 방어하기 위한

통신대가 있는 정상이 이제 가까워졌나 봅니다.

 

 

정자 쉼터와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옥녀봉 정상에는

선점한 산님들이 사진을 찍느라 부산한 모습들입니다.

 

 

옥녀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옥포만 대우조선

 

 

 

옥녀봉 정상에서 조선소 건물과 건조중인 선박들이 가득한 옥포만을 바라봅니다. 짙은 연무에 가려 먼 곳까지 조망이 트이지 않아 다도해의 멋진 풍광을 맘껏 볼수 없음이 아쉽지만 임진왜란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가장 처음 왜군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인 옥포만을 내려다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조선 수군과 왜군이 처음 전투를 벌인 옥포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완벽한 승리로 끝이 났는데, 옥포대첩으로 불리는 이 전투에서 대승함으로써 나라를 구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지요.

장구한 세월이 흐른 지금 대우조선이라는 세계적인 조선소가 승전의 장소에 자리잡고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는 선박들을 이곳에서 만들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옥녀봉 정상에서 대우조선을 바라보니 충무공과 조선 수군의 함성소리를 들리는 듯합니다.

 

 

거제 옥녀봉 정상석

 

 

 

옥포만의 뒷산이기도 한 옥녀봉의 등산 안내문에는 옥녀봉의 유래가 적혀있는데 먼 옛날 하늘의 옥황상제 딸인 옥녀가 죄를 지어 인간으로 환생하여 세상에 내려왔다고 합니다. 어느 날 세상의 아버지가 딸인 옥녀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달려들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아버지는 죽고 옥녀는 하늘로 올라가 옥녀봉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네요.

 

 

옥녀봉 대삼각점

 

 

 

옥녀봉에는 1910년 6월 우리나라 최초로 설치된 삼각점이 있습니다.

대마도의 유명산과 부산의 영도 봉래산과 거제의 옥녀봉을 관측하여 설치하였다고 하네요.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공하려는 의도에서 시행된 것으로 보여져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시설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꽃망울을 솟구치며 맑은 햇살을 쪼이고 있는

봄의 야생화 얼레지는 '질투'와 함께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덩치가 작은데다 흔하디 흔한 '남산제비꽃'이지만

언제 등산화에 밟혀 비명횡사할지 모르는 운명이지요.

그래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의 들꽃...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난 철제사다리와 임도를 가로질러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레 이어갑니다.

 

 

종달새가 노래하듯이 하나 같이 입을 벌리며 조잘거리는 '현호색'.

모두들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에 그저 미소만 지어봅니다.

 

 

체육시설이 있는 삼거리 쉼터에서 준비해간 먹거리로 점심요기를 마치고

편백나무 향기를 맡으며 부드러운 등로를 걸어가니

 

 

공설운동장과 재활용센터가 있는 들머리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남들보다 빨리 내려온 탓에 공설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하는 모습을 관전하면서 후미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오늘의 메인 이벤트 장소인 지심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장승포항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동백섬 지심도 터미널에 도착하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 이유는 지심도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매표 순서대로 기다려 승선을 해야 하는 때문이었네요.

 

 

경남 거제도 장승포에서 약 4km 거리에 지심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지요.

섬에는 동백나무가 지천입니다.

마음 닮은 섬에 봄이 찾아와 여인네 볼처럼

붉은 동백꽃이 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에

남녘 끝 거제도의 봄은 더 빨리 찾아왔을 것 같은 마음에

가까이 다가온 봄을 더 빨리 맞고 싶어 지심도로 향합니다.

 

 

각종 나무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외도 등과 함께

거제시 8경(景)의 하나이기도 한 지심도에 상륙하여 본격적인 탐방에 들어갑니다.

 

 

섬은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나무 터널이 시작됩니다.
동백나무, 소나무, 팔손이, 후박나무 등의 상록수가

원시림의 숲으로 남아 있는 이 땅에 보기 드문 보물섬입니다.

 

 

가이드의 안내대로 하자면 마끝의 해안절벽부터 돌아보아야 하지만

모두 한꺼번에 같은 코스로 돌아보게 되면

호젓함이 없는 번잡스러움이 싫어 역코스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겨울 문턱부터 피어난 동백꽃은 붉게 물들이며 언제 만들어졌는지 .....


 누군가의 손에 의해 인위적인 연출이 되어

하트 모양으로 또는 고목나무에 꽃꽂이 되어

지심도를 찾는 이들에게 발길을 멈추게 하네요.

 

 

경남 거제군 지심도는 동백나무 수나 수령(樹齡) 등으로 보아

가장 동백섬다운 동백섬이라 할 수 있는데,

섬 전체의 60~70%를 동백나무가 차지하고

매년 2~3월이면 붉은 동백꽃으로 뒤덮힌다고 합니다.

 

 

싱싱한 꽃봉오리 째로 뚝 떨어지는 동백꽃이

마치 목이 잘리는 형상이라 귀양 온 선비들이 가장 싫어했다고 하네요.

 

 

긴 동백꽃 터널을 지나 바다를 향하고 있는 예쁜 카페를 만나게 됩니다.

아담한 카페로 단장한 일본군 전등소장의 사택이 있는 쉼터.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동백나무에도 활짝 붉은 꽃이 만개를 했네요.

 

 

2차대전 이전까지 일본인의 군사용 전망대로 쓰이던 이 섬에는

일본인이 살던 집, 서치라이트 보관소 등의

역사적 흔적도 군데군데 남아 있습니다.

 

 

'방향표시석'

 

 

지심도는 수 백년 된 고목 동백나무가

섬 전체 면적의 70%를 뒤덮고 있는 진짜 동백섬입니다.

동백과 후박, 소나무 거목들로 가득한 지심도는

걷는 내내 숲 터널을 통과하게 됩니다.

경상도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로 꼽힙니다.

 

 

일본 제국주의 때의 깃발이었던

'욱일승천'기를 게양했던 게양대입니다.

 

 

북쪽 끝 해안전망대에서 유일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동백숲 터널을 지나 맞는 북쪽 끝의 해안전망대에 서면

만경창파의 바다 조망이 시원스럽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심도 남쪽 절벽이 절경이네요.

 

 

'겨울 동(冬)'에 '나무 이름 백(柏)'.

한겨울에도 붉은 꽃을 틔워 올리는 동백은 겨울의 꽃이지만

사실 동백꽃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낙화 무렵이지요.

 

 

동백 숲 터널에서는 하늘도 바다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빽빽한 동백나무만 보입니다.

 

 

 동백꽃은 땅에 떨어져야 더 애잔하고 마음이 가더군요.

지심도(只心島)란 이름은 섬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울창한 동백꽃숲과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가득하고,

그런 숲길은 잠시 숲길에 취해서 숲과 얘기하며

소근거림으로 귓가를 간지르며 걸어봅니다.

 

 

드문드문 내려앉은 빛의 조각이 바닥에 뒹구는 동백꽃을

물감으로 뿌려놓은 듯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합니다.

 

 

동백 숲 터널을 걷다 보면 지심도 트레킹의 백미를 느낄수 있답니다.

 

 

지심도에서 가장 높은 활주로에는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마을 주민들이 이곳 활주로에

흔들의자와 망원경을 갖춘 예쁜 전망대도 조성해 놓은 덕분에

이곳 전망대는 지심도 기념촬영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어

저 또한 예외일 수 없었답니다.


망망대해. 다도해로 이름난 남해안에서

이렇게 탁 트인 바다를 보기는 어려운 법인데도,

지심도의 바다는 꼭 동해바다처럼 끝이 없는 느낌입니다.

 

 

이곳에서는 흔들의자와 망원경을 갖춘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네요.

그래서 이곳 전망대는 지심도의 명소로 꼽힌다고 합니다.

 

 

봄의 전령사라는 매화가 고결하고 맑은 꽃을 피운다면,

동백은 나른한 봄에 강렬한 비장한 아름다움으로 방점을 찍어 줍니다.

 

 

지심도는 아름다운 풍광만큼 가슴 아픈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말, 태평양전쟁에 혈안이 된 일본군이 해안 방어를 위해

섬 곳곳에 군사 시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은 탄약고입니다.

 

 

생각보다 깨끗하고 완전한 탄약고의 모습에 일본인들의 섬세함이 돋보이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섬에서 아픈 과거와 마주하는 게 유쾌하지만은 않네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 아픔까지도 우리가 보듬어야 할 역사인 것을요...

 

 

해안방어를 위해 설치해 놓은 포진지가 섬 남단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본군은 태평양전쟁 말기 이곳에서 전투기로 폭격을 퍼붓는 미군과 격전을 치렀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 불렸던

거제 지심도의 동백숲길.

 

 

먹지 위에 흩뿌려진 흰 물감같이

길 위에 듬성듬성 내려앉은 빛의 조각이

동백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합니다.

 

 

나무 아래 떨어진 꽃송이도 나무에 매달린

봉오리 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흩어지고 뿌려지듯 내려앉은 동백꽃송이는

지심도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네요.

 

 

봄의 훈기가 퍼지기 시작하면
힘겹게 한 송이씩 꽃을 피우던 동백들이
불 붙듯이 타올랐다가 일제히 떨어집니다.

 

 

이제는 마끝을 향해 걸어봅니다.
동백 원시림이 끝없이 늘어서있는 오솔길을 따라 15분 정도를 또 걷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지심도의 남쪽 끝... 마끝입니다.


이곳에 닿는 순간, '여기가 세상의 끝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풍경과, 그곳으로 난 길이, 묘한 기분을 가져다 줍니다.

 

 

지심도의 산책은 편안한 휴식을,

그리고 여유로운 시간으로 세상 밖은 하얗게 지워버리고

삶의 새로운 충전을 가득 채워갈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길의 끝에서 만난 광활한 바다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먼 길 마다않고 달려온 방문객은

어렴풋한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말없이 바라만 봅니다.

 


바닷물이 반짝이고 있는 걸 보면

연무 사이로 햇살도 스며들어 오고 있나 봅니다.

 

 

은은한 지심도의 햇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 지심도를 다 돌아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시간.

느긋하게 걸었던 탓에 발걸음은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오후 4시 40분까지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라는 가이드의 말이 기억난 까닭이지요.

 

 

동백꽃이 또 하나의 사랑꽃이 되었네요.

동백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초록의 오솔길에

마치 붉은 카펫처럼 모가지째 낙화한 동백꽃이

하트모양으로 재탄생한 모습입니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하나씩 만들어 놓은 사랑꽃이 특별해 보입니다.

 

 

인기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되었던 곳이라 눈에 익은 깃발을 꽂아 놓았네요.

 

 

지심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거제도는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시간 맞춰 도착하는 여객선이 오지 않으면 꼼짝없이 섬에 묶일 판이라

줄을 서서 뭍으로 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동백꽃의 섬 "지심도(只心島)"
지심도...  아름드리 수백년 된 동백나무 원시림이 가득한 곳, 한아름 동백꽃을 가득 담아 섬의 비경을 고이 간직할수 있는 곳.
반짝이는 초록잎, 그 사이로 붉고 탐스럽게 피어 꽃다발처럼 보이며 여인의 붉은 입술로 유혹하듯 빨려 들어가는 곱디 고운 동백꽃이 손짓하며 지심도로  유혹을 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은 자연이 그려내는 그림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마음 속을 채운다.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도 지심도는 다채로운 자연의 빛깔로 기억되고 있으리라.

두 시간을 걸으면 다 볼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동백꽃이 개화하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동백으로 인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는 화려한 변신에 주어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느긋하게 걸어본 오늘의 지심도 트레킹...

기다림에 서러운 동백꽃이 눈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져 지심도 오솔길을 꽃길로 수놓아 꽃멀미로 아찔하게 만드는 지심도를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이제는 섬을 떠나 집으로 돌아갈 시간!

순서를 기다려 승선을 하고 장승포를 향해 떠나는 배 안에서 멀어져가는 동백꽃섬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세속의 찌든 때 멀리 멀리 날려버리고 깨끗한 마음만 가지고 돌아올 것 같아 꼭 다시 찾고 싶은 섬...

귀로의 버스 안에서도 머리속은 온통 핏빛 동백꽃 생각뿐이다. 그만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탓이리라.

아름드리 동백나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동백터널과 대숲길이 이어지는 원시림같은 오솔길 그리고 해안절벽에서 내려다보던 그 순진무구한 물빛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내년에도 봄의 소리를 들으며 초록의 향이 짙게 배인 동백잎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꼭 듣고 싶다는 염원을 가슴에 품고 장거리 여정의 피곤함을 풀어보려 젖힌 의자 깊숙히 몸을 내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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