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부처님 오신 날... 통도사 19암자 순례 산행 (1) 본문
♡ 산행일자 : 2013. 05. 17 (금)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상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마음속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되내이면서...
♡ 산행코스 : 통도사주차장-관음암-보문암-무량암-축서암-영축산-함박등-함박재-백운암-비로암-극락암-반야암-서축암-금수암-자장암-사명암-백련암-옥련암-서운암-수도암-안양암-취운암-보타암-통도사-영축산문
♡ 산행시간 및 거리 : 10시간 15분, 22.09km (공양, 참배,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지난 달 2번에 걸쳐 사전답사 형태로 영축산과 늪재봉을 포함해 주변 암자들을 돌아보는 산행을 마치고 D-day를 기다린 끝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중생들에게 자비와 광명을 주신 참뜻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자 계획했던 영축산 자락 아래 산재해 있는 통도사와 그 주변의 19암자 순례 산행을 실행하고자 5시30분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발딱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마치고 아침을 챙겨 먹고서 통도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7시가 채 못된 시각에 도착한 통도사 입구에는 새벽같이 달려온 참배객을 태운 차량들로 산문 입구까지 줄을 잇고 있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새삼 신앙의 힘이 무섭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차례를 지켜가며 좁은 도로를 통과하여 도착한 통도사주차장에는 거의 텅 비어있어 빠져 나올 때를 감안하여 산문 가까이 차를 주차시켜 놓고 산행준비를 한 후에 영축산문을 사진에 담고서 널찍한 주차장을 가로질러 주차장 끄트머리에 있는 대명파크맨션 방향으로 진행을 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줄지어 쉼없이 산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차량들을 보면서 산내암자 순례를 시작합니다.
영축산 산문 우측 주차장을 지나 대명파크맨션 울타리를 따라
잠시 오르면 관음암 표석과 본당의 모습이 보입니다.
첫번째로 들러볼 관음암 입구의 모습입니다.
좌측으로 진입 후 관음암을 둘러보고
우측의 길과 재차 합류하여 진행이 됩니다.
우측으로 바라보는 관음암 너머로
영축지맥 마루금은 짙은 구름으로 가득합니다.
1. 관음암(觀音庵)
통도사 울타리 밖에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관음기도 도량으로, 30여 년 전 승려 태응이 창건하였다. 원래 대처승의 가족들이 모여 살던 사하촌이었으나 신도들과 함께 집과 주변의 논밭을 매입하여 현재의 암자를 조성하였다고 한다. 대웅전인 자광전(慈光殿) 앞에는 석등과 돌난간을 두른 5층 사리석탑이 세워져 있는데, 석탑에는 미얀마에서 온 부처의 진신사리가 안치되어 있다.
자광전(慈光殿)과 5층 사리석탑
요사채
절 마당 한켠에 원두막같이 만들어 놓은 휴식처와
나그네상이 보이는 옆으로 진행하면
관음암 표석에서 이어져 온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합류가 된 도로를 걸어가면 멀리 서리마을회관이 보이고
그 뒤로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 영축산이 올려다 보이네요.
서리마을회관 앞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평산마을 갈림길에서 직진형 우측 지산마을 방향으로...
무량암과 보문암은 지산마을로 가는 길 왼쪽 "이 뭐꼬"라는 카페 바로 뒤 갈림길에서 아래쪽으로 가면 흰색 컨테이너 뒷편 기와집이 보문암이고, 갈림길 조금 위쪽으로 가면 무량암이 있습니다. 먼저 좌측의 두 번째 방문지인 보문암을 들러보고 난 다음 세 번째로 무량암을 둘러 볼 예정이라 보문암부터 길을 찾아들어 갑니다.
멀리서 보면 잘 지은 기와집이라고만 생각되는 보문암의 모습입니다.
2. 보문암(普門庵)
보문암은 길에서 보면 마치 옛날 양반 대갓집을 연상케 하듯 우뚝 솟아 있다. 입구에는 연꽃 연못이 있고 건물은 한 동이다.
보문암은 개인 법당으로 경남 의령이 속가인 덕봉스님이 1992년 창건하였다. 통도사 직할 암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산문 밖 암자로서 관음암, 보문암, 무량암, 축서암이 있다. 월하스님이 쓴 "보문암" 현판이 걸려있다.
보문암 본당
윗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 국수나무, 지칭개, 노랑꽃창포)
3. 무량암((無量庵)
외부에서 보면 사찰이라기보다 기와집으로 된 일반 가정집처럼 보인다. 사찰 건물은 법당과 승려가 거주하는 거처로 이루어져 있는데, '一'자형 건물 중간에 법당 입구가 솟을대문처럼 돌출되어 있다. 법당인 ‘무량수전(無量壽殿)’에는 아미타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법당 현판은 승려 월하가 썼다. 암주는 승려 관우이다.
여느 시골집과 같이 느껴지는 무량암
무량암을 나와 주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나오는
지산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이후 축서암 표지판을 따라 지산마을 영지곡을 지나
고요한 오솔길을 오르니 울창한 숲 속에 축서암이 시야에 잡힙니다.
4. 축서암(鷲棲庵)
통도사의 울타리 밖에 있는 4곳의 암자(관음암,보문암,무량암,축서암) 중 하나이다. 통도사에서 북서쪽으로 3㎞ 떨어진 지점에 있다. 1711년(숙종 37) 창건하였으며, 지금의 건물은 1863년(철종 14) 중수한 것이라고 하나 정확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사찰 명은 영축산의 옛 이름이 '축서산'이어서 옛 산이름을 회상하여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절은 남향으로 세워져 햇볕이 잘 들고 주위가 평평하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선화가(禪家)로 유명한 승려 수안(秀眼)이 주지로 있으며,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법인 ‘자비원’을 운영하고 있다. 절 중에 된장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소박하지만 예쁘게 꾸며놓은 모습이 첫눈에 보아도 맘에 쏙 드는 절이네요.
축서암 본당과 요사체
윗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작약, 병꽃나무, 만리향, 불두화)
축서암을 둘러보고 다시 되돌아 나와
우측으로 반야암 능선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적송이 군락을 이루는 숲길을 잠시 들어서게 되면
'영축산 3-1' 조난팻말이 나오고 널찍한 등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오월의 싱그런 초록의 나무들...
저절로 산꾼의 마음도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처음 만나는 갈림길에서 가야할 방향은 직진의 돌밭길입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좌우로 도열해 있는
오월의 숲길에는 청량함이 용솟음치고 있습니다.
드디어 지산마을에서 오르는 주 등로와 만나고...
만나는 임도마다 가파른 지름길로 올라서며 쉼없이 등로를 이어갑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자연스럽게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
중요 포인트인 갈림길...
보편적으로 임도를 계속 따르다
영축 동릉을 타고 정상을 오르지만
오늘은 좌측 사면길을 따라가보기로 합니다.
막바지의 가풀막이 가뿐 숨을 몰아쉬게 하지만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의 바다입니다.
한발한발 내딛는 발끝마다 마음속으로 '석가모니불'을 외치며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져들어가노라니
발걸음은 어느새 또다시 만나는 임도에 올라서게 만들었네요.
신록의 그늘숲에 정말 눈이 즐겁고 시원한 풍경입니다.
다시 만나는 이정표를 보니
이제 취서산장에 거의 다온 듯합니다.
다시 만나는 취서산장.
이른 시각인지 개점휴업이네요.
삼남면 방기리, 가천리 일대가 아래로 펼쳐지고,
울산의 문수산, 남암산이 연무사이로 희미하게 다가옵니다.
통도사 방향의 조망으로 곳곳에 산내 암자들이 산재해 있고,
봉화봉-늪재봉 능선 너머로 운무에 뒤덮힌 천성산이 보입니다.
방기리 갈림 삼거리
1,000m가 넘는 고산이라 아직도 연달래가
활짝 피어있는 모습에 덩달아 밝아지는 심신이네요.
전망터에서 다시금 시원스런 조망을 두 눈에 담아봅니다.
이번에는 남쪽으로 눈을 돌려 오룡산에서 늪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담아보고서
보면 볼수록 웅장한 독수리바위의 위용에 감탄해 하면서도
불과 한달 전에 보았던 황량함 대신에 신록이 우거진 모습에
세월의 유수같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정상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 어느 누구도 접근이 어려운
천연 요새를 방불케 하는 단애가 형성되어 있고,
정상을 향하여 주변의 조망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아리랑릿지 너머로 신불공룡이 시야에 잡히고,
신불산 정상은 구름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조금 전 취서산장에서 만났던 산님이 물을 구한다기에
산장 좌측으로 올라가라고 얘기했었는데
먼저 떠났으니 이미 지나갔으리라 생각하면서
정상을 향해 삼거리를 통과합니다.
어느 새 뒤따라온 운무가 신불평원을 뒤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번에는 독차지했던 영축산 정상이지만 오늘은 홀로가 아닌 둘이랍니다.
가야할 함박등이 운무속에 가려지려는 순간입니다.
죽바우등은 이미 안개속으로 사라져버렸네요.
먼저 도착한 산님에게 사진 한장 부탁해서 유일한 증거를 남겨봅니다.
이후 함박재까지 동행을 하게 되네요.
비로암 갈림 삼거리
언제 그랬냐는 듯 짙은 운무는 말끔히 사라져버리고,
신불평원의 깨끗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니
우측은 신불산이며 좌측으로 신불서릉이 펼쳐지고...
올 가을 영알의 산정을 노래할 억새밭 너머로
재약산, 천황산도 사진에 담고서
지나온 영축산을 되돌아보면서 자주 찾아오리라며
무언의 약속을 남기고 함박등을 향한 걸음에 박차를 가해봅니다.
추모비가 있는 1060봉에서 뒤돌아보는 영축산 정상 방향 입니다.
갈림사거리
(← 비로암, ↑ 함박등, 시살등, → 배내골, 청수좌골)
언제 보아도 가슴을 울렁이게 만드는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의 마루금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지나온 등로 너머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황홀합니다.
저 멀리 재약산, 천황산이 형제처럼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고,
우측 멀리 운문산, 가지산이 아스라합니다.
초행길이라고 하는 함께 걷는 산님에게 환종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며
좋은 날씨에 멋진 조망이 복 받은 하루라고 즐거워하면서
함박등에 올라 지나온 등로를 되돌아보며
한발한발 내딛는 발걸음의 대단함을 얘기하면서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를 내어놓고 휴식을 가져봅니다.
함박등에서 바라보는 가고자 하는
비로암 그리고 극락암과 반야암을 그려 봅니다.
함박등의 기암을 사진에 담고서
얼마 후 당도한 함박재에서 동행과의 아쉬운 이별을 고합니다.
부디 완주하시길 빌어봅니다.
가파른 내림을 조심스레 내려오니 한달 전보다 녹색의 융단으로
푸르름이 더해진 주변 풍광에 다시금 시간의 빠름을 실감합니다.
5. 백운암(白雲庵)
892년(신라 진성여왕 6) 조일(朝日)이 창건했으며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1810년(조선 순조 10) 침허(沈虛)가 창하고, 1970년대에 경봉(鏡峰)이 후원하여 사세를 크게 확장하였다. 통도사의 여러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여 예로부터 수도처로 유명했으며, 특히 만공(滿空, 1871∼1946)이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는 등 여러 고승들의 일화가 전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법당과 산신각 요사채등이 있으나 유물은 특별한 것이 없다. 저녁 무렵의 아름다운 경치와 절의 북소리는 예로부터 통도팔경 중 하나로 유명하다. 또 금수(金水)라는 약수가 잘 알려져 있다.
법당이 좁아 입구에서 예불을 올리고 있는
법우님들의 모습에 차마 지나가기가 송구할 지경입니다.
용왕각 앞에 깔려 있는 돗자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삼배로 부처님께 예경(禮敬)을 올립니다.
많은 인파로 인해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금수(金水)로 목을 축인 후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백운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가까이 있다는
비로암으로의 지름길을 찾아보았지만
찾지를 못해 종전처럼 정상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다시 만나는 비로암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6. 비로암(毘盧庵)
극락암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 있다. 1345년(고려 충목왕 원년) 승려 영숙(靈淑)이 창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1578년(선조11) 태흠대사가 중건하였고 그 뒤의 중건, 중수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법당에는 비로나자불이 주불로 봉안되어 있고 법당 앞에는 삼층석탑과 석등이 세워져 있다. 다른 암자와는 달리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 형태인 '북극전'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있는 ‘칠성탱화’의 진본은 국보급 문화재로 인정받아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비로암 역시 많은 불자들로 인해 복잡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인데 어느 사찰인들 이같지 않을까요?
아담하게 꾸며진 연못을 사진에 담고 점심 공양을 하기 위해 공양간을 찾아갑니다.
원래 계획은 극락암에서 공양을 할 예정이었지만
아마도 그곳은 여기보다 더 복잡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입니다.
비로암 북극전(北極殿)
감사한 마음으로 공양을 마치고 설거지하는 보살님께 잘 먹었다는 인사를 남기고 비로암을 나와 포장길을 따라 극락암으로 가는 길 활수교를 지나 백운암에서 내려온 삼거리 입구에서 차량통제를 하는 처사님들과도 인사를 나누고서 포장도로를 따라 솔숲이 우거진 등로를 이어가니 별 어려움 없이 극락암으로 진입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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