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새로운 코스로 엮어 걸어본 경주 토함산 본문
♣ 산행일자 : 2013. 05. 24 (금)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토함산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시부거리 - 만호봉 - 공예촌갈림길 - 시부거리갈림길 - 사시목갈림길 - 토함산 - 사시목갈림길 - 유인월성김씨묘 - 시부거리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9.44km (식사 및 휴식, 들꽃과 노닐면서.... GPS기준)
◈ 산행기
당직근무 마치고 으례껏 떠났던 산행이 장모님 백내장 수술 때문에 포기를 하게 되고, 다음날인 오늘 미리 휴가를 낸 탓에 꿀맛같은 휴식을 사흘씩이나 맞이하게 되었으니 집에 혼자 있자니 좀이 쑤셔 있을 수가 없다. 비록 바깥 날씨가 덥다 하지만 맑은 하늘이라 밥 대신 빵과 과일 몇개 챙겨서 배낭에 갈무리하고서 보문단지를 지나 덕동댐 방향으로 달려간다. 오늘 가보고자 하는 곳은 토함산이다. 그동안 여러 번 올랐던 지역의 산이지만 아직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코스로 꾸며서 돌아볼까 싶다.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올라서면 덕동호가 나타나고 호수 건너편으로 동대봉산이 올려다 보인다. 오뉴월 하루 햇볕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는 숲이 점점 더 색깔이 짙어짐을 느낄 수 있다. 호수를 끼고 나있는 꼬불꼬불한 호반길을 따라 덕동교를 지나 1km 정도 더 달리면 '시부거리' 이정표가 나오고 우측의 북천 건너편으로 보이는 시부걸(시부거리)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그늘을 드리운 큼지막한 나무 밑 작은 공터에 애마를 세워놓고 도로를 따라 시부거리 마을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시부거리 마을 입구의 다리를 건너자마자 차를 세워놓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마을 입구 삼거리.
진행방향은 우측으로 계속 이어지고,
하산길은정면으로 보이는 주택 우측길입니다.
마을 앞을 지나 곧장 나있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등로는 이어집니다.
비포장 임도를 따라가니 이정표가 반겨주네요.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괴불주머니, 미나리아재비, 벼룩나물, 노루오줌)
곧장 나있는 등로는 보불로삼거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만호봉을 들러야겠기에
'낙석주의' 입간판 옆으로 급사면을 치고 오르기로 합니다.
가파르기는 이를데 없고,
등로마저 희미한 짐승길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인지라
잡풀을 헤치며 무작정 위로 올라갑니다.
너덜지대 입구에서 허리를 펴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토함산 자락에서 처음 본 너덜지대도 사진에 담고서
계속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을 희미한 짐승길을 따라 무작정 치고 오릅니다.
아무래도 정상 등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름길 우측 방향으로 허리길을 따라 진행하니
그제서야 정상등로와 합류를 하게 되네요.
다음 기회에 다시 확인해 봐야할 숙제로 남았네요.
초록의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이 너무 좋아
고개들어 한참을 쳐다보다가 담아봅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갈퀴나물, 국수나무, 민백미꽃, 노린재나무)
아는 표지기를 만나니 더없이 반갑네요.
평일인데다 평소 인적이 드문 호젓한 산길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낙엽 수북한 등로를 올라서니
만호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몇년 만에 다시 찾으니 무덤가에 철조망은 걷어지고
누군가 만호봉이라는 표식을 붙여놓았네요.
만호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토함산의 모습입니다.
만호봉에서 내려와 등로를 잇다가 평평한 곳을 골라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빵과 과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갑니다.
이어 만난 보불로 갈림삼거리 입니다.
약 7~8분후 오거리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진행방향은 좌측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곧게 뻗은 잣나무들을 보면서
더위에 지쳐가는 심신을 다잡아가며 걷다보니
사대부집 마나님이었는지 일반인 무덤보다 규모가 큰
'유인월성김씨'묘를 지나 직진의 등로를 이으면
따가운 오월의 햇살로 부터 푸르른 숲이
자외선을 막아주는 걷기좋은 등로를 내려서니
시부거리로 내려서는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리장나무, 우산나물, 둥굴레, 조개나물)
삼림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하는 금줄을 쳐놓은 등로를 따라
바람 한점없는 무더운 숲길을 걷노라니
500미터 간격으로 세워져 있는 이정표가
이제 정상까지 2km 남았음을 알려줍니다.
오월의 날씨치고는 너무 더운 오늘...
바람 한점 없는 숲길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지만
그나마 잣나무 조림지에 들어서니 눈이 즐거워짐에
한숨 돌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산은 산으로 이어지는 것,
인생 또한 삶도 삶으로 다시 이어지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겠지요.
매사 긍정적인 사고로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서
산을 찾으며 건강과 삶의 재미를 느끼는 생활이 참으로 좋으네요.
사시목 갈림길.
좌측으로 황룡휴게소 방향으로
1km 남은 정상까지 다녀온 뒤
다시 이곳까지 와서 출입금지 구간을 넘을 예정입니다.
부드러운 등로에다 우거진 숲길에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이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네요.
보기만 해도 '참 좋다~'라며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잣나무 숲길입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큰꽃으아리, 봄맞이꽃, 애기똥풀, 벌깨덩굴)
마동 삼거리.
우측의 마동으로 내려가면 코오롱호텔 주차장이 나옵니다.
눈에 익은 평지성 등로가 나타나는걸 보니 이제 거의 다온 모양입니다.
산불감시초소
아무도 없는 토함산 정상입니다.
짙은 연무로 인해 동해바다가 보일 만큼
시원스런 조망을 즐기지 못하는게 아쉬움으로 남지만
인간사 어찌 다 맘대로 되겠습니까...
정상 부근에 있는 멋진 소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어가기 좋은 곳이지요.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따라 되내려와
다시 만난 사시목삼거리에서 직진의 금줄을 넘어 등로를 이어갑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팥배나무, 은방울꽃, 노란장대, 광대수염)
뚜렷한 등로가 출입금지 구역이지만
알음알음으로 다니는 이들이 제법 많은가 봅니다.
무명묘를 하나 지나고 다시 만나는 분묘가
또 '유인월성김씨'묘입니다.
이곳이 중요 포인트로써, 우측은 황룡휴게소 방향이고
시부거리로 원점회귀하기 위해서는 좌측 내림길로 내려서야 합니다.
쏟아질 듯한 내림길에 수북이 쌓인 낙엽속에 숨어있는
돌부리가 자칫 발목을 다칠까 염려되지만 조심스레 내려서니
우측으로 급히 꺾이며 내려서는 등로를 따라 내려섭니다.
마주보이는 등로를 따라나서면 산행 시작 때 만났던 계곡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멀리서 4번 국도를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이 들려오는걸 보니
시부거리 마을이 가까워지나 봅니다.
마주 보이는 산은 동대봉산이랍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은난초, 여로, 산골무꽃, 소리쟁이)
숲을 빠져나와 만난 시부거리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산길에서 빠져나오며 되돌아본 날머리의 모습입니다.
다시 만난 마을 입구의 삼거리에서
직진길을 따라 털레털레 걸어내려가
나무 그늘에서 졸고 있는 애마를 깨워 집으로 향합니다.
느지막히 간단히 행장을 꾸려 찾아간 토함산.
새로운 코스로 엮어서 걸어본 오늘의 산길은 5월의 날씨치고는 유례가 없는 무더위인데다 바람도 한점 불지 않는 숲길이어서 조금은 힘들게 느껴진 산행이었다.
게다가 산행 초반 짐승길을 따라 무작정 급사면을 치고 오르면서 진을 뺀게 더 힘들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일은 대구의 앞산자락길 환종주가 예정되어 있는데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마을을 빠져나오니 나무 그늘 아래 편안히 졸고 있는 자동차를 깨워 덕동댐을 끼고 달려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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