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부드러운 등로에 멋진 조망이 자꾸만 찾게 만드는 팔공산 마애불능선-폭포골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3. 06. 22 (토) 날씨-흐림
★ 산행장소 : 대구 팔공산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팔공C.C입구 삼거리 - 한봉 - 삿갓봉 - 바른재 - 폭포골 폐산장 - 동화사 - 팔공C.C입구 삼거리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35분, 9.85km (점심, 휴식, 사찰 관람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오늘도 변함없이 산을 찾아 떠나고자 전날 꾸려온 배낭을 차에 싣고 고속도로를 달려 팔공산을 향한다. 기회가 닿는대로 팔공산을 찾으며 넓디 넓은 골짝마다 하나하나 돌아보고픈 마음에 요즘 연이어 팔공산을 향한 발걸음이 잦은 편이다.
기상대의 예보와 달리 비가 내려 산행을 망설였지만 흐린 하늘이지만 더 이상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아 출발을 감행해본 길이다.
오늘 걸어볼 코스는 지난 번 한번 올라본 곳이지만 하산길을 달리해서 걸어보기로 한다. 그리 힘들지 않은데다 멋진 조망을 시종 보여주었던 마애불능선길을 올라 신령재나 바른재로 하산하여 동화사를 들러볼 계획이다.
산행시간을 봐가며 결정하기로 하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도착한 팔공컨추리클럽 입구 삼거리 부근에 차를 세워놓고 팔공컨추리클럽을 알리는 커다란 표석을 사진에 담으며 표석 뒷쪽의 산길로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팔공컨트리클럽 표지석 뒤로 나있는 오름길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입니다.
촉촉히 젖은 숲길이 한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안정감이 드네요.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인봉능선에는 짙은 비구름이 두르고 있습니다.
뒤돌아 본 하늘엔 지난 주 올랐었던 문암산(좌)이 보이고,
그 뒤로 구절송이 있는 감태봉, 우측으로는 공산, 응봉산, 동응해산이
차례로 도토리 키재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삼각점이 있는 515.9봉
두번 째 걷는 산길이지만 참 마음에 드는 길입니다.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동화사 통일대불.
조용히 두손 모아 합장으로 예경을 올립니다.
의자로 사용해도 될 바위가 있는 마사토 공터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폭포골로 나뉘어지는 모래재 갈림길에 도착하게 됩니다.
(↖ 동화사, ↑ 폭포골, ↗ 한봉, 삿갓봉, ↘ 팔공C.C 도로)
잘 닦여져 있는 산길에 군데군데 유실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팔공산 등산로 중 부드럽기로는 손꼽히는 구간입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노루발풀, 뱀무, 초롱꽃, 쥐똥나무)
한봉(607봉)
팔공컨트리클럽 뒤로 인봉능선이 펼쳐지고
크트머리의 노적봉은 구름속에 잠겨있네요.
하산 경로인 폭포골이 아래로 보이고 팔공산 정상부는 오리무중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팔공C.C에서 골프치는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고,
자욱한 비구름은 주능선을 넘어오기 시작합니다.
안개가 몰려드는 숲길은 환상적인 몽환의 길로 이어집니다.
등로 좌측의 신녕봉에도 운무가 찾아드는 모습입니다.
널찍한 바위가 있는 쉼터에서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김밥을 꺼내 맛난 점심시간을 가져봅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골프장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먹는 김밥이 오늘따라 더 맛있는건 무슨 이유인지...
마애불능선 등로에서 가장 멋진 기암이 눈 앞에 다가왔네요.
하지만 통과하기는 만만찮답니다.
바위 좌측 아래로도 등로는 있지만 위험구간이라 출입을 금하고 있어
우측 아래로 내려서지만 밧줄을 부여잡고 통과해야 한답니다.
바위를 에돌아 올라와 돌아보니 역시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능선길을 한걸음씩 내디디며 올라선 끝에는 삿갓봉이 반겨줍니다.
오늘은 좌측 도마재로 향한 걸음을 이어봅니다.
쾌청한 날씨의 산행도 좋지만 운무 가득한
환상적인 숲길의 걸음도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구조번호 NO.38번이 있는 바른재.
이곳에 잠시 망설이다가 좌측 폭포골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큰 대(大)자로 드러눕고 싶을 만큼 진한 유혹을 느끼게 만드는
푸르른 풀밭이 머리를 풀고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멋지네요.
바른재에서 동화사까지 3.4km 거리라 제법 먼 거리이지만
돌돌돌 흐르는 계류소리를 음악삼아, 길섶에 피어난 들꽃을 사진에 담으며
걷는 걸음이라 심심하지 않은 길이었네요.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털중나리, 돌양지꽃, 석잠풀, 산수국)
도마재(신령재)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폭포골 삼거리.
대구 올레길 구간의 폭포골 코스 반환점입니다.
폭포골의 제일 볼거리인 폭포입니다.
어제 내린 비가 큰 도움이 된듯 하네요.
청류가 흐르는 폭포골 숲길에 들어서면 온 몸이 선뜻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땀이 땀구멍으로 다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폐산장이 있는 갈림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약수암 방향으로
길을 들어 동화사를 들르기로 합니다.
폐산장 입구의 다리 아래 계류에서 탁족을 즐기며
흘린 땀을 씻어내고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갑니다.
갈림길을 떠나 골짝을 올라서면 능선 너머로 약수암이 나타나고,
동화사 방향의 능선을 따라 내려가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약수암 입구의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지난번 찾았을 때 짓고 있던 건물이 바로 '템플스테이'를 실시하는 공간이었네요.
예쁜 연등이 줄지어 달려있는 동화사를 향한 길은
운치있는 오솔길로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참조팝나무, 낮달맞이꽃, 벼룩나물, 황금달맞이꽃)
부도탑 입구의 인악당
대구 동화사 인악당대사 의첨 비(大邱 桐華寺 仁嶽堂大師 義沾 碑.대구 유형문화재 제61호)
인악당은 조선 시대 고승 인악 대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각입니다.
인악대사비는 귀부를 거북으로 하지 않고 봉황으로 조각한 것이 다른 비석들과는 비교가 되는 특이한 점이랍니다. 이것은 동화사가 봉황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문은 1808년에 경상도 관찰사로 있던 안동 김씨 김희순이 짓고 썼는데 왕희지(王羲之)풍의 필체로 서법이 매우 유려하다 합니다.
대구 동화사 당간지주 (大邱 桐華寺 幢竿支柱, 보물 제254호)
절에 행사가 있을 때 절의 입구에는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합니다.
석탑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설치되어 있는 연등이 여지껏 남아 있어
이 또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네요.
붉은 연등으로 장식된 인악대사(仁嶽大師) 나무 아래
다정한 모습의 연인... 한 그림 되지요?
봉서루 앞에 서니 중국에서 온 스님들이 동화사 순례를 마치고 나서는 모습이 잡혀
사진에 담고서 봉황알을 만지며 발원을 하고 대웅전을 향해 올라갑니다.
동화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좌측에 아미타불,
우측에 약사여래불을 모셔놓은 대웅전 내부의 모습입니다.
'바위취'
동화사는 대구의 대표 사찰로
경내에 "통일약사여래대불" 이 있는데,
이 대불은 92년도에 약 10,000평의 부지에
전북 익산에서 약 5000톤의 석재를 가져와
높이 33m로 제작한 세계 최대의 석조대불이라고 하며
석탑도 약 17m 로 국내 최대의 삼층석탑입니다.
통일대불 앞에 있는 석탑 뒤로 노적봉과 남,북 방아덤이
시야에 들어와 산행 중 못본 아쉬움을 멀리서나마 달래봅니다.
팔공산동화사봉황문(八公山桐華寺鳳凰門)
동화사 동편 입구 마애불 주변의 구 주차장에 있는 산문이다.
근래들어 일주문 역할은 서쪽에 있는 동화문에 자리를 내주었지만 실질적인 동화사의 일주문이다.
편액은 '팔공산동화사봉황문(八公山桐華寺鳳凰門)'이라 쓰여 있는데, 동화사의 터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기에 일주문의 이름도 봉황문이라 붙였다.
원래 일주문은 지금의 옹호문 자리에 있었으나 근래 사역을 확장하면서 지금 자리로 옮겼다. 전체적으로 볼 때 조선후기의 건물이다.
일주문 답게 기둥 2개를 나란히 세우고 그 위에 다포계 공포를 짜 올렸다. 기둥 앞뒤로 보조기둥을 세우고 인방을 질러 보강하였다.
처마는 겹처마로 구성하고 한식기와를 올려 팔작지붕을 올렸다. 네 모서리 추녀 밑에는 활주를 세워 지지하였다.
동화사입구마애불좌상(桐華寺入口磨崖佛坐像)
(보물 제243호)
대좌는 상·중·하대로 구성되었는데 하대는 구름무늬에 가려져 중대와 상대만 보인다. 이 구름무늬는 매우 사실적이어서 상대의 화려한 연꽃 무늬와 함께 조화를 이루어 불상 전체에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마애불로서 상·중·하대를 모두 갖춘 대좌를 표현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환조로 조각된 불상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대좌가 9세기를 전후한 때부터 유행하고 있었다.
광배는 두줄의 선으로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표현하였고 그 가장자리는 화염문으로 장식하였는데 그 표현이 매우 정교하다. 이 불상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대좌나 광배, 형식화된 옷주름 등으로 볼 때 9세기 이후 신라하대 양식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다육식물인 '애기솔세덤'이 예쁜 꽃을 피웠네요.
동화사를 빠져나와 도로를 따라 걸어 도착한 팔공C.C 입구 삼거리에서
들머리였던 입간판을 담으며 폭포골 탐방을 마무리 합니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한줄기 쏟아질 듯한 분위기였지만 오늘 산행을 못가면 보름 가량 개점휴업 해야할 판이라 비를 맞더라도 가보자는 심정으로 찾은 팔공산. 다행히 흐린 하늘에 산마루에는 짙은 구름이 덮혀있는 조망은 별로인 산길이지만 촉촉히 젖은 마사토길이 오히려 산길을 걷는 발걸음을 편하게 해주고 아름다운 자연의 초록빛에 두 눈이 시원스럽고 산 아래 폭포골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는데다 청아한 새소리 또한 멀리서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니 휘파람이 저절로 불어지는 행복한 산길이 된 오늘의 여정이다.
부드러운 등로에 조망이 시원하고 암릉이 적절히 배분되어 걷는 재미 또한 쏠쏠한 폭포골 우측의 마애불능선...
다시 또 걸어보고 싶은 이 길을 다음에는 친구들과 찾아와야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담고 산행을 마무리하고 정체가 시작되는 도로사정을 감안하여 서둘러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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