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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천혜의 요새 '구미 천생산'을 찾아서... 본문
하늘이 내린 천혜의 요새 - 천생산(天生山)
♧ 산행일자 : 2013. 07. 13 (토) 날씨 - 맑음, 한때 소나기
♧ 산행장소 : 경북 구미시 신동·황상동·금전동·장천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변함없이...
♧ 산행코스 : 구미정보고 앞-장수봉체력단련장-대피소 사거리-초정-천룡사 갈림길-천생산 정상(천생산성)-미덕암-안부사거리-통신바위-안부사거리)-능선-송전탑 삼거리-한태재-금봉타운-구미정보고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0분, 8.8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천생산은 동쪽에서 보면 하늘 천자로 보이고 하늘이 내놓은 산이라 해서 천생산이라 부르지만 방티산 또는 한일자로 보인다 해서 일자봉, 병풍을 둘러 친 것 같다 해서 병풍바위라고도 부른다. 장천면 일대에서는 장천면 일대에 있는 산성을 박혁거세가 처음 쌓았다는 전설이 있어 혁거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천생산에는 경상북도 지방기념물 12호로 지정된 천생산성이 있다. 천생산 상봉 가까이는 미덕암이 있다. 미덕암은 천생산 고스락에서 남서쪽으로 쑥 내민 거대한 바위로 세 면이 그대로 천길 바위 낭떠러지이다.
천생산은 그리 높지 않아 오르는데 힘이 들지 않고 산마루가 길고 평탄하며 숲이 우거져 있는데다 암벽의 장관 등 경관도 훌륭하여 산행 뿐만 아니라 소풍지로도 좋다.
◈ 산행기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월례모임이 있는 날인데 다행히 이번 달에는 스케줄 근무에 해당되지 않아 대구 지역의 가까운 산을 찾아 자연의 품속에서 놀다 갈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산행지를 물색하던 중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어 차를 몰아 구미로 향한다.
왜관이나 구미방향으로 지날 때면 특이한 모양의 산이 시야에 들어와 늘 그 이름이 궁금했었는데 지인이 다녀와 올려놓은 산행기를 접하고보니 천생산이라는 이름과 일명 방티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주에 살면서 일부러 찾아가기엔 조금은 먼 거리라 뒤로 미루어 두었는데 친구들과의 월례모임이 있는 오늘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가는 길이다. 국제신문에 소개된 코스대로 돌아보기로 하고 네비게이션에 구미정보고교를 입력하고 도착한 목적지 부근에 주차를 하고 학교 앞 건너편 시멘트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미정보고 입구에서 정문 모습을 사진에 담고
정보고 맞은편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로를 따라 쭈욱~ 올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약수터가 있고 곧바로 산길이 열려 있습니다.
통나무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바람 한점없는
여름날씨에 금새 등줄기가 흥건히 적셔오네요.
황상주공아파트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능선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길을 들어 널찍하니 열려있는 등로를 편안하게 진행을 해 나갑니다.
뭐라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인동 일대와
멀리 세종대왕자 태실이 있는 선석산과 영암산이 조망이 되어
멋진 암릉이 좋았던 기억에 또 가고픈 생각이 드네요.
하동체력단련장입니다.
움푹 흙이 패인 계단길이 오히려 걷기에 불편에 계단 옆으로 올라갑니다.
바위들이 옹기종기 포개어 놓은 듯한 완만한 등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니
운동시설이 있는 공터와 쉼터가 있는 장수봉체력단련장에 도착합니다.
이곳의 운동시설은 대부분 남자들을 위한 시설들만 있어
공단지역이라 그런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와불산으로도 불리는 금오산 정상부의 사람 얼굴 모양이 뚜렷하고,
좌측으로 영암산, 선석산이 희미하게 다가옵니다.
장수봉을 지나 진행하다 우측방향으로
'신선바위 0.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어 들어가니
바위가 있기는 한데 어느 것이 신선바위인지 알아 볼 수가 없어
다시 정상등로로 합류하여 진행하니 평평한 주차장삼거리에 도착을 합니다.
완만한 등로를 내려서면 주변에 벤치도 여럿 있어
쉬어 가기 좋은 대피소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다음 천생산을 찾게 된다면 좌,우 어느쪽에서든
이곳으로 올라와 산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급경사 오르막을 잠시 올라 만난 초정의 정자 쉼터.
쉼터에서 바라본 천생산의 모습입니다.
그 독특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네요.
정자 오른쪽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잠시 길을 이으면
팻말에 '거북바위'라 씌여진 거북바위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열려 있습니다.
바위가 깔린 완만한 오르막에 올라서 바라본 천생산 미덕암.
거북바위를 지나면서 등로는 암릉구간이 나타나고
급격하게 경사가 가팔라지는 지점에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오른쪽 아래로 내려서는 길은 천룡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입니다.
짧은 철계단을 올라서면
퇴적암의 일종인 역암의 기묘한 모습을 사진에 담고서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 바윗길을 따라 진행하지만
군데군데 바위를 쪼아 계단 모양으로 만들어 둔 곳이 많아
오르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급경사를 5분 가량 따라 가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이 나타나고,
급경사의 철계단을 오르면 조망이 가림없이 펼쳐지고,
뒤쪽으로 구미 시가지와 금오산이 시원스럽게 조망이 됩니다.
건너편으로는 6.25전쟁 때의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이 산 너머로 있는 칠곡 유학산이 조망이 됩니다.
이어지는 통나무계단을 잠시 올라서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에 당도하게 되고,
세월의 무게만큼 오래된 천생산성비가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천생산 정상에는 천생산성 유래비가 정상석 노릇을 하고 있고
제단이 마련되어 있어 시산제 지내기에 좋을 듯 하네요.
천생산성의 유래비석의 비문에는
"하늘이 낳았다는 천생산(天生山)
그 허리를 두른 성벽(城壁)은 오랜 세월
외침(外侵)을 막아낸 역사(歷史)의 흔적
일찍이 혁거세(赫居世)가 축성(築城)하고
홍의장군(紅衣將軍)이 수축(修築)하였다고 전하는 천생산성.
연연이 이어온 역사의 시간을 기리며 오늘 이 비를 세운다."
좌측으로 벼랑끝 바위가 미덕암입니다.
미덕암(米德巖)이란?
아마도 "쌀의 덕을 보았다는 바위"라는 뜻으로 미덕암이라 부르는 사연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이 이곳 산성에 웅거하자 왜군들이 산성 안에 물이 귀하다는 것을 알고 물이 없으면 결국 항복하리라 여겨 산성을 포위하고 여러 날을 지내며 항복하기를 기다렸는데, 홍의장군이 그러한 왜군의 의도를 간파하고 이 바위 위에 말을 세우고 말등에 흰쌀을 부으며 말등을 씻는 흉내를 내었다. 멀리 산 아래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왜군이 산성 안에 말등을 씻을 정도로 물이 풍족하다고 생각하고 포위를 풀고 퇴각하였으므로 그 후 이 바위를 미덕암이라 부른다고 한단다.
미덕암에서 길게 뻗어있는 병풍바위를 바라보니
과연 천혜의 요새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덕암에 올라서면 구미시가지와 정면으로 금오산이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아래로 천룡사가 내려다보이고
구미 인동과 봉두암산 자락의 풍경이 품 안에 들어옵니다.
천룡사는 한국전쟁의 참사로 가족의 생사를 알 길 없는 절박함에 초가 1동을 짓고 관음보살 1위를 모시며 복원이 됐다고 합니다.
이미 전사통지를 받은 자식의 영혼을 천도하고 행방불명된 가족의 경우 속히 귀가하기를 기도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입니다.
미덕암에서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 남기고
울창한 숲에서 쉴수 있도록 벤취가 마련되어 있는 정상부에서
준비해간 김밥과 빵, 과일 그리고 후식으로 냉커피까지...
느긋한 오찬을 즐기고 통신바위를 향한 걸음을 재촉합니다.
통신바위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돌아본 미덕암.
천길 바위 벼랑이 요새를 이루고 저멀리 구미국가4공단 너머로
선산 도리사가 있는 냉산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사위질빵'
'층층이꽃'
천생산성(天生山城)
천생산성(天生山城)
- 경상북도 기념물 제12호
경상북도 구미시 장천면 해발 407m의 천생산의 정상에 있는 이 산성은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처음 쌓았다고 전한다.
곽재우(1552∼1617) 장군이 왜적을 맞아 싸운 곳으로 임진왜란 때 왜적이 성을 포위하고 물을 끊자, 곽재우는 성벽 끝에 흑마를 세우고 엉덩이에 쌀알을 붙여 말을 씻는 시늉을 했다. 이 쌀알이 빛에 반사되어 물방울로 보이자 왜적이 포기하고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이 산성은 둘레가 1㎞를 넘으며 험준한 암벽의 사이를 돌로 이어 쌓아 우리나라 특유의 산성 형식을 띠고 있다. 산성 내에는 무기고, 군정, 우물하나와 연못 2개가 남아 있다. 지금의 성벽과 문터는 임진왜란으로 성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선조 29년 현감 이보에 의해 고쳐졌고, 선조 34년(1601)과 37년(1604)에도 관찰사 이시발에 의해 보수되었다.
삼국시대의 산성양식을 간직하고 삼국시대 무덤들이 있어 처음 쌓았던 연대를 삼국시대로 볼 수 있다.
안부사거리 갈림길.
하산길은 좌측 사면을 따라 내려서지만
통신바위에 다녀오기 위해 능선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 검성지, ↑ 통신바위, → 장천 쌍룡사)
되돌아 본 천생산성과 천생산 정상부의 모습에서
새삼 자연의 오묘함을 실감합니다.
그 오묘함에 매료되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통신중계탑 직전 바위에서 본 옥계아파트단지와 제4산업단지
통신탑을 보고 좀더 진행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되돌아왔으니....
다음 또 찾아야 할 이유가 생겼네요.^^*
'누리장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되돌아와 다시 만난 안부사거리에서 우측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사면길을 따라 가지만 겨울철 결빙 때 외에는 수월한 길입니다.
기암 시리즈 제 1탄 - 유인원(혹성탈출) 바위
기암 시리즈 제 2탄 - 목을 꺾어버릴 정도로 엄청난 괴력의 공룡바위
기암 시리즈 제 3탄 -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애기공룡바위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환상적인 오솔길을 질주본능으로 내려와
검성지로 내려서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송전탑을 지나며 되돌아 본 천생산.
맨 오른쪽 튀어나온 바위가 미득암입니다.
눈이 시원한 숲길로 들어서니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돋기 시작합니다.
얼른 우의를 꺼내 입고 걷다가 만난 한태재에서 좌측 내림길로 진행합니다.
'패랭이꽃'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고 내딛는 발걸음엔 가속도가 붙어갑니다.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산짐승이 못 내려오게 막아놓은 철문을 지나 화진금봉타운 안으로 들어와
아파트단지를 빠져나와 구미정보고등학교 정문 입구
건너편의 들머리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친구들과의 저녁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다녀온 구미의 천생산.
하늘이 내렸다는 이름에 걸맞게 올라본 정상에서의 풍광은 그야말로 가히 환상적이라 할수 있었다.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을 만큼 적당한 높이에 일반적인 산의 모양에서 벗어난 특이한 모습에 역사성도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이 압권이어서 친구들과 함께 아니면 가까운 지인들과도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 꼭 다시 와 봐야겠다는 생각을 산행 내내 되내이며 걸었던 천생산을 가뿐하게 다녀온 흡족함에 산행 말미에 만난 소나기에 젖은 몸이어도 마음만은 즐거움이 넘쳐난다.
다음 기회에는 코스를 달리해서 알차게 돌아보겠다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며 땀과 빗물에 절은 육신을 씻어내고 친구들과의 모임에 합류하기 위해 서둘러 대구로 향한다.
'◈ 산행이야기 > ☆ 2013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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