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매불망 올라 보고팠던 기장의 명산 '달음산'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3. 08. 25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광산마을-옥정사-안부쉼터-옥녀봉-달음산-해미기고개-기도원갈림길-편백나무숲-광산마을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40분, 5.3km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불광산(팔기산)과 더불어 기장군의 2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달음산은 기장군의 중앙에 솟아있는 기장 8경 가운데 제1경의 명산으로 꼽힌다. 예전부터 원동 천태산, 서창 대운산 등 부산 근교의 명산들과 함께 산꾼들이 가장 부담없이 즐겨 찾는 코스로 유명하다.
정상에는 주봉인 취봉(鷲峰)을 비롯해 좌우로 문래봉과 옥녀봉 등 기암절벽이 산세를 두르고 있다. 그리고 일광면과 기장군 5개 읍·면이 내려다보이고, 동해바다와 대운, 금정산 등이 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 산행기
부부동반으로 분기마다 만나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이번에는 부산 기장으로 정해져 가는 길에 친구 모친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는 소식에 먼저 기장읍내의 병원을 찾아 문병을 마치고 새로 이사를 한 정관신도시를 향해 달려간다. 40년 만에 뵙는 친구 모친이지만 예전의 고우셨던 모습이 남아 있어 금새 알아볼 수 있었고 지금도 잊지 않고 돌아가신 어머님까지 또렷이 기억해 주셔서 잠시나마 옛추억속으로 깊숙이 잠겨 본 귀한 시간이었다.
새로 이사를 한 친구집을 찾아들어 반갑게 해후를 하고서 잠시 쉬고 있으니 대구에서 출발했던 친구들이 도착하여 오랫만에 만난 반가움을 악수로 대신하며 그간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 늦은 점심으로 맛난 음식들로 배를 채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 일찍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눈을 떠 바깥을 내다보니 아직 어둠에 잠겨 있어 1시간을 미뤄 6시에 다시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 아내와 함께 배낭을 들쳐 메고 아직 꿈나라에서 헤메고 있는 친구들 몰래 아파트를 빠져 나온다.
술을 마시지 않는 본인으로서는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하는게 무료한데다 아침 일찍 일어나도 혼자 있으려니 그 또한 비생산적이라 좋아하는 산행이라도 할 요량으로 나서는 길이다.
오늘 가보고자 하는 산행지는 이쪽 지방을 올 때마다 늘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마음만 먹고 있었던 기장 지역의 명산인 달음산이다.
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지만 문외한이니 가장 보편적인 코스라 할수 있는 광산마을을 기.종점으로 하는 원점회귀형으로 꾸며서 다녀오기로 한다.
친구들과 함께 아침을 먹어야 하는 관계로 서둘러 산행을 마치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대로 안내해준 광산마을 입구의 고속도로 다리 아래에 파킹을 하고 GPS를 가동하며 옥정사를 향해 걸음을 옮겨 나간다.
산행궤적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지나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원리
광산마을 입구에서 옥정사로 걸어가며 달음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가 만난 옥정사 입구에서 큼직한 표석을 사진에 담고
우거진 숲길을 따라 들어가니 불교의 근본사상인
'자비(慈悲)'라는 글귀가 눈길을 끄네요.
정상 등로는 우측 소각장 옆으로 나있는 숲길이지만
옥정사를 다녀오기 위해 좌측으로 접어듭니다.
옥정사 대웅전과 3층 석탑
옥정사는 조선시대 헌종원년(1835년)에 창건되었지만
폐사되어 방치되어 오던 중 1907년에 긍해스님이 재창건하였고,
환봉스님이 중창하여 오늘에 이른다 합니다.
옥정사를 빠져나와 소각장을 지나 숲속으로 빠져 들어가니
물기 머금은 숲길이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조림된 편백나무 숲길을 따라 한발한발 올라서니
벤취가 있는 쉼터 안부에 당도하여 다리쉼을 하기로 합니다.
이후의 등로는 쉼없이 이어지는 가풀막이지만
아침 나절의 덥지 않은 날씨라 한결 오르기가 수월합니다.
예림마을 갈림길을 지나 계속되는 가풀막을 올라서니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 주변을 돌아보니
시그널이 달려있는 우측은 로프를 타고 오르는 길이라
좌측의 우회길을 따라 진행하니
달음산의 정상이 가까운듯 바윗길이 나타나네요.
헉헉거리며 주위 풍광을 구경할 새도 없이 땅만 바라보며 걷다가
어느 순간 눈앞이 밝아오는 느낌에 눈을 들어 주위을 둘러보니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일망무제'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산을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아닐까요...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달음산 정상부
하지만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는 않을 것 같네요.
이번엔 우회로가 아닌 험로로 올라서 봅니다.
조금전 밧줄을 잡고 오르지 않고 올라온게 억울해서 말입니다.^^*
누군가의 정성이 느껴지는 앙증맞은 돌탑 뒤로 서창의 대운산이 시야에 잡힙니다.
철계단을 올라와 암릉 사이를 빠져나와 내려서니
좀더 가파른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어
올려다보는 아내를 격려하며 오르게 하고
한동안 손맛을 못본 해와달은 밧줄을 타고 암릉을 올라갑니다.
바위 끝에서 건너다 본 달음산 정상부 아래의 단애
용천지맥 구간인 천마산 갈림 삼거리
한참을 땀을 삐질거리며 올라 눈을 들어 주위를 본 순간
눈앞에 펼쳐진 주위 풍경은 오르는 높이만큼 조금씩 변하고 있어
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주고 있네요.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달음산 정상에서 정관 신도시가 내려다보이고
좌측으로는 용천지맥상의 망월산, 백운산이 뻗어있고,
우측으로는 석은덤이 그 뒤로 천성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중계탑 뒤 우측으로 대운산, 시명산, 불광산이 조망이 되고,
좌측 저멀리 천성산이 역시 보이네요.
지나온 옥녀봉의 기암이 자꾸만 눈길을 끌어 사진에 담아봅니다.
기장 팔경 중 제 1경인 달음산 정상
달음산(達陰山·587.5m)은 정관면의 동쪽에서 동해를 굽어보고
새벽의 첫 줄기 햇살을 맨 먼저 온 몸으로 받는 산세가 아름다운 명당지의 명산이라 합니다.
해서, 일본인들이 이 산 아래 굴을 뚫고 길을 내자 달음산 정기가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어제 들렀던 임랑해변과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내려다보이고
아침 나절 동해바다가 마냥 평화로워 보입니다.
달음산을 내려서며 바라본 월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힘찬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멋진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모습에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지만
기다리고 있을 벗들을 생각하니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네요.
하산길 역시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서야 하네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빼어난 풍광과
암봉이 멋진 정상부를 한번 더 되돌아보고
기도원으로 내려서서 옥정사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쳐
바윗길의 내림길을 조심스레 이어가니
산정에서 바라보았던 산불감시초소를 만나게 되네요.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감시원은 출근을 안했나 봅니다.
가까이 다가온 월음산.
저곳을 다녀올까도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한 듯하여
월음산을 앞둔 안부인 '해매기고개'에서 광산마을로 내려갑니다.
(← 광산마을, ↑ 월음산, → 산수곡마을, ↓ 달음산)
물기 머금은 미끄러운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음악삼아 들으며
걷는 등로는 편안하기 이를 데 없네요.
도착한 안부에서 좌측 아래로 떨어지는 산길은
그야말로 웰빙 산책길로 이어집니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심호흡으로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고 내려선 길 끝에는
아담한 목교가 있는 임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좌측 기도원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나중에 안 사실인데 우측으로 50미터 가량 진행하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측 아래로 내려서면 광산마을로 갈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임도를 걸으며 올려다 본 달음산 정상부.
임도를 따라 3분 가량 진행하면 나오는 삼거리 이정표에서
등로는 우측 아래로 이어집니다.
널찍한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 폐중장비가 널부러져 있는
컨테이너 옆을 지나 광산마을을 지나오니
출발했던 광산마을 입구의 마을회관 정자에 도착하여
특이한 모양의 리키다소나무를 담는 것으로
가뿐했던 달음산 나들이를 마무리합니다.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달음산을 친구들과의 모임을 기회삼아 올라서 가슴 가득 동해바다 풍경을 담고 내려온 오늘.
더위가 한풀 꺾여 걷기에도 한결 편했던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마음속 책갈피에 꼬옥 끼워 두었던 기장의 명산인 달음산을 올라보니 사방 막힘없는 조망에 헉헉거리며 힘겹게 올라온 보람을 한껏 느꼈고 산행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고 온 행복한 아침 산책이었다고 할수 있다.
또 기회가 온다면 조금 더 욕심을 내서 길게 종주라는 이름으로 걸어보고 싶다.
산과 바다의 맛과 조망을 즐길 수 있었던 기장의 명산 달음산의 정기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마음으로...
'◈ 산행이야기 > ☆ 2013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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