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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억새의 개화상태를 보러 떠난 사자평 답사산행(철구소-주암계곡)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억새의 개화상태를 보러 떠난 사자평 답사산행(철구소-주암계곡)

해와달^^* 2013. 9. 18. 02:44

★ 산행일자 : 2013. 09. 15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일원

★ 산행인원 : 늘 그래왔던 것처럼...

★ 산행코스 : 강촌연수원-철구소-용주암-산들늪-재약산 쉼터-주암계곡-양천천-철구소-강촌연수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소요시간 : 5시간 20분, 10.3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재약산 사자평의 억새

재약산(1108m)의 해발800m대에 평원을 형성하고 있는 사자평은 남한에 존재하는 억새밭 가운데 가장 넓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광활한 넓이가 주는 감동이 남다른 곳인데, 가을철 사자평 억새의 풍광을 '廣平秋波'라 하여 재약 8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사자평 억새의 모습은 드넓은 대양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봄철 진달래나 벚꽃을 능가하는 뛰어난 화려함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덕분에 재약산 사자평은 영남알프스 일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산행지로 꼽혔다.

사자평에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민박촌인 고사리마을과 분교가 있었으나 철거되었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

이 옛고사리마을까지 차가 드나 들기도 했으나 지금은 통행이 금지된 상태이고 도로사정도 좋지 않다.

게다가 지금은 사자평 곳곳에 키작은 나무가 많이 자라 예전 같은 광활한 억새밭을 기대하고 올랐던 이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명성에 걸맞는 광대한 억새밭이 펼쳐지고 있어 가을철 억새 산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 산행기

모처럼 온전히 하루를 쉴수 있는 일요일. 습관처럼 산과 함께 호흡해 보고자 집을 나선다.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나... 이때 쯤이면 영알의 억새도 꽃을 피우기 시작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창 때면 몰려드는 인파에 몸살을 앓아 제대로 산과의 데이트를 즐기기 힘든 점을 감안해 미리 개화상태도 볼겸 느긋한 산행을 즐기기 위해 배내고개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언양읍내에서 햄버그를 사서 챙겨넣고 배내고개를 넘으니 열어놓은 차창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다르게 다가온다.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은 벌써 사자평에 가있다.

심종태바위로 오를 수 있는 들머리인 주암마을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면 우측으로 강촌연수원 간판이 보이는 공터에 차를 세운다. 이미 선점을 하고 있는 차량들 틈에 비집고 들어갈만한 공간이 하나 있어 애마를 내려놓고 장비를 챙기며 철구소팬션 간판이 있는 다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오늘은 미답의 코스로 엮어서 가보기로 마음을 굳힌 터라 영알의 3대소(파래소.호박소.철구소) 중의 하나인 철구소를 기점으로 사자평으로 올라 주암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택해본다.

 

 

산행궤적

 

 

'철구소팬션' 입간판이 있는 다리를 건너 진행하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철구소 입구의 출렁다리

 

 

영알의 3대 소(沼) 가운데 하나인 '철구소'

 

 

 

주암계곡의 하류 단양천에 있는 철구소, 주암골은 골이 십리, 단풍이 십리나 되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심종태 바윗길을 올라 사자평과 재약산에 오르는 산행기점이자 종점이다. 소(沼)의 모양이 좁고 절구 모양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철구소는 신불산의 파래소, 백운산의 호박소와 더불어 영남 알프스의 3대 소(沼)중의 하나이다. 선녀들이 목욕하러 올 때면 이무기가 沼 밑을 통해 자리를 피해 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이 속에 이무기가 살고 있다고 믿을 만큼 소의 색깔이 진해서 그 깊이에 신비로움을 가지게 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마타리, 물봉선, 단풍취, 며느리밥풀꽃)

 

 

용주암 입구의 돌계단입니다.

예까지 왔으니 구경은 하고 가야겠지요.

 

 

하지만 대웅전을 들르지는 못했네요.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며 절집 주변을 정리하고 있어

사진 한장만 담고서 등로를 이어갑니다.

 

 

용주암을 조금 지나 만나는 시멘트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들머리가 나타나는데,

임도 길을 버리고 좌측 산길로 올라섭니다.

입구에 시그널과 자그마한 목판이 달려있어 참고를 하면 좋을 듯...

 

 

얼마 안가 만나게 되는 갈림길.

선답자의 궤적을 따라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우측 등로는 심종태바위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듯합니다.

 

 

계곡을 왼쪽에 두고 산행로를 따르다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올라갑니다.

 

 

계곡물이 흐르는 마지막 지점에서 손 한번 담그고

푸른 숲길의 오름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이제 계곡과는 떨어져 올라가는 등로지만

시원한 숲길이라 걷기엔 한결 낫네요.

 

 

난이도가 가벼운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너덜 길도 잠시 지나게 되고

지능선을 만나고부터는 방향을 바꿔 오릅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개여뀌, 눈빛승마, 며느리밑씻개, 미역취)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숲속에 밝은 하늘빛이 스며들 즈음

 

 

파란 하늘에 흐느적거리듯 자태를 드러낸 싱싱한 억새가 그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억새를 보니 다음 주부터는 황홀경을 연출할 것 같네요.

 

 

서걱거리는 억새밭을 헤치며 올라선 능선에는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정표가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고 있었네요.

 

 

시원하게 펼쳐진 산들늪의 습지보호구역 너머로 재약산을 올려다 봅니다.

 

 

뒤돌아본 산들늪 너머로 재약봉과 향로산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기름나물, 수까치깨, 구절초, 까치고들빼기)

 

 

광활한 사자평의 가을을 수놓을 억새의 향연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 저 깊은 곳에서는 작은 파문이 일기 시작합니다.

 

 

영알의 남서축을 담당하고 있는 재약산(좌)과 천황산을 담아봅니다.

 

 

사자평을 걸으며 건너다 본 풍광으로

좌측 배내봉에서 간월산, 간월재를 거쳐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입니다.

 

 

온전히 보존해야 할 산들늪 너머로 재약봉과 향로산으로 이어지는

억새환종주코스가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광활한 사자평의 산들늪과 코끼리봉 너머

영축산을 위시한 함박등, 죽바우등, 시살등, 오룡산 등

영축지맥의 멋진 봉우리들이 파노라마를 그리고 있네요.

 

 

이 녹색과 멋진 하늘...

거기에 시원한 바람까지...

 

 

시원한 바람과 맑은 하늘을 느끼며 걸어갑니다.

 

 

바람에 일렁이며 하얀 솜털을 피우기 시작하는

억새의 황홀한 공연이 이제 시작하나 봅니다.

 

 

층층폭포와 표충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당도하여

재약산 쉼터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이정표 뒤에는 쉼터가 자리잡고 있고,

재약산이나 천황재는 직진길이지요.

오늘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쉼터에는 산행을 온 많은 산객들이

저마다 준비해 온 먹거리를 내어놓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

홀로 간 산꾼도 탁자 하나 차지하고 준비해간 먹거리로 요기를 대신합니다.

느긋한 점심을 해결하고 떠나는 걸음에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우측은 심종태바위로 내려서는 길이고

직진의 등로는 주암계곡 가는 길이지요.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를 음악삼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서는 숲길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분취, 산박하, 어수리, 오이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의 '장수암'

 

 

우측의 가파른 사면 아래로 흘러내리는 주암계곡의 맑은 물소리는

걷는 내내 귀를 즐겁게 해 주기에 충분합니다.

 

 

지금은 '주계봉'으로 불리워지는 심종태바위의 웅장한 모습입니다.

 

 

주암계곡의 사면길을 걷다가 풍치좋은 곳이 나타나면

으례껏 내려서서 맘껏 눈요기를 즐겨봅니다.

 

 

몇년 전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물놀이 하던

기억이 새로워 물가로 내려서서 지난 추억에 잠겨봅니다.

 

 

심종태바위를 오르며 내려보았던 깊고 깊었던

주암계곡에서 올려다보니 그 웅장함은 여전하네요.

 

 

안전을 위한 목책이 나타나는 걸 보니 주암마을 주차장이 가까워지나 봅니다.

 

 

 

 

목재데크를 내려와 만난 주암마을주차장에서

좌측 화장실 방향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다시 만나는 주암계곡과 양천천의 합수점입니다.

 

 

합수점을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주계바위

즉, 심종태바위를 오르는 들머리가 있지요.

 

 

빛나는 햇살이 푸르른 숲속으로 들어와 빚어내는

멋진 색감에 저절로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산등성이에서 흘러내린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는 너덜지대를 지나

 

 

시종 계곡을 좌측 아래로 두고 이어지는

사면길을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니

 

 

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가는 계곡물이

자꾸만 내려오라고 유혹을 하는 통에

 

 

땀이라도 씻어낼 요량으로 가까이 다가가

시원한 계곡물에 가만히 발을 담궈봅니다.

 

 

양천천을 가로지르는 수중다리를 만나게 되니

용주암으로 연결되는 도로네요.

후에 안 사실이지만 다리 건너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면

주암주차장 앞의 다리와 연결이 되더군요.

쉬운 길 놔두고 계곡따라 트레바스하느라 욕 좀 봤네요.^^*

 

 

잠시 다리쉼을 하고서 용주암 이정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작은 폭포와 넓은 소가 있는 곳에서 사진 한장 담고서

계속되는 임도를 따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들면

 

 

들머리였던 용주암계곡의 산길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수리취, 이질풀, 조밥나물, 참취)

 

 

용주암을 지나 철구소 입구의 계곡의 모습도 담고

철구소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물놀이를 하고 있는

피서객들을 사진에 담기가 뭣해 그냥 지나칩니다.

 

 

다시 만난 출렁다리를 건너

 

 

산행을 시작했던 69번 도로가 나타나니 오늘의 산행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유난스레 무더웠던 지난 여름의 폭염이 어느 새 다가온 가을에 밀려 저만치 떠나버렸지만 한낮에는 아직도 제법 따가움이 남아있어 준비해 온 얼음물이 그 위력을 톡톡히 발휘한 오늘. 가파른 오름을 오르노라니 숨은 가빠오지만 한결 시원함이 온 몸을 감싸도는 그늘 속의 등로라 훨씬 산뜻한 산행을 할수 있었다.
여지껏 영알의 웬만한 코스는 다 돌아보았지만 철구소에서 출발하는 오름은 처음이라 설레임을 안고 오른 오늘의 산길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흡족한 기분이 든다. 작은 나무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며 자라고 있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자평의 억새밭 또한 가을의 향연을 준비하며 손님을 맞을 채비를 마치고 파란 하늘 아래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내 맡기고 있는 평화로운 풍광이 펼쳐지고 있었고, 유명한 주암계곡의 단풍은 아직 이른 시기라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풍부한 수량으로 내림길 내내 귀를 즐겁게 해주던 시원한 물소리가 자칫 지루해 질지 모를 하산길에 청량제 역할을 해주어 먼길 마다않고 달려온 산꾼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어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를 지나 월말이나 시월 초쯤 맑은 날을 골라 은빛물결이 넘실대는 영알의 억새를 찾아 다시 걸어보리라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물 많은 복숭아 하나 깨물면서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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