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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운제산 일주산행... 그 네번 째 나들이... 본문

◈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포항 운제산 일주산행... 그 네번 째 나들이...

해와달^^* 2014. 3. 17. 21:17

☆ 산행일자 : 2014. 03. 17 (월)   날씨 - 맑음, 미세 먼지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송면, 경주시 천북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오어사 주차장-자장암-산여산불감시초소-깔딱재-대각 갈림삼거리-운제산-대각리 갈림삼거리-시경계 갈림삼거리-화산지 갈림삼거리-시루봉-산여고개-422봉(헬기장)-늪지대갈림-헬기장-오어지-원효교-오어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5분, 13.5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휴일인 일요일 당직근무를 마친 뒤 결재까지 끝내고 몇 가지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집으로 향하니 시간은 9시 30분이 넘어버렸다. 하여 먼 곳으로 산행을 나서기엔 조금은 늦은 시간인 것 같아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챙겨넣고 차를 몰아 집을 나서본다. 일단 포항 오천으로 이사를 왔으니 주변의 산들을 다시금 돌아보고자 한다. 이미 웬만한 곳은 다 돌아보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예전 기억을 되살리며 해부작업에 들어가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지는 진전지환종주나 운제산 일주코스 둘 중 하나를 택해 가기로 하고 차를 몰아가는데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용산 삼거리에서 그만 나도 모르게 오어사로 핸들을 꺾어버려 한참을 진행하였으니 하는 수없이 운제산 일주코스로 다녀오기로 마음 먹어본다. 재작년 설날 차례를 모시고 한바리 한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그동안 두 세번 정도 일주를 한 기억이 나는데 오늘은 지난 폭설 때 끝까지 마치지 못했던 코스의 땜방산행도 겸한다 할수 있겠다.

평일임에도 운제산을 찾는 이가 많은 듯 오어사 주차장에는 주차를 할 만한 공간이 보이질 않아 되돌려나와 도로변 한 귀퉁이에 겨우 파킹을 해놓고 걸어서 주차장까지 되돌아와 자장암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화창한 날씨라 그런지 오어사를 찾은 관람객들이 꽤 많은가 봅니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사례였네요.

오른쪽 자장암을 오르는 계단을 밟으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완연한 봄날의 밝은 햇살에 눈이 부실 만큼 화창한 오늘의 날씨네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자장암입니다.

 

자장암은 자장율사가 오어사와 함께 건립하였으며,

아찔한 절벽 끝에 산령각이 세워져 있고,

그 옆을 돌아 나서게 되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놓은 사리탑이 새로이 세워져 있지요.

 

 

단애 끝에 서게되면 짙푸른 오어지와 오어사가 내려다 뵈는 아늑한 전망이 일품이고,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운제산과 대왕암이 아득하게 올려다 보입니다.

 

 

자장암에서 내려다 본 오어사와 오어지.

 

 

자장암에서 시멘트차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진행하다가

운제선원을 지나면 나오는 왼편으로 난 지름길을 이용하여

숲길을 따라 걸음을 잇다보면 산여산불감시초소를 만나게 됩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게 되고,

서쪽으로 난 지릉을 따라 줄곧 오르게 됩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인가 싶었는데 초여름같은 기온에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네요.

조금은 가파른 오름을 극복하고 나니 '깔딱재' 간판이 나타납니다.

 

 

깔딱재에서 3~4분 가량 오르막을 올라서게 되면

오른쪽 영일만온천에서 대각지를 지나 올라오는

갈림길과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빨간 해병대 간판이 반겨주고 있지요.

 

 

삼거리 쉼터 전망터에서 바라보면

포항시내를 비롯한 철강공단의 드넓은 풍광이 한 눈에 펼쳐집니다.

 

 

한숨 돌리고나서 등로를 잇다보면 바윗재 간판을 지나게 되고

 

 

쉼없이 10분여를 걸으니 운제산 정상입구의 삼거리에 서게 되네요.

좌측길은 대왕암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운제샘을 거쳐 시루봉이나 대각리로 내려서는 길이지요.

운제산 정상은 가운데 길입니다.

 

 

오늘은 밝은 햇살아래 서있는 육각정을 대면하게 되는군요.

 

 

육각정 아래 서있는 운제산 정상석.

 

누각 2층으로 올라가 사방으로 거침이 없는

주변 조망을 둘러보며 사진에 담기 시작합니다.

 

 

눈을 감고도 짚어 갈 수 있는

저 아득한 너울 너머로 오리온목장이...
대왕암 뒤로 겹겹의 능선이 그리움처럼 너울집니다.

 

 

오늘 날씨도 좋고 등로상태 역시 그러하니

건너편 산불감시초소봉도 들러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북으로는 포항철강공단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맑은 날씨에는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영일만을 굽어 볼 수도 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의 방해로 뿌옇게 보일 뿐이라 아쉽습니다.

산불초소감시봉 방향으로 곧장 내려설까 하다가

오랜만에 운제샘을 찾고 싶어 오던 길을 되내려서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30여 미터 가량 진행하니 여전히 맑은 물을

쉼없이 흘러내리고 있는 운제샘을 만나게 됩니다.

시원한 물맛은 여전하더군요.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올라선 산불감시초소봉입니다.

근무자는 초소 안에서 열심히 무전을 하며 성실히 근무중이네요.

 

 

되돌아 본 운제산 정상의 육각정과 그 뒤로 대왕암도 담아봅니다.

 

 

한달 전 폭설 뒤의 눈 산행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탄탄대로입니다.

 

 

대각리 갈림삼거리.

 

이곳에서 좌측으로 길을 들어 시루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산불감시초소봉, 운제산, 대왕암을 한꺼번에 잡아보고

 

 

무릎까지 빠졌던 지난 심설산행의 어려움을 떠올리니 새삼 쓴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한결 걷기 편한 등로를 걸으며 눈에 익은 풍광들을 구경하노라니

지난 산행의 어려움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발걸음은 마냥 가벼워지네요.

 

 

시경계접속지점이자 홍계리 갈림길입니다.

지난 심설산행 때 이곳에서 홍계리로 탈출을 한 기억이 다시 생각나네요.

 

 

볕이 잘 드는 공터를 찾아 준비해간 먹거리로 요기를 합니다.

 

 

지인들은 다들 야생화를 찍어서 카스에 올리기 바쁘던데

이곳 운제산은 눈 씻고봐도 야생화가 보이질 않는걸 보면

등산객이 많아서 개체수가 빈약한가 봅니다.

 

 

화산저수지 방향의 배느리갈림 삼거리입니다.

이곳에서 가야할 시루봉은 좌측 소롯길입니다.

 

 

이후 마냥 달려도 좋을 만큼 널찍하고 평탄한

운토종주길이자 시경계구간을 신나게 걷다가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도투락목장입니다.

올 가을엔 저곳을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배느리갈림길에서 25분 만에 도착한 시루봉 직전의 갈림사거리.

 

 (← 산여고개, 후동산방. ↑ 오리온, 도투락목장, 토함산. → 시루봉)

 

 

새로운 정상석이 번듯하게 생겼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 대면하기는 오늘이 처음이네요.

재작년 이곳에 왔을 때는 뒤쪽의 까만 정상석만 있었는데 말입니다.

 

 

시루봉을 되돌아나와 산여고개로 길을 들어 진행하니

날씨는 초여름으로 접어든 듯한 분위기입니다.

햇살이 약간 따가울 정도이니까요.

 

 

이곳을 지나는 산꾼들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모델이 되어주는 소나무를 다시금 담고서

부지런히 등로를 이어가니

 

 

임도 고갯마루에 당도하게 됩니다.

'산여고개'라 불리우는 이곳은 대각에서 염소목장을 지나

경주 암곡동 도투락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이지요.

임도 건너편 동쪽 숲길로 접어들며 원효암을 향한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내나무'라는 글귀가 새겨진 목판이 눈길을 끌고

쉬어가게끔 돌을 가져다 놓은 모습이 이채로와

가던 걸음 한번 더 돌아서게 만드네요.

 

 

허리길을 사양하고 능선으로 곧장 치고 올라서서 바라보니

헬기장이 있는 422봉이 저만치서 손짓을 하고 있네요.

등로가 어긋났음을 깨닫고 되내려가기로 합니다.

 

 

헬기장이 있는 422봉입니다.

건너보이는 운제산과 대왕암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나뭇가지에 가려있어 하는 수없이 급사면을 내려서 등로를 이어갑니다.

 

 

내림길에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담아본 철강공단과 오천 시가지.

 

 

기이하게 생긴 외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감상해 봅니다.

매끈한 피부에 쭉 뻗은 각선미가 눈길을 끄네요.^^*

 

 

그나마 시야가 트이는 곳이 있어 대왕암을 담아봅니다.

 

 

늪지 입구의 삼거리.

 

그동안 늘 좌측으로 해서 원효암으로 내려갔었는데

오늘은 직진길로 나서서 오어지로 가볼까 합니다.

늪지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트리며 온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네요.

아마도 산란철이 되어 수컷들의 수정이 필요한가 봅니다.

 

 

또 하나의 헬기장을 만나 사진에 담고서

 

 

다시 한번 대왕암을 올려다보고

 

 

조용하고 아늑한 원효암을 내려다보고

 

 

늪지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좌측 등로 역시 무시하고

오어지로 내려서는 오른쪽 길을 고집하며 길을 이어갑니다.

 

 

소나무 우거진 숲길의 걷기 좋은 길은

포항시에서 '감사나눔둘레길'로 명명된 트레킹 코스랍니다.

 

 

수줍은 듯 다소곳한 모습으로 봄이 찾아왔음을 알려주고 있네요.

 

 

쉼터가 있는 삼거리로

항사리와 대골로 가려면 우측 아래로 내려서야 하지요.

이른바 오어지 둘레길 코스입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건너다 본

오어사, 오어지 그리고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는 자장암입니다.

 

 

오어지로 내려서는 길이 있지만 계속 나아갑니다.

 

 

찾아오는 탐방객들을 위해

등산로를 정비하고 안전시설까지 갖춘 모습에

수고로움이 엿보이네요.

 

 

오어지 가까이 내려서서 둘레길을 따라 진행하며 바라본 오어지 풍경.

 

 

깊고 푸른 오어지가 시선을 압도하고

호수 건너 오어사의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오어사와 자장암, 푸른 오어지와 어우러져

가을, 겨울의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원효교를 건너서게 되니

비로소 초여름같은 뙤약볕 아래의 운제산일주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운제산 일주'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은 오늘의 산길.

그동안 역방향으로의 진행을 포함해 서너 번은 걸었던 코스지만 계절을 달리한 탓인지 새롭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산꾼을 너른 품 안에 변함없이 보듬어주는 듬직한 산은 말없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품어주었고 살아가면서 느끼는 온갖 복잡다난한 마음을 휘적휘적 걷는 산길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아도 군말없이 치유를 해주고 있으니 세상 어디에 비할 바가 있을까 싶다.

산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낮은 곳부터 시작되어 산정을 향하지만 결국 다시 낮은 곳으로 회귀하기 위함이다.
환희로움과 들뜸으로 오르던 길은 산정까지 순식간이었지만 다시 돌아서는 길은 외롭고 쓸쓸하여 멀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원점으로 돌아오기 전 지쳐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다.

짧은 발품, 긴 생각들...
범속한 욕심 품고 사는 필부의 허허로운 일상이지만 저 빛나는 햇살 아래 봄빛 완연한 산자락에 남은 삶을 의탁하며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세상을 사랑하는 묘법을 배우고 싶다.

쓰잘데 없는 인간사 모두 배낭에 넣어 어느 산마루나 산골짜기에 훠이 훠이 던져버리고 언제나 내 삶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후회없는 시간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어쩜 그것이 바로 내일의 희망이요~ 지금의 사랑이며 기쁨의 행복 아닐까?
사람은 태어날 때 즐거움의 욕구를 타고 난다고 한다. 그래서 즐거운 일을 많이 할수록 건강해 진다는 말이 있다.
어림잡아 생각해도 길어봤자 8, 90인 인생. 인생 뭐 별게 있으랴?

여생을 후회없이 살다 가기 위해 그저 욕심 조금씩 줄이면서 하루 하루 즐기면서 살면 되는게지.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산꾼의 등 뒤로 힘을 잃어가는 햇살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속내도 모르고 위로라도 하듯 따사롭게 내리쬐고 있다. 마치 풀이 죽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걷고 있는 어린아이를 포근히 감싸 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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