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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옹강산을 찾아서.. 그리고 내친 김에 미답의 서지산까지... 본문

◈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옹강산을 찾아서.. 그리고 내친 김에 미답의 서지산까지...

해와달^^* 2014. 7. 16. 19:27

◐ 산행일자 : 2014. 07. 13 (일) 날씨 - 비 후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경주시 산내면, 청도군 운문면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홀로...

◐ 산행코스 : 오진리 복지회관-범숲상봉-소진리갈림길(558봉)-말등바위-옹강산-569.3봉-옛고개-삼거리(운문댐21)-매곡봉(606.8봉)-삼거리 이정표-임도-송전탑-서지산-임도로 되돌아 옴-삼거리(산길진입)-506봉(전망바위)-오진리복지회관

◐ 산행시간 및 거리 : 8시간 30분, 18.02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영남알프스 북쪽 언저리에 보면 지리적으로 경북 청도군 운문면 오진리와 경주시 산내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옹강산(翁江山·832m)이 우뚝 솟아 있다. 알프스 다른 산군들에 비해 비록 작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름 늠름하고 당당한 느낌이 다가오는 산이다.

옹강산의 유래는 옛날 이 지역에 아주 큰 홍수가 났었는데 옹강산의 한 봉우리가 옹기만큼 잠기지 않았다고 하여 그 이후로 옹강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그냥 산봉우리가 옹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그렇게 불리기도 한다.

옹강산을 한번 오른 사람들은 묘한 매력으로 이 산을 기억하게 한다. 우선 솔숲을 걷는 재미가 있어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또 적당히 암릉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특히 분재 뺨치는 기묘한 모습의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커다란 바위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소나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 산행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오후에는 개인다는 한줄 소식에 습관처럼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지난 주의 영알 언저리 방문에 이어 이번 주에도 영알로 방향을 잡았다. 범봉 북릉을 올라 운문북릉으로 내려서는 코스나 복호,지룡산을 한바퀴 돌아볼까 하는 생각에다 오래 전 찾았었던 말등바위가 있는 옹강산을 올라볼까 하며 운문댐 방향으로 가는 도중 마음은 몇번이고 변덕을 부린다. 그러다 지인이 올 봄에 다녀온 서지산이 생각이나 고향인 대천리에서 운문사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 차를 몰아간다.

지금은 수몰이 되어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어릴 적 대천리 마을 풍경을 회상하면서 묘제를 지내러 주변 선산으로 떠나시는 집안 어른들 뒤꽁무니를 쫄랑쫄랑 따라 다닐 때 신원천 건너로 보이던 뾰족하고 가파르기 그지없던 봉우리가 훗날 서지산이었음을 알았지만 지금껏 미답의 산으로 남아 있었으니 아직도 고향 땅 주변의 산들 가운데 올라보지 못한 곳이 몇 군데 남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하나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에 옹강산을 선택한 계기가 된 것이다.

옹강산은 7년 전 가을 이곳 오진리 숲안마을 복지회관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말등바위능선을 지나 옹강산을 올랐다가 옹강북릉길로 내려서서 563봉을 지나면 나오는 삼거리(운문21 표시판)에서 오진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다녀온 바 있는데 오늘 역시 같은 코스로 진행하다가 매곡까지 진행한 후에 서지산까지 걸어볼 요량으로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가 관건이지만 일조시간이 긴 여름철이니까 체력이 닿는데 까지 열심히 걸어볼 생각으로 나선 걸음이다.

다만 가는 빗줄기가 내리는데다 멋진 조망이 받쳐주지 못하는 날씨가 아쉽지만 오후에는 개인다는 소식에 한가닥 희망을 안고 도착한 오진리 복지회관 앞 주차장에 애마를 세워놓고 장비를 챙기고 배낭에 레인 카바를 덧씌우고 우의는 걸치지 않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어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오진리 복지회관의 모습입니다.

좌측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자 뒤쪽으로 진행합니다.

 

 

금곡지에서 내려오는 개울 건너

시그널이 달려있는 숲속으로 등로가 열려 있답니다.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방울을 온 몸으로 맞으며

초입부터 가파르기 그지없는 산길을 올라서기 시작합니다.

 

 

계절은 비록 여름의 한가운데로 달려가고 있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 기온은 높지 않은 데다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마음은 오히려 차분해지고

숨도 덜 차올라 한결 수월하네요.

 

 

한고비 가풀막을 극복하고 나니

지능선 마루에 도착하게 되고

 

 

6분 뒤에는 오진1교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범숲상봉'이라고 쓰여있는 팻말이 있는 곳입니다.

 

오른쪽 길을 버리고 옹강산 주릉을 향해 뻗어있는

왼쪽길을 잡아 진행합니다.

 

 

특별한 갈림길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또렷한 능선길을 따라 12분 가량 진행하니

 

 

삼각점이 있는 438봉에 도착하게 되네요.

 

 

 

 

계속되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소나무 몇 그루에 바위가 듬성듬성 있는 전망터에서

 

 

솔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 복호산, 지룡산과

맨 먼저 눈인사를 건네봅니다.

 

 

운문사로 들어가는 69번 도로를 따라

신원천이 나란히 달리고 있고,

오진리 소진마을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야할 옹강북릉 마루금을 바라보지만

그곳 역시 조망은 막혀있어 답답한 느낌입니다.

 

 

옹강산 서북능선과 북릉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상말마을과

옹강산휴양림, 그리고 금곡지가 발 아래로 펼쳐지지만

좌측 멀리 가야할 매곡봉은

짙은 구름속에서 숨바꼭질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고도를 높여가니 소진마을에서 올라오는 능선 너머로

복호산, 지룡산이 구름속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가지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고봉들이 정수리를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은 눈이 즐거울 만큼 만족할 단계는 아닌 것 같네요.

 

 

지나온 438봉을 한번 돌아봐주고

물 한모금 깊게 빨아 들이며 올라선 끝에는

 

 

신통찮은 밧줄 하나 달랑있는 암릉을 만나게 되네요.

 

 

어렵사리 올라선 암릉 위에서

다시금 뒤돌아 지나온 흔적들을 가늠해 보니

멀리 하산루트인 507봉 능선이 바라보이고

그 뒤로 서지산이 뿌연 모습으로 잡히네요.

 

 

가까이 다가온 소진마을로 내려서는

능선이 분기되는 558봉이 눈 앞에 다가오고

좌측 642봉 너머로 옹강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잠시 후 우람한 외모의 소나무가 눈길을 끄는

소진마을 갈림삼거리인 558봉에 당도를 하게 됩니다.

 

 

558봉을 떠난지 5분 후에 만난 조망터에 서니

그제서야 닫혔던 하늘이 조금 허락을 해 주네요.

 

건너편 운문사주차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복호산, 지룡산.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모습입니다.

 

그 뒤로 운문산, 범봉, 억산이  도열해 있고

우측으로는 호거대, 방음산도 시야에 잡히네요.

 

 

옹강산 주상절리

 

 

 

 

'구와꼬리풀'

 

 

옹강산을 내려선 후 매곡봉으로 가는 고저차가 크게 없는

저 능선 줄기는 더없이 수더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아직 저곳을 찾기에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네요.

 

 

눈 앞에 다가온 642봉 뒤로 옹강산 산정에는 아직도 구름속입니다.

 

 

'바위채송화'

 

 

우회길이 있지만 굳이 암릉을 타고 오르고픈 마음에

조심에 또 조심을 해가며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 서니 예전 기억이 되살아 나는군요.

바위 끝단까지 나아가 바라본 풍광은 여전히 변합없이 압권입니다.

 

 

642봉을 오르는 암벽을 조심스레 딛고 올라서면

 

 

구름에 가려 환상적인 조망을 볼수 없음이 아쉽지만

 

 

바위들과 어우러진 갖가지 형태의 소나무들의 모습에 위안을 삼아봅니다.

 

 

계속되는 바위지대를 줄을 잡고 매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손끝과 발끝에 힘을 주며 바위를 기어 올라

 

 

먼 곳이 아닌 가까운 주변의 조망들을 즐기면서

다시 흩뿌리기 시작하는 빗속을 샤워하는 기분으로 걸으니

 

 

절벽 끄트머리에 서있는

멋진 소나무가 쉬어가라고 유혹을 해 오네요.

 

하지만 가야할 길이 멀기에

간단히 사진 한장 담아주고서 암릉을 에돌아 올라서면

 

 

옹강산 최대의 명물인 '말등바위'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처음 이곳을 찾아왔을 때는 셀카로 흔적을 남겼었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땅히 카메라를 놓을 자리가 없어

소나무 아래에서 반대편 풍광도 담아봅니다.

 

 

말등바위 끝에 있는 암봉에 올라

지나온 능선과 함께 앵글에 담아보고

 

 

이번에는 그 옆의 암봉에 올라

말등바위의 옆모습을 담아보니

과연 말이나 소의 잔등처럼 보이네요.

 

 

지나온 옹강산 서북능선과

 

 

가야할 옹강산 북쪽 능선이 펼쳐지고

마루금 끝으로 매곡봉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제 옹강산도 가까이 다가온 모양입니다.

 

 

운무에 휩싸여 있는 숲길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그 속을 걷고 있는 세속의 산꾼은 연신 가뿐 숨을 내쉴 뿐입니다.

 

 

유의해야 할 지점입니다.

진행방향의 등로를 따라 옹강산 정상에 올랐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와 좌측 아래로 진행해야 매곡, 서지산으로 갈수 있지요.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의 정상석이 반겨주는

옹강산 정상에서 해후의 기쁨을 나눠봅니다.

 

세번 째 방문이지만

또다른 코스로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불쑥 솟아나네요.

 

 

조금 전 삼거리로 되돌아와 우측 아래로 내려선 등로는

급격히 떨어지는 경사길이라 조심스레 진행을 해야 했지요.

 

 

물기를 머금은 낙엽으로 더욱 미끄러운 가파른 내림길을

스틱을 적절히 사용해가며 가파른 내림길을 이어갑니다.

 

 

경주와 청도 시군경계 마루금을 따라

북쪽으로 진행하다 모처럼 만난 조망바위에서

경주 산내면 일부리 심천마을과 박매산(553m)을 담아봅니다.

 

 

별 특징이 없는 569.3봉을 지나고

 

 

바위들이 널부러져 있는 조망터에 올라서니

 

 

지나온 옹강산과 서북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산불의 흔적이 있는 평탄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여럿이 둘러앉아 쉬어갈 수 있는 543봉을 지나게 되고,

 

 

허물어진 돌탑과 산뜻한 이정표가 새로 세워져 있는

오리골과 심천마을을 잇는 옛고개에 도착하게 됩니다.

 

 

잠시 후 송전철탑 하나를 지나게 되고,

얕은 오름길이 이어지는 평탄한 등로를 잇다보면

 

 

조망이라곤 전혀 없는 563봉에 도착하여

 

 

뙤약볕 아래 뜨겁게 달구어진 삼각점을 사진에 담고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뒤돌아 본 옹강산에서 부터 이어져

쉼없이 걸어온 발품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참 많이 걸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아침 나절 올랐던 옹강산 서북능선...

이른바 말등바위능선이 건너보이고

아래로는 오진리 상말마을이 보입니다.

 

아득한 멀리 운문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이

철옹성처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잡히네요.

 

 

들머리였던 오진리 숲안마을이 골짜기 아래로 앉아있고

하산코스인 507봉 능선이 가운데 진을 치고 있네요.

그 뒤 우측 끝으로 서지산의 뾰족한 모습이 보이고,

가운데 맨 끝에는 까치산의 웅장한 모습이 잡힙니다.

 

 

'산정상'이라고 새겨져 있는

명판 하나가 달려있는 스텐레스 이정표와

'운문 21' 상수도보호구역 기둥이 있는 삼거리입니다.

7년전 이곳에서 하산을 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지금부터 미답의 구간이라 그런지

우거진 숲길이 마치 정글 같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게다가 멧돼지들이 어질러놓은 흔적들과

배설물들이 군데군데 남아있어

긴장의 끈을 붙잡은 채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이후 산길은 완만한 능선 길로 우거진 숲길에

조망이라곤 전혀없는 길을 말없이 걷기만 하다

606봉이 가까웠음인지 가파르고 긴 오름이 나타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풀막을 치고 오릅니다.

 

 

역시 조망이라곤 없는 가운데

삼각점 하나 놓여져 있는 매곡606봉에 당도하게 됩니다.

 

 

606봉을 알려주는 팻말과

상수도보호구역 표식인 '운문25' 뒤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매곡봉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옹강산에서부터 이어온 경주, 청도 시군경계와 작별하고

 

 

내리막길 능선으로 접어든 후 만나는 이정표에서

'운문댐(길없음)'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서지산으로 갈수 있답니다.

 

좌측 오진리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서지산을 다녀온 뒤 임도를 따라 걷다가

507봉 능선으로 진입하기 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서지산 방향으로 진행을 하다 만난 임도에서는

맞은편 숲길로 등로는 이어지고

서지산을 다녀와 이곳으로 되돌아온 후에

좌측 오진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서지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사람의 발길이 뜸한 탓인지

등로 또한 희미하여 간간이 나타나는

시그널을 눈여겨 보아가며 진행을 해야겠더군요.

 

 

그나마 굵직한 굵기를 자랑하는 소나무들이

심심찮게 나타나주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

조망없는 산길에 위안이 됩니다.

 

 

송전철탑이 서있는 곳에 이르니 시원스런 조망이 터지는데

하산루트인 507봉 능선이 어느 새 뒤쪽으로 자리잡고 있고,

그 너머 옹강산을 중심으로 서담골봉, 문복산, 운문령, 상운산 등이

멀리서 키재기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472봉이 바로 앞에 진을 치고 있고

방음앞산이 그 뒤 우측에

방음산, 해들개봉이 좌측의 복호산과 어깨를 같이 하고,

영알의 쌍두마차인 가지산, 운문산이

상운산과 억산을 좌우에 두고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앞을 가로막고 버티고 있는 거대한 암릉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압도되어 감히 올라볼 생각도 못하고

우회로로 돌아 올라가니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네요.

 

 

가뭄으로 줄어든 운문호 건너로

청도군 운문면과 금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까치산이 보이고

그 옆으로 해들개봉, 호거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줄을 잇습니다.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는 운문호에

좌측의 호산, 우측의 개산이 마치 섬처럼 떠있는 모습입니다.

 그 사이로 예전 운문면 소재지였던

고향 마을인 대천리가 물 속에 잠겨 있겠지요.

 

 

드디어 눈 앞에 다가온 서지산의 모습입니다.

또 한 차례 가풀막을 올라서야 할 생각을 하니

'에휴~'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하지만 어차피 가야할 걸음이기에 무거운 발걸음 서둘러 내딛습니다.

 

 

'장대냉이'

 

 

서지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을 향하다

지나치는 발걸음에 얼핏 눈에 띄어 담은 '영지버섯'입니다.

당연히 배낭속에 담아왔지요.^^*

 

 

난생 처음 찾은 서지산 역시 조망이라곤 전혀 없어

멋진 조망을 기대하고 찾아온 발걸음에 실망감이 들지만

어릴 적 보았던 곳을 올라본 것으로 위안을 삼고

간단히 정상석만 사진에 담은 채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서지산을 내려와 하산을 서두르는 발걸음은 바쁘게 움직이지만

 

 

올 때 못 가본 전망좋은 곳에 올라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주변 풍광을 담아봅니다.

지나왔던 매곡606봉이 우측 멀리 보이고

좌측으로 시군경계 마루금이 지촌리로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역시 매곡봉을 거쳐

지나왔던 517봉과 송전철탑이 보이고

그 뒤로 옹강산을 가운데 두고 좌측으로는 서담골봉이

문복산을 지나 운문령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아찔한 암릉 끝단에 서서

시원하게 조망되는 운문호를 바라보고 있으니

멀리로 청도 땅의 통내산, 학일산, 대왕산까지

확인되는 즐거움을 덤으로 누려봅니다.

 

 

까치산, 해들개봉, 방음산, 방음앞산..

그 너머로 운문지맥이...

 

하염없이 바라보는 산 그리메에

마음은 벌써 시선이 가는 저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래저래 조망할 곳이 많은 능선길에...

그러다보니 발걸음은 자연스레 느려지고

 

 

올들어 처음 만난 '하늘말나리'를 만나게 되니

또 다시 시간은 늘어져만 갑니다.

 

 

게다가 517봉을 지나 송전철탑 가기 전 길을 잘못 들어

허리길을 따르다 위를 쳐다보니

서지산 갈때 걸었던 능선길이 올려다보여

무작정 급사면을 치고 오르는데

한발 내디디면 두발 뒤로 물러서는 위험천만의 돌밭이라

땀 깨나 흘리고 주능선에 합류하게 되었네요.

 

집에 돌아와 확인해보니 먹방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었는데

계속 진행하여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472봉으로 올라

다시 오진리로 하산을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도착한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진리를 향해 진행해 나갑니다.

 

 

잡풀이 무성한 임도를 걷다가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가야할 507봉 능선입니다.

 

 

비포장 임도가 시멘트포장길로 바뀌어 진행해 나가니

잠시 후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 당도하게 됩니다.

 

이정표에 '산정상'이라고 가리키는 방향은

매곡(606봉)에서 내려온 길이고,

임도를 계속 이으면 오진리로 내려서는 길이기에

우측의 시그널이 달려있는  숲속으로 진행을 합니다.

 

 

잠시 순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막바지 오름의 힘겨움을 애써 이겨내며

 

 

도착한 507봉 직전의 전망바위에서 마지막 조망을 즐겨봅니다.

 

 

저 멀리 가지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알의 마루금이 성채를 두른 모습이 웅장하고

복호산, 지룡산, 삼계봉이 가운데 버티고 있고,

우측으로는 해들개봉에서 호거대를 거쳐

범봉을 향한 북릉길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산행을 시작했던 우측 서북릉길과 옹강산을 거쳐

돌아온 좌측의 북릉길이 일목요연하게 바라보이는 모습에

하루 왼종일 발품을 팔고 다녔던 두 다리에게

수고했다는 격려를 해주고 싶네요.

 

 

507봉을 지나 내려서는 하산길은 무척이나 가팔라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 또 조심을 하며 진행해 나갑니다.

 

 

한층 낮아진 고도감을 느끼며 다시금 옹강산을 바라봐주고

 

 

더불어 넓어져 걷기 편한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내려오니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해주는 멋진 풍광의 출현에

또다시 카메라를 꺼내게 만드는군요.

 

 

이제 숲길을 빠져나와 먹방정상에서 이어져 온 임도와 합류가 되고

마을길을 따라 털레털레 걸어오니

 

 

오진리의 특산물인 표고버섯 재배장이 반겨줍니다.

 

 

표고버섯은 함암효과가 있고,

장 운동에도 좋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고,

특히 고혈압에 효험이 있다고 하니 많이 먹어야겠습니다.

 

 

버섯재배장을 지나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오진리복지회관에 도착하면서

기나긴 오늘의 산행은 그 끝을 맺게 됩니다.

 

 

 

흩뿌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훌쩍 떠나온 영남알프스의 북쪽 언저리에 있는 옹강산.

오늘로써 세번 째 올라본 옹강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쉽지 않은 곳임을 실감하게 되고 서지산까지의 길고 긴 산길이 참으로 힘든 산행이었지만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은 훗날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테고 산과 함께 보낸 건강하고 행복했던 오늘의 추억만 소중하게 마음속에 간직 해본다.

산행 내내 단 한명의 산객도 만나지 않은 오롯이 홀로 가는 산길의 여유로움을 맘껏 누리고 온 행복한 산길에 두 눈이 시원할 정도의 멋진 조망은 짙은 운무에 가려 그 감동은 반감이 되었지만 밧줄을 타고 때로는 두손 두발 동원하며 기어오르기도 한 암릉길과 한적한 산길에서 만난 기이한 모습의 노송들의 고고한 자태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산행은 삶의 축소판같다는 사실을 오늘도 변함없이 실감하게 된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 힘들 때마다 부지런히 자만하지 않고 쉼없이 걸어온 흔적들을 가끔씩 뒤돌아보며 힘을 얻고 한걸음 한걸음 목적지를 향한 성실한 발걸음이 하나하나의 점이 되고 이 점들이 모아져 결국에는 선이 되어 마루금과 함께 할때 가고자하는 목적지에 마침내 당도하게 되는 법이라는 기본적인 진실을 말이다.

삶이 힘들 때마다 이같은 산행에서 얻어지는 불변의 진리를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지내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복지회관 앞 수돗가에서 땀에 절어 염장무가 되어 버린 몰골을 시원스레 쏟아지는 찬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오진리를 빠져나와 힘을 잃은 태양이 막바지 힘을 내쏟는 운문호반을 따라 경주방면으로 차를 몰아간다.

산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 매주 이곳저곳 가고픈 산을 찾아 떠나는 이 생활이 지겹지 않은 걸 보면 비록 나이는 들었을지언정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면서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정감 넘치는 노래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피곤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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