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동해의 푸른 파도가 한아름에 안기는 곳 감포 연대산으로의 힐링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4. 07. 17 (목)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감포읍, 양북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경주시 양북면 면사무소 앞-체육시설갈림길-음지마을갈림길-밀양 박씨 가족묘-관음봉(삼거리)-무일봉-연대산-관음봉-한불봉 돌탑삼거리-육길산 갈림길(광대의 길)-주술사의 길-군부대 앞-31번 국도변(전망대횟집)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30분, 11.2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습관처럼 배낭을 챙겨 출근했다가 당직근무 마치고 으례껏 떠나던 산으로의 여정이 비소식이 있다는 일기예보에 그만 포기를 하고 출근했다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할 일도 없고 해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가 텔레비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려니 답답한 마음인데 마침 베란다 바깥으로 바라보이는 하늘이 훤해져 옴을 느끼고 먼곳으로 고개를 내밀고 쳐다본다. 구름은 낮게 깔려있지만 비는 오지 않고 있어 간단히 배낭 속에 간식거리 몇개 집어넣고 카메라를 들쳐메고 집을 나서본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국제신문 사이트에서 최근에 다녀온 코스가 있어 읽어보니 재작년 산친구들의 송년 산행지였던 감포에 있는 연대산이다. 그날도 근무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었는데 먼 곳으로 긴 시간 산행하기에는 이미 때늦은 감이 있어 가까운 곳으로 후딱 다녀올 요량으로 연대산으로 행선지를 잡아본다.
4시간 가량 소요된다는 설명에 딱 맞겠다 싶은 생각에 시동을 걸고 오천을 빠져나와 성황재를 넘어 기림사 방향으로 달린다. 양북면소재지인 어일리에 도착하여 면사무소 입구 골목에 주차를 해놓고 GPS를 가동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어스
오늘 산행의 출발지인 양북면사무소입니다.
진행할 방향은 좌측 '양북제일교회'
안내간판 옆 골목으로 가야합니다.
골목에 들어서면 약간의 오름 끝 우측으로 등로가 열려있습니다.
초입부터 국제신문 표지기가 길안내를 하고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아 마음 편하게 걸음을 옮겨갑니다.
'솔나물'
숲길에 들어서서 좌측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포항-울산간 고속국도 공사현장 너머로 토함산이
구름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는 모습이 들어오고
등로 좌우로 늘어선 나무에 군데군데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무일선원'에서
만들어 달아놓은 명상어록들이 눈길을 끕니다.
출발한지 12~3분 가량 지나 만난 작은 갈림길에서
시그널이 안내하는 좌측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눈이 시원해져 오는 푸르름이 숲을 감싸고
마음도 더불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기분좋은 소나무 숲길이 이어져 등산이라기 보다는
트레킹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잘 어울릴 듯하네요.
노치재 입구부터 시작되는 명상어록이 등로 내내 설치되어 있어
그 수효가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눈길을 끄는 글귀는 사진에 담아보기도 합니다.
신발을 벗고 걸어도 좋을 만큼
평탄하고 부드러운 산길을 속도를 내며 걷다가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타나면
허리를 펴고 멀리 조망도 한번 보고 가기도 하지요.
우측으로 멀리 형제봉이 보이고
조항산은 그 뒤쪽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나 봅니다.
적송으로 우거진 명상의 숲길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도 많이 자라고 있어
가을에는 수북이 쌓인 솔가리를 이불삼아
향긋한 송이버섯 한 송이 잉태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각종 운동기구들이 설치된
체육공원 쉼터가 연이어 나타나고...
아마도 어일리 주민들이 많이 이용을 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근교산 어디를 가도 이렇게 체육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걸 보면
우리나라가 참으로 많은 발전을 하긴 한 모양입니다.
두번 째 체육시설 끄트머리에는
좌측으로 노치재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답니다.
어록의 저 글귀처럼 과연 저리 될수 있을지...
어렵네요.^^*
등산로 나무에 걸려있는 명상어록을 읽고 생각하며 걸으니
정중동(靜中動)의 조화가 참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명상에 잠겨 걷는 길인가 봅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고추나물'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늘씬한 소나무들이
저마다 각선미를 자랑하는 부드러운 길을 따라가면
T자형 삼거리에 당도를 하게 되고
주변 안내판에는 '음지마을 삼거리'라 씌어져 있네요.
가야할 등로는 좌측 방향입니다.
잠시 뒤 '밀양박씨 가족묘'가 나타나고
진행해야 할 등로는 무덤 앞으로 나 있습니다.
'꿀풀'
'각시원추리'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천천히 걸으며 만끽할 수 있는
숲길은 웰빙과 건강을 찾는 이에게
늘 행복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숲길임에 틀림없지요.
널찍한 산길을 따라 약간의 고도를 높혀가며 진행하니
근무자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 산불감시초소와
정상석, 그리고 간이의자와 그네가 동무하듯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관음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초소 뒤로 돌아가서 바라본 조망으로
좌측으로 조항산이 보이고,
우측 멀리 토함산은
아직도 구름속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팔조리 일대의 야산들과 삿갓봉 너머로 잔잔한 물결처럼 흐르는
경주 감포읍 일대의 산군들이 희미하게나마 조망이 됩니다.
관음봉 정상석
관음봉 한 귀퉁이에 놓여져 있는 목판에서...
관음봉에서 잠시 조망을 즐긴후 등로를 이으면
이내 팻말이 여러 개 세워져있는 관음봉 삼거리에 이르는데,
우측 능선길은 한불봉 삼거리로 가는 길이고,
곧장 나있는 길은 연대산 정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먼저 연대산을 다녀와야 하기에 직진길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우측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등로 내내 '감포깍지길' 시그널과 함께 가는 길입니다.
잠시 소개하자면,
'감포깍지길'은 감포항을 중심으로 감포 지역의 풍부한 해안관광자원과 수려한 산천, 유서 깊은 문화와 정감 어린 마을 등을 '길'이라는 주제에 엮어 감포읍에서 조성한 68km 해안탐방 둘레길입니다. 여덟 구간에 소주제를 심어 해, 물, 나무, 불, 쇠, 흙, 달, 바다의 특징을 살려 자연을 받아들이는 자연과 하나 되는 우주적인 길을 열어 놓았답니다.
제1구간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은 해(日)를, 제2구간 '자전거를 타고 도는 수변길'은 물(水)을, 제3구간 '고향을 회상하며 걷는 길'은 나무(木)를, 제4구간 '고샅으로 접어드는 길'은 불(火)을, 제5구간 '드라이브하며 보는 길'은 금(金)을, 제6구간 '명상에 잠겨 걷는 길'은 흙(土)을, 제7구간 '소리에 끌려 걷는 길'은 달(月)을 제8구간 '배를 타고 도는 바닷길'은 바다(海)를 상징합니다.
그 중 지금 걷고 있는 제6구간 '명상에 잠겨 걷는 길'은 등산로가 구간의 절반 이상을 이루고 있어 감포의 솔숲에 잠겨 삼림욕하기에 좋은 힐링코스랍니다.
'비비추'
'골등골나물'
무일봉 입구 사거리 갈림길입니다.
먼저 우측의 무일봉을 찾아보고 되돌아나와
맞은편 시그널이 가리키는 연대산으로 갈 예정입니다.
연대산 무일봉.
양쪽으로 시그널이 달려있는 갈림길에서
진행방향은 좌측길입니다.
좁아진 등로에 우거진 수풀 사이를 뚫고 진행하면
우측으로 제이스골프장이 보이네요.
정상석 대신 삼각점과 표지판이 서있는 연대상 정상입니다.
표지판이 없으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밋밋한 곳인데다
주변의 우거진 숲으로 인해 조망이라곤 전혀 없네요.
다시 돌아온 무일봉 입구 사거리에서
왔던 길을 따라 직진으로 나아갑니다.
다시 만난 관음봉 삼거리에서
이번엔 좌측으로 길을 들어 천천히 걸음을 옮겨가기로 합니다.
마음이 번잡하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
이 길을 천천히 걸으면 좋겠습니다.
어디든 빨리 가기 위해 서둘러 걸으면
당연히 마음도 바빠집니다.
이런 걷기는 즐겁지 않겠지요.
그러나 걷기 위해 걸으면서 걷는 것을 즐기면
그것은 일종의 명상입니다.
이런 걷기는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지요.
걷는 것만으로도 새롭게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行禪이고, 순례일 것입니다.
나의 걷기는 어떤 것인지 오늘 이 길을 걸으면서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길가에 명상하기 좋은 글귀들도 있어 밋밋함을 덜어주고
특별히 볼거리는 없으나 조용히 산책삼아
산행하기 좋은 코스임에는 틀림이 없네요.
한불봉 돌탑삼거리에 세워져 있는 글귀인데,
돌탑에 얽힌 전해오는 이야기를 모태로 적어 놓은 것 같네요.
연대산 삼거리에 세워진 돌탑은 욕을 하면서 깨우치고,
탑을 쌓으면서 미움을 내려놓는 탑이라 하여
'욕탑' 또는 '미운탑'이라고 한답니다.
'한불봉 돌탑삼거리'
좌측 길은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곧장 나있는 길은 이견대나 동해안 바닷가로 가는 길이지요.
'산짚신나물'
워낙 울창한 숲길이라 주위를 둘러보아도 전망이 좋지는 않지만
울창한 숲에서 저절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길이네요.
'육길산 광대의 길' 삼거리로
우측으로 나있는 길은 이견대나 감은사로 가는 길이지요.
국제신문 코스로 가려면 직진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주술사의 길' 시작 지점입니다.
곳곳에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서
산길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을 하지만
국제신문 표지기가 앞장 서 불을 밝혀주니 그 든든함은 배가 됩니다.
등로 우측으로 조금 벗어난 지점의 조망터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네요.
우측으로 문무대왕의 수중릉인 '대왕암'이 보입니다.
'톱풀'
'술패랭이'
'파리풀'
웃자란 칡넝쿨이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에
이방원의 '하여가'가 떠오르네요.
폼나게 살아도 한 세상...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한 세상...
'최선을 다하며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을 뿐이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미국자리공'
숲을 빠져나와 군부대 앞에서 뒤돌아 담아본 전경입니다.
회곡마을과 바닷가 해안이 눈 앞에 나타나니
이제 거의 다온 모양입니다.
우람한 해송이 방풍림 역할을 해주는 길을 따라 진행하니
31번 국도변에 있는 전망대횟집 입구에 도착하면서
연대산 산행은 이렇게 끝을 맺게 되네요.
'며느리밑씻개'
산행을 마치고 출발지였던 양북 어일리까지 가려면
대종교 앞 대본삼거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데
4시 20분에 있다는 정보에 아직 여유가 많아
해파랑길을 잠시 걸으면서 바닷가의 정취를 맛보기로 합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총 10구간 50개 코스, 거리 770km의 걷기 길입니다.
'당아욱'
'설악초'
'금계국'
해파랑길 구간인 대본리 마을 안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곳이 있어 찾아갔더니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 멋진 장면을 만나게 되었네요.
파도소리 들려오는 바위에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갈매기떼와
바위 틈 사이로 활짝 피어난 참나리 군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와 오늘 나들이의 대미를 장식해 주네요.
대본마을 앞 바닷가의 '촛대바위'
동해의 바닷물과 대종천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담아본
문무대왕수중릉과 봉길해수욕장의 모습입니다.
감포깍지길 안내도
참 걷기 좋고 편한 길이었다. 혼자가 아닌 둘이어도 좋고 여럿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 꼭 다시 찾고픈 마음이 드는 그런 곳이다.
말을 내려놓고, 마음을 내려놓고, 사람을 내려놓고, 일상에서 잠시 탈출하고 싶을 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힘들고 지친 심신을 잠시라도 내려 놓고 싶을 때
이곳 명상의 숲길을 찾아 길가에 달려있는 명상하기 좋은 글귀들을 마음속으로 새겨 가며 조용히 산책삼아 걷다보면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닌가 싶다.
특별히 볼거리는 없으나 나즈막한 산길이라 힘도 들이지 않고 명상을 하듯 차분히 걸으면 속세를 떠나 사바를 세계를 걷는 듯한... 참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길 인것 같아 또다른 코스로 꾸며서 찾아오리라 다짐하면서 연대산 산행을 마치고 감포깍지길 7구간과 해파랑길 11코스 구간이 겹치는 해안길을 잠시나마 맛보기로 걸어와 대종교 입구의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오후 4시 20분 경에 도착한다는 양남에서 출발하는 150번 버스보다 일찍 도착한 130번 어일 순환버스를 타고 주차해 놓은 양북면소재지인 어일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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