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새로운 코스로 꾸며 걸어본 포항 운제산 환종주 본문
♣ 산행일자 : 2014. 08. 30 (토) 날씨 - 맑은 후 흐림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대각2리 마을회관 입구 - 운제소봉 - 자장암 - 오어사 - 운제중봉 - 산여고개 - 시루봉 - 시경계갈림길 - 운제산 - 대각갈림삼거리 - 대각2리마을회관 입구 (원점회귀 산행)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0분, 17.5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당직근무 마치고 조금은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여 집에 도착했지만 무료하게 쇼파와 씨름하는게 싫어 습관적으로 배낭을 챙기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텔레비전과 눈맞춤 해봤자 좋을 게 없다싶어 푸른 숲속을 걸으면서 건강과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무엇보다 크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산으로 나선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나... 하늘은 모처럼 밝게 웃고 있어 푸르른 숲 사이로 올려다보이는 파란 하늘과 시원한 조망을 볼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 한다. 그렇다고 자꾸 먼곳으로만 갈수 없는 노릇이기에 엎드리면 닿을 것 같은 운제산으로 행선지를 잡았다.
웬만한 코스는 다 돌아보았기에 오늘은 못가본 코스로 꾸며서 환종주 형태로 돌아볼까 생각하고 어렵게 구한 궤적에다 조금 변형을 하여 산행을 해보고자 한다.
포항외곽도로인 영일만대로를 달리다 대각 램프 웨이를 빠져나와 자장암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대각2리 마을회관 입구의 도로변에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 메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자장암으로 들어가는 도로변에 서있는
대각리마을회관 입간판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입니다.
도로변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나오는 대각2리 마을회관이지요.
회관 앞에서 우측으로 바라보면
논을 가로질러 묘가 있는 곳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숲속으로 들어서니 인적이 드문 희미한 등로라
눈여겨봐가며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평평한 구릉지에서는 등로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준비해간 궤적과 주변 지형을 봐가며 잘 찾아야 될듯 싶네요.
사실 이런 코스는 종주꾼들이나 다닐만한 희미한 흔적이라
초보산꾼들에겐 미아가 되기 십상인 곳인 것 같아
앞으로 좀더 시간이 지나 등산로가 뚜렷해지면
사정은 나아지리라 생각이 드네요.
송전철탑을 가설할 때 만들었을 임도를 만나게 되면서
등로는 뚜렷해지기 시작합니다.
처음 만나는 갈림길인데 진행방향은 좌측입니다.
약 5분 뒤 만나는 갈림길인데
우측으로 보이는 송전철탑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노란 시그널을 발견하고 확인해보니 친구의 것이었네요.
반가운 마음에 진행방향의 등로와 함께 담아봅니다.
다시 5분 뒤 만나게 되는 대나무숲 사이를 통과하여 산길로 진행하다 보면
좌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수정사로 가는 길입니다.
우측의 뚜렷한 길로 진행하면 되지요.
계속 이어지는 뚜렷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이번에는 우측의 오름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자그마한 팻말에 '운제소봉'이라 써 놓았는데,
어떠한 근거로 이름을 붙여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그 유래를 알수 없으니 따를 수밖에 없네요.
오늘 산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군요.
등로 우측 숲 사이로 멀리 들머리인 대각리가 보이고
그 뒤로 연일읍과 포항시내 전경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삼각점이 있는 220.7봉
220.7봉에서 바라본 오어지의 전경입니다.
이곳은 눈에 익은 곳이네요.
좌측방향은 혜공교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우측길은 오어재 방향이랍니다.
물론 가야할 방향은 직진입니다.
등산로가 반질반질걸 보니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다닌 곳은 표가 나는군요.
편안한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하고나니
출발지인 대각리에서 자동차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오어재로 내려서게 되네요.
이제 발걸음은 자장암을 향하게 됩니다.
다시 찾은 자장암의 전경입니다.
법당인 대성전에 들러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고
법당 앞 조망터에는 활짝 핀 '수련'이 봐달라고 추파를 던지고
한 그림하는 오어지와 주변 경관이
푸른 옷을 입고 눈을 즐겁게 해 주네요.
오어사를 향한 걸음에 잠시 조망바위에 들러
자장암의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고 능선을 타고 내려서니
주말이라 오어사를 찾은 신도와 행락객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빈 공간이 없는 주차장에 닿게 됩니다.
오어지를 가로지르는 '원효교 출렁다리'를 사진에 담고
다리를 건너 오어사와 자장암을 한 틀에 놓고 카메라에 담고서
계속 등로를 잇기 위해 오어지둘레길로 접어듭니다.
그림자로 내려앉은 나무가 일렁이는 물결과
어우러져 보기에도 시원한 그림이 되었네요.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되는 등로를 한발한발 올라서면
항사리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다시 원효암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가야할 방향은 좌측입니다.
등로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자장암의 멋진 풍광입니다.
바위로 된 암봉 위에 자리를 잡은 모습이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뒤로 오천읍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이번에는 원효암을 내려다 봅니다.
조용히 산 중턱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에
보는 이의 마음마저 차분해지는 느낌입니다.
다시 한번 자장암 방향을 바라봐주고는
보도블럭이 깔려있는 헬리포터에 도착하게 되고
부드러운 등로를 3분 가량 걷다보면
우측으로 원효암으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이후 약간의 오르내림을 극복하며 도착한 운제중봉 입구입니다.
우회로가 있지만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요.
도착한 운제중봉 역시 예전에는
헬기장봉이나 422봉으로 불리워졌었는데
누군가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주변에 식사를 하고 있는 산님들이 있어서
저 역시 자리를 잡고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오이풀'
운제소봉과 마찬가지로 한사람의 작품인 것 같네요.
운제중봉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여고개를 향한 등로에서 만나게 되는 '내나무'
우거진 숲 사이로 운제산 정상과 대왕암이 보이는 곳을 지나
대각에서 염소목장을 지나 경주 암곡동 도투락목장으로 이어지는
임도 고갯마루인 산여고개에 도착을 하게 되고
시루봉을 향한 산길은 반듯하고 편안하기 이를 데 없네요.
늘 그자리에서 찾아오는 이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멋진 소나무에게 눈길 한번 주고는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는 등로를 따라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이름모를 풀벌레들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걷노라니
어느 새 시경계길이자 운토종주길과 만나게 되네요.
마주보이는 길은 오리온목장과 토함산을 향하는 길이고
시루봉은 우측으로 3분 가량 나서면 만나게 됩니다.
도착한 시루봉에는 두 명의 산님이 도착해 있어
그동안 정상석만 찍었었는데 모처럼 흔적을 남겨봅니다.
달려도 좋을 만큼 편안한 등로를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다보니
지난 번 암시밭골의 깊은 계곡을 빠져나와 주등로와 만났던 지점을 지나게 되고
'망뫼봉'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447봉을 지나
또다른 암시밭골 갈림길을 통과한 뒤
좁아지는 등로를 빠져나오면
배느리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맞은 편으로 보이는 길은
경주쪽 사라마을로 내려서는 길이지요.
널찍한 등로에 푸르른 숲속을 걸으니
이젠 여름이 한풀 꺾였음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느낄 수 있네요.
시경계 갈림길입니다.
직진방향은 대송면 홍계리와 경주쪽 왕신저수지 안쪽의
사라마을을 잇는 사라재로 연결되는 길이지요.
진행해야 할 방향은 우측 숲길입니다.
등로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경주 강동면 방향의 조망입니다.
멀리 안강지역의 이름난 산들인 자옥산, 도덕산 너머로
영천의 보현산과 포항의 최고봉 면봉산이 아득합니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포항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 내연산 향로봉을 비롯한 비학산 주변의
산군들이 줄을 잇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산불감시초소봉과
운제산 육각정을 올려다보며 막바지 힘을 쏟아 부어 봅니다.
시경계 갈림 삼거리에서 운제산까지의 등로가
그리 쉬운 코스는 아닌데
오늘은 선선한 바람이 때맞춰 불어주고 있어
그리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드디어 운제산-대각 주등로와 만나게 되네요.
산불감시초소봉을 지나와 만나게되는 운제산 오름길로
운제샘을 거쳐 오르는 좌측길을 버리고
곧장 나있는 맞은편 급사면을 치고 오릅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닌 터라
등로는 반질반질 하다못해 미끄러울 지경이라
눈,비 올 때는 오르내리기가 무척 힘이 드는 곳이랍니다.
가풀막을 치고 올라 도착한 운제산 정상입니다.
육각정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며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겨봅니다.
남으로는 지척으로 대왕암이 빤하고
그 너머로는 시루봉과 토함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이 아련합니다.
남서쪽으로는 오어지의 지계곡을 이루는 암시밭골이,
그리고 그 건너로 오늘의 최고봉인 시루봉(503.4m)이 건너보이고
아득한 멀리로는 경주 땅의 무릉산과 금곡산이 희미하게 잡히네요.
북서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산불감시초소봉 뒤로 안강읍이 보이고
그 뒤로 자옥산, 도덕산, 어래산 등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북으로는 포항시가지와 포항철강공단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영일만도 굽어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려봅니다.
약간 우측으로 바라보면 4공단 너머로
오천읍과 동해면이 자리잡고 있고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해안선도 눈에 들어오네요.
모처럼 시원한 조망을 보게 되어
두 눈이 호사를 누리는 오늘입니다.
육각정에서 내려와 오어사와 대왕암 갈림길 입구의 쉼터를 지나
운제샘과 대왕암, 오어사로 나뉘어지는 갈림길을 사진에 담고
자주 오고 가다보니 이젠 눈에 꽤 익은 등로를 조심스레 내려가니
무슨 의미로 붙여놓은 이름인지 모를 '바윗재'를 지나게 되고
조망이 멋지고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대각온천과 자장암, 오어사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늘은 원점회귀를 위해 오랜만에
좌측 영일만온천(대각온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삼거리 쉼터에서의 멋진 조망
운동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
오어사 방향보다 훨씬 수월한 등로에 발걸음은 빨라지지만
푸른 소나무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에서는 일부러 속도조절을 해 봅니다.
보경사가 있는 내연산과 더불어
포항시민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혹은 혼자서라도
운동 삼아 걷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산행지랍니다.
드디어 주의지점에 당도했네요.
일반적인 산행코스는 널찍한 등로를 따라 가면 되지만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는 119 구조표식의 '운제-09'에서
마주보이는 숲길로 진행해야 합니다.
송전철탑 설치 때 만들어진 임도를 따라 3~4분 가량 진행하면
또 하나의 주의지점을 만나게 되는데,
뚜렷한 등로를 잇다보면 엉뚱한 곳으로 빠질 수 있으니
좌측의 한전에서 달아놓은 빨간 시그널 방향의 대나무 숲으로 진행합니다.
대나무 숲 정면에서 잡은 사진입니다.
우측 소나무의 빨간 페인트를 참조하면 될듯 싶네요.
짧은 대숲을 빠져나오면
넓은 터에 무명묘 1기가 있는 곳이 나오는데
가야할 방향은 맞은편 한전 시그널이 있는 곳이 아닌
급격히 좌측으로 꺾이는 방향이니 또 하나의 요주의 지점이지요.
곧바로 호석을 두른 무덤을 만나게 되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등로를 잇다보면 이번에는
'매곡당 수원김공지묘'라는 상석이 놓인 분묘를 지나게 됩니다.
뚜렷한 길을 따라 3분 가량 내려서면
등로는 사라지고 민가 뒤쪽의 들깨밭이 나오고
밭 옆으로 통과해 나오니 제2칠성천의 뚝방길 앞에 서게 되는군요.
뚝방길을 따라 우측으로 진행하면
우측으로 보이는 가설다리를 건너
큰 도로를 따라 들머리를 향해 걸어갑니다.
대각사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르면
들머리였던 대각리마을회관 입간판이 나오고
새로운 코스로 꾸며본 운제산 환종주는 끝을 맺게 됩니다.
가까운 곳으로 짧게 다녀볼까 싶어 나서본 산길에 그동안 많이 걸어보았던 운제산 일주산행에 새로운 코스를 가미하여 나선 오늘의 산길은 그리 힘들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크게 감동을 줄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늘이 편안한 숲길이 좋고 사람은 산을 걷는 것만으로도 만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어떤 이의 주장에 적극 동의하면서 습관처럼 걷고 또 걸었던 산길이었던 것 같다.
사람은 산을 걷는 것만으로 만병을 낫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또 혹자는 나이가 들수록 자주 산에 가야 된다고도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산을 찾고부터 삶의 패턴이 바뀌어 될 수 있으면 자연을 가깝게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접하고 선한 마음을 담으려하고 모든 일을 좋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거기에 하나 추가를 하자면 그저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게 아닌 조금의 불편을 감내하면서라도 못 가보았던 곳을 찾아 다니며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 그것이 혼자가 됐던... 둘이 되었던... 아니면 여럿이 되던...
요즘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 사람구경, 경치구경... 발품을 팔아가며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픈 강한 충동을 느끼곤 한다.
지금까지는 그저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제대로 보고 느끼면서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누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많은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좋겠지만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드는건 나 자신도 이제 나이가 들어 늙나보다 싶은 생각에 양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이 다른 때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일까...
하지만 짧은 여행에서 얻어지는 편안함과 행복이 충전되어 기나긴 일상을 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고, 또한 '사람이란,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라는 말처럼 고령화사회에서 늘어나는 수명만큼 자신을 가치있는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건강과 자기 계발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성취감이 큰 만큼 행복감도 그에 비례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이제 하나 남은 코스이자 좀더 장거리코스인 '오어지환종주'를 준비할까 싶다. 더 큰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껴보기 위해 차근차근 열심히 준비해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밀려오는 공복감을 애써 참으며 귀가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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