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추석연휴에 찾은 도봉산(자운봉-오봉-여성봉-송추) 본문
◐ 산행일자 : 2014. 09. 09 (화)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서울특별시 도봉구, 경기도 양주시, 의정부시 일원
◐ 산행인원 : 거북이와 함께...
◑ 산행코스 : 도봉탐방지원센터 - 천축사 - 마당바위 - 신선대 - 우이동 오봉갈림길 - 오봉 - 여성봉 - 오봉탐방지원센터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8분, 7.8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도봉산(道峰山)
서울특별시 도봉구와 경기도 양주시, 의정부시의 접경지대에 있는 산.
서울 북쪽 도봉구와 경기도 양주 경계에 있는 산이다. 높이는 739.5m이며, 가장 높은 봉우리는 자운봉(紫雲峰)이다. 북한산(北漢山)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며, 서울 북단에 위치한다. 우이령(牛耳嶺:일명 바위고개)을 경계로 북한산과 나란히 솟아 있으며, 북으로 사패산이 연이어 있다. 면적이 24㎢로 북한산의 55㎢에 비해 등산로가 더 조밀하며, 산 전체가 큰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자운봉·만장봉·선인봉·주봉·우이암과 서쪽으로 5개의 암봉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오봉 등 각 봉우리는 기복과 굴곡이 다양하여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그외 도봉산의 능선을 이루는 칼바위, 기차바위, 해골바위, 피바위 등 재미있는 이름의 바위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중 선인봉은 암벽 등반코스로 유명하다.
도봉산 남서쪽 도봉계곡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휴양을 즐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도봉서원이 위치하는데 조선시대 개혁파였던 조광조의 위패를 봉안하는 곳이다. 또한 우암 송시열의 도봉동문이라는 암각화가 전해진다. 산중에는 인근 60여 개 사찰이 있으며 제일 오래된 사찰은 천축사(天竺寺)로 무학대사가 조선왕조 창건과 함께 중창하였다고 전해진다. 도봉산 석굴암은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 김구 선생이 일본군 중위를 죽이고 숨어지내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그외 사찰로는 망월사(望月寺)·쌍룡사(雙龍寺)·회룡사(回龍寺) 등이 유명하며 연중 참례객·관광객이 찾는다.
동쪽으로 서울과 의정부 간의 국도, 서쪽으로 구파발(舊把撥)과 송추(松湫)의 간선국도가 통하여 교통이 편리하다. 도봉산의 3대 계곡은 문사동계곡, 망월사계곡(원도봉계곡), 보문사계곡(무수골)으로서 이 계곡들이 바로 산행기점과 연결되는데, 도봉동계곡·송추계곡·망월사계곡·오봉계곡·용어천계곡 등도 유원지로 개발되어 수락산(水洛山)·불암산(佛岩山) 등과 함께 좋은 등산코스를 이루고 있다. 도봉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는 도봉산역에서 도봉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인데 도봉서원을 지나 약 1km를 더 오르면 도봉산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다시 1km를 더 오르면 정상에 도달한다. 도봉서원을 지나면서 부터는 거북암, 마당바위 등 많은 등산로 갈림길이 있다.
그리고 우이동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고 송추유원지에서 오르는 길이 있는데 계곡의 맑은 물과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의정부 안골에서 오르는 길은 도봉산 북쪽에서 시작하는 등산로이며 성불사를 지나 사패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한편, 북한산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우이령을 포장도로로 건설하려 하였으나, 환경보호단체들의 제기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어 취소되었다.
◈ 산행기
추석연휴기간 내내 근무가 없는 휴무인데다 올해부터 적용된 대체휴일까지 적용하니 장장 나흘간의 휴식이라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먼저 부모님 차례부터 정성껏 모시고 모처럼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아 성묘하기로 마음먹고 명절이라 내려온 딸아이의 귀성도 도울 겸 함께 상경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내심 계획한 일정이 따로 있으니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명절 당일 오후 2시경 출발하여 T-map의 네비게이션의 최적코스로 설정해놓고 집을 나서니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가며 안내를 하지만 고향을 찾아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가졌던 귀성객들과 성묘객들이 한데 뒤엉켜 전국의 도로는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는 듯 보인다.
정체구간이 주는 짜증스러움을 인내심으로 참아내며 도로상황을 수시로 체크해가면서 도착한 국립대전현충원.
평소 폐장시간이 오후 6시인데 명절이라 그런지 늦어도 괜찮으니 조심해서 오라는 말을 위안삼고 달려가니 만월의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라 있는 저녁 7시 30분이 넘었다. 현충원 매점에서 구입한 생화 다발을 화병에 꽂고 준비해간 음식을 차려놓고 헤드랜턴과 스마트폰의 플래시로 조명을 밝게 한뒤 성묘를 마친다. 늦은 시간이지만 우리만 있는게 아니라 몇몇 성묘객들도 눈에 띄는걸 보면 정체된 도로사정 때문에 생긴 진풍경일게다. 성묘를 마치고 차려놓았던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 다시 찾아뵙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서울로 향한다.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몰려드는 차량들로 고속도로마다 홍수를 이루고 있으니 정체는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지만 네비게이션에 의지한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무작정 달려보니 딸아이의 거처에 도착하게 되고 시각은 자정이 다 되어간다.
내일 산행을 위해서 미리 배낭을 꾸려놓고 잠자리에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아침을 챙겨먹고 주변의 편의점에 들러 햄버거 두 개를 사서 챙겨넣고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서울역에 도착하여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도봉산역에서 내리니 눈에 띄는건 온통 울긋불긋 도봉산을 찾은 등산객의 물결이다.
가히 장관이라 표현할 말이 따로 없는 듯한 풍경에 그저 놀란 입이 닫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히 서울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산행지라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하다. 들머리를 향한 길목에 도열해 있는 식당가에서 김밥 한줄 사서 챙겨넣고 10분 남짓 걸으니 도봉산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게 되고 GPS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지하철 도봉산역에서 함께 하차를 한 수많은 등산객들은
과연 도봉산의 어느 코스로 갔는지 알수 없지만
눈에 보이는 수효만 해도 대단한 숫자임에 틀림이 없어
신선대 꼭대기에는 제대로 올라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도봉탐방지원센터 입구에 다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됩니다.
도봉산 역시 북한산국립공원의 한 축임을 알려주네요.
도봉산 광륜사.
도봉산 광륜사(光輪寺)
대한불교 조계종 도봉산광륜사는 신라 의상조사가 창건하였으며, 당시의 사찰이름은 만장사(萬丈寺) 였다고 한다.
도봉산의 초입에 자리하여 하루에도 수만 명이 지나는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아담한 사찰이다.
천축사, 영국사와 더불어 도봉산의 대표적인 가람으로 자리매김을 했으나 임진왜란으로 대부분 소실되고 말았다.
그후 조선후기 조대비 신정왕후가 풍양조씨 선산과 인접하고 산수가 수려한 이곳에 만장사를 새롭게 중창하고 기도와 정사를 보던곳이라고 전해진다.
흥선대원군도 이곳을 자주찾아 국정을 논한역사가 있는 사찰이다.
국립공원도봉분소 입구에서 등로가 갈려지는군요.
지도를 확인해보니 분소 우측방향은
다락능선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험로라
함께한 집사람이 힘들 것 같아 곧장 자운봉을 향해 오르기로 합니다.
잠시 뒤 만나는 갈림길 역시 녹야선원을 거쳐
포대능선이나 다락능선으로 가는 길입니다.
등로 우측으로 약수터가 하나 나타나는데
쌍줄기약수터라고 이름이 붙혀있네요.
시원한 물맛 한번 보고 등로를 이어갑니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등산객들과 뒤섞여
산행을 해본 경험이 없어 그런지
보는 것만으로도 놀랍기만한 오늘의 진풍경이었 답니다.
과연 천만 시민이 사는 서울답네요.
이번에는 보문능선을 거쳐 우이암으로
나뉘어지는 서원교 삼거리를 만나게 되네요.
가야할 길은 우측 자운봉 방향입니다.
서울외곽을 두르고 있는 대부분의 산이 그러하듯
도봉산을 오르는 산길 역시 돌길의 연속입니다.
우리나라의 수도이자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이곳 서울에서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 도봉산이라 하는데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등산로에
주말이면 도봉산을 찾는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그래도 가장 대표적으로 많이 찾는 코스가 지금 '해와달'이 걷고 있는
도봉탐방지원센터-천축사-마당바위-신선대로 올라가는 코스라고 합니다.
천축사 입구의 모습입니다.
예까지 왔으니 그냥 갈 수야 없겠지요.
도봉산 천축사(天竺寺)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교구로 조계사에 속해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도봉산 선인봉 남쪽에 있다. 673년에 의상(義湘)이 수도하면서 현재의 자리에 옥천암(玉泉庵)이라는 암자를 세웠고, 고려 명종 때 영국사(寧國寺)가 들어섰다. 1398년 조선 태조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렸다 하여 절을 새롭게 고치고 천축사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1474년 왕명으로 중창하였고, 조선 명종 때 문정왕후(文貞王后)가 화류용상(樺榴龍床)을 절에 바치고 불당 안에 부처를 모시는 불좌(佛座)를 만들었다. 그 뒤 여러 번 다시 고쳐 지었으며, 법당 안에는 석가삼존상과 지장보살상을 비롯해 삼세불화·지장탱화·신중탱화가 모셔 두었다. 대웅전·원통전·복운각·산신각·요사채·무문관 등의 건물이 남아 있다. 맑고 깨끗한 석간수가 유명하고 백년 묵은 보리수나무가 샘물 위쪽에 있다.
천축사 입구에 모셔진 부처님들...
대개 500나한상을 두는 것이 상례인데
천축사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을 비롯하여
많은 부처님을 나한상처럼 모셔놓은 것이 특별하네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만드는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천축사에서 보는 선인봉의 모습은 그야말로 대단했네요.
마치 하얀 도포를 입은 신선이 서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기념으로 한장...
도봉산 마당바위.
마당바위에서 바라본 보문능선 너머로 우이암이 보이네요.
많은 산객들이 신선대에 오르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자운봉을 향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이정표의 우측 방향으로 계속 오름을 이어갑니다.
산악구조대 갈림길에서 다시 가풀막이 이어지네요.
'이고들빼기'
천축사를 거쳐 마당바위에서 신선대로 오르는 코스는
아마도 도봉산에서 제일 힘든 코스인 것 같습니다.
마당바위에서 신선대에 오르는 코스 마지막에는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된비알이 이어지기 때문이겠지요.
정상을 향한 마지막 걸음에 놓여져있는 데크를 한발한발 올라서니
커다란 바위덩어리로 된 도봉산은
멀리서 찾아온 낯선 나그네를 말없이
품 안에 꼬옥 안아주며 멋진 풍광을 맘껏 보여주기 시직합니다.
신선대에서의 조망
북한산 백운대 등이 멀리 희미하게 보이고
우측 중간으로 뜀바위, 칼바위가 보입니다.
마치 레고 조각을 맞춰 쌓아놓은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경이로움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커다란 바위...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입니다.
⊙ 자운봉(紫雲峰)
'경기의 금강'이라 불리는 도봉산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는 최고봉(740m)이다. 이곳에 오르면 만장봉, 오봉능선, 칼바위, 포대봉, 우이암 등이 한 눈에 보이고 멀리 북한산도 조망할 수 있다. 자운봉은 등반하기에 위험하여 산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바로 옆에 있는 신선대까지만 등반이 가능하다. 자운봉으로 오르는 등산코스로는 만장사-도봉서원-도봉산장-천축사-약수터-마당바위–자운봉 코스와 도봉산 매표소-도봉서원-도봉대피소-만월암-다락능선-포대능선(Y계곡)--자운봉(신선대) 코스 등이 있다.
만장봉과 선인봉의 모습입니다.
⊙ 만장봉(萬丈峰)
만장봉은 '높디높은 산봉우리'라는 뜻으로 높이는 해발 718m이다. 해발 약 350m부터 화강암 바위 하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닭벼슬처럼 날카로운 형상이다.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740m), 선인봉(708m)과 더불어 삼봉이라 불리며, 동쪽 기슭에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축사가 있다. 다락능선이나 포대능선을 거쳐가는 신선대코스에 있다.
⊙ 선인봉(仙人峰)
해발 708m의 암봉(巖峰)으로서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739.5m), 만장봉(718m)과 더불어 '삼형제 봉우리'라 칭하기도 한다. 명칭은 신선이 도를 닦는 바위라 하여 붙여진 것이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벽의 높이는 약 200m, 너비는 약 500m이다. 암벽등반의 명소로서 표범길·재원길 등의 이름이 붙은 40여개의 루트가 있다.
연무 가득한 날씨에 서울 시내의 모습이 제대로 잡히지 않네요.
신선대 정상에서...
좌측 칼바위를 지나 멀리보이는 오봉능선길..
앞으로 걸어가야 할 마루금을 사진에 담아보고
사패산으로 이어지는 포대능선을 보면서
지난 추억을 되새겨보고서
신선대를 향해 가파른 오름을 잇고 있는 산님들에게
자리를 양보를 하기 위해 하산 모드로 진행합니다.
자운봉 아래 갈림길 주변에서 준비해간 햄버그와 김밥으로 요기를 하며
그저 보기만 하여도 힐링이 되는 것 같은 평화로운 풍경들을 감상합니다.
기암들을 수놓은 듯한 초록빛 나무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네요.
'산부추'
'닭의장풀(달개비)'
식사를 마치고 자운봉과 신선대를 한꺼번에 담아보고서
오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또 언제 찾아와볼지 모르겠지만
다시 찾는 그날까지 안녕을 고해 봅니다.
자운봉과 포대능선 사이로 보이는 의정부시와 수락산의 풍광입니다.
이름모를 전망바위에 올라서서 건너보이는 바위 사이로
새끼고양이가 마실을 나와있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이곳 도봉산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고양이들이겠지요.
고개 돌려 칼바위, 우이암, 북한산이 한꺼번에 잡히는 절경을 감상하면서
수도 서울에 사는 시민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게 되네요.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거대한 바위 덩어리의 집합체인 도봉산...
북한산 백운대에 버금가는 바위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변은 마치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이곳에 어떻게 저리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지...
'분취'
칼바위를 우회하여 오르는 데크를 올라서서 잠시 진행하면
우이암갈림 삼거리를 만나게 되네요.
이곳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좌측 우이암 방향으로 진행했었지요.
그 당시 오봉, 여성봉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단체로 산행을 왔기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을 풀게 되어 기대감이 한층 크답니다.
물개바위가 있는 암봉 밑을 조심스레 빠져나가면
또다른 비경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네요.
저곳에도 누군가 올라 가있는 모습입니다.
송추폭포 갈림길을 지나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막힘없이 펼쳐지는 선명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게 됩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일상에 찌들었던 마음들이 일시에 뚫리는 것 같네요.
지금껏 바위투성이였던 등로였는데
모처럼 흙을 밟으며 걸으니 마음 또한 유순해진 느낌입니다.
통나무계단길을 한발한발 올라서면
좌측으로 갈림길이 있는 오봉 바로 아래 헬기장에 도착하게 되고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있는 오봉을 다녀온 뒤
우측 여성봉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말로만 듣고 먼 발치서 바라보기만 했던
오봉에 드디어 발을 딛게 되는군요.
발 아래 우이령 뒤로 뻗은 상장능선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풍경입니다.
걸어보았던 도봉주능선이 눈 앞으로 펼쳐지고
소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우이암'과
그 너머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 서울의 모습입니다.
이렇게도 멋진 곳에 왔으니 어찌 흔적 하나 남기지 않으리오~
지나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되돌아보니
마치 한 폭의 거대한 진경 산수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오봉전망대로 향합니다.
자연이 빚어낸 결과물이지만
이리도 정교할 수가 있을까 싶어 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마치 조각해놓은 예술품 같아 보고 또 보게 되는군요.
⊙ 오봉(五峰)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의 북한산국립공원 오봉탐방지원센터를 기점으로 3.5㎞ 거리에 있다. 다섯 개의 암봉(巖峰)으로 이루어져 오봉이란 이름이 붙었으며, 오형제 봉우리 또는 다섯손가락 봉우리라고도 한다. 다섯 개의 봉우리 가운데 네 번째 봉우리는 다른 봉우리에 가려 4봉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섯 개의 봉우리가 머리 위에 커다란 돌덩이를 얹고 있는 모양으로, 암벽등반의 명소이기도 하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사진을 많이 남기게 되네요.
곁에서 찍사를 대동한데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겠지요.
오봉을 내려와 여성봉을 향하는 걸음에는 암릉길이 맞아주네요.
암릉 한가운데에 철제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어
교행이 수월하게끔 해놓은게 눈에 띕니다.
오봉의 뒤태 또한 매혹적입니다.
더불어 서해까지 시야에 잡히는 멋진 조망에
신선대에서의 불투명했던 조망의 아쉬움이 충분히 상쇄되는군요.
오봉의 멋진 모습을 뒤로 하고 여성봉으로 향하는 등로에는
목재데크를 따라 내려서기도 하고
힘든 산길을 걸어왔으니 이제부터라도 편히 가라는 듯
널찍한 길이 쭈욱 이어집니다.
드디어 여성봉에 도착을 합니다.
바위의 오묘한 형상을 보면
왜 그런 이름을 가졌는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 여성봉(女性峰)
경기도 양주시 송추 방면의 도봉산 끝자락에 있는 봉우리로 높이는 해발 504m이다. 산봉우리가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는 모습과 흡사해 여성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북한산 송추유원지에서 송추계곡~송추폭포~오봉능선~오봉~여성봉~오봉탐방지원센터로 거쳐 가는 약 6.5㎞ 거리의 오봉코스에 있다.
정상부 바위에 뿌리를 내린 푸르른 소나무가
등산객들의 무지막지한 발굽에 짓밟혀 괴사직전이라
출입을 금지시키고 우회하는 계단을 만들어 놓았네요.
아프다는 소나무 가까이 가지 못하고 떨어져서 윗부분을 담아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조화스런 모습들이지만 다시 보아도 희한합니다.
여성봉의 또 다른 매력은 멋진 조망입니다.
우이남능선과 상장능선 멀리
삼각산 연봉들이 펼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시원스럽기 그지없네요.
힘들게 산을 오른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조물주의 선물이겠지요.
여성봉 바위에 올라서서 조망을 즐겨봅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우봉과 오봉의 멋진 모습에 감탄사 연발입니다.
저 멀리 민대머리를 드러내놓고 있는
사패산의 암봉의 위용을 살짝 느껴보고
근육질의 속살을 내보이고 있는
암릉의 수려한 풍경에 푹 빠져드는 기분입니다.
여성봉에서 이제 하산을 합니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바위길에는 철난간이 만들어져 있었고
저기 골짜기 아래 보이는 송추골을 향해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갑니다.
하산길에 올려다본 여성봉
이번에는 상장능선 너머로 북한산 백운대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과 작별을 하면서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숲이 주는 고마움을 만끽해 갑니다.
숲길의 공기가 참 맑고 향취가 시원합니다.
나무는 살아있어 인간을 이롭게 하지요.
말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는 참 좋은 선생이기도 하구요.
고즈넉한 숲길이 어우러진 산책길 같아 편안한 마음이 드네요.
다른 곳에서는 볼수 없었던 배낭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어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배려한 마음이 엿보입니다.
오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면서 두 번째 도봉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송추유원지를 빠져나와 김포공항행 공항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을 지나다가
노을진 하늘이 너무 고와서 그냥 갈 수 없었네요.
김포롯데몰 앞에는 분수쇼가 벌어지고 있었네요.
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분수쇼를 잠시 감상해 볼까요?
금년 추석연휴는 대체연휴로 인하여 보름달만큼 넉넉해서 모처럼 부모님 계시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성묘를 마치고 딸내미 데려다주는 것으로 핑계 삼아 가고팠던 서울의 산을 찾았다.
서울 외곽을 두르고 있는 산들은 다 한번씩이라도 올라보았지만 그 중에 꼭 다시 가고픈 곳이 있었으니 바로 도봉산이다. 다시 찾게끔한 도봉산 코스는 4년전 사패산을 올라 자운봉을 거쳐 우이암을 지나 원통사 방향으로 하산을 했던 도봉산 종주산행 때 꼭 다시 찾아보리라 다짐했던 오봉, 여성봉 코스였다.
수직의 하얀 암벽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모습을 지척에서 바라보니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만 했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초가을 같은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자연이 인간에게 베풀어 놓은 선물인양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이라도 하듯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곳곳에 우뚝 솟아오른 바위을 찾아 드넓은 도봉의 품속에서 하루를 잘 노닐다 왔으니 한동안 스트레스는 저만치 물러가 버릴 것 같은 마음이다. 충분히 힐링이 된 것 같은 마음을 안고 과거의 서울(서라벌)이나 현재의 서울이나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가까이 두고 있으니 경주사람이나 서울사람이나 다들 복 받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좀더 자연을 아끼고 가꾸어서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곳이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며 딸아이 사는 곳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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