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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직장 동료와 함께 걸어본 영남알프스(영축산-죽바우등-시살등) 본문

◈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직장 동료와 함께 걸어본 영남알프스(영축산-죽바우등-시살등)

해와달^^* 2014. 9. 18. 13:32

♤ 산행일자 : 2014. 09. 03 (토)  날씨 - 흐린 후 맑음(한두 차례 가는 비)

♤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직장동료 2명과 함께...

♤ 산행코스 : 하북면 지산마을-취서산장-독수리바위-영축산-함박등-죽바우등-시살등-한피기고개-서축암-지산마을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50분, 12.02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영축산 (1081m)

양산시와 울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영축산은 불보사찰 통도사를 감싸고 있는 명산으로 주능선의 동쪽은 기암절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서쪽은 산세가 완만하면서 깊은 골을 형성하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주능선은 억새평원이라 불릴만큼 아늑한 억새군락을 이루고 있어 가을이면 수많은 산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예전에는 영취산, 취서산, 축서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 산행기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만난 직장산악회 동료들과 산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주말에 함께 산행하자는데 동의를 하고 코스를 잡았다. 4명이 함께 하기로 하고 다음날 약속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꾸려놓고 아침 일찍 일어나니 카톡으로 함께 가기로 했던 일행 1명이 전날의 장거리산행 여파로 포기를 하겠단다. 하는 수없이 조반을 챙겨먹고서 혼자 경주로 차를 몰아가서 황성공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 2명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려 양산 통도사를 향해 달려간다.

모처럼 동료들과 함께 가는 산길이라 마음은 가볍지만 다리를 다친 후 회복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여성 동료가 신경이 쓰여 코스를 변경하기로 한다. 애초에 잡았던 코스는 지산마을을 기점으로 외송능선으로 올라 영축능선을 밟은 후 쥐바위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꾸몄었는데, 새로이 잡은 코스는 고전적인 코스인데 취서산장으로 해서 영축산을 올랐다가 영축지맥을 따라 걸으며 함박등, 죽바우등의 암봉에서의 멋진 조망을 오랫만에 즐겨보고서 한피기고개로 하산하는 루트를 잡았다.

통도사 I.C를 빠져나와 통도환타지아를 지나 도착한 지산마을버스정류장 공터에는 벌써 산행을 시작한 듯 주차할만한 곳이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겨우 한대 주차할만한 공간에 파킹을 하고 간단한 정비를 마친 후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영축산 산행의 중요한 기,종점 중 하나인

지산마을 버스종점 앞에서

마주보이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겨갑니다.

 

 

'나도송이풀'

 

 

'고마리'

 

 

샛길을 버리고 넓은 길을 따르다

축서암 옆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예전 이 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좌측 비로암방향으로 가야하지만

변경된 코스로 가고자 가운데 길로 진행합니다.

물론 우측으로 가도 나중에 만나긴 하지만요.

 

 

이후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도 역시 지름길로 진행을 해나갑니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걸음은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맑아지는 것 같네요.

 

 

임도에 접속하게 되지만 곧장 지름길인 된비알로 계속 따르기로 합니다.

 

 

껍질이 마치 거북등딱지 처럼 생긴 굵은 소나무들이 즐비한 영축산 오름길...

 

 

비록 쌕쌕거리는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지만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의 선선한 기온이

 

 

짙은 숲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맑은 기운과 함께

몸속을 파고들어 산행이 조금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 만에

취서산장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은 늦어진 것 같네요.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조망이

일품인 이곳에서 마음껏 주변을 돌아봅니다.

좌측으로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이 보이고

멀리 울산 앞바다까지 조망이 되는 오늘입니다.

 

 

통도사와 통도환타지아가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건너로는 정족산과 천성산이 터를 잡고 있고,

 

 

우측으로는 오룡산에서 감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부산의 금정산까지 시야에 잡히는

화창한 날씨 덕에 두 눈이 호강을 누립니다.

 

 

'기름나물'

 

 

취서산장 좌측으로 올라도 되지만 동료들에게

멋진 조망을 보여주고파 우측 길로 인도해 나갑니다.

 

 

'이고들빼기'

 

 

방기리 갈림삼거리.

 

올 가을에는 방기리로 내려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면서...

 

 

'오이풀'

 

 

가야할 독수리바위를 올려보면서

등로를 이으니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맑은대쑥'

 

 

언제나 압도적인 풍모로 시선을 붙드는

독수리바위를 올려다보면서 카메라에 담고

 

 

짙은 먹구름 아래로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굴하지 않고

 

 

고도를 달리하니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오는

주변 풍광을 휘이~ 둘러봅니다.

 

 

금새 그친 비에 바쁘게 움직였던 발걸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느려지고

앙증맞게 피어있는 '산오이풀' 앞에서는

아예 멈춰버리게 되는군요.

 

 

등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건너편 능선의 암릉이 대단하지요?

이른바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에베로릿지입니다.

올 가을에 함께 가자고 약속은 해놓았는데 꼭 가고 싶은 곳이랍니다.

 

 

취서산장의 좌측으로 해서 샘터를 지나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갈림길을 지나

 

 

영축산을 향한 마지막 오름을 발걸음도 가볍게 올라섭니다.

며칠 전 도봉산 암릉의 기운을 받은 탓인지

오늘 컨디션은 썩 괜찮은 것 같네요.

 

 

영축 동릉과 영축산 사이의 능선으로 가지않고

곧장 동릉으로 가는 지름길로 올라서서

 

 

금강계곡으로 뻗어내린 암릉들을 바라보며

올 가을 단풍구경 삼아 찾아보리라 생각하면서

 

 

 

 

영축산 동릉 끝의 독수리바위에 올라서서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어젖힌 채

대자연이 주는 선물을 맘껏 들이마셔 봅니다.

 

 

각자 돌아가며 인증샷도 남겨보고

 

 

바위 틈새에 피어난 가을의 전령사

'구절초'의 화사한 모습도 담아주고

 

 

가야할 죽바우등이 있는 영축능선을 한번 바라보고는

정상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몇 팀의 산님들이 선점하여 인증샷을 남기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맨 먼저 단체사진부터 한장 남기고

 

 

모두의 입에서 약속이나 한듯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 시작합니다.

하늘과 구름, 억새가 만들어낸 자연의 강압(?) 때문일테지요.

 

 

멀리 가지산, 운문산을 비롯하여

천황산, 재약산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에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져 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의 모든 곳을 망라해도

보고있는 영축능선 만큼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천정삼거리

 

약 50미터 아래에 샘터가 있어 식수가 부족할 때 참고하시길...

 

 

조만간 다시 꼭 찾아오리라고

무언의 약속을 남기고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한여름의 더위도 시간의 흐름속에 서서히 물러가버리고

어느 새 가을이 우리 곁에 왔음을

억새들은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억새들의 합창이 곧 시작되겠지요.

서걱거리는 가을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이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은 기대감으로 충만해지네요.

 

 

'고 김성국 추모비'가 있는 1060봉을 지나

 

 

자~ 이제부터 저기 보이는 죽바우등까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보자구요.

 

 

'쓴풀'

 

 

암릉길을 걷다가 딱 한번 만나는 밧줄구간도 지나고

 

 

우거진 숲속을 따라 떠나는 여름이 아쉬운듯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어가며

 

 

올라선 전망바위  끝에는 어느 새 함박등이 가까이 다가와 있고,

채이등, 죽바우등이 구름의 그림자 속에서

님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은수샘으로 내려설 수 있는 '숨은재'

 

 

 

 

영축산을 지나 함박등, 채이등, 죽바우등까지

기암으로 이루어진 암봉들이

신불평원과는 다르게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남알프스의 다양한 풍경에 흠뻑 빠져들어

두 눈은 호강을 하고

가슴은 마냥 황홀경에 빠져듭니다.

 

 

헌걸찬 능선의 탁 트인 공간으로

티없이 맑고 싸늘한 바람이 한가득 불어 올라치면

꽉 막혔던 담담한 가슴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골짜기 아래 아늑하게 터를 잡고 있비로암, 극락암을 비롯한

산내암자들이 옹기종기 내려앉은 모습들과

우측 두 골짜기가 합쳐지는 부분에

불지종찰 통도사가 터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앙증맞은 함박등 정상석입니다.

함박등은 통도사 방향에서 보면 그 모양이

함지박 형상으로 생겼다 해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억새꽃 갈바람에 하늘하늘 춤추고

능선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산그리메...

 

 

기암과 어우러진 하얀 구절초가 아름다웠던 영축능선...

모든 아름다운 산하를 가슴 속 가득 담고

죽바우등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함박등 내림길에 만난 기암괴석.

 

 

비로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함박재 갈림길.

 

 

'까치고들빼기'

 

 

 

 

가까이 다가온 죽바우등.

멋진 조망터가 기다리고 있기에 얼른 가고싶은 마음에

내딛는 발걸음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멋진 곳에서 바라보는 황홀경은

바쁜 걸음 멈춰서게 만드네요.

채이등 너머로 보이는 영축산의 웅장함은

두고두고 기억될만한 풍광이지요.

 

 

죽바우등 오르면서 바라본 영축산.

우측으로 오르는 우회길이 안전하지만

멋진 그림을 담기 위해서 오늘 역시 좌측으로 돌아 오릅니다.

 

 

죽바우등에서 바라본 채이등, 함박등,

영축산의 영축지맥이 황홀경에 이르고

멀리 신불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광입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처음으로 죽바우등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새로 생긴 죽바우등 정상석입니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죽바우등은

주변 경관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건너편엔 쥐바위도 보이는군요.

 

 

죽바우등에 올라서면 기암절벽이 장벽을 이루는

영축산의 위용과 영축산에서 남으로 시원하게 뻗은

영남알프스의 마루금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발 밑에 통도사와 극락암, 비로암을 비롯한

산내 암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특급전망대지요.

 

 

죽바우등을 내려와 올려다 본 그곳에는

조금 전 교행을 했던 비박팀이 자리를 잡았네요.

 

 

하늘은 또 먹구름을 드리우고

가는 빗줄기를 흩뿌리기 시작하네요.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으니

이 또한 지나가는 비였으면 좋겠습니다.

 

 

'구절초'와 더불어 또 하나의 가을의 상징인 '쑥부쟁이' 를 사진에 담고

 

 

'한피기고개'에 당도하여 잠시 시살등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한피기고개는 배내골과 통도사를 잇는 옛길로

'한'은 크다는 뜻이고, '피'는 비탈이라는 뜻인데,
큰 비탈고개라는 의미로 시살등에서 영축산까지의 능선이

멀고도 긴 비탈이란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역취'

 

 

올 가을에는 은은한 석양의 빛이 내리쬐는

억새밭에 바람이 불면 억새의 분가루들은

바람을 타고 흩어져가는 모습을 꼭 보고야 말리라...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워봅니다.

 

 

시살등

 

 

 

시살등은 임진왜란 때 아군은 영축산 인근 단조산성을 거점으로 왜군과 싸웠던 곳입니다.

하지만 수적인 열세와 영축산의 산세를 파악한 왜군들에게 끝내 산성을 빼앗겨서 우리 측 아군들이 다시 전열을 정비한 곳이 바로 시살등입니다.

소등처럼 부드러운 이곳에서 왜군과 마지막 항쟁을 하며 화살을 많이 쏘았다는 데서 '화살 시(矢)'자를 써서 시살등이라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층층잔대'

 

 

시살등을 떠나 한파기고개로 되돌아와

통도사의 산내암자 중 하나인 서축암 방향으로 내려서는 발걸음에는

아직도 잔상으로 남아있는 영축능선에서의 막힘없는 조망으로 인해

 

 

지그재그의 급내림에도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보폭을 짧게하며 조심스레 하산길을 이어갑니다.

어느 정도 숲속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니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속을 다 비워내고도 푸르른 잎으로 무성하게 장식하는 고목에게서

삶의 무게를 느끼기도 하고 사람소리도 없고

그저 자연의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려오는 적막한 산길을 걸으며

마음속 번뇌를 말끔히 씻어내고자 노력해 봅니다.

 

 

'단풍취'

 

 

쉼없이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상념에 젖어 내려오다보니

일행보다 훨씬 빠른 하산길이 되어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아

 

 

계곡을 가로질러 나있는 등로에서

잠시 쉬면서 일행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텅빈 산길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또 생각에 잠겨봅니다.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산을 찾고 숲을 찾아드는 데는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바쁜 일상으로 인한

스트레스, 피로와 삿된 생각을 털어내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었지요.

 

 

자장암삼거리에서 상북면 외석리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게 되고

등로는 마주나있는 숲속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맑은 공기속 산길을 걸었더니

꽃내음, 풀내음, 졸졸졸 흐르는 자연의 청아한 소리에

불편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뿐해지고

맑은 정신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힐링이 되었으니 속세로 돌아갈 시간인가 보네요.

금수암과 자장암으로 갈리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좌측 서축암 방향으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비로암,극락암 갈림삼거리를 지나

지산마을을 향하는 도로를 걷다가 돌아본 영축능선의 모습이

천연요새의 성채처럼 두른 모습이 너무나 멋집니다.

 

 

영축산에서 죽바우등까지 암봉을 오르내리며 내려다보았던 그곳을

지금은 올려다보니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오는군요.

 

 

아스팔트길을 따라 지산마을을 향해

막바지 걸음을 잇다보니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지산마을 버스종점에 다다르면서

영축능선 탐방을 마무리합니다.

 

 

 

 

여느 때처럼 홀로 산행이 몸에 배어 불현듯 떠오르는 곳이 있으면 망설임없이 떠나고자 한 산길에 직장동료가 함께 가기를 원하기에 흔쾌히 응답을 하고 떠난 영알로의 산행. 비록 가고자했던 코스를 변경하게 되었지만 함께 하는 즐거움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산행 내내 유쾌함이 흐른 산행이었다.

조금은 이른 듯한 억새를 보면서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마음 속 깊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응어리는 나중에 혼자 깊은 산속을 걸으며 풀어내기로 하고 둘도 아닌 셋이서 넓디 너른 신불평원을 은빛물결로 수놓기 시작하는 억새의 화려한 군무를 보기 위해 조만간 다시 걸어보기로 마음먹는다.

멋진 조망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영축능선을 따라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며 유유자적 조망이 멋진 곳마다 그동안 못다했던 눈요기를 하느라 여유로운 발걸음은 마냥 더뎌져만 가고 더불어 시간은 지체되기 일쑤여서 고무줄 마냥 늘어져만 간다.

그렇다고 대충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풍광들이라 오늘 같은 날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온 몸으로 전해져오는 추색에 빠져드는 달콤한 휴식을 빠트릴 수야 없지 않겠는가 싶다.
정말 오랜만에 걸어본 영축능선... 그것도 혼자가 아닌 오랜 세월동안 근무하는 부서는 다르지만 한 공간안에서 이십년이 넘도록 매일 얼굴보면서 지내왔던 동료들과 함께 걸어본 길이라 더욱 뜻깊고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얼마나 함께 더 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서로의 시간이 맞고 함께할 기회가 닿으면 동행을 하고싶은 마음이다.

길고긴 내림길의 숲속을 빠져나와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으며 오늘 하루를 잘 보내고 왔던 천연요새처럼 성곽을 두른 영축능선의 웅대한 모습을 올려다보며 새삼 발품의 대단함을 느끼면서 지산마을 버스종점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격려를 남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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