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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복수초 만나러 떠났지만 불발에 그친 경주 구미산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복수초 만나러 떠났지만 불발에 그친 경주 구미산 산행

해와달^^* 2015. 2. 24. 22:42

♤ 산행일자 : 2015. 02. 24 (화)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경주시 건천읍, 현곡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용담정주차장 - 428봉 - 능선갈림길 - 구미산 - 박달재 - 용담정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15분, 4.67km (어울렁더울렁...GPS 기준)

 

 

 

▣ 산행지 소개

구미산은 경주시 건천읍과 현곡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낙동정맥이 경주땅을 통과하는 어림산~사룡산 사이의 나지막한 봉우리인 남사봉(470m)에서 분기하여 인내산을 옆에 두고 구미산-용림산-옥녀봉(241.5m)-선도산(381m)으로 뻗으며 경주 중심지인 태종무열왕릉에서 마감하는 짧은 지맥에 솟아있다.
특징적인 산세는 없지만 동쪽 기슭으로 천도교의 창시자인 수운 최재우 대신사의 사당인 용담정이 있어 높이에 비해 무게를 더 하는 산이기도 하다. 구미산은 천도교의 성지이자 동학사상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이 산 꼭대기에는 이 곳 경주가 한반도의 중심이던 신라시대부터 나라에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우사단(雨祀壇)’이 있었고, 가뭄이 더욱 심해지면 인근 주민들은 구미산을 샅샅이 뒤져, 이 산의 영기(靈氣)에 기대고자 조상의 뼈를 몰래 매장한 묘를 찾아내 이장하게 했다고 전한다.
또 구미산 들머리 마을의 옛 이름은 ‘마룡리(馬龍里)(가정3리)’ 인데, 그것은 용담정을 지나서 올라가는 골짜기 어디쯤엔가, 옛날 하늘에서 용마가 내려와 놀면서 생긴 발자욱(혹은, 최재우 수운대신사가 용마를 타고 놀 때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다)이 선명히 남아 있어 얻게 된 이름이라 한다.
근교산 매니아만 간혹 찾을 정도로 인적이 뜸한 산으로 주등산로는 용담정을 중심으로 몰려 있지만 용명리 3층석탑이 있는 서쪽 기슭 용명3리에서도 오를 수 있다. 구미산을 중심으로 용림산과 인내산이 각각 남북으로 위치해 있으므로 능선 연계산행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정상부는 수목에 가려 답답한 편이지만 주능선으로는 경주 시내와 단석산에서 영남알프스에 이르는 낙동정맥을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는 바위조망터가 있어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는 곳이다.

 

 

 

◈ 산행기

오늘은 당직근무 마치고 최근 연이어 계속된 산행을 잠시 접어두고 다녀온 GPS 궤적을 음영지도로 변환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보고자 사부님을 찾아가기로 하고 퇴근하면서 곧장 송도로 향한다. 한동안 뵙지 못한 탓에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새해 덕담을 나누며 인사를 여쭙고 그간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두어 시간 가량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와 집사람이 오기를 기다린다. 사부님에게서 구미산의 복수초 군락지 정보를 듣고 오후에 짧게나마 야생화 답사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집으로 돌아온 아내를 꼬드겨 간단히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점심 대용으로 김밥 두줄 사서 넣고 차를 몰아가면서 토함산이나 구미산 둘 곳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운전 중 생각해보니 늦은 시간에 빨리 다녀오려면 아무래도 접근성이 구미산이 더 나을 것 같아 오랫만에 용담정으로 차를 몰아간다.

경주에 살면서 가끔씩 용담정 입구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먹던 시절을 얘기하면서 도착한 주차장에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구미산 역시 경주국립공원에 속하는 지역이라 공원지킴터에서 공단 직원이 나오면서 인사를 건넨다. 조금은 늦은 시간에 산행하는게 의아스러운지 쳐다보기에 웃으며 야생화 구경하러 왔다고 하니 그제서야 정상 등산로는 이러하다며 설명을 해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가만히 듣고 있다가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공원지킴터 옆으로 나있는 등산로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용담정에서 오르는 구미산 등산은 실로 오랫만의 일이라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 산행을 처음 시작하던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시절에 멋도 모르고 올랐다가 소위 말하는 식겁을 했던 곳이라 그 후로는 반대편 용명리에서 오르는 코스를 주로 택했었는데 10년이 넘은 지금 다시 찾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산행궤적

 

 

공원지킴터 앞의 계수기를 통과하면서 산행은 시작되고,

숲길 사이로 잠시 진입을 하면 오른쪽으로 단정한 무덤이 나타나는데

예전 기억으로는 무덤 우측으로 진행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출입금지 팻말과 금줄이 쳐져 있네요.

 

 

곧장 나있는 산사면을 따라 가파른 오름을 따라 힘겹게 올라서니

 

 

예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올랐던 코스보다 난이도는 떨어진 것 같네요.

 

 

그때는 한발 내디디면 두세 걸음 미끄러질 만큼 험난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 연유로 탐방로를 폐쇄했는지 모르겠네요.

 

 

쉼없이 가풀막을 치고 올라서니 지능선이 가까워지고

 

 

이정표가 있는 428봉에 닿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큰 어려움없이 등로를 잇게 되지만

 

 

463.5봉까지 이어지는 등로를 걷는 동안 연신 주변을 살펴가며 진행했지만

 

 

고대하던 복수초는 흔적도 없어 애만 태우게 만드는군요.

 

 

능선길을 걷는 동안 아직도 한기를 느낄 만큼의

차가운 기온이라 일찍 찾아왔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인근 금욕산, 금곡산 자락에서

복수초를 담아온 지인들의 사진을 보았을 때는

벌써 다 저버리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마음으로 복수초 대신에 노루귀라도 피었을까 싶어

작은 눈 크게 뜨고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그마저도 보이질 않네요.

 

 

그러는 가운데 발걸음은 498봉을 지나게 되고

 

 

정상을 700미터 남겨둔 시점부터는

아예 포기를 한채 빨리 하산하고픈 생각에 속도를 올려봅니다.

 

 

용림산 갈림 삼거리를 만나면서 등로는 우측으로 꺾여지고

 

 

이어 나타나는 전망바위에 올라서서

사방 막힘없는 조망을 즐겨봅니다.

 

햇볕이 정면으로 비치는 방향으로는

단석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남쪽방향으로는 용림산이 바로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 뒤로 '경주서산맥종주산행'이라는 이름으로

2년전 걸었던 마루금이 줄을 서고 있네요.

 

 

미세먼지 탓인지 조망상태가 좋지 않은

경주시내 방향의 풍광을 사진에 담으면서

아내에게 하나하나 봉우리 이름을 가르쳐줍니다.

 

 

이번에는 북쪽으로 시야를 돌려 가까이 다가와있는

가야할 구미산과 그 너머 안강지역의 산들을 관망하고서

 

 

흔적이라도 남겨볼 요량으로 모델로 세워놓고 한방 눌러봅니다.

 

 

잠시 후 도착한 구미산에는 예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찾아온 산꾼을 반겨줍니다.

 

 

 

 

동쪽방향의 조망이 트이는 곳을 바라보면

금곡산(좌), 금욕산이 건너편으로 보이고

그 아래로는 현곡면 가정리, 내태리가 보이는군요.

 

이번 주말에는 복수초를 찾으러 금곡산을 찾아갈까 싶네요.

 

 

구미산 정상 옆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삼거리로 좌측길은 용명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가야할 용담정 방향은 오른쪽입니다.

 

 

구미산 정상을 떠나 낙엽쌓인 뚜렷한 등로를 따라

500여 미터를 진행하면 박달재에 도착하게 되고,

 

 

우측으로 나있는 용담정을 향한 내림길로 접어듭니다.

좌측 아래로 나있는 등로는 남사봉, 인내산으로 가는 길이지요.

 

 

이후의 등로는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가파른 등로라

아내의 발목이 염려스러워 가급적 천천히 내려서게 됩니다.

 

 

우거진 숲일 때는 결코 볼수 없었던 남사저수지의 전경을 나뭇가지 사이로 보면서

 

 

계속 이어지는 급사면의 내림길을 조심스레 잇다보면

 

 

평지성 안부 갈림길에 닿게 되고 진행해야 할 등로는 마주 보이는 뚜렷한 길입니다.

우측 희미한 등로는 용담정 안쪽으로 내려서는 길이지만 막아놓았답니다.

 

 

좌측으로 나뭇가지로 막아놓은 길은

천도교수도원으로 가는 길이라 막아놓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우측의 등로로 진행해 나갑니다.

 

 

다시 이어지는 급한 내림길을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내려서게 되면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던 위쪽의 등로와는 달리 소나무가 우거진 숲을 통과하게 되고

 

 

가파른 오름길을 빡세게 올랐던 428봉이

건너편으로 올려다보이면서 산행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듭니다.

 

 

주차장을 100미터 남겨놓은 이정표를 지나와 개울에서 신발과 스틱을 세척하고

 

 

용담정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실패로 끝난 복수초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용담정은 천주교 성지로서 동학의 효시인 최제우를 모시고 있는 곳으로

주차장 정면 방향으로 용담정 초입인 포덕문이 우뚝하게 서 있고

문을 들어서면 왼편으로 최제우 동상이 서 있는데,

이미 여러 번 가본 곳이라 굳이 들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해

공원지킴터 안에서 팜플릿을 들고 나오는 공단직원과

모처럼 찾은 구미산 산행의 소감을 주고 받으며 잠시 한담을 나누고

비록 때를 맞추지 못해 복수초를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이번 주말에는 금곡산, 금욕산 방면으로

복수초를 찾아볼 계획을 세우면서 용담정을 빠져나와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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