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봄의 전령사인 변산바람꽃, 복수초를 찾아 떠난 금곡산, 금욕산 야생화 탐사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5. 02. 28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주시 안강읍, 현곡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화산곡지 금곡사 진입도로 입구-독립가옥-금곡사-계곡-금곡산-안부갈림길-능참봉 밀양박씨묘-금욕산-덕고개-독립가옥-출발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30분, 11.26km (식사, 야생화 탐사 하며... GPS기준)
◈ 산행기
나흘 전 구미산으로의 복수초 산행이 수포로 돌아가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아 오늘은 기필코 아름다운 여인네들을 만나기 위해 알음알음으로 전해져 온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루는 금곡산-금욕산 자락을 찾아가기로 하고 미리 집사람에게 언질을 해놓고 출근했다가 당직근무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던 집사람과 함께 안강 방면으로 달려간다.
안강읍내를 우회하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려가니 옥산서원이 있는 안강읍 옥산리 주변의 자옥산, 도덕산, 어래산 등이 시야에 들어와 이번 봄에 자도봉어 한바퀴 돌아보자고 꼬드기니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내기에 오랜만에 야생화가 만발하는 그 길을 함께 걸어보자며 약속을 하고 풍산금속 앞을 지나 옥산서원 입구를 통과하여 약 5~600미터를 진행하면 좌측으로 하곡저수지가 보이고 도로 우측으로 <삼기산 금곡사>를 알리는 작은 안내판을 따라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면 두류리 두류공단을 지나게 된다. 계속되는 금곡사 안내판을 따라 공단을 지나 계속 하천을 따라 난 길을 달리면 화산곡지 제방에 이르게 되는데 오래 전 직장동료 부부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화산곡지 제방을 따라 나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돌아들어 진행하면 비포장도로가 잠시 끝나고 좌측 오름으로 시멘트도로가 나타나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늘 산행의 들머리로 삼은 지점이다.
사실 제대로 산행을 하려면 무릉산까지 엮어서 돌아봐야 하는데 조금은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데다 집사람에게 무리가 갈까 싶어 금곡산과 금욕산만 돌아보는 것으로 코스를 정했다. 오늘 산행의 경로는 먼저 금곡사를 들러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고 골짜기를 따라 야생화 탐사를 하고 금곡산으로 올라 금욕산까지 돌아보고 덕고개로 하산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한다.
저수지 상단부의 계곡속으로 빠져들어 가기 위해 저수지를 따라 곧장 나있는 비포장길을 걸으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금곡사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의 가장자리에 주차를 해놓고
우측 비포장길을 따라 걸음을 떼어봅니다.
화산곡지를 끼고 도는 걸음에는
어느 새 보송보송 은빛 솜털 앞세우고 버들강아지가 피기 시작했네요.
아직도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싸고 있는 이곳에도
어김없이 봄의 기운이 찾아드나 봅니다.
계곡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가녀린 줄기를 기둥삼아 청초한 하얀 빛의 꽃망울을 터뜨린
변산바람꽃이 마중나와 인사를 건네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는 이미 여러 명의 진사님들이
눈높이를 맞춰가며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더군요.
봄은 산 기슭의
야생화로 부터 시작된다는 말처럼
변산바람꽃을 보면서 봄의 기운을 느껴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변산바람꽃은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예쁜 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눈요기꺼리로 충분한 바윗길이 이어지는데
어디선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봄은 시각에서 오는 듯 하지만
이렇듯 귀가 먼저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겨울 풍경인데
귀에 들리는 계곡물 소리 하나로
갑자기 봄 기운이 확 번져 나가는 듯 합니다.
내 안에서 꼬물거리며 올라오던 약간의 섭섭함이랄까...
허무감 같은 것들이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계곡물도 제 갈길로 부지런히 흘러가고
나뭇가지마다 겨울을 무사히 넘긴 꽃눈들이
망울을 한껏 부풀어 올리며 봄을 찬양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이끼 낀 바위를 잘못 헛디뎌 그만 계곡물에 입수를 하고 말았네요.
쪼그려 앉은 채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갔으니
금새 바지부터 아래로 몽땅 젖어버렸으니...
얼른 바지를 벗어 물기를 짜내고 신발 또한 수건으로 닦아내며
양말을 갈아신고 비닐로 감싼 후 산행을 계속합니다.
날씨가 도와주었기 망정이지 산행을 망칠뻔 했네요.
계곡을 빠져나와 도착한 삼거리에서 가야할 길은 좌측 넓은 길입니다.
우측의 길은 층층폭포를 지나 금곡산으로 오르는 길이지요.
삼거리에서 잠시 걸음을 옮겨가면 독립가옥인 민가가 나오는데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네요.
우측 금곡사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좌측 임도로 향한 길은 덕고개에서 내려올 길이랍니다.
자그마한 금곡사주차장을 지나 금곡사부터 먼저 들러보기로 합니다.
부처님을 알현하고 돌아나와 좌측 아래로 난 계곡길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예전엔 일반 주택처럼 생긴 기와집이었는데
아담하고 단정한 맞배지붕의 약사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네요.
금곡사지 원광법사 부도탑 (金谷寺址圓光法師浮屠塔)
신라 진평왕때 이미 건립되어 있던 금곡사지(金谷寺址)에 있는 부도탑(浮屠塔)으로 원광법사(圓光法師, ?∼630)의 부도로 알려져 있다. 원광법사는 화랑도의 생활신조인 세속오계를 제정한 인물로, 불교사상 뿐만 아니라 문장에도 능하여『걸사표』를 지어 중국 수나라에 보내기도 하였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52년(630)에 황룡사(皇龍寺)에서 돌아가시자 명활산(明活山)에 장사 지내고 삼기산(三岐山) 아래 금곡사에 부도를 세웠다고 하는 기록이『삼국유사, 三國遺事』에 전한다.
부도는 부서진 채 일부만 남아있던 것을 최근에 새로이 복원한 것으로, 3층 석탑의 형식을 하고 있다. 넓다란 바닥돌 위로. 높직한 1층 기단(基壇)을 두고 3층의 탑신(塔身)을 올려 놓았는데, 그 중 바닥돌과 탑신의 1층 몸돌 및 3층 지붕돌만이 원래의 것이다. 탑신의 1층 몸돌은 네 면마다 문모양의 무늬를 두고 그 안을 살짝 파내어 불상을 도드라지게 새겨 두었다. 지붕돌은 밑면에 4단씩의 받침을 두었으며, 윗면에는 느린 경사가 흐른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을 받치던 네모난 받침돌만 남아있다. 신라가 통일하기 이전에 세운 것으로, 일반 석탑의 형식을 하고 있는 독특한 모습의 부도이다.
근 6~7년만에 다시 만나는 골짝을 따라 진입을 하니
맨 먼저 푸르른 대숲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주고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계곡의 풍경속에는
땅속으로 숨어들어 봄을 기약하면서
지상에서는 사라진 채 다시 태어날 봄날을 그리며
움을 키우고 있던 새싹들이 자라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환생을 한 두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봄을 알리려 다소곳이 솟아오른
변산바람꽃이 부끄러운 듯 몸을 배배 꼬고 있네요.
꽃잎으로 보이는 하얀 꽃잎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며
꽃 속에 보이는 초록 색 또는 노랑 색의 꿀샘같이 보이는 것이
진짜 꽃이라고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담아본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
들여다 볼수록 신기하고 예쁩니다.^^*
그리고...
그리도 소원하던 복수초를 만나게 됩니다.
수년 만에 대하는 그 모습...
황홀 그 자체입니다.
추위를 뚫고 연하디 연한 줄기와
꽃머리를 내밀어 꽃을 피운
자연의 신비로움은 강함을 넘어 경이롭기만 하네요.
복수초(福壽草)는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랍니다.
이 꽃의 한자가 뜻하듯이 인간의 행복은 부유하게 오래 사는 것인가 봅니다.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노란 꽃잎 때문에
'황금의 꽃'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부유함과 행복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계곡길을 버리고 금곡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을 올라섭니다.
예전 금곡산에서 이곳으로 내려설 때를 생각해보면
흔적도 희미한 미끄러운 내림길을
스키장의 슬로프를 타듯 내려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지금은 훨씬 뚜렷해진 등로에 축적된 체력 탓인지
크게 힘들다 생각은 들지 않는데 뒤따라 올라오는 집사람은
힘이 드는지 속도가 자꾸 떨어지는 것 같아
가끔씩 기다려주는 미덕을 발휘하며
건너보이는 금욕산을 가리키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
계속되는 막바지 오름을 애써 극복하고 나니
그제서야 완만한 마루금을 만나게 되고
무명묘 1기를 지나 올라선 끝에는 다시 만나는 금곡산에는
정상목만이 외로이 지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정상목만 사진에 담고 금욕산을 향해
낙엽 수북이 깔린 등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가면
안부갈림길에 닿게 되고 바람이 잦아드는 곳을 찾아 점심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금욕산을 향하는 길은
송전철탑을 따라가는 호젓한 산길의 연속입니다.
송전철탑(NO.71) 입니다.
그동안 이 길을 많이 걸어보았지만 갈수록 뚜렷해지는 등로상태를 보면서
예전 가시덤불 헤쳐가며 걷던 기억도 이젠 추억이 될것 같군요.
역시 오랜만에 만나는 능참봉 밀양 박씨묘입니다.
복수초(福壽草)는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부르고,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답니다.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나오는 강인함과
긴 개화기간으로 인해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알려진 복수초...
부디 훼손되지 않고 오래오래 군락을 이루며
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네번째인 NO74번 송전철탑을 지나 5분여 등로를 따르면
우측으로 내태리 효심사 방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앞으로는 곧추 선 476봉이 기다리고 있네요.
예전 금욕산이라고 씌어진 정상목이 자리하고 있던 곳인데
지금은 삼각점이 있는 476.2봉으로 옮겨 달려 있지요.
금욕산 오름길에 되돌아본 금곡산 방향입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북쪽 방향의 화산곡지를 사진에 담고
삼각점이 있는 금욕산 정상에 닿게 됩니다.
금욕산 정상에서 곧장 나있는 등로를 버리고
좌측 아래로 나있는 급사면을 따라 무릉산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직진의 나원재 방향으로 좀더 진행하려 했지만
포기를 한 이유는 금욕산 오기 전 만났던 산님에게서
아직 복수초가 제대로 개화를 안했다는 정보를 얻은 때문이랍니다.
복수초를 만나기 위해 금욕산 주변을 찾는
산님들을 심심찮게 조우를 하며 등로를 이으니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달려있는 397봉을 지나게 되고,
잠시 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헬기장을 지나면
곧바로 야트막한 봉우리에서 오른쪽 3시 방향으로
낙엽이 미끄러운 급경사를 내려가게 되고,
이후 완만한 길이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12분 가량 이으면
우측은 검단리, 좌측은 화산골로 내려서는
뚜렷한 임도길이 가로지르는 덕고개에 당도하게 됩니다.
검단리 방향을 바라보니 황수등산이 가까이 다가오고
멀리 운토길이 희미하게 보이는군요.
사진 한장 담은 후에 화산골 방향의 임도를 따라 내려섭니다.
제법 널찍한 임도를 따라 내려서니
양지바른 산사면에 노랗게 피어난 복수초가 반겨주네요.
잠시 사진놀이에 빠져 놀다 가기로 합니다.
10여분을 휘적휘적 임도를 따라 내려서니
금곡사 입구의 민가에서 키우는 가축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경계심에 우루루~ 피하기 바쁘네요.
이번에는 방사해서 키우고 있는 토종닭을 담아봅니다.
토실토실한 장닭을 보니 군침이 도는데...^^*
거위 삼형제를 보니 그새 생각이 바뀌는군요.
오랜 시간의 흐름속에서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살림살이에
반가움이 앞서고 계속 발전이 있기를 빌어봅니다.
이번에는 계곡길이 아닌 차도를 따라 가기로 하고
오늘 만난 야생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시멘트도로의 딱딱함도 잊게 되는군요.
머잖아 산하를 수놓을 우리네 들꽃을 만날 생각에
부풀어 오르는 기대감을 안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애마에 올라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갑니다.
화산곡지 제방 입구에 잠시 차를 세우고
물이 가득 채워진 저수지를 사진에 담고서 귀로에 오릅니다.
오랫동안 인연이 닿질 않아 대면을 못했던 봄의 전령사인 아리따운 두 여인을 오늘에야 재회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그야말로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탓인지 두류공단을 빠져나가는 내내 야생화 얘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온다.
다음 주에는 토함산으로 행선지를 변경하여 야생화 탐사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드는데 포항의 가까운 지역에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을 볼수 있는 곳이 없는지 궁금해 하면서 지인들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조금 이른 시각이지만 안강 부근에 오면 으례껏 들러서 식사를 하고 가는 고디탕집을 찾아 저녁을 해결하고 가기로 하고 차를 몰아가지만 물에 빠져 신발 상태가 엉망이고 하산길에 복수초를 찍다가 미끄러져 흙더미에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옷에 흙이 묻어 있는 보기 흉한 몰골이라 식당을 이용하기가 난감하여 미리 전화를 넣어 포장을 해달라고 주문해 놓고 시티재 방향으로 차를 몰아가 음식물을 찾아 집으로 향한다.
최근 잦은 산행으로 자신감이 들었는지 웬만한 산행지도 거리낌없이 따라 나서는 집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함께 하는 산행으로 즐거운 생활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늘어나는 차량들 틈바구니를 헤쳐가며 쾌속 질주로 귀가를 서두른다. 맛난 고디탕으로 만찬을 즐기기 위해서...
'◈ 산행이야기 > ☆ 2015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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