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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운제산 (오어사-대골-시경계길-시루봉-원효암) 야생화 탐사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포항 운제산 (오어사-대골-시경계길-시루봉-원효암) 야생화 탐사산행

해와달^^* 2015. 3. 20. 09:28

♡ 산행일자 : 2015. 03. 13 (금)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암곡동, 천북면, 포항시 오천읍 항사리, 대송면 산여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오어사주차장 - 오어지 둘레길 - 대골 - 시경계길 합류 - 시루봉 - 산여고개 - 운제중봉 - 원효암 - 오어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10분, 15.63km (식사 및 휴식, 야생화 촬영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지난 번 안강 금곡산 야생화 탐사산행의 후기를 보고 운제산에도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청노루귀를 보았다는 산친구인 '산이조아'님의 정보에 수일 내로 찾아보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집사람과 함께 오어사를 향해 달려간다.

평일이지만 찾아오는 방문객이 제법 있는 듯 오어사주차장에 여러 대의 차량들이 주차를 해있는 모습이다. 보기 힘든 청노루귀를 만나러 간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배낭을 갈무리하고 오어지에 설치되어 있는 출렁다리인 원효교를 건너면서 산행은 시작되고 귓볼을 스쳐가는 약간은 쌀쌀한 기온에 옷깃을 여미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간다.

 

 

산행궤적

 

 

오어사주차장 앞의 출렁다리인 원효교를 건너면서 오어사를 담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오어지 감사나눔둘레길의 맨끄트머리 길이 아닌 중간길로 올라서 봅니다.

 

 

잠시의 가파름을 극복하고 나면 나타나는 지능선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서

 

 

등로 우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발 아래의 오어사 주변의 모습과

절벽 끝에 자리잡고 있는 자장암을 바라보면서 눈요기를 하고서

 

 

이정표가 있는 쉼터에서 좌측 아래로 나있는 대골, 항사리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오어지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한바퀴 돌 때는

오어지 물가를 돌다보니 지금의 등로는 처음인 것 같네요.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는 오천에도 주산지가 있나? 라고 하던데...

 

 

막상 찍어놓고 감상을 해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네요.^^*

 

 

 

 

메타쉐콰이어숲이 조림되어 있는 쉼터입니다.

따뜻한 날씨가 겉옷을 벗게 만드는군요.

 

 

오어지의 상단부 대골 초입삼거리입니다.

좌측길은 오어지둘레길로 항사리 방향이고,

맞은편 산길로 오르는 등로는 337봉을 지나

시경계길이자 운토종주 구간인 459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저 길도 한번 걸어봐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어지의 맑은 물을 보면서 지난 번 오어지둘레길을 걸을 때

이곳에서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기 위해

바지를 걷어부치고 건너던 일이 새삼스레 떠오르는군요.

지금은 개울의 반 정도를 흙으로 막아놓고 큼직한 돌까지 갖다 놓았네요.

 

 

조금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발걸음을 되돌리면

곧바로 좌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이곳은 '문충 신앙 올레길'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문충 신앙 올레길'은 1898년 문경 백화산에서 세례를 받은 유치수 필립보가

고향인 문충에서 경주성당(현 성동성당)까지 주일미사를 참례하기 위해 걸었던 산길로

오어지 대골에서 덕동댐 상류까지 13km 가량의 차량 통행이 없는 옛 길이이라 합니다.

 

이 길은 손자 유만준(요한·82·오천본당)옹의 증언에 의해

복원작업이 추진되어 시복시성위원회가 1900년대 지적도를 토대로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을 듣고 직접 도보 체험을 하며 발굴 작업을 했다고 하네요.

 

 

이어지는 등로는 생각보다 뚜렷한 길에 졸졸졸 흐르는 대골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진행해 나갑니다.

 

 

하지만 아직은 볼끝을 스쳐가는 싸늘한 기운에

오래 서 있으면 한기를 느끼게 되는 날씨인 것 같습니다.

 

 

등로를 걸으면서도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진행하다가 드디어 '복수초'를 만났습니다.

 

 

개체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오늘은 눈높이를 맞춰가며 접사로 담아봅니다.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다니며 이어지는 등로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현호색


봄이면 산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꽃이지요.

그렇지만 올봄 첫 대면이네요.
꽃잎은 입술 모양이며 뒤쪽은 꿀주머니로 되어 있습니다.

현호색의 꽃말이 '보물주머니'인 것도 여기서 유래 되었다 합니다.

 

 

아~ 하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네요.

 

겨우내 얼어있던 땅을 뚫고

꽃망울을 터트린 봄의 전령이라 할수 있는...

앙증맞은 '노루귀'입니다.

 

그것도 정말 보기 힘든 '청노루귀'를 만났으니...

 

 

드디어 대골에서도 예쁜 변산아가씨를 만나게 되는군요.

 

 

변산반도에서 처음 채집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나

지금은 거의 전국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귀한 한국 특산식물입니다.

 

 

고개를 꼿꼿이 치켜든 모습이

마치 귀하고 도도한 아가씨 마냥 같네요.

 

 

흰색 꽃잎같이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며

곤충이 귀한 추운 계절에 피어나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받침이 꽃잎처럼 변한 꽃...

 

정작 꽃은 가운데 깔때기 모양의 녹색 꽃이 진짜 꽃이랍니다.

작은 들꽃 한 송이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눈물겹기도 하며

자연의 세계는 신비하고 오묘하기만 합니다.

 

 

간간이 나타나는 시그널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진행하니

우측으로 널찍한 개활지가 나오는데

오래 전 이곳에 사람이 살았던 것 같네요.

 

 

 

 

조그만 창고가 앉은 널찍한 묵정밭을 지나

 

 

'문충신앙올레길'의 중간지점을 알려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합수부에 닿게 됩니다.

 

 

이른 봄철 산으로 들면 자주 만나게 되는

생강나무가 노랗게 꽃을 피웠네요.

 

 

가지를 꺾거나 잎을 손으로 비비면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생강나무' 입니다.

 

 

좌측으로 달려있는 시그널을 따라 진행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맞은편 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오천읍과 대송면으로 나뉘어지는 면계능선으로

시경계구간의 466봉에서 시루봉 가는 길의 능선으로 올라붙게 됩니다.

 

 

복수초(福壽草).

 

복 복(福)자 목숨 수(壽)자...

 

 

말 그대로 동양에서는

복과 장수를 뜻하며 노란색을 귀하게 여깁니다.

 

이른 봄에 피는 노란 꽃이 오래 간다고 하여

'복수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합니다.

 

 

눈속에서도 꽃을 볼 수가 있어 '설련화(雪蓮花)'라고도 하며

'얼음새꽃' '눈색이꽃'이라는 예쁜 우리 말 이름도 가지고 있답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엄지 손톱만한 작은 '괭이눈'이 눈에 띄네요.

이렇게 작은 풀꽃 하나에 횡재한 기분입니다.

 

괭이눈의 열매는 크기가 서로 다른 2조각으로 깊게 갈라지는데

이 열매 모양이 눈을 지긋이 감고 있는 고양이의 눈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괭이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합니다.

 

 

괭이눈의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에 너무 작아

꽃 주변의 녹색 잎을 노란색으로 물들여

꽃을 크게 보이게 한다 합니다.

 

마치 고양이가 밤에 먹이를 잡기 위해 눈을 밝히듯이...

살아가기 위한 저마다의 자구책인 셈이지요.

 

괭이눈의 종류에는 산괭이눈, 가지괭이눈, 애기괭이눈,

선괭이눈, 금괭이눈 등 종류가 많은 줄 알고 있습니다만

머리에 쥐날 것 없이 그냥 '괭이눈'으로 올립니다.

 

 

잎이나 꽃줄기가 돋을 때 긴 털이 붙어 올라오는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합니다.

 

 

노루귀는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인내'와 '위로'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추위에 강한 꽃이라 합니다.

 

한 겨울 싸늘한 추위를 이겨내고 곱게 꽃을 피우는 긴 시간의 인내와,

노루귀를 보며 즐거워하는 나를 위한 마음은 위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도 산 속의 기온은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것도 양지가 아닌 그늘에 피어 안쓰럽게 보이는군요.

 

그래도 '장하다~ 사람들에게 수난 당하지만 말고 천수를 다하렴...'

예쁜 모습 보여줘서 고맙고 행복합니다.

 

 

말라버린 듯 하지만 마르지 않은 안으로는 그저 잠자고 있을 뿐...

이제 봄이 왔으니 긴 잠을 깨어나 활기를 찾을 날이 머지않아 보이네요.

 

 

갈수기인 지금 계절에도 대골의 기나긴 골짝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어 오어지의 수량이 유지되는 이유를 알것 같네요.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언덕배기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복수초를 또 만나게 되는군요.

 

아직 꽃이 많이 크지 않기도 하지만

자칫 발에 밟힐까봐 안으로 들지않고 한꺼번에 담아봅니다.

 

 

조심스레 뒷걸음 치며 내려선 발 끝에

찬바람에 꽃잎을 떨구고 떨고 있는 꿩의바람꽃...

 

꿩의 발자국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네요.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란 꽃말을 가진 아이이고 보면

왜 유난히도 하얀 꽃이 되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대골계곡은 서서히 협곡으로 변하며 너덜지대로 바뀌고 길 흔적도 점점 희미해집니다.

 

 

 

 

하지만 간간이 나타나는 '신앙올레길'  붉은 시그널이

길 안내를 잘하고 있으니 길 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네요.

 

 

사실 걸으면서도 그 옛날 경주의 성당까지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매주 이 길을 오갔을 '유치수 필립보' 그 분을 생각하니

상상이 안갈 정도로 대단하고 신앙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니 조선시대 4대 사옥을 거치면서도

이 땅에 천주교의 복음이 뿌리를 내렸다는 사실 또한 실감하게 되는군요.

 

 

어떤 용도의 굴인지 모르지만 궁금증을 유발하는군요.

호기심 많은 이들이 확인을 했는지 올라가 본 흔적이 보이는데

가파른 오름을 극복하며 들여다 볼 엄두는 나질 않는군요.

 

 

기나긴 협곡을 진행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하늘금이 보이는 걸 보면 시경계능선에 거의 다 온것 같습니다.

 

 

드디어 시경계능선이자 운토길인 암곡임도에 올라서게 되고

뒤돌아 본 대골 초입입니다.

 

이곳은 오거리 갈림길인데

좌측의 임도를 따르면 암곡으로 가는 길이고

역시 좌측 산등성이로 올라서는 길은

시경계구간의 시루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번엔 우측 산길로 오르는 길은 무장산 가는 길이고

그 옆의 임도는 우회로입니다.

 

 

암곡임도에서 시루봉을 향한 가파른 산길을 치고 올라서면

 

 

포항시산악구조대에서 붙여놓은 팻말이 있는

466봉에 닿게 되고 등로는 우측으로 이어집니다.

 

 

평이한 등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시그널은 주로 좌측으로 많이 달려 있네요.

 

지도를 확인해보니 맞은편 오름길은

대골에서 만났던 삼거리로 가는 길이었네요.

초입을 알았으니 언젠가는 걸어봐야겠지요.

 

 

널찍한 등로를 따라 속도를 올려가며 걷는 동안

오래 전 운토종주를 할때 걸어본 길이지만 전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다시 임도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어지는 등로는 오른쪽입니다.

맞은편 임도는 도투락목장으로 가는 길이지요.

 

 

다시 10분 여를 걸으니 그제서야 눈에 익은 곳이 나오는군요.

지난 가을 억새를 구경하러 왔던 도투락목장 갈림삼거리입니다.

 

ATV(사륜오토바이)가 지나간 듯

등로를 온통 파헤쳐 놓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다시 만난 시루봉 정상입니다.

간단히 사진 한장 담고서 산여고개로 향합니다.

 

 

시루봉에서 내려서면 잠시 뒤 만나게 되는 사거리갈림길입니다.

 

 

등로는 사면길로 이어지지만 사륜오토바이는

산등성이를 따라 진행하다가 잠시 후 다시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지나간 흔적은 파괴 그 자체입니다.

산림을 훼손하는 이런 행위를

지자체에서는 왜 단속을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시루봉과 산여고개 사이에 있는 명물 소나무입니다.

오늘은 집사람을 모델로 앉혀놓고 담아보게 되는군요.

 

 

대각에서 염소목장을 지나

경주 암곡동 도투락목장으로 이어지는 '산여고개'입니다.

가야할 등로는 맞은편 산길로 이어집니다.

 

 

산길로 접어들면서 바라본 산여계곡과 운제산

그리고 대왕바위봉이 올려다 보이네요.

 

 

'내나무'란 팻말이 달려있지만

누구의 나무란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네요.

보는 사람의 나무라 생각하면 참 주인이 많지요?^^*

 

 

힘들어 하는 집사람에게 '이제 이게 마지막 오름길이다' 라는

몇 번의 거짓말을 해가며 올라선 오름 끝에는

 

 

인적은 끊어지고 자그마한 팻말에

'운제중봉'이라 쓰여있는 헬기장(422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걸으며 바라본 운제산 대왕바위입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좌측 원효암 방향으로 진행해 볼까 합니다.

 

 

지난 해 봄 개구리들이 산란을 앞두고 목청껏 울어대던

산상습지는 고요한 적막속에 잠겨있네요.

이제 얼마 후면 예의 그 정겹던 소리가 울려 퍼지겠지요.

 

 

산상습지에서 원효암으로 곧장 가지 않고

이번에는 아직 미답의 구간인 원효암 뒷산의 헬기장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뚜렷하고 널찍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원효암으로 내려서는 길이었네요.

 

 

잠시 후 또 삼거리를 만나게 되지만 곧장 나있는 등로를 올라서니

자장암 건너편의 봉우리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을 하게 되지만

 

 

시원스런 조망은 보기 힘들고 나뭇가지 사이로

철강공단과 오천읍의 전경이 보이는군요.

나중에 이곳에서 오어사로 내려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운제산 대왕바위능선.

 

 

헬기장에서 되돌아나와 만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을 합니다.

 

 

처음으로 걸어보는 구간이지만 등로는 너무 뚜렷하네요.

아마도 오래 전부터 많은 분들이 다녔던 길인 모양입니다.

 

 

역시 오랜만에 찾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원효암입니다.

 

 

 

 

원효암을 떠나 오어사를 향한 계곡 내림길에 눈길을 끄는 건너편 바위를 담고

 

 

벼랑 옆으로 나있는 좁은 등로를 따라 조심스레 걸어나오면

 

 

언제봐도 절묘한 위치 선정에 감탄해 마지 않는 자장암이 올려다보입니다.

 

 

오어사는 오어지 곁에 자리한 평지 사찰로

몇 개의 전각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어사는 신라 26대 진평왕대에 창건된 사찰로 항사사로 불렸다고 합니다.

 

운제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어우러진 오어사...

운제산 원효교 출렁다리를 지나 바라보는

오어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꼭 빼놓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오어사와 원효암 입구 사이에 놓여진 작은 다리를 건너와

 

 

들머리였던 원효교를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하고

모처럼 오어사의 소개를 위해 차 안에 배낭을 내려놓고 경내로 들어섭니다.

 

 

오어사 앞에는 천년의 세월이 흐르고...

 

오어사 일주문은 그 오어지 앞을 바라보며 물가 쪽으로 나 있습니다.

 

 

조선 영조 17년에 중건되었다는 오어사 대웅전...

 

300여년의 세월을 말해주듯 빛바랜 단청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원효대사와 혜공선사의 재미난 속이야기를 다시 해보자면,

 

"천사백년전 두 고승(원효와 혜공선사)이 포항에 왔다.

법력이 높기로 유명한 이 두 스님이

하루는 맑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스님이 말했다.

'그런데 살생을 했으니 어쩌지요?' 그러자 다른 스님이 대꾸했다.

'그렇다면 도로 살려내면 되지요'

이렇게 두 스님은 뜻하지 않게 신통력 내기를 하게 됐다.

 

스님들은 물가에 '큰 일'을 봄으로서 먹은 물고기를 살려내기로 했는데,

정말로 물고기들이 살아나 냇물에서 떼지어 몰려 다니는게 아닌가?

문제는 다음에 생겼다.

 

물 속 물고기를 가리키며 두 스님은 서로 자기 물고기라고 우겼다는데

그리하여 물가에 지어진 절 이름이 바로 오어사(吾魚寺, 내 물고기 절)이라고 한다."

 

법력이 높은 고승들도 자신의 법력이 높다 서로 자랑을 하기도 하나 봅니다.^^*

 

 

山神. 七星. 獨聖을 함께 봉안하고 있는 삼성각(三聖閣).

 

 

부처님의 제자인 16나한(羅漢)을 모신 전각입니다.

 

 

재작년 겨울 하얀 눈을 뒤집어쓴 채 추위에 떨고 있던

동자상이 오늘은 털모자에 털목도리까지...

지난 겨울 방한준비를 철저히 한 모양입니다.

 

 

포항 오어사의 범종각입니다.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 네가지를 사물(四物)이라고 하는데

사물을 울리는 이유는 '사람 이외의 중생(有情)'들에게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법음을 들려준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지옥중생의 해탈을 위해선 범종을, 축생의 해탈을 위해선 가죽으로 된 법고를,

수중중생은 목어를, 천상중생의 해탈을 위해선 구름모양의 운판을 친다고 합니다.

 

 

 

 

야생화 탐사를 위해 나선 산길에 짧게 걸어보려고 마음먹고 나선 길이었지만 결국에는 시루봉에 원효암까지 돌아보게 만든 산행이어서 막판에 힘겨워하는 집사람의 원성을 듣게 되었다.

그렇지만 미답의 구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하나만 더~' 하다보니 앞서가는 서방의 뒷꽁무니만 뭣 모르고 따라온 집사람에게는 힘겨웠으리라는 생각에 뒤늦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운제산 오어지 물은 산여계곡과 대골,그리고 오어지 최장 물줄기인 오미골에서 크게 3개의 주계곡에서 유입되는 셈인데, 오늘은 대골을 따라 오르며 지인이 알려준 야생화를 찾으러 가는 걸음에 오래 전 오직 신앙의 힘으로 오천읍 문충리에서 경주 시내의 성동성당까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그 먼길을 그것도 지금처럼 길도 뚜렷하지 않은 계곡길을 걸었던 분의 삶을 생각하며 산행을 할수 있어 더더욱 뜻깊은 걸음이었다 싶다.

이왕 시작한 걸음 틈나는대로 처음 산행을 시작했을 때 가까운 지역의 산을 해부하며 다녔던 그때처럼 곳곳을 돌아보자고 마음먹으며 오어사 부처님을 찾아 예경을 올리고 집사람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 오늘 저녁은 외식으로 때우자고 다독이며 오어사주차장을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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