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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봄의 정취 가득한 철쭉(연달래)의 향기 맡으며 걸어본 마석산-고위봉-천왕지봉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봄의 정취 가득한 철쭉(연달래)의 향기 맡으며 걸어본 마석산-고위봉-천왕지봉 산행

해와달^^* 2015. 4. 26. 21:22

☆ 산행일자 : 2015. 04. 22 (수)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시동, 내남면, 외동읍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내남면 노곡리 현광사 입구-용문사-마석산-맷돌바위-작은마석산-오가리재-봉화대-고위산-백운암-천왕지봉-정씨시조묘-제궁마을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57분, 15.2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여느 때처럼 당직근무 마치고 산으로 떠나볼까 싶어 배낭을 꾸려 출근하면서 어디로 갈까나 생각하던 중 주말에 있을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가까운 주변의 산을 찾는게 낫다 싶어 미루어 두었던 곳을 찾아보기로 한다.

아침에 퇴근하면서 차를 몰아 달려간 곳은 내남면 노곡리에 있는 백운제. 이곳은 정씨시조묘가 있는 곳으로 예전 산이 좋아 열심히 산과 더불어 생활을 하던 산친구들 모임에서 송년산행으로 경주남산북남종주를 하면서 날머리로 삼았던 곳이다.

백운제 입구의 홍살문 옆 공간에 주차를 해놓고 자동차도로로 걸어나와 명계방면으로 걸음을 옮긴다. 백운제부터 GPS를 가동하려 했으나 차도를 걷는데 궤적에 넣으려고 하니 좀 거시기한 것 같아 어머님 돌아가신 뒤 화장한 분골을 임시로 안치했던 보광사 입구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10여분을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멀리서도 금새 눈에 띄는 대형부처님이 정좌하고 계시는 보광사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서 입구의 빗돌을 보니 그 사이 사찰 이름이 바뀐 모양이다. 현광사라는 이름과 함께 재단법인 이라는 단어가 있는 걸 보니 이제는 아예 영리추구 목적으로 간판을 바꾼 모양이다.

하긴 세상 모든 게 물질문명에 종교마저도 타락해진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뭐라 할 계재가 아닌 것 같아 GPS를 가동하며 도로를 따라 계속 걸음을 옮겨간다.

 

 

산행궤적

 

 

현광사(구, 보광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로를 따라 나지막한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우측으로 용문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나있는 오름길로 진행합니다.

 

 

시멘트도로 우측으로는 공단을 조성하는지 휑한 모습이고

오름길이 이어지는 끄트머리로 비포장임도가

나타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답니다.

 

 

'병꽃나무'

 

 

한적한 임도를 따라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익어가는 봄의 기운을 맘껏 느껴봅니다.

 

 

'양지꽃'

 

 

임도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니

나타나는 바위들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네요.

 

 

돌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석문이 나타나는군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마치 해탈문의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용문사로 올라서기 전 우측으로 보이는 암벽이 눈에 띄어 가보기로 합니다.

 

 

거대한 암벽에 무슨 흔적이라도 있나 싶어 바위를 뚫어져라 살펴 보았지만

마모가 심해 문외한이 알아보기엔 무리가 있어 사진에만 담고 돌아나옵니다.

 

 

법당과 요사를 겸하고 있는

아직은 사찰의 규모가 작은 용문사입니다.

아마도 건너보이는 '백운대마애불입상' 이 있어

절이 생긴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법당을 지나 마애불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떼어 도착한 곳에는

 

 

큼직한 암벽에 돋을새김으로 조각을 해놓은 부처님이 서 계시더군요.

이름하여 백운대 마애불입상(白雲臺磨崖佛立像) 입니다.

 

 

 

1985년 10월 15일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되었다. 경상북도 경주시 내남면 명계리의 백운대(白雲臺) 부락 동쪽 마석산(磨石山) 지봉(支峰)의 높이 7.28m, 너비 1.6m 가량의 각형암벽(角形岩壁) 위에 원형으로 파고 새긴 높이 4.6m에 달하는 미완성 석가여래입상이다.

머리는 소발(素髮)로 크고 둥근 육계가 있으며, 도식적인 모습의 두 귀는 길게 늘어져 있다. 무표정한 둥근 얼굴에는 반쯤 뜬 눈, 눈썹에서 이어져 내려온 큰 코, 굳게 다문 입술 등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목에는 굵은 삼도(三道)가 있으며, 법의(法衣)는 통견(通肩)을 걸친 듯하며, 왼쪽 팔목에 세 가닥의 층단주름을 나타내고 있다.

수인(手印)은 시무외인(施無畏印)·여원인(與願印)이며, 살찐 어깨와 가는 허리 등에서 전체적으로 풍만한 신체를 표현하려고 의도했음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중도에 포기한 듯한 이 불상은 그나마 완성되어 있는 얼굴, 신체의 모습 등으로 미루어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두산백과 참조)

 

 

부처님 맞은편 전망바위에 올라가 바라본 세상은

 

 

신록이 우거져가는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정경이 펼쳐지고 있었네요.

좌측 멀리 묵장산 너머로 치술령이 보이고

 

 

아래로 보이는 명계리 뒤로 멀리

낙동정맥길의 삼강봉, 백운산, 고헌산이 흐르고

아주 흐릿하지만 신불산, 영축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그 우측으로는 내남면소재지인 이조리가 보이고

단석산도 멀리 조망이 됩니다.

이곳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일몰을 보면

참 멋지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다소곳하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각시붓꽃'과 눈인사를 나누고

 

 

화사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연달래(철쭉)의 꽃내음을 맡으며

 

 

생각보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갈림사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잠시 준비해간 궤적을 확인하고

시그널 몇 개가 나부끼는 좌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우리가 흔히 '수달래'라 부르는 '산철쭉'입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산행은 끝물의 진달래와 연달래라 불리는 철쭉

그리고 수달래라고도 하는 산철쭉과 함께 하는

진달래과 3종 세트와 함께 가는 등로일 것 같습니다.

 

 

무명묘 1기 만이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423봉을 지나

 

 

뚜렷하지만 평범한 야산의 숲길을 빠져나오니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잠시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먼저 직진 방향으로 진행하니

등로이탈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기 시작하네요.

 

하는 수없이 되돌아와 이번에는

우측으로 진행을 하지만 역시 그러하네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산길로 올라서는 흔적을 찾으니

우측 길로 10미터 가량 진행하니

산으로 오르는 작은 오솔길을 발견하게 되고

망설임없이 풀섶을 헤치며 숲속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주변에 시그널도 없어 독도 유의지점입니다.

 

 

희미한 등로를 따라 소나무 울창한 숲길을 올라서면

 

 

등로 좌측 멀리 경주시내가 보이고

동방리 들판 너머 멀리 토함산, 동대봉산, 무장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니

경주남산에서 마석산으로 이어지는

마석분맥 능선과 합류가 되고

등로는 우측 마석산으로 이어집니다.

 

마석산을 찾은 후 다시 이곳을 지나

좌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끝물의 진달래가 간간이 나타나는 부드러운 등로에

지체한 시간을 만회라도 하듯 속도를 높혀봅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즈려밟고 가라는 소월의 시를 생각하면서

과감히 즈려밟고 지나갑니다.

 

 

드디어 까만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네요.

오늘로써 네 번째 마석산 방문입니다.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맷돌바위를 찾고자

걸음을 떼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길은 사일고개를 지나 치술령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좌측길은 마석산을 내려서 외동 원고개를 거쳐

토함산으로 연결되는 '호미지맥' 마루금이랍니다.

 

 

맷돌바위 앞에 다시 서게 되었네요.

예전에는 밧줄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전사고를 우려한 때문인지

잘려나가고 없지만 조심스레 진행하면 오를 수 있겠더군요.

 

 

오랜만에 올라본 멧돌바위에서의 시원스런 조망입니다.

경주시 시동, 시래동의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그 너머 불국사를 품고 있는 토함산이 좌우로 길게 뻗어있고

그 좌측으로는 동대봉산, 무장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줄을 잇고 있는 모습입니다.

 

 

시선을 약간 우측으로 돌려보면 제내, 북토리 들녘 너머로

토함산목장에서 시작되는 삼태지맥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네요.

정면으로 조항산 풍력발전기의 커다란 프로펠러가

열심히 날개짓을 하는 모습 또한 시야에 잡히는군요.

 

 

이번에는 남쪽방향으로 바라봅니다.

냉천공단을 사이에 두고 좌측으로 연결되는 호미지맥길이

서라벌CC의 뒷산인 686봉을 거쳐

치술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거대한 맷돌바위의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홍색 예쁜 꽃을 피운 산철쭉(수달래)을 담아보고

 

 

바위 틈에 카메라를 세워놓고 셀카놀이 한판 벌여봅니다.

 

 

바위 옆으로 자리를 옮겨 남서쪽 방면을 향하니

낙동길 마루금 끝으로 영남알프스 고봉들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조금은 이른 시각이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

조망도 더없이 좋은 맷돌바위에서

준비해간 빵과 과일로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두 눈이 즐겁고 입 또한 즐거우니 만사 OK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맷돌바위에서 내려와

마석산을 거쳐 경주남산을 향한 걸음에

조그마한 바위에 올라서 바라본

가야할 방향의 조망을 담아봅니다.

 

 

걸어왔던 용문사 갈림길을 지나 진행하는 등로는

경주남산에서 마석산까지 두번 종주산행 한 경험이 있어

눈에 익은 터라 진행하기가 수월하네요.

 

 

안부사거리를 만나게 되지만 개의치 않고 곧장 직진입니다.

 

 

등로 내내 연달래가 연분홍꽃을 피워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끝물의 산벚꽃도 내년을 기약하자며 수정을 위한 벌, 나비를 유혹하고 있네요.

 

 

이곳은 눈에 익은 곳이네요.

처음 이곳을 지날 때 금천사 스님을 만났던 기억이 되살아난 때문이지요.

 

 

무덤 뒤의 숲속에서 빠져나와 만난 달성서씨묘.

거꾸로 마석산을 향할 때는 독도주의 지점이기도 하지요.

 

 

널찍한 등로는 내달려도 좋을 만큼 부드럽고

 

 

만나는 갈림길마다 헷갈릴 필요없이 그냥 직진으로 통과합니다.

 

 

양지바른 무덤에 당도하니 예전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마석산을 향하는 걸음에 우뚝 솟은 마석산을 보면서

전의를 불태우던 잠시 쉬어가던 곳이었지요.

 

 

 

 

금천사와 경주시 시동으로 갈라지는

이른바 '태룡태고개'를 만나게 되지만 역시 직진입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올려다 본 하늘엔 푸르름이 가득하고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곳에는

봉화대가 있는 473봉 뒤로 마지막 구간인 천왕지봉이 눈에 들어오네요.

 

 

파란 하늘에 밝은 햇살이 눈부신 오늘.

산행 내내 연달래가 함께 해준 참으로 편안한 길...

 

 

때가 묻지 않은 아늑한 길

그래서 더 기분이 좋은 길인 것 같네요.

 

 

처음 이 길을 걸었던 때가 2009년도 였는데

'수정암'이라는 암자로 내려가는 갈림길이었는데

두 번째 찾았던 2년 뒤에는 옥불암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사찰 이름표가 없어 궁금했는데

곧 그 궁금증은 풀리게 됩니다.

'대아미타사'라는 간판이 오가리재에 서있더군요.

 

 

처음 이 길을 걸을 때는 정말 호젓한 산길이었지만

'대아미타사' 갈림길 오기 전 조성된 분묘를 위한

진입로 공사를 하면서 주변 환경이 이렇게 바뀌었네요.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만큼 넓어진 임도가

평동 사리마을에서 '대아미타사'까지 시멘트포장이 된 모습이

숲 아래로 보이는걸 보면 평범한 소시민의 힘으로는

결코 할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드네요.

 

아직도 완전복구가 되지 않은 주변환경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은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입니다.

 

 

경주 평동마을과 내남면 오가리를 오가는 '오가리재'입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판과

쇠사슬이 쳐진 금줄을 넘어 숲속으로 진행해야만 합니다.

 

 

이어지는 등로 역시 울창한 숲길에

푹신한 등로라 가벼운 마음으로 잠시 걷다보면

 

 

 평동으로 갈리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소나무와 연달래가 어우러진 환상의 숲길이 이어집니다.

 

 

바람재를 향한 오름길의 부드럽던 등로는 어느 새 바윗길로 바뀌게 되지만

 

 

한껏 푸르러져 가는 숲을 보면서 마음 또한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경주남산의 숨겨진 알짜배기 등로인 바람골능선의 암릉길과

드넓은 조망을 보면서 산행의 즐거움을 한껏 누려봅니다.

 

 

 

 

저멀리 마석산으로부터 이어진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조망터에서

 

 

지나온 발품의 대단함을 새삼 느껴도 보고

 

 

진달래 흐드러지게 필 때면

바위와 어우러진 풍광이 너무나 멋진 길을 빠져나와

 

 

등로 우측의 바위조망터에서 봉화대능선 아래로

칠불암이 건너보이는 괜찮은 그림 한 점 구경하고 나면

 

 

오가리재에서 시작되었던 출입금지 구간이 이곳에서 해제가 됩니다.

 

 

별 특징없는 473봉을 지나면 봉화대를 지나게 되고

좌측으로 내려서는 백운재로 가는 비탐구간으로 가고자 했지만

멋진 조망바위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정상 등로를 잇기로 합니다.

 

 

도착한 전망바위 위에 올라서서

다시금 예의 그 멋진 풍광을 담아보기로 합니다.

 

먼저 맞은편 가야할 고위봉과 좌측의 천왕지봉을 바라보고

아득한 멀리 낙동길과 희미한 영알의 모습을 담고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단석산, 오봉산

그리고 벽도산, 선도산, 구미산 등

경주의 이름난 산들을 담아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만 서게 되면 으례히 찍던 풍광이지만

올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런지...

바람골능선 너머로 토함산, 동대봉산이 흐르고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칠불암과

그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도 담은 후에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고위봉을 향해 좌측으로 방향전환을 합니다.

 

 

연록색 나뭇잎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숲길을 빠져나오면

 

 

정비된 등산로가 반겨주는 백운재에 닿게 됩니다.

못 와본 사이 좌측 백운암 가는 길은 통제가 되어 있네요.

 

 

고위봉을 향한 길은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겠다는 듯

 

 

짧지만 가파른 오름길에 한바탕 땀을 흘리게 만든 후에야

정상석을 만날 수 있게 허락을 해 주네요.

 

 

이제는 흔적도 희미한 무덤이

정상부를 지키고 있는 경주남산 고위봉입니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은 이무기능선이나

태봉능선을 이용하여 용장골로 내려설 수 있고,

좌측 산불감시초소 앞으로 내려서는 등로는

천룡사터를 지나 틈수골로 가거나,

관음사를 지나 용장골로 갈수 있는 등로가 열려 있습니다.

 

 

고위봉 정상에서 되내려와 천룡능선을 타고

천왕지봉을 향하는 걸음에 암릉에서 바라본 풍광입니다.

들판 가운데로 경부고속국도가 달리고 있고,

가운데 맨 뒷쪽으로는 단석산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조금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천룡사지 삼층석탑이 있는 틈수골이 내려다보이고,

맨 뒤쪽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마루금은

단석산에서 백운산을 거쳐 고헌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길입니다.

 

 

남쪽으로는 가야할 천왕지봉이 언제든 찾아오라는 듯

넉넉한 품으로 맞아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동쪽방향으로 자리를 옮겨봅니다.

멀리 마석산이 오똑하고 우측 멀리로는 치술령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발 아래에는 백운암도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네요.

 

 

보물 제1188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 남산 천룡사지 삼층석탑 (慶州 南山 天龍寺址 三層石塔)을 당겨보고

 

 

암릉 사이로 '쇠물푸레나무'가 푸른 잎사귀 사이로

하이얀 꽃다발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에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네요.

 

 

올라가긴 쉬워도 내려오긴 까다로운 암릉을 내려와 다시금 바라봐주고

 

 

천룡재로 내려서서 부족한 물을 보충하고자 백운암을 찾아 들어갑니다.

 

 

평일 오후의 적막감이 여실히 드러나는 백운암에서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조팝나무'를 사진에 담고

 

 

축대 아래 화단에 피어난 '꽃잔디(지면패랭이)'와도 눈높이를 맞춰보고

 

 

수통에 한가득 물을 채우고 조용히 합장 반배를 올리고 백운암을 빠져 나옵니다.

 

 

'꽃마리'

 

 

'봄맞이꽃'

 

 

다시 만난 천룡재에서

진행방향은 새갓골주차장 방향이랍니다.

 

 

도로가 좌측으로 걲이는 지점 오른편으로

출입금지 팻말이 달려있는 금줄을 넘어 숲길을 따릅니다.

 

 

사실 오늘 출입금지 구역을 너무 많이

침범하는 것 같아 속으로 가책을 느끼게 되네요.

 

 

천왕지봉을 향한 길에는 통제구역인 탓에

 

 

 

'구슬붕이'

 

 

산행 내내 함께 했던 연달래와의

농도 짙은 데이트가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인적없는 등로에는 두터운 낙엽만이 서걱거리고 있네요.

 

 

멧돼지 목욕탕인지...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드는군요.

 

 

햇수로 4년 만에 다시 찾은 천왕지봉 등로는

세월의 무게만큼 많은 이들이 다닌 흔적이 역력하네요.

 

 

신라 6부촌 자산 진지촌장이자

경주정씨 시조인 낙랑후(樂浪侯) 감문왕(甘文王) 지백호(智伯虎)의 묘소입니다.

 

 

 

정(鄭)씨 성(姓)의 시조(始祖)인 지백호(智伯虎)공의 시호(諡號)는 문화(文和)이며 기원전 117년 경주 화산에 강림하여 부족국가이던 진한국 사로의 6촌 중 자산 진지촌장이 되었다.

공은 기원전 69년 3월에 5촌장과 더불어 양산록 나정(羅井)에서 동자를 얻어 고허촌장(최씨득성조)으로 하여금 거두어 기르게 하여 13년뒤인 기원전 57년 4월에 그를 왕으로 추대하였으니 그가 곧 박혁거세이며 국호는 서라벌로 신라의 시조이다.

지백호(智伯虎)공이 유리왕 9년(서기32년)에 정씨로 사성(賜姓)되고 낙랑후라는 벼슬에 봉해졌는데 이것이 우리 정씨성의 원류이다.

그 후 공은 서기 516년에 문화(文和)로 시호를 받았고 이어 서기 656년에는 감문왕(甘文王)으로 추봉(追封)되었다.

공은 6촌장 가운데 유일하게 경북 경주시 내남면 노국 2리에 있으며 사적 301호이다.

 

 

시조묘 아래에 있는 여러 봉분은 당연히 후손들의 무덤이겠지요.

 

 

백운제를 거치지 않고 곧장 내려오니

묘소관리인 주택 뒤로 내려서게 되는군요.

 

 

 

오래 전 산친구 멤버 중 한 명이 다녀온 길을 한번 걸어볼 요량으로 내심 작정을 하고 있었지만 늘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던 길을 수년이 지난 오늘에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하겠다. 산행 들머리에서 마석산까지의 산길이 초행이었지만 나머지 등로는 몇번 씩 걸어본 경험이 있어 낯설지 않아 진행하는데는 무리가 없어 여유를 가지며 따스한 봄날 진달래와 연달래 그리고 철쭉까지 산행하는 동안 함께 할 수 있었던 행복한 걸음이었던 것 같다.

근교의 들녘에는 연둣빛 산하(山河)가 빛으로 냄새로 봄의 한 가운데임을 알려주었고, 나른한 봄의 기운을 조금은 게으르게 받아서 바람결에 몸 맡겨보는 일이 행복임을 새삼 느낀 오늘이다.

그때 느끼는 기분이란 내가 좋아하는 친구나 뜻이 맞는 지인들 누군가와 이런 기분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나무 우거진 삼릉숲을 지나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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