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화려한 참꽃이 산상화원을 수놓은 비슬산 진달래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5. 04. 25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가창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유가사주차장 - 도통바위 - 앞산 갈림삼거리 - 천왕봉(1084m) - 마령재 - 참꽃군락지 삼거리 - 조화봉 - 대견사 - 대견봉 - 수성골 - 유가사 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10분, 11.62km (식사 및 휴식, 참꽃 구경하며 어울렁더울렁.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비슬산(琵瑟山)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고봉은 천왕봉(天王峰:1,084m)이다. 종래의 최고봉은 대견봉(大見峰)이었으나, 2014년 10월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천왕봉으로 변경했다. 남쪽으로 조화봉(照華峰:1,058m)·관기봉(觀機峰:990m)과 이어지며, 유가사(瑜伽寺) 쪽에서 올려다 보면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바위 능선이 우뚝 솟아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가 아름답고 봄철에는 철쭉·진달래, 가을에는 억새 군락이 볼 만하다. 스님바위·코끼리바위·형제바위 등의 이름난 바위와 달성군 옥포면(玉浦面)의 용연사(龍淵寺)를 비롯하여 용문사(龍門寺)·유가사 등의 사찰이 산재한다.
그 가운데 용연사 경내의 석조계단(石造戒壇:보물 539)과 대견사지 삼층석탑(大見寺址三層石塔:대구유형문화재 42)이 유명하다. 대구광역시 외곽의 위락지인 냉천계곡(冷泉溪谷)과 천명(天命)·장군수(將軍水) 등의 이름난 약수터가 있어 유람객이 많이 찾는다. 1986년 2월 22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참조 : 두산백과)
◈ 산행기
일요일에는 직장에서 매년 봄이면 시행하는 성지순례길에 마지막으로 참여해 보고자 치악산 구룡사로 떠날 예정이라 토요일에 산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쯤 비슬산 참꽃축제가 열리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번 주말까지 열린다는 소식이다. 대부분 선답자들의 흔적에 아직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잠시 생각에 빠져본다.
아마도 지난 주말 전후로 이상기온의 영향이 아닌가 싶어 주간 날씨를 검색하면서 요 며칠 햇볕이 좋아 봄인지 여름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덥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지금쯤 참꽃이 제법 피었으리라는 판단이 선다.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서는 오늘도 마치 초여름을 연상케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니 계절의 구분을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것 같다.
하여 오늘은 꽃구경이나 실컷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금호분기점을 지나 남대구IC를 빠져나와 지하철 대곡역 앞을 지나 대구수목원 방향으로 진행하니 새로 생긴 자동차전용도로가 나타나고 이어지는 몇 개의 터널을 지나 달려간 곳은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외곽이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유가사 방면으로 진행하니 유가사와 자연휴양림 입구 갈림길인 중뫼마을부터 차량통제가 시작되고 있어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차를 돌리라는 경찰관의 제지에 하는 수없이 차를 되돌려 굿밭교를 건너 한참을 진행하다가 노견의 가로수 사이에 겨우 주차를 해놓고 유가사를 향한 걸음을 옮긴다.
차량통제를 하던 갈림길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20여분을 걸어 유가사주차장에 도착하니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등산객들을 태운 버스와 승용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산불통제초소를 지나며 GPS를 가동하고 전국 사투리는 여기 다 모인 듯 제각기 주고받는 말들이 뒤섞여 무슨 뜻인지 헷갈릴 정도인지라 집사람과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웃어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산불감시통제소가 있는 유가사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유가사는 하산할 때 들르기로 하고
일주문 좌측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유가사 입구의 108 돌탑과
시비(詩碑)를 사진에 담고서 좌측 도성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갑니다.
잠시 뒤 큼직한 유가사 빗돌을 지나 시멘트 임도를 따르면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이름이 높은 수도암을 지나게 되고
도성암 방면 임도를 버리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숲 속으로 들어서며 정상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이후 한동안 급경사 오르막 길이 길게 이어지는데
정상을 향한 등로에는 나무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발걸음 내딛는 데는 계단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네요.
가파른 오름길을 많은 산님들과 함께 뒤섞여 산행을 하다보니
나이 든 여성 산님들은 벌써 가다쉬다를 반복하는 모습이 잡히고
앞서가는 사람의 엉덩이만 쳐다보고
올라가려니 자꾸 머리에 부딪히네요.
그만큼 등산객이 많은 탓이리라는 생각에
진행에 방해가 되어 앞서가려고 하지만
그 또한 여의치가 않아 산행 시간이 제법 늘어날 조짐이 보입니다.
등로 우측으로 조망터가 있어 가보기로 합니다.
현풍의 비슬산 아래 조성중인 대구 테크노폴리스와
바로 아래 유가사가 골짝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내려다 보이네요.
좌측으로 시선을 주게 되면 전망대가 있는 1034봉과
우측으로 관기봉 능선이 조망이 됩니다.
어느 정도 험한 길은 지나온 듯 등로는 조금 유순해지고
군데군데 피어난 진달래의 사열을 받으며
부지런히 정상을 향해 발품을 팔고 있는 모습들입니다.
멀리 연무속에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낙동강이 흐르고
앞산 갈림삼거리를 만나게 되니
비슬산-앞산 종주를 하던 때가 새롭게 떠오르는군요.
드디어 비슬산의 부드러운 주능선에 오르게 된 셈이지요.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이 가깝게 보이네요.
하지만 아직도 한참을 가야할 모양입니다.
하지만 환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진달래의 만개한 모습에 힘든 내색은 도저히 할 수가 없네요.
정상 가까이 당도하니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많은 산객들의 모습에 일찌감치 포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비슬산 정상 천왕봉
이전의 명칭은 대견봉이었는데
천왕봉으로 옛이름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바뀌고 나서는 오늘 처음 만나게 되네요.
2014년 3월 달성군에서는 공식적으로 비슬산 정상을
대견봉에서 천왕봉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 대신 대견봉은 대견사지가 있는
1034봉으로 이름을 옮겼다고 하는군요.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산객들 옆에서
정상석만 겨우 한 장 담고 돌아 내려가
한문으로 된 정상석 뒷면에서
훨씬 수월하게 디녀간 흔적을 남겨봅니다.
천왕봉 아래의 암봉이 멋지네요.
나중에 이곳을 다시 올 기회가 있으면
저 곳을 한번 다녀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슬산 서쪽에는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그 너머 고령 땅도 가늠이 되는군요.
발 아래 도성암과 도통바위도 보입니다.
멋진 곳에 와서 괜찮은 사진 한장은 남겨야겠지요.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에서 바라본 남쪽 방면 조망으로
구지공단 조성이 한창이었는데,
지금은 대구테크노폴리스라는 이름으로
건물들이 제법 들어서 있는 모습입니다.
여전히 붐비고 있는 천왕봉을 지나 병풍듬으로 자리를 옮겨봅니다.
병풍듬에서 바라본 비슬산의 암봉.
웅장하고 대단하네요.
천왕봉에서 대견사를 향한 능선이 펼쳐지고
오른쪽 끄트머리에는 월광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병풍듬에서 바라본 진달래군락지...
왼쪽으로 월광봉,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있는 조화봉,
오른쪽으로 대견봉이 군락지를 호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멀리서 봐도 진달래꽃 색깔이 붉은게 마치 불이 난듯 하네요.
멀리 팔공산 능선이 대구 시내를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모습이 희미하게 잡히고,
그 앞으로 앞산과 최정산, 주암산이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비슬산 정상부에는 세찬 바람 때문인지
키가 큰 수목들이 거의 없고 키 작은 소나무들이
억새밭 사이에 간간이 자라고 있어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엔 식사할 만한 마땅한 곳이 부족한데
오늘도 겨우 작은 소나무 그늘에서
준비해간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참꽃군락지를 향하는 걸음에 바라본 병풍듬과 관기봉 능선입니다.
비슬지맥길인 헐티재 갈림길을 지나
소나무 우거진 숲길을 진달래와 더불어 내려서면
용천사와 유가사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인
마령재 사거리에 당도하게 되고
곧장 나있는 월광봉 허리길을 따라 오름을 시작하면
드디어 비슬산 최고의 볼거리인
진달래 군락지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천왕봉을 되돌아보며...
비슬산 참꽃은 꽃빛이 조금 진한게 특징이지요.
연분홍은 아니고 진분홍에 가까운 컬러입니다.
비슬산 정상 부근의 광활한 분지에 형성되어 있는 참꽃 군락지.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달래 군락지로서
이곳 비슬산은 진달래라는 표현보다는
순 우리말인 참꽃으로 부르고 있답니다.
사랑의 희열, 신념, 청렴, 절제 등의 꽃말을 지닌 진달래꽃은
소월의 시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오랜 옛적부터 우리 민족의 애(哀)와 한(恨)을 담고 있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꽃이랍니다.
옛날 경상도 시골에서는
철쭉꽃은 먹지 못한다 하여 '개꽃'이라 부르고,
진달래는 먹는 꽃이다 하여 '참꽃'이라 부르기도 하였지요.
분홍빛 참꽃이 빚어내는 새 봄의 화사함이 온 산을 뒤덮고 있는
광활한 산상 고원 지대인 비슬산 진달래 군락지...
햇빛을 받은 양지쪽 꽃들은 더욱 진한 색감을 드러내며
봄바람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비슬산에는 봄의 왈츠가 울려 퍼집니다.
봄의 소리는 왈츠가 되어 울려퍼지고,
꽃들은 왈츠에 맞춰 춤추는 아름다운 비슬산...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놀던 이곳에
오늘은 해와달이 주인공이 되어 봄의 왈츠에 취했습니다.
분홍빛 참꽃이 빚어내는 새 봄의 화사함이 온 산을 뒤덮고 있고
그 속에서 노니는 산님들 모두 분홍빛에 취해 버렸답니다.
참꽃군락지 정상부의 삼거리.
조화봉을 다녀오기 위해 좌측으로 길을 듭니다.
2009년 6월 개소된 낙동강 홍수 통제를 위한
비슬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빗돌을 지나
시멘트길을 따르며 시원스런 풍광도 담아봅니다.
좌측 월광봉과 우측 908봉 사이 골짝 끝에는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가 자리를 잡고 있고,
그 뒤 비슬지맥 너머로 앞산과
최정산, 주암산, 병풍산이 도열해 있는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조화봉 톱바위도 사진에 담아보고
역시 간만에 찾은 조화봉 정상에서 흔적을 남겨봅니다.
신년 일출맞이로 멋진 곳이기도 하지요.
조화봉을 떠나며 바라본 대견봉(좌)과 천왕봉.
대견사가 새로이 복원되어 들어서 있는 모습이 잡히네요.
얼른 가보고 싶은 마음에 갑자기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칼바위 아래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참꽃과의 데이트를 즐기며
전망바위에 올라 언제 보아도 절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대견사지삼층석탑과 새로이 들어선 대견사를 바라봅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관기봉 능선도
한번 걸어봐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한 대견사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느라 어수선한 분위기인데다
빈 공터로 남아있던 곳에 새롭게 들어선 사찰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군요.
좀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익숙해지리라 생각이 듭니다.
어찌 되었건 커다란 바위 끝에 있는 대견사지 삼층석탑 뒤로
하늘의 기운과 땅의 정기가 맞닿은 절인 대견사가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로 폐사가 된 이곳에
폐사 당시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되어
달성군이 개청 100주년을 맞아
강제폐사 100여년 만에 비슬산 대견사를 복원하고
2014년 3월 1일 개산대제를 통해 현판식을 갖고
국보급 적멸보궁 사찰로 거듭나게 되었으니
부처님의 크나큰 가피가 있었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천길 낭떠러지 위에 홀로 서있던 삼층석탑이
이제는 매일 조석으로 들려오는 불경소리를 듣게 되었으니
외롭지 않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견사 법당을 찾아 스리랑카에서 공수해와 모셔놓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알현하고 다시 참꽃군락지로 올라섭니다.
비슬산 참꽃을 보기위해 멀리서 찾아왔으니
좀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전망데크로 내려가보기로 합니다.
이토록 화사한 진달래꽃의 향연은
오늘 즐기지 않으면 1년 후를 기다려야 합니다.
오랜 기간 이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분홍빛 꽃망울을 마음 속에 담아둡니다.
봄햇살이 살포시 앉은 전망데크 주변의 진달래밭은
절정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네요.
오늘 처음으로 함께 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이렇게 넓은 공간에 이토록 진달래 밀도가 높다니...
정말 전국적으로도 손꼽힐 만한 대단한 봄철 참꽃산행 명소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
드넓은 대지 위에 참꽃 군락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진 비슬산 입니다.
산 정상에 드넓게 펼쳐진 참꽃군락지를 보면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봄날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즐겨봅니다.
대견사에서 팔각정으로 가는 나무계단길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이지요.
계단길을 오르내리면서 천왕봉과 참꽃군락지를 한 눈에 볼수 있고
반대편의 관기봉 능선도 조망할 수 있답니다.
아기자기한 암릉길에 여러 가지 이름이 붙은 바위들을 구경하며
조망좋은 곳에 자리잡은 바위에 올라 흔적도 남겨보고
해발 천 미터가 넘는 비슬산 정상부에 수놓아진
분홍빛 아름다운 참꽃의 매력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를 지경입니다.
우측 위로 툭 튀어나온 바위는 사랑하는 두 남녀가
뽀뽀를 하는 모습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뽀뽀바위'랍니다.
이 높은 지역에 이리 너른 들판 같은 곳이 있는 것도 신기한데
온통 분홍빛을 머금은 참꽃이 수를 놓고 있는 모습이 더 진귀함을 자아내게 합니다.
비슬산 대견봉...
천왕봉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1034봉으로 이사를 왔네요.
더불어 그동안 무명봉으로 남아있던 1034봉은
대견봉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달게 되었구요.
대견봉에서 바라본 토르형 암릉과 대견사 그리고 조화봉...
대견봉에 서게 되면 실로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가 있네요.
우측으로는 아기자기한 암릉과 천연기념물 암괴류가,
좌측으로는 참꽃군락지가 초원처럼 펼쳐져 있으니 말입니다.
대견사에서 비슬산자연휴양림을 지나
소재사(消災寺) 주차장까지 이어진 임도.
참꽃축제기간이라 대견사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답니다.
그 아래 골짜기에는
비슬산 암괴류(천연기념물 제435호)가 자리잡고 있답니다.
비슬산의 또하나 명물이라면 바로 대견사 부근에서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강물처럼 흘러내리는 암괴류입니다.
중생대 백악기 화강암의 거석들로 구성되어
특이한 경관을 보여주는 암괴류는
해발 1,000미터 부근에서 시작하여
약 2km에 걸쳐 발달한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앞으로 탁 트인 시원함과 저 멀리 보여지는
멋진 우리 산하의 풍경을 보면서
도저히 그냥은 갈 수 없어서 흔적을 남겨봅니다.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고 그 너머로
삼남3산(三南3山)이 모두 조망되는 비슬산.
하지만 오늘은 뿌연 연무로
그 멋진 풍광을 볼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너무나 기가 막힌 풍경에 쉽사리 발걸음을 옮길 수 없는
천하제일의 조망처가 아닐 수 없습니다.
(三南三山 : 지리산, 가야산, 덕유산)
대견봉에서 내려와 팔각정에서 잠시 다리쉼을 마치고
수성골을 향한 하산을 시작합니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 참꽃을 한번 더 담아보고
아름다웠던 이 시간... 가슴에 담고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약없는 발걸음은
하산길로 내닫게 만드는군요.
등로 곳곳에 깔아놓은 깔개가 먼지도 안나고
특히 비오는 날 질척거리지 않아 정말 머리 잘 썼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멋진 길입니다.
산 아래로 내려서게 되면 정상부와 달리
끝물의 진달래가 떠나감이 아쉬운듯 마지막 춤사위가 한창이고
능선을 따라 한동안 진행되던 하산길은
급경사의 계단길로 이어지고
계단길이 끝난 뒤에도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림길은
막판 산행을 힘들게 하지만
연초록의 봄바람이 함께 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점차 고도를 낮춰가니
비슬산 천왕봉의 웅장한 암벽이 올려다 보이는군요.
다음을 기약하며 천왕봉과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유가사를 향한 하산길...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물 소리가 참 좋은
수성골 계곡에 닿게 됩니다.
하산길의 수성골 계곡
참꽃구경을 마친 등산객들이
시원한 계곡에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에 질세라 적당한 자리를 골라잡아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아직은 그 차가움에 오래 버티질 못하겠네요.
그렇다고 흐르는 땀을 그냥 둘 수는 없는 일...
머리를 물 속에 처박고 한동안 그러고 있었네요.
비록 4월의 끝자락이지만 느낌은 완연한 초여름 날씨입니다.
수성골 계곡 갈림길
계곡을 건너 등로를 잠시 이으면 갈림길과 합류를 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천왕봉, 참꽃군락지로 또는 대견사로 각각 갈라질 수 있지요.
흐르는 땀을 씻어내고 탁족까지 하고나니
온 몸이 날아갈듯 가뿐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얼마남지 않은 등로를 따라 걸어가니
투명한 바람을 타고 초록이 눈과 가슴을 통해 파고듭니다.
하산길 유가사에서 만나는 고운 돌탑들과
탑에 쓰여져 있는 글들이 오늘 산행의 맛을 더해주네요.
다 바람 같은거야...
여느 때보다 가슴에 와닿는 싯구에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유가사에서 올려다 본 비슬산 정상 천왕봉.
깎아지른 병풍듬을 보면서 겨울철 눈꽃산행을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솟구쳐 옵니다.
유가사 대웅전
동화사의 말사인 유가사는 신라 흥덕왕 2년에 도성국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절 이름은 비슬산의 바위모습이 아름다운 구슬과 부처의 형상과 같다 하여 옥 유(瑜), 절 가(伽)자를 따서 지어졌다고 경내에 세워진 안내판에 적혀있다.
그 뒤로 진성여왕 3년에 원잠선사가 개축하는 등 여러 차례 중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속 암자로는 수도암, 청신암, 도성암을 거느렸다. 범종각 부근에서 대웅전 지붕 위를 올려다보면 비슬산 바위군이 기와처럼 대웅전 위에 얹혀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범종루(梵鐘樓)
범종루는 원래 현재의 시방루 자리에 취적루(翠適樓)라는 2층 누각이었으나 2001년에 2층 부분만 해체하여 지금의 위치에 기둥만 교체하여 옮겼다. 1992년에 만든 통일기원대범종을 비롯해 법고, 목어, 운판의 사물이 배치되어 있다.
범종은 지옥중생들의 제도를, 법고는 축생의 제도를, 목어는 물속에 사는 중생들의 제도를, 운판은 날짐승들의 제도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시방루(十方樓)
시방루는 2004년에 건축된 누각으로 현재 1층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2층은 법당으로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의 삼신불과, 2,000분의 원불과 지장탱화가 모셔져 있다.
사천왕문(四天王門)
사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동서남북의 네 천왕을 모신 문이다.
유가사 사천왕문에는 정문에 유가사 현판이 걸려 있고, 건물의 뒤쪽에 사천왕문 현판이 걸려 있다.
사천왕문 돌계단을 내려와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108개의 돌탑을 사진에 담고
산행을 시작할 때와는 다른 길을 이용해 진행하니
너덜과 작은 돌탑들이 반겨주고
유가사 일주문을 나서며 반배 합장으로
산문을 빠져나와 주차장에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비슬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참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굳이 진달래가 유명한 산으로 축소해서 바라볼 산은 아니고 산세나 능선의 아름다움이나 조망이 상당히 괜찮은 팔공산에 버금가는 멋진 산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사계절 어느 때 올라도 비슬산이 주는 감흥은 쉬 잊혀지지 않을 만큼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이른 봄 능선자락을 바알간 분홍으로 물들이는 그 색감이 좋아 다시 찾은 대구 비슬산...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산들산들 불어오는 상쾌한 봄바람 속에 언제나 변함없는 장엄한 모습의 천왕봉과 더 넓은 대지를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모습의 참꽃군락지를 걸으니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금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정신없이 빠져본 오늘이다.
참꽃이라 부르며 꽃잎을 따 먹던 유년의 기억 때문에 더 친근해서 좋은 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개꽃이라 불리던 철쭉에 비교해 보면 외면적으로는 철쭉이 아름다운 듯하나 참꽃 진달래는 뭔지 모를 솔직한 아름다움이 묻어있어 더 좋은 것 같다. 꾸밈이 없는 청순한 아름다움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진달래가 뒤덮인 봄의 정원을 마음 놓고 걸으며 천상의 정원도 이러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도록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는 긴 시간을 보내다보니 평소 산행시간보다 훨씬 초과가 되었지만 때맞춰 찾은 참꽃을 만난 기쁨에 시간은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밝게 빛나던 햇살이 조금씩 힘을 잃어갈 즈음 하산을 시작하여 몇 번 하산루트로 이용했던 수성골로 내려서게 되고 땀에 절은 육신을 계곡물로 씻어내고 계곡을 건너 평지성 등로에 간간히 이어지는 바윗길을 지나 유가사에 도착하게 된다.
하산 후에 돌아볼 계획이었던 유가사를 찾아 부처님께 삼배로 예를 올리고 경내를 돌아보면서 봄의 왈츠가 울려퍼진 비슬산 참꽃산행은 그렇게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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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정취 가득한 철쭉(연달래)의 향기 맡으며 걸어본 마석산-고위봉-천왕지봉 산행 (0) | 2015.04.26 |
추억을 더듬으며 걸어본 팔공산 수태골코스(서봉-비로봉-하늘정원-동봉) (0) | 2015.04.21 |
삼수 끝에 밀린 숙제 해결한 신불산 에베로릿지-중앙능선 산행 (0) | 2015.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