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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내내 비와 함께 걸었던 산청 웅석봉 우중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산행 내내 비와 함께 걸었던 산청 웅석봉 우중산행

해와달^^* 2015. 5. 6. 23:16

♡ 산행일자 : 2015. 05. 03 (일)  날씨 - 비

♡ 산행장소 :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내리, 삼장면 홍계리, 단성면 청계리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20명)

♡ 산행코스 : 밤머리재-헬기장-왕재-1079봉-달뜨기능선갈림길-웅석봉-십자봉 갈림길-임도-내리저수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0분(후미 기준), 9.1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웅석봉(熊石峰) - 높이 : 1099m

1983년 11월 23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웅석봉은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도 지리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산이다.

천왕봉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져 쑥밭재∼새재∼외고개∼왕등재∼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 에 이르러 다시 한 번 치솟는데 이 산이 웅석봉이다. 이 웅석봉은 산 꼭대기가 곰의 모습과 같다 하여 웅석봉이라 하며 유산(楡山) 또는 웅석산으로도 불리운다.

산청읍에서 웅석봉을 보면 마치 산청읍을 감싸고 있는 담장처럼 보이는 이 웅석봉은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와 삼장면 홍계리 그리고 단성면 청계리 경계에 걸쳐 있는 산으로 험한 산세가 말해주듯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산자락 아래에는 맑고 청량한 지리산 계곡수를 담은 경호강이 에둘러 흘러나가 남강에 이르며 지곡사,심적사, 금계사 등 사찰과 사찰유적지인 단속사지 등을 품고있다.

또한 지리산을 비롯하여 가까이 둔철산과 철쭉의 황매산. 그 위 북쪽으로 함양 거창의 황석산 기백산 금원산 등과 더 멀리 덕유산과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 등 주위 명망있는 높은 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리산 태극종주의 시작점이거나 끝점으로 더 유명한 봉우리이다. (참조: 한국의 산하)

 

 

 

◈ 산행기

오늘은 한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산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주로 근무때문에 가고팠던 산행지를 못간 아쉬움이 컸었는데 반가운 분들을 만난다는 기쁨과 아직 한번도 오르지 못한 미지의 산 웅석봉으로 간다기에 망설임없이 신청을 했는데 야속하게도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오후에는 그친다는 소식에 오랜만의 우중산행도 그 나름 운치가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서준비를 마친 후 육거리의 북구청 주차장으로 달려간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북구청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육거리중앙상가 입구에 당도하니 반가운 얼굴들이 너나없이 손을 내밀며 환영을 해준다.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주변을 돌아보니 불순한 날씨 탓인지 인원도 절반이 채 안되고 절친 몇몇이 눈에 띄질 않아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적은 인원 덕분에 널찍한 좌석을 혼자 앉아 가면서 편안한 장거리 여정이 되다보니 저절로 눈이 감겨와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청통휴게소에서 된장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눈 좀 붙이고 나니 버스는 산청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약초축제를 한다고 천막을 쳐놓고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내리는 빗속에 찾아온 관광객은 눈에 띄질 않는다. 산행들머리인 밤머리재를 향한 버스는 구불구불한 고갯마루를 가쁜 숨을 내쉬며 달려와 아무도 없는 도로변 공터에 일행들을 내려놓는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침없이 계속되는 빗속이라 우의를 꺼내 입고 장비를 챙긴 후 밤머리재를 알리는 빗돌 앞에 서서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인원도 적으니 다함께 움직이자는 산행대장의 의견에 따르기로 하면서 도로 건너편의 들머리인 계단을 오르면서 웅석봉 산정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먼길 달려와 도착한 밤머리재입니다.

가늘지만 계속되는 비에 젖어있는 빗돌을 담고 단체사진 한장 남기면서

 

 

도로 건너편의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촉촉히 비에 젖은 철쭉의 환영을 받으며

웅석봉의 품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자욱한 운무속에 조망이라곤 없는 산길을 오르며

산을 좋아하지 않고서야 결코 이런 산행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오늘 이 길을 걷는 일행들 모두는 애산자(愛山者)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장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약 9분 가량 등로를 이으니 헬기장에 다다르게 되는군요.

간식을 꺼내어 나눠먹으며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안전산행으로 마무리하자며 서로를 격려합니다.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갈수록

화사함을 뽐내며 피어난 철쭉과 함께 걷는 등로는

운치있고 시원해서 우중산행의 새로운 묘미를 한껏 느끼게 되는군요.

 

 

전망 즐기기 좋은 짧은 바위길이 나타나지만

안개속에 가린 지리능선은 꼭꼭 숨어있을 뿐입니다.

 

 

雨中 속을 걸으면서 느껴지는 마음은

잔잔한 물결 속에 소용돌이치는 듯한...

마치 폭풍을 일으키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걷고 있는 숲속 길은 낭만마저 느껴지는군요.

역시나 산에 가야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끝물의 연달래와도 눈맞춤하며 걷다보니

 

 

선녀탕 갈림길인 '왕재'에 도착하게 됩니다.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간식을 나눠먹고

마주보이는 바윗길로 올라섭니다.

 

 

 

 

가는 빗줄기가 쉼없이 내리고 있지만 민생고는 해결해야겠기에

적당한 곳을 골라잡아 우의를 지붕삼아 요기를 하고 갑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없는 운무 가득한 산길을 따라

비에 흠뻑 젖은 생쥐 모습으로 우중산행을 하고 있지만

 

 

무상무념에 빠져 오로지 걷는 데만 열중하고 있으니

마음 수양에는 더없이 좋기만 합니다.

 

 

중요한 갈림길이 나타나는군요.

 

바로 웅석봉과 홍계리, 백운계곡으로

연결되는 달뜨기능선 갈림길입니다.


우측 길이 달뜨기 능선길이고

표시기가 많이 달린 좌측 길이 웅석봉으로 가는 길이랍니다.

 

 

운무는 더 자욱해지고 내리던 비의 양도 점점 더 많아지고

카메라에 물이 들어갔는지 뿌연 모습이네요.

 

 

잠시 후 구상나무 조림지역을 지나면

 

 

곧바로 웅석봉 정상 가기 전 헬기장에 닿게 되고

 

 

청계리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6~7분 가량 올라서니

 

 

이름 그대로 '곰바위산'으로 불린다는

웅석봉 정상에 도착을 하게 되고

집사람과 함께 흔적을 남겨봅니다.

 

 

웅석봉 정상석.

 

곰과 달이 새겨져 있는 모습에서

곰과 달뜨기능선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껏 싱그러운 자태를 운무속에 감춰놓고

바람에 살랑살랑 옷깃만 내 비치는 정상에서

간단히 사진 몇 찍은 후 곧장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웅석봉에서의 하산길은 가파른 바윗길이 이어지고 있어

 

 

밧줄을 붙잡고 내려서는 내림길이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네요.

 

 

밑둥치가 부러진 채로 굳어버린 소나무.

앞만 보고 걷는 산길에 눈길을 끕니다.

 

 

볼게 없는 오늘 십자봉을 굳이 오를 필요를 느끼지 못해

좌측의 우회로를 이용하여 그냥 통과해 나갑니다.

 

 

잠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지더니 암릉길이 나타나는군요.

제법 길게 이어진 암릉길이라 좋은 전망지대인 것 같은데...

오늘은 전망을 전혀 볼 수가 없으니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맑은 날이면 주변 경관을 감상하느라

눈길 줄 기회가 없을 암릉길이지만

비를 맞으며 걷는 오늘은 자꾸만 눈길이 가는군요.

 

 

날씨에 따라 보는 이의 시선도 달라지지만

다양한 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사람이 아닌 자연으로 이리 행복함을 얻을 수 있다는건

산이 주는 크나큰 선물이 아닌가 싶네요.

 

 

 

 

발 아래로 남강으로 흘러드는 경호강이 흐르고

그 옆으로 중부고속국도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굉음이 들려옵니다.

 

 

'애기나리'

 

 

내리재에 도착하면서 등로는 임도를 따르게 됩니다.

 

 

간간이 흩뿌리는 빗줄기 속에서

다들 안전하게 하산을 했다는 안도감을 표시하면서

 

 

지곡사와 내리저수지로 내려서는 산길로 다시 진입을 하니

 

 

줄기가 덩굴성으로 자라고 잎이 깻잎을 닮아

이름 붙여진 '벌깨덩굴'을 만나게 됩니다.

 

함초롬히 비에 젖은 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몇 장 담아봅니다.

 

 

빗속의 산행은 꿈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비오는 산중의 숲길이 많은 생각들로 꽉찬

얽힌 머리속을 명쾌하게 어떤 해답을 줄것 같은

모습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내리저수지로 흘러드는 맑은 물에

흙범벅이 된 신발과 장비를 세척하고

 

 

한껏 싱그러운 자태를 운무에 감춰두고 있는

웅석봉을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내리저수지의 정경을 사진에 담고서

 

 

일행을 태우고 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그래도 오후에는 비가 그치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시작한 오늘의 산행.

시작부터 끝마칠 때까지 쉼없이 내리던 비에 보이는 것은 바위, 나뭇가지, 그리고 나무계단만 보일 뿐 그저 앞으로만 갈 수밖에 없는 암담한 상황에 발걸음만 부지런히 놀리며 가야 한다는 생각뿐,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지루하지만 이런 것도 추억이 될 것이라고 위안을 하며 계속되었던 오늘의 산행은 앞으로 두고두고 이야기꺼리로 남아 회자될 것이다.

주위 명망있는 높은 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리산 태극종주의 시작점이거나 끝점으로 더 유명한 봉우리인 웅석봉...

언제 다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도 지리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웅석봉을 맑은 날 다시 찾아 지리산의 웅대한 정경을 꼭 관망하고 싶다.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간만에 시원하게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화장실을 들러 젖은 옷을 벗고 새옷으로 환복을 한 후 에어건으로 장비를 세척하고 대기중인 버스에 몸을 싣는다.

알고 지내던 지인이 부인과 함께 지리산을 종주 하기 전 삼신봉과 웅석봉을 먼저 올라 지리산의 광대한 주능선을 조망하고 종주산행을 했다는 얘길 듣고 본인도 그렇게 하고 싶었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리산종주산행을 마친 탓에 훗날 삼신봉, 웅석봉을 꼭 올라보리라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이번 좋은 인연이 닿아 찾아왔지만 운치있는 雨中의 숲속 길을 걷는 정취만 줄뿐 지리는 모든 걸 덮고 가두어 버려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기회는 언젠가 꼭 다시 찾아오는 법... 삼신봉에서의 웅장한 지리산 주능선의 모습은 이미 눈요기했으니 남은 것은 웅석봉의 그것 뿐이기에 맑고 청명한 날 꼭 다시 웅석봉을 올라 지리산 천왕봉의 웅대한 기상을 꼭 대면하리라는 희망을 안고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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