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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세찬 바람속을 뚫고 걸어본 경주 최고봉 단석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세찬 바람속을 뚫고 걸어본 경주 최고봉 단석산

해와달^^* 2015. 7. 17. 23:31

★ 산행일자 : 2015. 07. 16 (목) 날씨 - 흐리고 한때 비, 세찬 바람

★ 산행장소 : 경주시 건천읍 방내리, 내남면 비지리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건천읍 방내리 천주암-주능선-전망바위-송곳바위-단석산-비지고개-백석암갈림길-칡미기재-방내지-천주암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9.81km (식사 및 휴식, 산머루 채취 40분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금방이라도 비가 한 줄기 쏟아질 듯한 날씨라 당직근무 마치면 어김없이 떠나던 산으로의 나들이를 포기하고 집에 돌아오니 오늘은 산에 안갈거냐는 투로 쳐다본다. 이제는 완전히 산에 재미가 붙었는지 먼저 산에 가자고 채근을 하니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다. 날씨도 별로 안좋으니 따끈한 국물이라도 있는게 나을 것 같아 햇반이 포함된 황태국밥 즉석식품을 준비해서 보온병까지 챙겨넣고 냉장고를 뒤져 몇개 남지않은 과일을 갈무리하고 집을 나선다.

오늘 걸어볼 산은 경주 근교의 최고봉인 단석산이다. 본인에게는 4개월 만에 찾아가는 곳이지만 아내에게는 참으로 오랜만에 올라보는 산인 것 같아 군말없이 행선지로 택하게 되었고 지인이 먼저 다녀온 코스를 뒤따라 가볼 생각이다. 경주 외곽을 두르는 자동차전용도를 따라 건천으로 들어가 산행 들머리인 방내리 천주암을 찾아 들어가니 마을 안쪽으로 철로가 생기면서 옛 길은 지워지고 다소 어수선해진 마을 초입을 지나 천주암을 향한다.

다소 늦은 듯한 시각인데다 날씨 탓인지 산행을 나온 분들은 보이지 않아 한가하기 짝이 없는 천주암 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천주암 입구 우측으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나선다.

 

 

산행궤적

 

 

등산로는 천주암 들어가는 시멘트길 초입 오른쪽으로 열려있답니다.

 

 

단석산 정상까지 3.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눅눅함이 묻어나는 숲길에는

지난 밤의 강풍의 영향인지

작은 나뭇가지들이 널부러져 있네요.

 

 

천주암에서 주능선 오르는 길은 쉼 없는 오르막의 연속입니다.

 

 

'산수국'

 

 

단석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 중에서

거칠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가파르다 해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등로 좌측으로 조금 벗어나있는 전망바위에서

 

 

방내리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멋진 조망을 즐겨봅니다.

 

 

 

 

정상까지 2.1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목을 지나 산허리 돌아 들어

 

 

묵묘가 있는 지능선에 올라서서도

오름은 여유를 주지 않고 가파르게 이어집니다.

 

 

드디어 장군바위쪽에서 오는 능선길과

합류하는 주능선 삼거리에 닿게 되는군요.

 

 

천주암에서 주능선까지 1시간 가량 걸려 도착했지만

이정표는 아직도 정상까지 1.7km 남았음을 알리고 있네요.

이제 거리상으로는 겨우 절반 정도 온 셈입니다.

 

 

주능선 길은 거의 평탄에 가까워

천주암에서 올라왔던 길에 비하면 거저먹기 수준입니다.

 

 

평지성 등로를 따라 10여분 걸어 이곳을 오면

으례껏 찾아보는 왼편으로 있는 전망바위에 올라섭니다.

바위 위에 분재처럼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여전한 모습입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것...

부침많은 세상에서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척박한 바위 한가운데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몸으로 가르치고 있는 중입니다.

 

 

비구름이 낮게 깔려 있지만 그 아래의 조망은

깨끗한 상태라 그나마 다행이다 싶네요.

장군봉 방향 능선 너머로 오봉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올라왔던 지능선 뒤로 건천읍이 빤하고

그 뒤로 멀리 구미산 용림산이 길게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역시 시원한 눈 맛을 제공해 주는 곳임에 틀림없네요.

 

 

가야할 입암산 능선 너머로 벽도산이 또렷하고

경주남산은 구름속에 가려 희미합니다.

 

 

전망바위를 내려와 등로를 따라 10분 남짓 진행하면

송곳바위(천주암)을 알리는 작은 팻말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예전 '고단석'이라 불렀던 바위로

주등산로에서 떨어져 있어 아는 사람만 찾았던 곳인데

이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어느 고마운 손길의 정성에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송곳바위(천주암)

 

 

송곳바위 팻말을 따라 산비탈을 50~60m 내려서면

하늘을 향해 우뚝 선 바위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옛 이야기 속 김유신장군이

칼쓰기 연마를 하며 바위를 베었다는 단석으로

지금은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보인다 하여

천주암(天柱岩)이란 이름이 붙지 않았나 싶네요.

 

 

천주암을 보고 나면 다시 주등산로로

되돌아 올 필요없이 우측 비탈을 따라 올라섭니다.

낙엽에 쌓인 길이라 희미하고 가파른 편이지만

잡목이 없으므로 쉽게 오를 수 있지요.

 

 

올라선 지능선에서 왼편으로 10m 정도만 더 나서면

바위절벽이 나타나고 그 위에 두 개의 돌탑이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됩니다.

 

원효의 "해동원효 척판구중(海東元曉 擲板救衆) "

설화와 관련된 곳으로 척판암 혹은 척판대로 전해지는 곳이지만

산꾼들은 그냥 돌탑전망대로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척판암은 부산 기장 불광산의

척판암 설화와 동일한 내용과 이름이고 보니

"천탑암"이란 이름으로 굳어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져봅니다.

 

 

천탑암쪽에서 30m 정도 주릉쪽으로 올라서면

다시 정상적인 주등산로와 합류가 되는데

봉분이 깎인 무덤이 있는 삼거리 지점입니다.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는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와 내려서면

 

 

이정표가 있는 큰골 갈림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정표 뒷쪽의 큰골 내림길은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인 듯 등로가 잘 보이질 않는군요.

 

 

비가 많이 내리면 등로가 온통 진창이 되어버려

가파른 오름길이 고역이었는데

오늘은 사정이 괜찮아 한시름 놓게 되는군요.

 

 

우거진 진달래 숲길을 한발한발 내딛으며 300m 정도 더 올라서면

 

 

정상 직전 입암산쪽으로 연결되는 갈림길이 나오고

 

 

아직 올라오지 못한 집사람을 기다리며 예쁜 거미줄 하나 담아봅니다.

 

 

'달맞이꽃'

 

 

비구름이 잔뜩 낀 정상부에는 주말이지만 인적은 온데간데 없고

세찬 바람만이 불어대고 있어 음산함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단석산 [斷石山]

경주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단석산(827m)은 경주에서 약40리 떨어진 건천읍에서 산내면으로 가는 도중 왼편에 우뚝 솟아 있는 산으로 경주 부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 산은 삼국통일 이전에는 경주 남산, 금오산, 토함산, 소금강산과 함께 신라인들이 신성시한 오악 중에서도 중악(中岳)이라 하였으니 나라의 영산으로 모셔왔던 산이다.

단석산에는 곳곳에 많은 진달래군락이 있지만 643봉으로 직행하는 남쪽의 등산로를 따라 잠시 소나무 숲을 지나가면 키높이를 훨씬 넘는 대단한 규모의 진달래군락을 만날 수 있다.

단석산 정상은 억새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중앙이 절반으로 갈라진 원형의 단석이 놓여 있다.

단석산은 모시밭각단에서 정상에 올라 우중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주등산로이다. 진달래 숲이 곳곳에 있으며 특히 634봉과 정상 앞의 무명봉 주위에 밀집돼 있어 장관을 이룬다. 우회하지 말고 반드시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서 북쪽 797봉 너머에도 진달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인용 : 한국의 산하)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연관되어 있는 유명한 단석(斷石)입니다.

 

간단히 사진 촬영을 마치고

정상부에 있는 공원지킴터 초소에 들어가

준비해간 즉석식품으로 점심시간을 가져봅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황태국밥이 먹을 만하네요.

 

 

따끈한 커피 한잔까지 곁들이며

후식을 즐긴 후에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올라왔던 길을 따라 내려서 삼거리갈림길에서

백석마을 방향의 직진길로 들어섭니다.

 

 

'비비추'

 

 

자그마한 봉우리를 넘어서서

얼마 가지 않으면 초원지대를 지나게 되는데

날씨가 좋은 날이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곳이지요.

 

하지만 오늘은 온통 비구름속이라

조망은 일찌감치 포기를 한 상태인데다

가누기 힘들 만큼 세찬 바람이 불어대

얼른 숲속으로 몸을 숨기기 바쁜 현실입니다.

 

이렇게 울창한 숲은 세찬 바람도 막아주는

방풍림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니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이후 능선은 남쪽으로 서서히 고도를 낮추게 되고

내리막길 오른쪽으로 무덤 1기(오천정씨묘)를 지나게 됩니다.

 

무덤을 지나면서 다시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고

3~4분 후에 널찍한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요.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절골을 따라 비지리로 내려서거나,

낙동정맥 주능선으로 다시 붙은 후

방주교회가 있는 OK그린 위락시설지구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늘말나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게 되면

산허리를 하나 굽어 돈 후

주능선을 오른쪽으로 살짝 빗겨서 내려서게 되고,

 

 

주능선 오른쪽으로 이어지던 오솔길은

잠시 후 다시 주능선과 합류하게 되고,

지그재그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 등로를 내려서면

4거리 안부인 비지고개에 이르게 됩니다.

 

(← 방내리, ↑ 백석암, → 비지리)

 

 

산머루를 발견한 집사람은 하나 따서

맛을 보더니 그 길로 배낭을 내려놓네요.

배낭속을 뒤져 비닐봉지를 있는대로

다 꺼내어 산머루 채취에 들어갑니다.

 

장아찌와 효소를 담근다고 하니

군말없이 함께 따기 시작했는데

비닐봉지 7개 가량 수북이 배낭에 갈무리하니

등 뒤로 묵직함이 전해져 오는군요.

 

 

비지고개에서 정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입암산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등로는 주능선을 우측으로 두고 왼쪽 산허리를 타고

꾸준히 올라서게 되지만 그리 힘든 코스가 아니랍니다.

 

 

안부에서 13분 가량 올라서게 되면 이정표가 서있는

입암산 직전의 주능선 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이곳이 중요포인트랍니다.

 

 

이정표 뒤쪽의 숲으로 들어서면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우거질대로 우거진 잡목이 앞을 가로막지만

낙엽이 두껍게 깔린 푹신한 등로에

호젓함을 즐기며 걷기엔 딱 좋은 것 같네요.

 

 

삼각점이 있는 685.5봉이지만

조망이라곤 없어 사진 하나 담고 통과합니다.

 

 

'참좁쌀풀'

 

 

녹음이 짙고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쌓인 낙엽과

 

 

머리 위로 걸리적거리는 잡목의 잔가지를 헤쳐나가는게 성가시지만

 

 

한 두번 겪는 일이 아니기에 한낮에도 어둡다는 느낌이 들만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씩씩하게 통과해 나갑니다.

 

 

지도 상의 칡미기재에 도착하니

지난 밤 몹시 불어대던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는

쓰러진 떡갈나무 잎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네요.

 

 

'우산나물'

 

 

칡미기재부터 이어진 등로는 처음 걸어보는 걸음이지만

생각보다 뚜렷해 길 찾는데는 큰 애로가 없네요.

 

 

줄곧 내림길을 걷다가 다시 시작되는

작은 오름길도 거침없이 치고 올라서면

 

 

역시 조망이라곤 전혀없는 506봉에 닿게 됩니다.

지도상의 삼각점이 보이지 않아

덮혀있는 갈비를 걷어내고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숲속길을

원없이 호젓함을 즐기며 걷는 기분...

 

 

녹음이 짙어진 울창한 숲길에

이름모를 산새 소리만 간간히 들려오고

 

 

주위를 감싸는 감도 높은 침묵들속에
가끔씩 발에 밟히는 우지직거리는

나뭇가지 소리만이 정적을 깨울뿐...

 

 

선답자들이 적당히 초목들을 즈려밟아

흙길이 나있는 그 아래로 소나무잎이 듬성듬성 깔려져있는

막바지로 접어든 산길을 부지런히 내려섭니다.

 

 

기나긴 내림길을 내려서니 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밝은 햇살아래

파란 하늘이 무사산행을 축하해 주는 듯합니다.

 

 

'큰뱀무'

 

 

'개모시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에

방내저수지를 가득 채운 모습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으네요.

 

 

'갈퀴나물'

 

 

 

 

 

'쑥부쟁이'

 

 

'애기똥풀'

 

 

천주암주차장이 가까워지면서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약수터에서 장비를 세척하고 천주암을 빠져나옵니다.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산을 향한 그리움은 궂은 날씨도 가로막을 수 없는 듯 습관처럼 찾아든 단석산 자락...

오랜만에 올라본 천주암 코스의 가파른 오름길이 가뿐 숨을 몰아쉬게 하지만 특유의 꾸준함으로 쉼없이 가파름을 극복하며 잘 따라와주는 아내를 보면서 이제는 어느 산을 가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든다.  다음 달 예정인 간단한 수술 후에 잠시의 휴식기를 지나고 나면 제대로 된 산으로의 나들이를 하게끔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불어대는 세찬 바람속을 걸으며 올랐던 초, 중반의 숲길과 고요함만이 가득했던 깊은 산길을 걸으며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숲속에 젖어있는 녹색의 냄새에 취해 아무 말도 필요없이 그저 걷기만 했던 종반의 숲길 풍경까지 그냥 그대로의 모습이 소중하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조용히 숲을 빠져나온다. 산행 막바지 우거진 숲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하얗고 눈부신 기둥을 만들어 내던 황홀한 모습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산이 주는 즐거움을 오래도록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달려가는 귀로의 차안에서 엄청나게 많았던 산머루를 다시 따러 가자는 아내의 이야기에 머리 속을 가득 채우던 기분좋은 느낌은 멀리멀리 달아나 버린다. 그렇다고 달리 방법이 없으니 따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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