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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답의 코스로 엮어 걸어본 근교산행(청하 청계지-천령산 원점회귀)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미답의 코스로 엮어 걸어본 근교산행(청하 청계지-천령산 원점회귀)

해와달^^* 2015. 9. 21. 23:30

☆ 산행일자 : 2015. 09. 20 (일)   날씨 - 맑음, 연무

☆ 산행장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송라면 일원

☆ 산행인원 : 오늘도 홀로...

☆ 산행코스 : 청하면 청계리 정자쉼터-돌탑봉-송전철탑(NO.38)-호학봉-천령산 우척봉-자작나무군락지-천령사,안청계갈림길-청계리 정자 쉼터

☆ 산행시간 및 시간 : 5시간 44분, 13.19km (식사,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휴일인 오늘도 여느 때처럼 늦잠을 자려다 후다닥 일어난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어제 좀 늦은 시각에 귀가를 한 탓에 잠이라도 푹 자둘까 생각하다가 마냥 늘어지는 생활을 해선 안될 것 같아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하고는 대충 챙겨서 집을 나선다. 김밥 한 줄에 햄버거에 삼각김밥 하나씩 사서 넣고 차를 몰아 7번 국도를 달린다.

두달 동안은 아무 생각없이 다 잊고 푹 쉬자고 생각은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자꾸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어진 습관적인 패턴들이 나도 모르게 행동이 되어 가끔은 이러다 마냥 놀아지는게 아닌가 싶은 일말의 작은 불안감도 생긴다.

하지만 서두른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니란걸 잘 알기에 마음 편히 가져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중이라 그 노력의 일부분이지만 산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도 다져보는 귀한 시간을 오늘도 변함없이 가져보고자 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주변의 근교산을 다시 한번 코스를 달리하던지 아니면 예전에 걸어보았던 길일지라도 또다시 걸어본다면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선 걸음이다. 오늘 가고가 하는 곳은 발걸음이 뜸했던 청하면 유계리나 청계리 방향에서 천령산 오르는 길이다.

지도를 보면서 거리와 시간을 생각해 궤적을 만들고 네비게이션에 '청하면 청계저수지'로 입력을 한뒤 7번 국도를 달려 청하면 소재지를 지나 도착한 청계리.

생각보다 아담한 분위기에 잘 꾸며진 마을 풍경이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곳이다. 마을 이름 그대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인지 흐르는 물 또한 맑기 그지없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흡족해진다. 마을 입구에는 이미 차량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 빈 공간이 보이질 않아 산행들머리로 잡은 쳥계저수지 제방 가까이 가보기로 한다.

저수지 앞쪽으로 마을 끝자락에 정자 쉼터가 있는 널찍한 공간이 있어 한 귀퉁이에 차를 세워놓고 장비를 챙기고 배낭을 들쳐메고 나서니 정자에서 쉬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공손히 인사를 여쭙고 등산을 왔다고 말씀드리고는 정자 옆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천령산으로의 발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청계저수지 제방 입구의 널찍한 공터에 주차를 하고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정자 쉼터를 지나 도로를 따라오다

우측으로 나오는 다리를 건너 진행하게 됩니다.

 

 

도로를 계속 따르다 우측으로 천령사 입간판을 끼고 나아가게 됩니다.

 

 

청계저수지 제방을 지나 도로가 우측으로 꺾이는

곡각지점에 산길이 열려있답니다.

노란 시그널이 하나 펄럭이고 있지요.

 

 

동네 야산이라 생각했다가 뚜렷한 등로라

 

 

처음 이곳을 찾은 산꾼에게는 조금 의외의 느낌이었답니다.

 

 

산길로 들어선지 10분 만에 '유인영천이씨'묘를 지나게 되고

 

 

다시 5분을 더 진행하니 나무를 잘라 쉴수 있게 걸쳐놓은 고스락에 닿게 되네요.

 

 

이후의 등로는 송이버섯 불법채취를 금하는 금줄을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인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닿으니

 

 

회학저수지가 아래로 보이고

가야할 능선 너머로 천령산이 끄트머리로 보이는군요.

거리가 제법 만만찮아 보입니다.

 

 

이번에는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가운데 맨 뒤쪽으로 삿갓봉이 아득하고

수목원 팔각정도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건너편 445봉 좌측 계곡은

법성사가 있는 유계리 황배이골입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다시 5분 남짓 이어가면 주의지점을 만나게 됩니다.

뚜렷한 길을 따르면 유계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길이고

이정표나 시그널도 없지만 우측의 낡은 양철판을 참고하며

희미한 우측 등로를 따라야 호학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초입은 희미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뚜렷한 등로가 이어져 이후 헤멜 일은 없을 듯 하네요.

 

 

조금전 갈림길에서 6~7분 가량 약한 오르내림을 이으면

사거리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회학저수지 입구의 정애원과 유계저수지로 가는 길입니다.

 

 

잠시 후 송전철탑(NO.38)을 지나면

 

 

곧바로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등로는 좌측 아래로 휘돌아 진행하게 됩니다.

오른쪽 내림길은 회학저수지 방향입니다.

 

 

잠시 후 또다른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능선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어 '청안이씨묘'를 지나 10분 가량 등로를 이으면

 

 

유계저수지로 내려서는 뚜렷한 등로인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소나무 우거진 숲길에 등로마저 부드러워

딛는 발걸음도 덩달아 가벼워지는 기분입니다.

 

 

그렇게 숲길 가득 솔향기 풍기는 등로를 따라

10여분을 걸어가면 이름없는 무명묘를 지나게 되는데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본인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지르게 되는군요.

 

반그늘 속에서 초록빛 이파리에서 걸러진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하얗게 피어난 '수정란풀'.

 

마치 숲 속의 요정이 하얀 웃음을 띠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듯한 모습입니다.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의 선선한 기온을 온 몸으로 느끼며 걷는 숲길은

 

 

우거진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기운 탓인지

 

 

꾸준히 오름이 이어지는 오늘 산행이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달래 잎이 앞을 가로막던 뚜렷한 등로가 끝나고

 

 

잠시 가파른 사면길을 에돌아 지능선을 갈아타게 됩니다.

 

 

갈아탄 지능선 이후의 등로가 희미하여 흔적을 찾아가며

곧장 능선으로 치고 올라서니 등로를 만나게 됩니다.

 

후답자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지도상의 무명묘를 지나 454.8봉으로 곧장 올라서면

정상등로를 이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후의 등로는 원시림속에 들어온 듯 낙엽들이 두껍게 깔려 있고

 

 

키높은 참나무들이 조용히 서로 어우러져

푸르른 숲을 이루고 있는 낙엽의 바다가 펼쳐지는 길입니다.

 

 

신록이 깃든 아늑한 숲 속에서 사각사각 낙엽들을 밟으며 걷노라니

 

 

숲 속으로 스며드는 밝은 햇살을 보면서 홀연 낙엽을 깔고 누워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푸른 하늘과 햇살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

 

 

임산물 채취를 금하는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는 숲을 빠져나와

 

 

부지런히 발놀림을 이어가니 만나기 힘든

자작나무를 이곳에서 만나게 되네요.

 

 

무심코 널찍한 임도를 따르기 쉬운 곳인데

우측의 노란 시그널이 주의를 환기시키는군요.

 

가까이 다가가 만난 시그널의 주인공은 바로 '아침꽃'님이었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무지 반가웠답니다.

그나저나 언제 여길 다녀갔는지... 암튼 대단합니다.

 

 

신록이 깃든 아늑한 숲 속에서 사각사각 낙엽들을 밟으며 걷노라니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산길을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을 노래하며

부지런히 낙엽의 바다를 헤쳐 나갑니다.

 

 

색이 바랜 '부산일보' 시그널이 달려있네요.

이곳은 언제 다녀갔는지...

 

 

1) 누리장나무, 2) 쑥부쟁이, 3) 뚝갈, 4) 미역취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의 바다를 힘들게 빠져나와

주능선을 향한 막바지 피치를 치고 오르니

드디어 삿갓봉으로 나뉘어지는 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약 3분 뒤 도착한 천령산 우척봉.

휴일이라 단체로 산행을 온 산님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 시장통을 방불케 합니다.

 

 

상석 뒤쪽의 조망터에서 늘 그래왔듯이

시원스런 조망을 담아보지만

오늘은 연무로 그다지 좋아보이질 않네요.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정상부의 산님들을 조금 벗어나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햄버그로 요기를 해보지만

오늘따라 퍽퍽한 식감이 목구멍에 넘어가질 않네요.

그래도 기나긴 하산길을 생각해서 억지로 구겨넣어 봅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서둘러 하산모드로 접어들어 도착한 안부.

이곳에서 청계리로 하산하려면 우측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길이 없을 것 같은 풀섶을 헤치고 내려서니

아직도 흔적이 또렷한 묵은 길이 나타나는군요.

 

 

햇빛을 많이 받는 동쪽 방향의 산정에는 확실히 일찍 단풍이 드나 봅니다.

 

 

아리따운 새 색시의 수줍음처럼 곱게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

이제 한달 가량 후면 이곳 또한 만산홍엽을 이루게 되겠지요.

 

 

또 하나의 요주의 포인트입니다.

뚜렷한 좌측 등로를 버리고 우측 숲속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마침 빨간 시그널 하나가 불을 밝혀 주고 있네요.

 

 

낙엽속에 숨어버린 등로의 흔적을 찾아가며 7~8분 가량 진행하면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달려있는 자작나무 군락지를 지나게 됩니다.

 

 

걷기 좋은 산길에 발걸음은 날개를 달고

 

 

속도전으로 내달리니 삼거리갈림길에서 꽃님을 다시 만나게 되네요.

좌측은 안청계로 내려서는 산길입니다.

 

 

지능선을 따르던 등로는 능선 좌측 허리길로 이어지고

 

 

 

 

다시 출입을 금하는 금줄이 처진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하게 됩니다.

 

 

또다시 만나게 되는 삼거리.

'아침꽃'님의 시그널을 따라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1) 누리장나무, 2) 삽주, 3) 구절초, 4) 덩굴콩꽃

 

 

이제 확실히 무더위를 피해 산행을 하기 좋은

그리고 건강을 챙기기 참 좋은 계절인 것 같네요.

 

 

숲 속으로 스며든 햇살이 안구(眼球)를 정화해 주고

잠시 멈춘 걸음에 땀이 절로 식어가는 계절이니까요.

 

 

조금 전 갈림길을 떠난지

10분 만에 다시 만나는 갈림길입니다.

 

우측으로 올라서게 되면 고갯마루인데

회학저수지 안쪽으로 있는 천령사 방향과

안청계를 잇는 지름길인것 같습니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하고 있는 분이

사유지라며 등로를 막고 천령사로 내려가라고 하네요.

 

여기까지 와서 남은 등로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한참동안 설득을 하고 사정도 하며 겨우 승낙을 얻어

계속 등로를 이어가게 되었답니다.

 

사실 천령사에서 회학저수지 옆의 차도를 따라

청계리마을까지 갈 생각을 하니 아득했거던요.^^*

 

 

난이도가 낮은 산길을 오르내리며

또 하나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계속 직진입니다.

 

 

확실히 낮아진 눈높이에 눈을 들어 바라본 서쪽 방향의 조망으로

오전에 올랐던 능선 너머로 삿갓봉이, 그 뒤로 수목원 팔각정이 아득합니다.

 

 

솔가리 폭닥한 산길따라 막바지 산길을 부지런히 잇다보니

 

 

참나무 기둥에 촘촘히 박혀있는

운지버섯이 운치를 더해주는 모습입니다.

 

 

시야가 트이는 내림길에 바라본

월포해수욕장과 용산입니다.

 

나즈막한 바닷가의 야산이지만

볼거리가 많은 조망이 멋진 산이지요.

 

 

 

 

'마타리'

 

 

어느 곳으로 가도 청계리로 내려설 수 있지만 좌측길로 진행합니다.

 

 

나무사이로 집들이 나타나는걸 보니 이제 다온 모양입니다.

 

 

일순 하늘이 열리고 농촌 특유의 가옥들이 반겨주는 청계리에 닿게 됩니다.

 

 

좌측으로 꺾이는 등로를 따르면 대나무숲을 지나게 되고

그 끝에는 '오지리'님의 시그널이 무사산행을 축하해 주는것 같네요.

 

 

산길을 빠져나오게 되면 '청계길 192번길' 16-3 주택을 만나게 되고

 

 

마을 안쪽의 도로를 따라 출발지였던

정자 쉼터에 닿게 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포항 청하면과 송라면에 걸쳐있는 내연산군 중의 하나인 천령산.

그동안 의례껏 청하 보경사나 경북수목원을 들머리로 삼아 산행을 해왔었는데 이번에는 천령산의 남쪽 지능선을 따라 걸어보기로 하고 나선 산길이지만 송이철이라 곳곳에 텐트를 쳐놓고 기거를 하며 단속을 하는 통에 조금은 신경이 쓰였던 산행이었다.

서너 번의 제지를 받았지만 산행이 목적이기에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길을 나서니 차마 붙잡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하긴 지능선을 오르내리는 동안 등산객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단 한 명의 산객도 못 만났으니 아마도 실랑이를 벌이기가 귀찮아 출입을 안한 모양이다. 당분간 소나무가 우거진 근교산의 출입을 자제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에 밟히며 사각거리며 나는 소리와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고 지나는 소리... 오롯이 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를 원없이 들었던 오늘의 산길... 눈에 자꾸 밟힌다.

밝은 햇살이 스며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던 울창한 숲 속 길로 상쾌한 그늘이 가득한 길을 걸으면서 오늘 코스를 참으로 잘 택했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하면서 건너편 지능선을 눈여겨 봐두고 또다른 코스로 꾸며 걸어볼 생각이다.

산행을 마무리하고 마을 안쪽의 도로를 따라 정자 쉼터로 향하니 '아이고~ 여태 산에 있다 왔능교?' 하시는 할머님의 반가운 목소리에 그제서야 아침 나절 만났던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잘 계시라는 인사를 드리며 정이 듬뿍 담긴 환송을 받으며 청계리를 빠져 나온다.

아직도 남아있는 순박한 농촌의 인심을 가슴 가득 느끼고 뿌듯한 마음으로 귀로에 오르는 길에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에 힘든 순간은 하늘 높이 날아가 버리고...마음은 훨훨 푸른 가을 하늘 멀리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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