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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햇살 좋은 날 멋진 조망을 찾아 떠난 팔공산 주추방골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햇살 좋은 날 멋진 조망을 찾아 떠난 팔공산 주추방골

해와달^^* 2015. 9. 16. 18:30

♣ 산행일자 : 2015. 09. 13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군위군 부계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수태골 입구-태동최선생묘소 입구-주추방골-느리청석(대슬랩)-서봉-종주등산로 109번-부인사 갈림길-수태골 입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5분, 6.5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당분간 푹 쉰다는 생각으로 지내다보니 맨 먼저 달라지는게 있다면 그것은 생활패턴인 것 같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지면서 아침 기상 또한 늦어진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늦게 일어나도 상관이 없는 생활이지만  일요일인 오늘 창문 안으로 쏟아지는 밝은 햇살이 이불속에서 뒹굴도록 놔두질 않는다.

오늘같이 볕이 좋은 날 높은 산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일망무제가 따로 없는 멋진 조망을 볼수 있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니 서둘러 씻고 배낭을 꾸리기 시작한다.

물과 과일에 간식거리 챙겨넣고 집을 나서니 9시가 훌쩍 넘었다. 요기거리가 조금 적은 것 같아 김밥 한줄 사서 챙겨넣고 차를 몰아 대구로 향한다.

와촌 I.C를 빠져나와 능성고개를 넘어 수태골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10분.

휴일이라 하지만 등산객과 추석을 대비하여 벌초를 나온 성묘객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주차장은 이미 만원사례이고 주변 도로변에도 틈이 보이질 않아 파계사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니 용케 한 자리 얻어 주차를 해놓고 수태골 입구까지 걸어간다.

팔공산 원점회귀산행으로는 산행거리나 코스선택의 자유로움으로 볼 때 수태골 만한 곳도 없고 오늘 가고자 하는 곳 또한 출발점이 이곳 수태골이기 때문에 GPS를 가동한 뒤 입구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수태골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수태골 입구의 모습을 담았지만

곳곳에 차들이 주차해 있어

피해서 찍는다는게 이 모양입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산을 찾아드는

산님들을 뒤따라 등산안내소를 통과합니다.

 

 

등로를 따르다 계곡 합수지점 바로 못 미친 곳에서

좌측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새로운 코스로의 궁금증에 계곡을 건너 진행해 봅니다.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낯익은 곳이 나타나는군요.

오른쪽이 정상 등로이지만 좌측 계곡을 따라 계속 진행합니다.

 

 

하지만 잠시 후 등로의 흔적은 희미해지고

온갖 잡목과 가시덤불만 우거져 헤쳐나오는데 애를 먹었네요.

결국엔 다시 정상 등로로 내려서야만 했답니다.

 

 

곧이어 등로 좌측에 잡풀로 가려진

<태동최선생묘소> 비석이 나타나는데

오늘 산행의 실질적인 들머리랍니다.

 

 

숲속으로 들어서면 잠시 후 묘비갈림길이 나오는데

표지석 방향의 직진 길은 용바위능선으로 가는 길이라

주추방골로 가는 우측골짜기로 진행해 나갑니다.

 

 

인적이 없는 우거진 숲속은 계곡의 물소리도 작아졌고

흐르는 물의 양도 무척 줄어들었습니다.

 

 

아름답게 들려오던 계곡물 소리는 오간데없이 조용하고

 

 

조금씩 희미해지는 등로를 따라 올라서니

 

 

흘러내리는 물이 거의 없는 자그마한 폭포 앞에 닿게 됩니다.

 

 

작은 폭포 좌측으로 올라 계속되는 흔적을 따라 진행하니

 

 

등로는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하네요.

 

 

골짜기 안으로 점점 깊이 빠져들자

 

 

경사도는 가팔라지고 조금씩 호흡은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바위슬랩지대가 앞을 가로 막고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듯 밧줄이 걸쳐져 있네요.

밧줄을 한번 당겨보고 조심스레 올라서기 시작합니다.

 

 

느리청석을 오르며 바라본 용바위능선이 비경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풍문으로만 들어왔던 느리청석의 대단함을 몸소 겪어보니

 

 

새삼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되고

팔공산의 숨은 비경을 만나게 됨을 감사하게 됩니다.

 

 

대슬랩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시원스런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지는군요.

 

가까이로는 구절송이 있는 감태봉을 비롯하여

용암산, 대암봉, 요령봉이 줄을 잇고,

더 먼곳으로는 성암산, 용지봉이

그 뒤로 주암산, 최정산, 비슬산까지 시야에 들어옵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밧줄구간...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겠지만 처음보다 한결 나아진 것 같습니다.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겼으니 말입니다.

 

 

가을꽃인 '구절초'가 한껏 피어 가을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밧줄도 없는 구간이지만 주의를 기울이면서

네 발로 기듯이 올라서면 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답니다.

 

 

아래 쪽에서 올려다 볼 때는 그렇지 않더니만

느리청석을 거의 다 올라 내려다보니 거의 직벽같은 느낌이 나는군요.

 

 

1) 고본, 2) 며느리밥풀꽃, 3) 까치고들빼기, 4) 이삭여뀌

 

 

느리청석 상단부를 지나고 나니 등로는 희미해져

물기가 흐르는 암반을 따라 거슬러 올라갑니다.

 

 

'산박하'

 

 

푸르름이 가득한 숲 속에 희미한 족적을 따라 올라서면

 

 

용바위와 서봉능선과 만나게되는 사거리 안부에 닿게 됩니다.

우측의 서봉을 곧장 가려니 용바위능선에서의

조망을 보고싶어 잠시 좌측으로 다녀올까 합니다.

 

 

가파른 암릉을 잠시 올라서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가야할 서봉을 올려다보면서 이곳저곳 주변을 둘러봅니다.

 

 

가까이 다가온 주능선의 기암들을 바라보면서

하산길에 암릉길을 걸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봅니다.

 

 

상여바위, 가마바위, 파계봉으로 이어지는 팔공산 서부능선.

멀리 유학산 너머 구미 금오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다음 팔공산을 찾아올 때는 저 코스로 올라오기로 내심 작정을 하고

 

 

올라왔던 주추방골의 깊은 골짝을 내려다보면서

 

 

서봉을 향한 오름을 이어갑니다.

 

 

확실히 가을 향기가 솔솔 묻어오는 계절에 들어섰나 봅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의 산행을 생각하면

지금같은 가풀막을 오르려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는데

 

 

따가운 햇살은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기가 꺾인 듯 한결 오르기가 수월하네요.

 

 

서봉을 향한 오름길에 내려다 본 용바위(장군바위).

역시 멋집니다.!!

 

 

서봉 아래 명품 소나무...

 

지난 번 이곳을 찾았을 때 점심을 먹었던 곳이지요.

 

 

서봉에서 바라본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과 동봉.

 

 

동봉 우측으로 펼쳐지는 관봉까지 이어지는 동부능선

그리고 환성산까지 쾌청한 날씨 덕에 눈이 호강을 누립니다.

 

 

가을을 불러온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서봉에서의 막힘없는 조망을 한껏 즐기고 내려와

부인사를 향한 내림길에 있는 너럭바위에서

김밥과 과일로 점심요기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민생고를 해결하고 목재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삼성암(三聖庵) 터에 닿게 되고 정자 쉼터에는

산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네요.

 

 

한 켠에는 약수터와 삼성암지의 안내판을 읽어보고

부인사 방향의 정상등로가 아닌

종주능선을 향한 샛길로 들어섭니다.

 

 

바위 암봉을 에돌아 가파른 사면길을 올라서면

 

 

종주능선에 닿게 되고 서봉 아래의 전망바위에서 보았던

 

 

칼날능선을 잠시라도 걸어보고파

금줄을 넘어 암릉 위에 올라서 봅니다.

 

 

암릉길에 올라서서 바라본

주변의 풍광은 일망무제 그 자체입니다.

팔공산 북쪽의 제2석굴암이 있는 군위군 부계면 방향입니다.

 

 

 

 

조석으로 선선해진 날씨가 이미 가을을 느끼게 하고 있지만

 

 

암릉길을 걸으며 스릴감과 더불어 막힘없는 조망과 하늘의 드높음과

 

 

시원한 바람에 비로소 가을이 내 옆에

가까이 다가왔음을 몸소 느끼게 되는군요.

 

 

바위 틈에 피어난 구절초와

때이르게 물든 단풍잎을 보면서 올라선 끝에는

 

 

파란 하늘 위에 흰구름까지...

언제봐도 멋진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군부대가 들어서 있는 산성봉과 청운대, 그 아래의 오도암...

그저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답니다.

 

 

주로 1천미터 고산지대에 분포하는

마가목이 팔공산 산정에도 많이 보이네요.
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보입니다.

 

 

짧은 칼날능선을 경험하고 내려서서 만난

구조목(NO.100)을 지나 서부능선으로 향합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만큼

 

 

여름은 가고 본격적으로 가을 기운이

자리 잡는다는 처서를 지난지 이미 오래고

 

 

풀잎에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는

백로가 지난 지도 닷새가 되었네요.

 

 

아직 바람기 없는 한낮에는

따가운 열기가 땀을 왈칵 쏟아내게 만들지만

 

 

숲 속에 들어서면 서늘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고 돌아 이제 우리 곁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몸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하산지점에 도착을 했네요.

좌측으로 보이는 빨간 시그널을 따라 내려섭니다.

 

 

주능선을 벗어나 내려선 내림길은 생각보다 급하지 않은데다

 

 

등로마저 뚜렷해 미답의 산길을 걸어도

마음은 평온하기 이를 데 없네요.

 

 

 

 

삼성암(三省庵)지 근처에 있는 여래입상으로 가는

삼거리에서는 직진길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1) 송이풀, 2) 쑥부쟁이, 3) 고마리, 4) 여뀌

 

 

여래입상 갈림삼거리에서 10분 가량 내려서면

뚜렷한 등로 좌측으로 무명묘 2기가 있는 지점에 닿게 됩니다.

 

자칫 뚜렷한 길로 갈수 있으니 계속 지능선을 이으려면

무덤 앞으로 나있는 숲길로 가야한답니다.

 

 

다시 5분 남짓 더 진행하면 서봉-부인사 정상 등로를 만나게 되고

 

 

능선길을 고집하며 잇다보면 고(故) 함상헌추모비를 만나게 됩니다.

 

 

다시 좀더 등로를 내려서니 이번엔 '치성송씨'묘를 지나게 되는데

본관이 생소하여 집에와서 검색을 해보니 '합천 송씨'로도 쓰여지더군요.

덕분에 몰랐던 사실 하나 배우고 되었답니다.

 

 

성지골을 끼고 내려서면서 줄곧 들려오던

맑고 아름다운 개울 물소리는

 

 

작은 폭포와 반석지대를 만나면서

막바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더니

 

 

키높은 나무들이 조용히 서로 어우러져 푸르른 숲을 이루고 있는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가면

 

 

통나무로 의자를 만들어 놓은 쉼터가 있는

부인사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가야할 길은 좌측으로 보이는 숲길입니다.

 

 

숲 속으로 스며드는 밝은 햇살을 따라 잠시 걸으면

 

 

산행을 시작했던 수태골 입구의 수태지가 나타나고

 

 

수태골 입구에 닿게 되면서 밝은 햇살아래

새로운 코스로 걸어보았던 오늘의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수태지에서 바라본 팔공산 정상부의 모습을 담으면서 귀로에 오릅니다.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의 선선한 기온을 온 몸으로 느끼며 걷는 숲길은 우거진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기운 탓인지 오늘 산행은 주추방골의 대슬랩과 가파른 오름을 올랐지만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 확실히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왔음을 실감하게 되는 오늘이다.

자연은 인간의 느낌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거대한 규칙을 따라 정확히 움직이는 것 같다.

불과 1~2주전까지만 해도 무한정 계속될 것 같았던 더위가 슬며시 사라지고 어느 틈엔가 예쁜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온 건강을 챙기기 참 좋은 계절이 온것 같다.

할 일 없이 집안에만 틀어박혀 빈둥거리기보다는 차라리 푸르름이 때때옷으로 갈아 입는 울창하지만 아늑한 숲 속에서 사각사각 낙엽들을 밟으며 걷다보면 세상에서 얻어진 온갖 고뇌와 번거로움을 다 잊어버리고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는게 훨씬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도 망설임없이 산으로의 나들이를 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눈부신 햇살이 숲속을 밝게 비추이는 가을이 왔으니 나무잎 사이로 비치는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을 맘껏 느껴보고 싶어서라도 이 가을에는 자주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말이면 정체가 극심한 불로동 방향의 도로가 아닌 와촌방향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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