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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가을 햇살아래 은빛 물결 넘실대는 신불산을 찾아서...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가을 햇살아래 은빛 물결 넘실대는 신불산을 찾아서...

해와달^^* 2015. 10. 7. 21:26

♧ 산행일자 : 2015. 10. 03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울주군 삼남면, 상북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국제클라이밍센터(구.간월산장)-홍류폭포-칼바위능선 합류-신불산-간월재-간월공룡-국제클라이밍센터(구.간월산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5분, 7.43km (식사 및 휴식, 울주오딧세이 공연 관람으로 산행시간 의미없음)

 

 

 

◈ 산행기

그동안 산행을 못한지도 제법 된것 같아 다시 산으로의 나들이를 계획하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추석 연휴동안 산행계획을 했었지만 제사 모시고 대전 현충원으로 부모님 성묘도 다녀오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긴 연휴동안 한번도 산을 찾지 못한 아쉬움에 이번 주에는 기필코 산을 찾아 나서보리라 마음먹은 터라 망설임없이 애마를 깨워 달려가는 길이다.

오늘 찾아갈 행선지는 매년 신불산 간월재에서 열리고 있는 '울주오딧세이 산상음악회'를 구경할 요량으로 신불산을 찾아가기로 한다.

늘 그랬던 것처럼 경주를 지나 35번 국도를 달려 언양의 작괘천을 따라가다 등억온천단지를 지나 간월산장에 도착하니 한창 공사중일 때 어수선한 모습이었던 곳이 완공이 되어 산뜻한 모습으로 찾아온 산꾼을 맞아준다.

예전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터에는 이제 영남알프스 복합월컴센터 및 인공암벽장이 들어서 있는데 인공폭포와 암벽장이 눈길을 끈다.

오늘 울주오딧세이 행사와 맞춰 복합월컴센터 개관식과 스포츠클라이밍 대회까지 열리는 모양이라 너른 주차장에는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데 주차된 차량들로 만원사례다. 어렵게 한 자리 골라 주차를 해놓고 장비를 챙기고 배낭을 짊어지고 복합웰컴센터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눈길을 끄는 건물을 지나 시원스런 물줄기가 쏟아지는 인공폭포 앞에 서니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져 사진 몇장 담고 예전의 간월상회는 흔적조차 없어지고 그 자리에 말쑥한 모습으로 서있는 화장실 앞을 지나 숲으로 들어간다.

 

 

산행궤적

 

 

새롭게 들어선 영남알프스 복합월컴센터의

깔끔한 모습을 사진에 담고 데크를 따라 내려서니

 

 

시원스런 물줄기가 눈길을 끄는 인공폭포가 기다리고 있었네요.

 

 

전국 청소년 스포츠클라이밍대회가 열리는 암벽장을 지나

 

 

예전의 간월상회는 사라지고 아담한 화장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지점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됩니다.

 

 

숲을 들어서면 좌측으로 거북바위가 반겨주고

 

 

우거진 숲길따라 등로를 걷는 산객들의 발걸음은 마냥 가벼워 보이는군요.

 

 

간월재와 칼바위능선이 나뉘어지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길을 들어섭니다.

 

 

잠시 후 오랜만에 만난 홍류폭포는 다른 때와 달리

시원스런 물줄기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네요.

 

홍류폭포는 신불산 정상과 공룡능선에 사이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데

높이 약 33m의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햇빛을 받으면

한줄기 무지개를 만든다고 해서 홍류폭포라고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홍류폭포에서 흔적 몇장 남기고 등로를 따라 가파른 오름을 이어갑니다.

 

 

신불산 칼바위능선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이다보니

가파름은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홍류폭포에서 급비탈을 타고 올라가면

등억온천단지에서 올라오는 험로 갈림길을 만나 잠시 다리쉼을 하고

 

 

잠시 가뿐 숨을 고른 뒤 계속 이어지는 가풀막을 오르니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별로인 집사람이 무척 힘들어 하네요.

 

 

산행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천천히 오르기로 합니다.

 

 

그렇다고 쉬운 우회로는 사양을 하고

모처럼 찾은 밧줄구간을 제대로 즐겨보기로 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본 풍광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네요.

건너편으로 간월산이 우뚝하고

그 우측으로 천길바위가 있는 912봉이 조망이 됩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 곳에는 철옹성처럼 둘러선 칼날능선이 버티고 있네요.

 

 

홍류폭포에서 칼바위능선을 오르는 등로는 만 8년 만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집사람과 둘이서 산행을 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발 아래로 펼쳐지는 멋진 조망은 변함이 없네요.

 

 

바위전망대를 지난 등산로는 급하게 일어서고

 

 

 

 

 

마치 수락산의 기차바위를 연상케 하듯

굵은 동아줄이 걸쳐져 있는 릿지를 순서를 기다려 올라갑니다.

 

 

 

 

험하고 힘든 코스가 나타나면 으례히 우회로가 기다리고 있지만

초지일관 험로를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마지막 밧줄구간을 힘차게 올라서면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칼날능선에 올라서게 됩니다.

 

 

드디어 톱날처럼 날카롭게 날을 세운 암릉이 시작됩니다.

바로 신불산 공룡능선으로도 불리는 칼날능선 입니다.

 

 

신불산 공룡능선이 그 이름을 얻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서 공룡의 등짝에 올라탑니다.

 

 

건암사로 내려설 수 있는 삼봉능선이 건너보이고

그 너머 영축산 고스락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발 아래로 펼쳐지는 삼남면 가천리 일대가 손금처럼 훤히 들여다보이고,

 

 

그 명성에 걸맞게 시작부터 험준한 바윗길의 연속이었던 지나온 등로를 되돌아보며

 

 

묘한 흥분과 긴장감이 동시에 몰려오는 순간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결코 호락호락한 능선이 아닌 험준한 등로를 따라 산행을 이어갑니다.

 

 

바위틈을 비집고 돌아 버티고 서있는 암벽을 올라서면

산정에서 이제 막 시작되는 단풍을 보게 되는군요.

 

 

겨우 암벽을 타고 올라서면 등로는 다시

위험천만한 칼날능선으로 이어집니다.

 

 

2주 후에 다시 영알을 찾을 계획인데

그때 쯤이면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철계단은 커녕 한 가닥 가는 밧줄조차 하나없는 공룡능선...

 

 

톱날처럼 날카롭게 날을 세운 암릉이 멀리서 봐도 오금이 저려오지만

 

 

악천후를 제외하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진행한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져봅니다.

 

 

때때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영알의 한자락을 바라보면서

 

 

막바지의 험준한 코스를 무사히 빠져나오게 됩니다.

 

 

우회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지나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중앙능선 상단부의 풍광을 사진에 담고

 

 

푸르른 신불재와 신불평원이 펼쳐지고 삼봉능선과 영축산,

멀리 뾰족한 죽바우등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모습도 담아가면서

 

 

막바지 오름을 올라 도착한 신불산 정상에는

많은 산객들이 정상석에서의 기념촬영을 위해 줄을 서고 있어

정상석 사진은 많으니 포기하고 민생고나 해결하자며

목재데크로 옮겨 준비해간 음식으로 요기를 하기로 합니다.

 

단체로 산행을 나온 분들이 많아

데크에도 빈 자리가 그리 많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었네요.

 

 

모처럼 도시락을 싸갖고 온데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멋진 전경을 바라보면서

느긋한 오찬을 즐기고 간월재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신불산 서봉 갈림길에 있는 데크에서 바라본 영축산 방향의 풍광입니다.

이곳에 오면 반드시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포토존이지요.

 

 

서봉을 지나 파래소폭포로 연결되는 갈림길을 지나

 

 

간월재를 향한 걸음에 지나온 신불산을 한번 바라봐주고

 

 

1) 배초향, 2) 구절초, 3) 용담, 4) 산부추, 5) 개쑥부쟁이, 6) 산오이풀

 

 

'울주오딧세이 산상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간월재를 향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해봅니다.

 

 

전망데크에서 내려다 본 간월재에는 한창 공연이 열리고 있는 중이네요.

 

 

1980년대 인기를 얻었던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권진원씨의 노래소리가 간월재 곳곳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데크를 따라 내려서는 발걸음 또한 경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간월재가 가까워질수록 또렷이 시야에 들어오는 수많은 인파들을 보면서

벌써 영알에 단풍이 들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가을이면 하늘 아래 은빛 억새길로 유명한

신불산 간월재의 가치를 알리고,

 

 

울산의 영남알프스도 많이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주관으로 간월재에서

'울주오딧세이 산상음악축제'을 매년 열어왔는데

 

 

올해는 '경계를 건너다(Across the Border)'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무대 주변으로 설치해놓은 대형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노래소리에 맞춰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박수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공연장 가까이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어

행글라이더 활공장에 돗자리를 펴놓고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자연을 벗삼아

권진원의 '살다보면'을 들으며 함께 흥얼거려 봅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내 맡긴 채

이리저리 은빛물결을 일렁이는 억새의 춤사위와

 

 

멋진 노래가 어우러진 산상음악회는

정말 멋진 추억의 장이 되고 있는 중입니다.

 

 

세 번째 무대인 국악공연은

다 듣지 못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간월공룡을 향한 걸음에 잠시 한컷 담아봅니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인기는 국악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보니 자리를 뜨는 분들이 많네요.

 

 

아직 가야할 험로가 남아있어

서둘러 간월재를 떠나는 발걸음이지만

 

 

불어대는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억새의 향연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산정에서 멀리 또는 가까이서

장대하게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가을 선경들...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네요.

 

 

코발트빛 파란 하늘 아래

바람이 부는대로 억새는 춤을 추고 있습니다.

간월재만 오면 가장 인상적인 풍경이지요.

 

 

움푹 내려앉은 간월재와 신불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도 그림이 됩니다.

 

 

보호망으로 둘러쳐진 간월산 규화목.

 

 

간월산과 간월공룡 갈림길에 도착을 하니

데크에는 백패커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고

 

 

간월공룡능선 내려서기 전에 있는 돌탑에서

남은 구간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돌멩이 하나 올려놓고서

 

 

첫 번째로 시작되는 밧줄구간을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조망이 열리는 곳에서 건너다 본 우측의 신불산과 칼날능선(신불공룡)

 

 

그리고 간월공룡능선 좌측으로 간월산에서

배내봉으로 향하는 능선 상의 912봉과 그 아래로 천길바위.

 

 

집사람에겐 두 번째인 공룡길에

여전히 긴장감이 도는 듯한 발걸음이지만

멋진 절경에는 아낌없는 탄성을 내지르고 있네요.

 

 

간월능선에서 바라보는 간월재의 모습은

볼 때마다 색다르게 느껴지네요.

곳에 있을 땐 평지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새 허공 중에 떠있는 것 같은 신비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찔하고 짜릿한 칼날같은 날등도 이제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간월산과 천길바위 사이의 천상골에도

어느 덧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군요.

 

 

구비구비 휘돌아드는 산길...

간월재를 향하는 임도를 내려다보면 또 하나의 그림이 되지요.

 

 

가파르게 이어지는 간월공룡 끝에는

등억온천단지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밧줄구간이 숨돌릴 틈없는 긴장감의 연속이네요.

 

 

간월 공룡능선도 결코 만만치 않은 코스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가파름의 정도나 암벽을 타야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때문이지요.

 

 

하지만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어

그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을 받는답니다.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신불산 공룡능선과

912봉과 천길바위의 멋진 풍광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 할수 있겠지요.

 

 

감기 기운이 있는 때문인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집사람은 내색도 못하고 고군분투 중입니다.

 

 

 

 

간월공룡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가장 긴 밧줄구간입니다.

 

 

경사도가 80도가 넘는 직벽수준이라 주의가 필요한 곳이지요.

 

 

이후 밧줄구간은 끝이 나고 20분 가량 내림길을 부지런히 내려서면

 

 

간월재로 연결되는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원점회귀를 위해서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섭니다.

 

 

옛 등산로를 따라 평탄한 오솔길을 내려서는 발걸음은

룡 두마리를 한꺼번에 잡은 때문인지 가볍기만 하네요.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맑은 계곡은

이미 가을 분위기를 한껏 품었고

 

 

바위를 타고 쏟아지는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니

 

 

더위가 물러가고 이제는 차갑게 느껴질 계곡물

발을 담궈볼 요량으로 가까이 다가섭니다.

 

 

물소리만 들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데

탁족까지 하고 나니 날아갈 듯하네요.

 

 

산행을 마무리하고 청소년클라이밍대회가 열리고 있는

암벽장에서 잠시 구경을 하고 가기로 합니다.

 

 

속도경기를 하는 모습에 지금껏 생각해왔던

암벽클라이밍과 다른 모습에 놀라기도 했네요.

 

 

자료를 찾아보니 스포츠클라이밍은 볼더링, 스피드, 난이도 등 3가지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는데,

볼더링(bouldering)은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3~4m 높이의 인공암벽 4~5세트를 등반해 해결한 과제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가리고 특별한 용구나 보호장치 없이 암벽화와 초크백만 차고 경기를 합니다.

속도 경기는 높이 15m, 경사각 95도의 인공암벽에서 동일한 홀드가 설치된 좌우 양쪽의 루트를 2명이 등반해 시간으로 순위를 정합니다.

난이도 경기는 높이 15m, 경사각 90~180도의 인공암벽에서 난이도를 고려해 설계한 루트를 따라 정해진 시간에 최고로 도달한 등반 높이로 겨룬다고 합니다.

 

 

화장실 뒤쪽의 계곡을 찾아 쉼없이 맑은 물이

쏟아져내리는 무명폭에서 포즈를 취해보고

 

 

복합웰컴센터를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복합웰컴센터를 사진에 담고

영알을 떠나 귀로에 오릅니다.

 

 

 

억새풀이 완연한 가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시기에 자연 속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낸 오늘.

산행 시작부터 칼바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가파른 암벽이 버티고 있었고, 때로는 암봉이 앞길을 가로막았지만 밧줄을 잡고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였고, 등산로의 경사가 급해 숨이 차지만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시야에 가쁜 숨도 금방 잊어버린 것 같았다.

암봉과 칼날능선을 숨바꼭질하듯 이리저리 오르고 돌아 올라 당도한 신불산에서 성난 칼바위와는 대조적으로 온화하고 평화로운 모습의 광활한 평원에는 한가로운 바람이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격정을 속에다 감추고 태평스레 넓은 가슴을 드러내 놓은 듯한 산의 모습이 좋아 점심식사를 마치고도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다가 머리 위의 맑은 하늘과 산꾼을 희롱하는 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호응하듯 군무를 추고 있는 억새의 향연이 너무 그리워 신불산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간월재로 가는 한가로운 산책길을 따라 간월재를 향한다.

가을의 전령사 억새풀이 햇볕에 반사되어 은빛물결을 이루며 바람에 서걱이는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간월재의 억새평원에 도착하니 온통 울긋불긋 사람단풍이 든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모습에 울주오딧세이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고 과연 아름다운 영남알프스의 신불산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한층 높아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춤사위를 열심히 보여주던 억새평원에서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야생마같이 거친 끝없이 계속되는 암벽을 타고 내려와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했음에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평소 구경하기 힘들었던 스포츠클라이밍까지 구경하게 되었으니 오늘의 영알로의 산행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은 격이라 할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3박 4일간의 여정으로 산행과 관광을 겸한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와 만산홍엽으로 물들어 있을 영알로 다시 발걸음을 하기로 마음먹고 말물처럼 빠져나가 썰렁한 감이 느껴지는 주차장을 빠져나와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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