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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시원한 바람타고 찾아온 가을을 느끼며 걸어본 포항 묘봉산-삼봉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시원한 바람타고 찾아온 가을을 느끼며 걸어본 포항 묘봉산-삼봉산

해와달^^* 2015. 9. 11. 00:06

♠ 산행일자 : 2015. 09. 09 (수)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갈평리, 장기면 방산리 일원

♠ 산행인원 : 오늘은 홀로...

♠ 산행코스 : 석남지(갈평지) 입구(14번 국도)-석남지 우측능선-행군로 접속-묘봉산-삼봉산-월미봉-석남지좌측능선-석남지(갈평지) 입구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0분, 11.9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봉화 달바위봉 산행기를 다 만들어 놓고 자느라 늦잠을 자버려 눈을 떠 일어나보니 시각은 아침 10시를 가리키고 있다. 두달 가량 아무 생각없이 푹 쉬겠다고 마음먹고 마냥 놀고 있지만 가슴 한켠에는 오랜 세월 몸에 배어있는 생활습관이 금새 달라지지 않은 탓인지 쉬고 있으려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바람은 세차게 불지만 너무 화창한 날씨라 가까운 산으로 운동삼아 다녀오자고 마음먹고 점심도 먹지 않고 과일이랑 물 한병 챙겨서 집을 나선다. 김밥 한줄 사서 갈무리하고 찾아간 곳은 산행으로 알게 된 지인이 선답한 곳으로 호미지맥 구간상에 있는 묘봉산과 삼봉산을 돌아 얼마 전 다녀왔던 월미산용봉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인 갈평리 방향이다.

오늘같이 평일날 오후에 산행하기는 난생 처음이지만 서둘러 걸으면 해 떨어지기 전에 내려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용산삼거리를 지나 오천 정씨의 시조이기도 한 포은 정몽주 선생의 생가터가 있는 문충리가 끝나는 지점을 통과하면 좌측으로 나있는 시멘트도로가 보인다. 다시 설명하자면 용산삼거리에서 기림사방향으로 가다보면 우측으로 문충리마을 입간판이 보이는데 2백미터 가량 계속 진행하면 좌측으로 나있는 도로가 보이고 양철로 된 담장이 둘러쳐진 야적장을 참조하면 될 것 같다.

야적장 입구 공터에 주차를 해놓고 배낭 들쳐메고 GPS를 가동하며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간다.

 

 

산행궤적

 

 

문충리 마을 끄트머리에서 200미터 가량 진행하면

좌측으로 시멘트도로가 나오는데 그곳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입니다.

 

 

산행을 시작하여 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가야하고

 

 

곧바로 갈림길이 또 하나 나타나면 이번엔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좌측은 오늘 산행의 하산길입니다.

 

 

개울을 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

안쪽까지 가면 농장이 있어 막다른 길이지만

우측으로 오르는 등로가 보인답니다.

 

 

올라선 끝에는 농수로가 나타나는데

멋모르고 좌측으로 가게되면

정상 등로와 멀어지게 됩니다.

 

농수로에서 오던 방향으로 잠시 걸어가면

산으로 오르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지능선을 향해 올라가던 중

눈 앞을 가로막는 물체가 하나 있어 들여다보니

야생동물을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올가미였네요.

 

좀더 진행하면 하나 더 설치되어 있어 둘 다 철거를 해버렸답니다.

신고를 하려다 참긴 했지만 밀엽꾼들의 소행이겠지요.

 

 

주능선과 합류를 하니 등로는 생각보다 뚜렷한데다

 

 

부드러운 산길이라 운동삼아 다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송전철탑 아래를 곧장 통과하여

 

 

서늘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도는 숲길을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오고

등로는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성큼 우리 곁에 다가온 가을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끼며 걷다가 만나게 되는

 

 

송전철탑(NO.68)에서는 약간의 주의를 해야 하는데

철탑 우측으로 등로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약 3분 뒤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는

좀더 뚜렷한 우측길로 진행을 합니다.

 

 

숲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아래서 심호흡을 크게 해보니

 

 

가슴과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이 기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걸음에 속도를 더해봅니다.

 

 

공들여 쌓은 돌탑에 작은 정성 하나 올려놓고

작은 오름을 극복하고나면

 

 

해병대 장병들의 행군로이자

호미지맥 마루금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이 길을 걸어본지도 꽤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십 여년전 아내와 함께 묘봉산을 찾았을 때와

직장 동료들과 호미지맥 종주할 때가 문득 떠오르는군요.

 

 

그렇게 흘러버린 세월속에 추억으로 남은

그때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보면서

'그동안 참으로 많은 산을 걸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수많은 장병들이 지나갔을 행군로에

뿌리를 다 드러낸 소나무들이 애잔하게 보이네요.

하지만 그들은 꿋꿋하기만 합니다.

맨 살을, 민낯을 보이고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오늘따라 맑은소리로 울어대는 새소리와

숲속을 헤집듯 불어대는 바람소리가 정겹습니다.

 

 

묘봉산이 목전에 다가왔음을 알 수가 있네요.

 

 

곧이어 만나게 되는 석남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등로를 잠시 이으면

 

 

3년 만에 다시 찾게 되는 묘봉산에 닿게 됩니다.

 

 

정상석 옆 바위에 올라서서 오천읍과 포항시내

그리고 포항제철을 비롯한 철강공단과

영일만까지 훤히 보이는 시원스러운 조망을 즐기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나와

 

 

갈평에서 걸어와 만났던 행군로접속지점을 지나

삼봉산을 향한 지맥길을 이어갑니다.

 

 

후답자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로 붙여 놓았겠지만

봉우리의 이름은 지리적이나 역사적인 근거에

연유해서 붙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산을 가보면 산 이름 붙이는게 유행인지 모르지만

근거없이 무턱대고 이름을 붙이는건

지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자유로운 걸음입니다.

 

 

내 삶의 길도 이처럼 쉽게 결정하고

걷고 싶은 길만 선택하여 걸을 수 있다면...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 덧 방산저수지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군요.

 

 

2분 뒤 월미산 용봉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삼봉산을 다녀와서 이곳에서 월미산으로 갈 예정입니다.

 

 

가을 소리로 그득한 산길을 부지런히 걷다가

 

 

잠시 숲을 벗어나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되돌아보니

멀리 가야할 월미산 용봉의 정자가 눈에 들어오고

 

 

다녀왔던 묘봉산 또한 건너편으로 보이고

그 뒤 멀리 만리성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조금더 발걸음을 떼서 바라본 등로 좌측 포항의 정경입니다.

 

 

 

 

드디어 삼봉산 초입에 도착을 했네요.

3년전 장기읍성에서 출발해서

망해산, 삼봉산을 거쳐 묘봉산을 올라

방산리로 하산하며 고생했던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삼봉산'을 알리는 자그마한 목판과 삼각점이 있는

호미지맥의 어엿한 족보를 가지고 있는 삼봉산입니다.

 

 

삼봉산에 족적을 남기고 왔던 길을 되돌아

월미산 용봉 갈림 삼거리까지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갑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푹 쉰다는 생각으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버릇되면 안되겠다 싶어 나선 걸음이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오래 전 걸었던 그 길을

신나게 걷고 있는 이 기분...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하네요.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시 만난 삼거리에서 이번엔 우측으로 진행을 하면

부드러운 평지성 등로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삼거리에서 약 4분 가량 등로를 이으니 낯익은 곳이 나오네요.

지난 번 집사람과 함께 걸으며 만났던 월미산 입구 삼거리입니다.

우측길은 대흥사, 세계리로 향하는 A코스입니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 할지라도 정상을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인 가풀막은

이곳 또한 예외일 수 없나 봅니다.

 

 

한 고비 넘고나면 보상이라도 해 주듯 평지성 등로로 이어지고

 

 

대흥사에서 올라오는 또다른 등로인 B코스 갈림길을 지나면

 

 

밝게 빛나는 햇살이 정상 가득히 내리쬐는

월미산 용봉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늘도 지난 산행 때와 마찬가지로

시원스럽기 그지없는 조망을 보여주는군요.

 

 

나즈막한 야산에서 보여주는 멋진 조망...

그야말로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역광이라 조금은 검게 나오지만

운제산과 그 뒤 시루봉 능선도 또렷이 보이네요.

 

 

동쪽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지나온 묘봉산이 건너보이고

우측 끄트머리에는 만리성산이 멀리 보이는군요.

 

 

동쪽과 서쪽방향의 조망 하나는 일품인 월미산 용봉.

해돋이와 해넘이 풍경을 보려고

이제는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부에 피어난 억새를 보면서

영알의 억새가 생각나니 그곳으로

발걸음을 돌려봐야 할 때가 된것 같네요.

 

 

정상을 떠나 잠시 등로를 이으면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이번에는 원점회귀를 하기 위해서 좌측길로 들어섭니다.

 

 

갈평리 방향의 등로 역시 널찍하네요.

아마도 철탑 설치공사를 하면서 넓혀진 것 같습니다.

 

 

갈림길에서 4~5분 가량 걸음을 옮기면

만나게 되는 송전철탑(NO.71)입니다.

이곳 역시 주의해야 할 지점이랍니다.

 

철탑에서 좌측으로 나있는 널찍한 등로는 버리고

철탑 아래를 통과하여 우측 아래로 나있는 좁은 등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좁은 내리막길의 등로를 따라 10분여 발품을 팔다보면

 

 

또다른 송전철탑(NO.86)을 만나게 되고

 

 

곧이어 또다른 주의지점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14번 국도를 만나게 되겠지만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좌측길로 들어서야 한답니다.

 

 

앞뒤로 줄지어 있는 무명묘 2기를 만나게 된다면

올바른 등로를 찾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잠시 후 '밀양박씨 부부묘'를 지나게 되고

 

 

등로는 농장이 있는 곳에서 막히게 되지만

우측으로 계속 연결이 됩니다.

 

 

농장 울타리를 따라 이어지는 등로를 빠져나오면

 

 

들머리에서 길이 나뉘어졌던 갈림길이 보이는군요.

산행의 끝이 다가왔음을 알수 있네요.

 

 

14번 국도에 다다르면서 신나게 걸었던 오늘의 산행은 마무리가 됩니다.

 

 

 

지난 주말 산행을 다녀온 이후 집안에만 틀어박혀 무료한 시간만 보내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러워 운동삼아 바람이라도 쐴겸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고자 나선 근교의 산행.

당분간 푹 쉬겠다는 생각으로 보낸 지난 열흘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날이 갈수록 무뎌져가는 생활패턴에 이러다가 버릇이 들면 큰일이다 싶어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마음에 퇴직 전에 생각했었던 근교산의 재답사를 해보기로 마음먹고 제 1탄으로 나선 걸음이 오늘의 묘봉산-삼봉산 산행이다.

산행을 처음 시작할때 정신없이 찾아 헤멨던 경주, 포항의 근교산들... 10여 년이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약간의 코스를 바꿔가며 시간나는 대로 근교의 산들을 찾아볼 생각이다.

현실의 그릇된 욕망을 벗어 던지게 하며 정신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는 자연의 위대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은 마음 간절하고 거기에 더해 심기일전하여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남은 제 2의 인생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으며 자신에게 맑은 기운을 안겨주면서 대화를 청하는 숲길을 마냥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속 다짐을 하면서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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