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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한 빨래판 능선을 원없이 걸어본 대구 환성산 환종주산행 (제 2부)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올망졸망한 빨래판 능선을 원없이 걸어본 대구 환성산 환종주산행 (제 2부)

해와달^^* 2015. 12. 11. 16:02

(제 1부에 이어서 계속...)

 

 

 

지도에는 거의가 이 재를 '성령'(城嶺)이라 표기하고 있지만
평광동과 대곡동의 양쪽 마을에서는

공히 '새미기재'라는 이름으로 전해오고 있답니다.

 

이제부터 환성산 감투봉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할 구간이라

힘은 들겠지만 어차피 가야할 걸음이라 망설임없이 등로를 올라섭니다.

 

 

시작은 부드러운 솔갈비가 잔뜩 깔려있는 오름이라 어렵지 않게 올라가지만

 

 

평광동 갈림길이 있는 이정표를 지나고부터는

 

 

 

 

등로는 급격히 곧추 세우며 거칠어지기 시작하네요.

 

 

그렇다고 못 오를 구간은 아니니 너무 겁먹지는 말아야겠지요.

 

 

가뿐 숨 몰아쉬며 8일 만에 다시 만나는 삼각점이 있는 감투봉 정상 입구입니다.

 

 

맨 먼저 감투봉 정상석을 사진에 담는 것으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정상석 뒷편 바위에 올라서서 천하가 내 것인양

사방을 둘러보며 멋진 조망을 다시금 즐겨봅니다.

 

높이로만 따지자면 그렇게 대단한 봉우리가 되기는 어려울테지만

환성산 감투봉은 팔공산권에서 셋째 가기 서러워 할 좋은 전망대로 공인돼 있답니다.

 

 

먼저 남으로 눈을 돌리면 오늘따라 뿌연 연무가 끼어

먼곳까지의 조망은 불투명하지만

가팔환초의 종착지인 낙타봉, 초례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뚜렷하게 들어오는군요.

 

 

서쪽으로는 평광동 시량이골이 앞마당 같고

걸어온 용암산에서부터 대암봉, 요령봉에 마사토봉까지

그리고 가야할 문암산이 우측으로 뾰족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북으로는 팔공산 주능선이 한 눈에 훤하게 들어옵니다.

팔공산 주능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감투봉이라고 하지요.

 

가까이 있는 노적봉은 물론이고

멀리 신령지맥의 초입에 있는 코끼리바위마저 뚜렷이 식별됩니다.

 

 

환성산 정상부에 자리잡고 있는 무인산불감시초소.

 

 

정상석 아래 바위에 카메라를 얹어놓고

포즈를 취하며 셀카놀이에 빠져 한참을 놀다가

산불초소감시탑 좌측의 등로를 따라 내려와

참나무를 잘라 만든 통나무 의자에 앉아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가져봅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몇 발짝 옮기면 만나게 되는

관봉, 능성재 갈림길에서 좌측 인산마을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잠시 후 등로는 가파른 밧줄구간으로 이어지고

 

 

거북모양의 바위도 지나며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니

 

 

그제서야 안부에 도착하게 되면서 허리를 펴고 되돌아보는 여유도 부려봅니다.

 

 

 

 

낯익은 바위를 만나게 되는군요.

오래 전 그러니까 6년전 쯤으로 기억이 되는데

초례봉에서 불굴사로 가려던 산행이

환성산에서 길을 잘못 들어 이곳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도림사로 하산을 했던 쓰라린 기억이 떠올라 쓴 웃음이 지어지지만

다시 만나게된 바위를 보니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곧이어 우람한 모양의 선바위를 만나게 되고

 

 

팔공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연이어 나타나는 기암들을 바라보며 눈요기를 하면서 진행하니

 

 

계곡길을 따라 도림사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약 3분 뒤 또다른 도림사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이번에는 계곡길이 아닌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이랍니다.

 

 

 

 

조망이 트이는 벼랑 끝에서 지나온 용암산, 대암봉, 요령봉의

희미한 산그리메를 건너다 보면서 새삼 발품의 대단함을 느껴봅니다.

 

 

고즈넉하게 이어지는 숲길이 마음을 편하게 하지만

잠시라도 마음을 놓았다가는 알바를 경험하게 된답니다.

 

 

시그널이 양쪽으로 달려있어 헷갈리기 좋은 갈림길인데

무심코 뚜렷한 우측길로 잠시 진행했다가

만들어간 궤적을 확인해보니 길이 어긋남을 알게되어

곧바로 돌아나와 마주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해 나갑니다.

 

 

여유로운 시간이면 바위 위에 올라가 시원스런 조망도 맘껏 누려보고

 

 

기묘한 바위에 이름도 붙여가며 느긋한 산행을 즐기며 갈수 있을텐데

 

 

시간 계산을 해보니 잘못하면 이마에 불 밝히고 진행해야 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에 주마간산(走馬看山) 하듯 통과해 나갑니다.

 

 

바윗덩어리가 양쪽에서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491.1봉(삼각점)을 통과하게 되고

 

 

발 밑에서 들려오는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호젓한 산행은 계속됩니다.

 

 

 

 

삼각점이 있던 491.1봉에서 20여분을 진행하니

'돼지코' 팻말을 만나면서 잠시나마

팔공산왕건길 5구간을 또다시 걸어보게 됩니다.

 

 

눈에 띄는 팻말은 안면이 있어 기억을 하겠는데

 

 

계절을 달리한 등로는 사실 기억에 가물거리는군요.

 

 

예전 평광동과 백안동을 이어주던 갈미재에는

갈미터널이 생겨 대구-포항간 고속국도가 지나고 있고

 

 

갈미재 이후 약간의 오름을 씩씩거리며 7~8분 가량 진행하니

 

 

'갈딱재'라는 팻말이 있는 쉼터에 닿게 됩니다.

궤적을 확인해보니 우측으로 진행하게 되면 백안삼거리로 내려서는 길이었네요.

지난 해 백안삼거리에서 5구간을 시작할 때 이곳으로 왔었다는 말인데

그 사이 기억은 어디 출장을 보냈던 모양입니다.

 

 

'팔공산왕건길'과 작별을 하고 곧장 나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햇살은 점점 힘을 잃어가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지금 걷고 있는 등로는 대구올레길 5구간인데

조금 전까지 함께했던 팔공산 왕건길 5구간과도 일부 겹치는 모양입니다.

 

 

좌측으로 희미한 등로가 눈에 띄지만

우측으로 급히 꺾이는 내림길을 따라 진행하면

 

 

전신주가 서있는 비리재를 만나게 되고

 

 

이제는 아득히 멀어져 있는 환성산을 바라보며

 

 

10분 남짓 등로를 따르면 송전철탑(NO.42)을 지나게 되고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에돌아 드는 산길을 따라 10분 여를 따르니

 

 

구암동으로 이어지는 대구올레길과도 작별의 인사를 나누게 되는군요.

 

 

발끝부터 코끝까지 전해지는 계절의 촉각인

솔가리 냄새 폴폴 풍기는 숲길을 따라 진행을 하니

 

 

초겨울의 고즈넉함과 쓸쓸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문암산에 올랐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의 방문이지만 산불감시탑을 보니 반가움이 앞서는군요.

 

 

번듯한 정상석도 없는 문암산이지만

조만간 다시 찾을 기회가 있을거라는 기대를 안고

근처의 삼각점을 찾아 사진에 담고 왔던 길 되돌아나와

 

 

발목까지 빠져드는 낙엽의 바다를 헤치며

 

 

가파르게 내려서는 급경사길을 따라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10분 여의 시간이 흐른 뒤 도착한 임도에서는

지체할 것도 없이 맞은편 숲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걷기 좋은 완만한 숲길을 따라 수월하게 묘지군을 지나게 되지만

잠시 시그널을 놓쳐버려 짧은 알바를 경험하게 됩니다.

 

 

만들어간 궤적이 틀렸던 때문이었는지

짧은 알바를 겪은 후 만난 성균관 진사의 벼슬 치고는

우람한 묘역이 눈길을 끄는 능성구공의 합장묘를 지나면서

제대로 된 등로를 다시 이어가게 됩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요령봉과 대암봉의 모습이 들어오네요.

 

 

이어 나타나는 갈림길에서는 좌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오른쪽으로 가게되면 도성사를 지나 공산댐으로 연결됩니다.

 

 

산길은 산책로처럼 오르기에 쉽고 편하지만

오랜만에 걸어보는 장거리산행의 여파 때문인지

무릎 근육이 조금 아파오기 시작하는군요.

 

 

구절송이 있는 감태봉 방향으로 갈수 있는 팔공산환종주 길과 작별을 하고

원점회귀를 위해 좌측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해맞이조망터로 알려져 있는 체육시설에서

 

 

환성산을 다시 한번 바라봐주고는

 

 

수목사이로 언뜻 보이는 노을이 내려앉는 단산지를 보면서 발걸음에 속도를 내어봅니다.

 

 

흩뿌려진 낙엽을 밟으며 살아가는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도

 

 

이마에 불 밝히며 하산 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 총총걸음으로 내달립니다.

 

 

숲 속의 어둠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지만

도심속에서도 벌써 가로등은 빛을 발하고 있네요.

 

 

대구-포항간 고속국도상의 도동대교에는

신나게 달리는 차량의 굉음소리가 지축을 흔들고

 

 

민가가 가까워질 즈음에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개짖는 소리가 조용한 마을을 깨우고 있네요.

 

 

숲을 빠져나와 마지막 민가를 지나오니 월천사 앞을 지나게 되고

 

 

마을 길을 따라 털레털레 힘빠진 걸음을 이어갑니다.

 

 

밤을 밝히는 가로등이 환히 비추는 덕택에

측백수림이 있는 향산의 밤 모습도 볼수 있네요.

 

 

'측백수림앞'버스정류장에 도착하게 되면서

이름하여 '환성산환종주'산행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환성산의 정상인 감투봉에서 서쪽 방향을 바라보면 두 갈래로 길게 뻗은 산줄기를 볼수 있다.

도동측백수림이 있는 향산과 산성이 있는 용암산까지 나있는 좌측 산줄기가 그 중 하나이고 이름도 없는 올망졸망한 산들이 도토리 키재기 하듯 달리고 있다가 갈미재와 비리재로 내려서더니 문암산에서 다시 솟구쳐 올랐다가 구절송이 있는 감태봉을 거쳐 파군재로 내려서는 팔공산환종주구간인 나머지 하나이다.

이 두 개의 산줄기를 한꺼번에 엮어서 산꾼들 사이에 '환성산환종주'라 불리워지는 20km가 넘는 중장거리 산행이라 산을 잘타는 산객들은 체력단련을 겸해 즐겨찾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지난 번 환성산을 올랐을 때 두 줄기의 산줄기를 보면서 내심 코스를 그려보고 있었는데 마침 대구에 살고 있는 블로그 친구인 '호산자팔공'님이 마음 속을 훤히 들여다 본듯 이 코스를 권유하던 차에 설악산을 다녀온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막상 걸어보니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능선에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막판에는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 장거리산행은 이제 접어야 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홀로 가는 산행에 이것저것 챙겨 넣다보니 저절로 무거워진 배낭 또한 긴 시간 산행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도 막상 배낭속을 뒤져보면 별의 별것이 다 들어 있으니 앞으로는 과감히 뺄 것은 빼고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다져보지만 습관이 어디 가랴 싶다. 무게와의 싸움은 산행에 있어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안전을 등한시 할수는 없는 일이기에 앞으로도 해결과제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둠이 까맣게 내려앉은 측백수림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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