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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극기훈련으로 마무리 한 을미년 송년산행(운토종주) - 제 1 부 본문

◈ 산행이야기/☆ 2015년도 산행

극기훈련으로 마무리 한 을미년 송년산행(운토종주) - 제 1 부

해와달^^* 2016. 1. 1. 00:24

☆ 산행일자 : 2015. 12. 27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송면, 경주시 진현동, 황룡동, 천북면, 양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대각입산통제소(해림이네집)-운제산-망뫼봉-시루봉-무장봉-삼거리봉(시경계갈림봉)-늪지대-함월산-추령-토함산-불국사

☆ 산행시간 및 거리 : 11시간 40분, 32.361km (식사 및 휴식, 사진 350매 촬영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오랜 세월 다니던 직장을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퇴직을 하고 연금수급자로 생활하면서 당분간 쉰다는 마음으로 지낸 지가 벌써 4개월...

그동안의 수고로움에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는 있지만 아직 몸과 마음은 피끓는 청춘이라 마냥 놀고 먹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乙未年을 보내고 새로이 丙申年을 맞이하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그간의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고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삶에 대한 자신감 회복을 위해서 2015년도 송년산행을 극기훈련으로 꾸며본다.

오래 전 그러니까 거의 8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경주 불국사에서 포항 운제산 오어사까지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걸어본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는 운제산에서 토함산을 잇는 흔히들 '운토종주'로 불리우는 장거리 산행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으며 세월이 흐른 만큼 나이도 들었으니 과연 끝까지 종주를 할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되긴 하지만 그동안 산행으로 다져진 체력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나서보기로 한 것이다.

꼭 완주하리라는 각오로 준비를 마친 후에 새벽 일찍 집을 나서 차량회수를 위해 함께 가는 집사람과 영일만온천이 있는 대각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대송면 대각리 영일만온천이 있는 안쪽 마을 끝으로 입산통제소가 있는 해림이네집(식당)이 운제산 오르는 들머리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오어사코스는 이미 한번 해봤으니 오늘은 대각코스에서 시작해 보고파 들머리로 정하게 되었다.

시간 봐가면서 연락하겠노라고 집사람을 돌려보내고 헤드랜턴을 장착하고 GPS를 가동하며 대각교를 건너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토함산으로의 종주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대각입산통제소에서 운토종주를 시작합니다.

 

 

널찍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식당을 운영하는 민가를 지나

초소 입구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출발한지 30여분 가량 부지런히 올라서면

간단한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쉼터에 닿게 되고

 

 

밤하늘을 훤히 비추는 만월을 벗삼아

운제산을 향한 걸음은 쉼없이 계속됩니다.

 

 

이후 등로는 순한 능선길이 편하게 이어지고

해병대간판과 이정표가 서 있는

오어사, 자장암 방면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있어 이곳에만 오면 카메라를 드는 곳인데

특히 오늘은 야경을 담을 수 있으니 예외일 수 없겠지요.

 

 

운제산 이정표쪽으로 길을 잡아 5분 가량 올라서면 바윗재를 만나게 되고

 

 

휘영청 둥근 달을 머리에 이고 어스름한 새벽길을 걷노라니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정상에서 내려오는 분들을 몇명 만나게 됩니다.

운동삼아 다녀오는 것 같은데

정말 부지런하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네요.

 

 

 운제산 직전 4거리 갈림길로 왼편은 대왕암,

오른편은 대각, 직진 오르막이 운제산 정상 방면인데

먼길 가야하는 걸음이라 오늘은 곧장 정상으로 올라서기로 합니다.

 

 

작은 쉼터를 지나 올라서면 만나게 되는

운제산 정상부에 있는 육각정 전망대입니다.

 

 

다른 산과 다르게 특이하게도 운제산 정상석이 전망대 안에 위치해 있어

처음 찾는 분들은 황당하다고 여겨지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정상에는 막 어둠을 털고 일어나는 숲 아래로 철강공단 불빛이 화려하고

 

 

가야할 북쪽 마루금에는 빛을 잃어가는 달님이

마지막 길안내를 해주려고 기다리고 있네요.

 

 

새벽 안개에 쌓인 시루봉이며 그 뒤로 펼쳐지는

겹겹의 산자락이 잔잔한 수묵화가 되어 다가옵니다.

 

매서운 찬바람에 오래 머물 수 없어 시야에 잡히지 않는

토함산 방향을 가늠해보고 시루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육각정전망대에서 북쪽으로 곧장 내려서도 되지만

간만에 운제샘을 찾아 물맛을 보고자 정상에서 되내려와

조금 전 지나쳤던 사거리 갈림길에서 대각방향으로

산허리길을 따라 50미터 가량 진행하면 운제샘을 만나게 됩니다.

 

 

주능선을 살짝 비킨 사면을 따라 널찍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10분 여를 걸어가면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시루봉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맞은편 등로는 산행을 출발했던

대각입산통제소로 내려가는 또다른 등로이기도 하지요.

 

 

이미 동해에서부터 해는 떴겠지만

대왕암 너머에서 일출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루를 밝혀주려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햇님을 맞이합니다.

 

먼길 가는 걸음에 무사히 안전하게

마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지요.

 

 

오른쪽 건너로 홍계리 일대와

강동일반산업단지를 건너다보며 걷게 되는 길은

 

 

암시밭골과 홍계리계곡 잘록이를 차례로 거쳐 오르게 되면

 

 

널찍한 임도와 만나는 포항시경계 종주길과 합류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당연히 시루봉 방향이겠지요.

 

 

시경계길과 만난 후 줄곧 임도를 따라

밝게 빛나는 아침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늪지를 지나 고갯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배느리갈림삼거리를 만나게 되지요.

맞은편으로 보이는 등로는

사라마을이나 화산숯불단지로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 나있는 길이 시루봉으로 가는 길이랍니다.

 

 

많은 산님들이 다니는 길이라 등로는 뚜렷하고

널찍한 길이라 달려도 좋을 만큼 상태가 양호한 편이지요.

 

 

10분여의 시간을 부지런히 걸으니 망뫼봉에 닿게 되고,

 

 

등로 우측으로 건너보이는

도투락목장의 초지를 보면서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해 봅니다.

 

 

세차게 부는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지나가는 시루봉을 향한 등로에는

 

 

이제 제대로 된 겨울이 찾아왔다는 걸 실감하게 되네요.

 

 

계속되는 뚜렷한 능선을 따라 나가면 배느리갈림길에서

30분 후 시루봉 직전 4거리 갈림길에 닿게 됩니다.

시루봉을 만나려면 우측으로 길을 들어야 하지요.

 

 

번듯한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시루봉에서 간단히 사진만 한장 담고서

정상 직전 왼편으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무장산을 향해 등로를 이어갑니다.

 

 

다시 정상 등산로와 합류가 된 등로는 무장산까지 부드러운 능선이

시종 이어지므로 달려도 좋을 만큼 편한 최고의 길이랍니다.

 

 

시루봉에서 10분여 완만하게 이어지는 남쪽 길을 따라 나서면

양쪽으로 갈라지는 널찍한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오른쪽 길은 왕산마을 상단의 산막골이나 도투락목장으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도투락목장 갈림길을 지나 이어지는 능선길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구릉지대가 한동안 계속되고,

 

 

아직 미답의 구간인 대골로 갈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 8~9분 가량 산길을 이으면

시경계 팻말이 걸려있는 466.4봉을 지나게 되고

등로는 좌측으로 연결되면서 지금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던 길이

갑자기 급한 내리막으로 잠시 이어집니다.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게 되면

잡풀이 무성한 안부에 닿게 되는데

왼쪽 계곡쪽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은

큰골을 따라 오어지쪽으로 내려서는 등로로

지난 3월 거꾸로 올라온 경험이 있는 곳이지요.

 

한편 이곳은 주의를 요하는 지점이기도 하지요.

임도를 계속 따르지 말고 시그널이 달려있는

왼편 능선쪽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등로는 낮은 봉우리를 돌아 올라 우측으로

슬며시 방향을 전환하며 이내 편안하게 이어지고

 

 

서서히 올라서던 능선길이 어느 사이엔가

 

 

계류에 다다르게 되고 마른 골짝을 따라 거슬러 올라갑니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 능선마루 안부에 올라서게 되면

묵은 임도의 흔적을 만나게 되고

정면의 사면을 따라 나있는넓은 길로 진행해 나갑니다.

 

 

 

 

남쪽으로 향하던 임도가 끝날 즈음 짧은 침엽수림지대를 지나게 되고,

 

 

주능선 왼편 사면길로 진행하다가 다시 능선과 만나게 되는 지점에

항사리 돌탑봉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드디어 산행시작 4시간 만에 초지가 펼쳐지는

오리온목장 초입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는군요.

 

 

따스한 봄날 하얀 꽃을 피우던 층층나무가 가지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짠한 느낌이 드네요.

 

 

초지를 가로질러 저 앞으로 보이는 무장봉을 향해 따라 나서면

 

 

널찍한 목장도로에 닿게 되고

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무장봉을 향해 등로를 이어갑니다.

 

 

잠시 후 오미골 외딴집으로 가는 초입을 지나고

 

 

지난 여름 푸르름이 가득했던 길을

지금은 나목의 도열을 받으며 걸어가게 되는군요.

 

 

 

 

지금껏 대부분 맞은편 길로 정상을 향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우측 길로 가고픈 마음이 드네요.

그래서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지금처럼 무장산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정비가 되지 않은 목장도로를 따라 오르던

그때를 생각하며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풍광으로

포항철강공단과 시가지일대를 비롯하여

영일만을 굽어보는 조망이 시원하기 그지없네요.

 

 

탐방객들이 많이 다니는 일반적인 도로보다

훨씬 호젓하고 걷기가 나은 것 같네요.

다만 정상까지의 거리가 좀더 멀다는 것은 감안하셔야 할듯...

 

 

말라버린 억새밭 너머 멀리로 호미지맥이 흐르고 있습니다.

 

 

운제산을 떠난 이후 지금껏 한 명의 산객도 만나지 못했는데

겨울철이라 해도 무장산에 오니까 사람을 만날 수가 있네요.

 

 

더구나 구미에서 단체로 산행을 온 분들이 있어 흔적 하나 남겨보게 되는군요.

 

 

산릉 전체가 억새밭이니 가히 가을날의 위세를 짐작 할만 하겠지요?

 

 

지난 가을 무장산이 꺼질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철지난 억새밭을 보면서 가야할 방향을 가늠해 봅니다.

 

 

무장산 정상부에서 내려와 남쪽 방향으로 억새밭을 따르면

언 땅이 녹아 질척거려 진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자리를 따라 조심스레 통과해 나갑니다.

 

 

차가운 초겨울바람에 그저 빛바랜 억새만이 웅성거리는

쓸쓸하고 황량한 기운만이 감돌지만

 

 

내년 가을 이곳의 너른 대지를 수놓을 억새의 향연을 머리속에 그리며

진행방향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경주 쪽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무장산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해 봅니다.

 

 

이제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기세좋게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를 향하여 금줄을 넘어 억새밭 사이로 내려서야 합니다.

 

 

억새 빼곡한 안부를 지나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등로는 봉우리를 직접 오르지 않고 오른쪽 사면을 에돌아 나가게 됩니다.

 

 

따스한 햇살아래 수북이 쌓인 낙엽을 헤치며 산자락 하나를 넘어서면

 

 

중요 포인트를 만나게 됩니다.

운토종주를 하다보면 헷갈리기 좋은 곳이지요.

 

오른쪽 능선을 따라가면 동대봉산이나

절골의 황룡사쪽으로 길을 이어갈 수 있는데

가야할 등로는 약간 좌측으로 나있는 내리막길을 따라야 한답니다.

 

 

길은 꾸준한 내리막을 타게 되고 물길이 가까운 습지를 지나면

 

 

좌우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뚜렷한

야트막한 4거리 안부에 이르게 되지요.

 

왼쪽은 오리온목장 남쪽계곡인 오미골을 타고 항사리로,

오른쪽은 절골을 따라 황룡교가 있는 사시목으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이후 정면으로 난 능선을 따라 오르게 되니

길 왼편으로 오래된 비문이 씌여진 '참봉 월성김씨'묘를 만나게 되고

 

 

등로에서 약간 왼쪽으로 벗어나 날등으로 올라서게 되면
왼쪽 아래로 깎아지른 벼랑을 이루는

오어지 최상단 계곡인 오미골이 발 아래로 펼쳐집니다.

 

 

산사태가 난 듯한 위태로운 능선길을 조심스레 올라서면

 

 

일목요연하게 펼쳐지는 지나온 흔적들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운제산에서부터 시루봉을 거쳐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옛 오리온목장이 있던 무장산까지...

 

수월했던 지금까지의 발걸음에 반해

앞으로의 남은 여정은 고난의 길이 될 것임을 염두에 두고서

소나무 두 그루가 반겨주는 시경계갈림봉인 삼거리봉을 올라서게 됩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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