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무등산으로 떠난 丙申年 신년 첫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6. 01. 03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광주광역시 북구, 화순군 이서면, 담양군 남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증심사지구 탐방안내센터-증심사-당산나무-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동화사터-늦재-원효사지구 탐방안내센터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0분, 10.7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무등산 (無等山)
백제 때 무진악(武珍岳), 고려 때 서석산(瑞石山)이라고 하였으며 높이 1,187m이다. 북쪽은 나주평야, 남쪽은 남령산지의 경계에 있으며 산세가 웅대하다. 북부는 중생대에 관입(貫入)한 화강암이 분포하고 남부는 퇴적암지대이다. 대부분 완만한 흙산이며 중턱에는 커다란 조약돌들이 약 2km에 걸쳐 깔려 있는데 이것을 지공너덜이라고 한다. 153과 897종의 식물이 분포하며 이 가운데 465종은 약료작물이다.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공원 면적 30.23㎢), 2012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공원 면적 75.425㎢). 유적으로는 증심사(證心寺)·원효사(元曉寺) 등의 사찰과 석조여래좌상(보물 600)을 소장하고 있는 약사암(藥師庵:)·천문사(天門寺)·미력사(彌力寺) 등의 암자가 있다.
정상 가까이에는 원기둥 모양의 절리(節理)가 발달하여 기암괴석의 경치가 뛰어나다. 동쪽 경사면에서 정상을 향하여 입석대(立石臺)·서석대(瑞石臺)·삼존석(三尊石)·규봉암(圭峰庵) 등이 있고 정상 부근에는 수신대(隨身臺)가 있다. 산의 북쪽 기슭인 충효동에는 환벽당·소쇄원·식영정 등의 누정이 세워져 있고 완만한 산기슭에는 수박과 차의 재배가 성하다. (두산백과 참조)
◈ 산행기
오늘은 매월 참여하고 있는 '포항라푸마산악클럽'의 신년 첫 정기산행일이다. 직장 다닐 때는 근무여건이 맞지않아 불참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은퇴를 하고나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 근래에는 매월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게 되어 한달에 한번이라도 반가운 얼굴들을 대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가고자 하는 행선지는 국립공원 중 가장 막내인 광주의 무등산을 찾아간다.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은 4년 전 한번 올라본 경험이 있어 낯선 곳은 아니지만 머리속으로 그려보아도 다시 찾아가고픈 멋진 산이기에 망설임없이 신청을 하고서 클럽장과 코스를 상의하고 궤적을 만들어 산행준비를 해둔 터라 디데이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새벽같이 일어나 배낭에 챙길 것 다 갈무리하고서 집사람과 함께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북구청주차장으로 달려간다.
주차를 해놓고 육거리에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서니 반가운 얼굴들과 한달 만의 해후를 하며 신년 덕담을 나누고 배정받은 자리에 앉아 광주로 향한다.
거창휴게소에서 뜨끈한 시래기국밥으로 뱃속을 든든히 한뒤 도착한 무등산증심사지구. 4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이지만 여전히 무등산을 찾는 인파는 북적거리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서 그런지 찾는 이도 더 많아진 것 같고 주변환경도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많은 인파속에서 함께한 일행들과 탐방안내소를 지나며 무등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무등산국립공원 증심사지구에서 오늘의 산행... 출발합니다.
증심사로 오르는 길에 만난 문빈정사(文彬精舍)
문빈정사(文彬精舍)
화엄경(華嚴經)의 무유등등(無有等等)이라는 말에서 지명이 유래됐다는 무등산(無等山, 높이 1.187m) 증심사 계곡은 예로부터 '절골', '무당골' 등으로 불리며 수많은 불교 유산과 전설들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문빈정사' 역시 옛 절터 중 하나였으며 1959년 정식 창건 전부터 조그만한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1959년 대웅전 건립을 위해 터파기 중에 발굴된 기단석과 기와조각, 도자기 파편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문빈정사는 평양출신 장문빈 여사가 광주시내 금남로에서 사업을 하면서 평생 모은 재산을 들여 1959년에 창건하였으며, 절의 이름도 창건자의 이름에서 따와 지은 것입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설치되어 있는 '신발세척장'입니다.
좋은 것은 받아들여 설치를 해놓으면 반응이 좋을텐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설산을 기대하며 찾아오긴 했지만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인지
눈이라곤 정말 눈 씻고 봐도 보이질 않는군요.
행여나 추울까 싶어 내복까지 입고 왔는데 아침 햇살에
봄날같은 날씨라 어디 가서 벗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새인봉삼거리입니다.
좌측 증심사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무등산 증심사 일주문
원점회귀가 아니기에 사천왕문이라도 들러보고자 돌계단을 올라섭니다.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증심사(證心寺)는
광주를 대표하는 불교 도량입니다.
무등산의 등산기점은 대부분 증심사를 기점으로
거미줄처럼 얽혀있다고 하는군요.
전날 비가 온 때문인지 질척거리는 등로가 진행에 어려움이 있네요.
옷이랑 신발이며 금새 엉망이 됩니다.
수령 450년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당산목입니다.
중머리재를 향한 등로에 올려다보이는 새인봉능선입니다.
수령(樹齡)이 상당하게 느껴지는 편백나무 숲을 지나고
예전 대피소가 있던 자리를 지나게 되면
점차 돌길은 고도를 더해가기 시작하고
바람 한점없이 포근한 날씨에 제법 땀깨나 흘리고 나니
무등산에서 교통의 요지라 일컬어지는
중머리재에 올라서게 되는군요.
중머리란 말은 중머리에서 중자가 한자로 메뚜기 중(虫衆)이므로
메뚜기 머리 즉 메뚜기 이마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메뚜기 이마란?
소견(所見)이 넓은 사람, 출세(出世)한 사람,
신수(身手)가 훤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중머리재는 무등을 오르는 사람들이 마주보기도 하고
등을 돌리기도 하는 만남과 헤어짐의 길목이랍니다.
중머리재에서 중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저 앞으로 중계탑이 올려다보이는 장불재로 향합니다.
장불재를 향한 등로 역시 돌길의 연속입니다.
광주천 발원지라고 하는데
이 물이 흘러흘러 영산강으로 유입이 된다고 합니다.
마셔본 물 한 모금... 참 시원하고 물맛이 좋으네요.
중머리재를 떠난지 약 40분 가량 꾸준한 오름을 올라서니
큼직한 빗돌이 반겨주는 장불재에 서게 됩니다.
장불재는 널찍한 억새평전으로 호남정맥의 맹주격인
무등산을 지난 마루금이 안양산쪽으로 굽돌아 서는 길목이 되는 곳이지요.
장불재탐방안내소 옆의 대피소에서 점심식사부터 해결하기로 합니다.
저마다 준비해 온 먹거리를 내어놓고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장터를 방불케하는 대피소를 빠져나와 느긋하게 주변을 돌아봅니다.
장불재에서 올려다보이는 서석대(좌)와 입석대(우).
광주 광역시와 화순군의 경계가 되는 해발 900m의 고갯길로
옛날 화순 이서, 동북마을 사람들이
광주에 올때 꼭 넘어야 했던 고개라고 합니다.
이제 장불재에서 무등산의 상징인 입석대, 서석대를 향해 걸음을 옮겨갑니다.
너른 장불재를 바라보노라니 모든 것이 넉넉해 보입니다.
능선자락으로 거대하게 키를 세운 방송시설물들도 그리 밉지 않게 보이는군요.
그저 이 평화롭고 넉넉한 자연을 치켜세우는 소품 정도로 밖에...
입석대(立石臺)
도대체 이 높은 곳에 저렇듯 정교한 돌기둥으로 신전을 세운 이는 누구일까요?
입석대는 고대에서나 있을 법한 마법의 성인 것 같습니다.
발을 들여놓기조차 부끄러운...
거대한 입석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곳.
서석대를 향한 걸음에 되돌아 본 백마능선.
호남정맥의 마루금이기도 합니다.
왼편은 장군봉 혹은 낙타봉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승천암(昇天岩)
늘씬한 백마능선 너머로 화순 땅이 가물가물하고
울타리에 가로 막혀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천.지.인왕봉.
멀리서 보아도 그 웅장한 맛은 압권입니다.
무등산 정상을 대신하는 1110봉.
정상석 인증샷을 위해 줄을 지어 서있는 모습에 발걸음이 바빠지네요.
서석대를 정점으로 무등산을 더 이상 오를 수 없답니다.
울타리 안으로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이 있지만
군사시설물이 있는 금단의 성역이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봄,가을에 두차례씩 1년에 4차례
정상 일부를 개방을 하고 있지만
군 시설을 이전한다는 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머지않은 장래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함께 설 수 있는
천.지.인왕봉 고스락을 밟게 될 날이 오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서석대에서 내려다 본
중봉에서 방송통신탑으로 이어지는 길은
바람재로 통하는 사양능선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지요.
높이를 헤아리기 어렵고 견줄 상대가 없어
등급조차 매길 수 없다는 산이 무등산이라고 하는군요.
차별없는 세상, 무등(無等)의 아쉬움만
서석대에 내려놓고 중봉을 향해 내려섭니다.
4년 만에 다시 서석대전망대에 섰습니다.
좁은 전망대에서 여러 사람이 사진을 찍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오래 머물 수가 없네요.
장불재 방향을 사진에 담고 전망대를 나와
건너편 바위 위로 올라가 봅니다.
무등산의 옛 이름 중의 하나가 서석산이라 했던가요?
저녁노을이 들 때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빛난다 하여 수정병풍이라고도 한다는데...
욕심같아선 그 노을이 들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석대에서 중봉을 향한 가파른 내림길에서도
구경거리에는 어김없이 카메라는 들이대게 됩니다.
올려다 본 서석대...
눈꽃이 없어 많이 아쉽습니다.
가야할 중봉과 사양능선.
목교가 있는 오거리갈림길에서 중봉을 향한 내림길을 잠시 내려서면
'중봉복원지'라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서게 되고
가야할 길은 맞은 편 억새밭 사이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야 합니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널찍한 억새평원을 가로질러 가게 되는데
지금은 정상으로 이전을 했지만
예전에는 이곳에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무등산은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그 완만한 산자락 갈피로 우뚝 우뚝 기암을 얹어
매력을 더하는 산이란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억새밭을 가로지르는 길은 환상과 낭만이 있는 곳이지요.
그 길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길이기도 하지요.
억새의 화려한 춤사위 속으로 한번쯤은 걷고 싶은 길이랍니다.
올라선 중봉에서 여유롭게 흔적도 남겨보게 되는군요.
중봉을 떠나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무등산 정상부입니다.
서석대, 입석대 옆으로 둔중하게 머리 세운
무등의 품세가 참으로 듬직하게 보이는군요.
송신탑을 에돌아가며 바라본 담양 방향의 풍광입니다.
소쇄원, 식영정이 있는 광주호도 시야에 들어오네요.
천제당에서 하늘 높이 연을 날리고 있는 분이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소원을 비는 글을 쓰면
연줄에 꿰어 날려주는 크나큰 수고를 하고 있었네요.
큰 복을 짓고 있는 분이라 올 한해 복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뿌연 미세먼지 사이로 광주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사양능선을 따라 힘찬 걸음 이어갑니다.
새파란 산죽이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등로를 따르니
천제당을 지난지 5분 만에 동화사터 상단부를 지나게 되고
다시 10분을 더 진행하니 삼거리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멋진 소나무가 있는 직진길로 나서야 하는데
선두에서 진행한 분들이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 버렸네요.
아마도 이정표의 표시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곳이 동화사 터의 일부인데
상단, 하단 이정표가 제법 떨어져 있는걸 생각하면
사찰의 규모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네요.
동화사약수터에서 다시 조금 전의 삼거리까지 되돌아 가기로 합니다.
'동화사터'라는 명패가 달려있는 이정표 삼거리입니다.
이곳에도 뭔가 잘못된 느낌입니다.
차라리 '동화사터 갈림길'로 하는게 더 낫지 않나 싶네요.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15분 가량 진행하니
광주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는 임도 입구에 내려서게 됩니다.
임도를 따라 잠시 진행하다 전망대를 지나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내려섭니다.
딱딱한 임도보다 산길이 걷기에 훨씬 낫다는 사실...
산을 다녀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겠지요?
중머리재와 백운암으로 갈수 있는 삼거리를 지나
4분 가량 부지런히 발놀림을 하고나니 포장도로가 있는 늦재에 닿게 되고
원효사방향으로 잠시 도로를 따라 나서니 늦재삼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많은 산객들이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네요.
맨 후미에서 따르다보니 일행들은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했지만 꼬불꼬불한 도로를 걷기 싫어
쉼터 옆으로 나있는 내리막의 샛길로 내려섭니다.
내려선 등로는 뚜렷한걸 보니 많은 이들이 다니는가 봅니다.
산길로 걷다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횡재도 하게 되는군요.
다름아닌 때죽나무 연리지를 만나게 되었지요.
숲길로 내려선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되는 포장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걸음을 옮겨가니
최근 개방된 무등산 옛길 2구간의 초입을 지나게 되고
곧이어 무등산 원효사지구 탐방안내소에 도착하면서 오늘의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무등산 국립공원....
다시 찾은 무등산의 느낌은 참 볼게 많고 느낄게 많은 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진 산이라고 느꼈다. 고갯마루와 주상절리의 기암, 억새, 둘레길 등등...
그에 걸맞게 제대로 격을 갖추게 되어 국립공원으로 승격이 되었으니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테고 그에 비례해서 자연은 더 황폐해지겠지만 오래오래 후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16년 새해 첫 산행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올 한해도 변함없이 안전하게 산과의 데이트를 즐기며 삶의 활력소가 되기를 마음으로 기원하면서 꾸준히 걸어 보고자 한다.
높낮이가 없는 일체 무등의 경지... 무등산(無等山)...
무등을 찾은 오늘 난 얼마나 싱싱해져 있을까? 차별없는 세상, 무등(無等)과의 만남은 한동안 생활의 활력이 되어 싱싱한 즐거움으로 남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속속 도착하는 일행들과 어울려 예약해 놓은 인근의 식당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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