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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설산(雪山)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눈꽃을 찾아 떠난 대둔산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설산(雪山)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눈꽃을 찾아 떠난 대둔산 산행

해와달^^* 2016. 1. 26. 15:37

♠ 산행일자 : 2016. 01. 24 (일)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전북 완주군, 충남 논산시, 금산군 일원

♠ 산행인원 : 포항 제이캠프여행클럽의 일일회원으로...

♠ 산행코스 : 배티재-장군약수터삼거리-낙조대-용문골갈림길-마천대-금강구름다리-칠성봉전망대-용문골-기동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40분, 6.53km (식사 및 휴식, 20분 가량 알바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대둔산(大芚山)
​높이는 878m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며 인적이 드물고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는 데서 대둔산이라 이름하였다. 바위 봉우리마다 여러가지 전설을 지니고 있는데 그 모양이 신비로워 보는 이 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철따라 아름다운 꽃들과 수목이 무성하여 찾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라고 할 만큼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에는 신라 문무왕때 국사 원효대사가 차마 이 바위를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삼일을 이 바위에서 지냈다는 동심바위를 비롯하여 금강통문, 장군바위, 용문굴, 장군봉, 칠성봉 등에 고유하고 유서 깊은 많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구슬같이 맑은 물이 사철 흐르고 있다고 하여 지어진 옥계동 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전북에서는 1973.3.23, 충남에서는 1980.5.26 도립공원으로지정되었다. 암벽이 많아 가을철에 새빨간 단풍이 바위 틈새마다 수놓은 경관은 정녕 한폭의 그림이다. 봄철 진달래로 덮힌 능선길도 멋지다. 또, 태고사가 있는 금산 지역은 한용운이 천하제일 명승지로 꼽는 곳이기도 한데, 전북쪽에 비해 충남쪽이 물과 계곡이 더 좋다. 주봉인 마천대는 해발 878m로 하늘을 만질수 있는 봉우리라는 데서 우리 선조들이 이 산을 높은 곳으로 생각하고 이름을 붙인데서 유래하였다.




◈ 산행기

이상기온 탓인지 올 겨울 내내 눈이라곤 구경할 수가 없어 설산에 대한 향수가 극에 달할 즈음 가끔씩 찾게되는 포항지역의 안내산악회인 제이캠프여행클럽에서 번개산행으로 대둔산을 간다는 갑작스레 소식을 접하고 토요일 늦은 시각에 전화로 문의를 해보니 빈 자리가 있다는 말에 예약을 하고서 다음 날 이른 아침 간단히 아침 한술 뜨고서 새벽을 뚫고 포항MBC 사옥 앞으로 달려간다.

포항시내를 관통하며 참가 산객들을 태우고 7시 25분경 나타난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싣고 대구 - 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려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탄 버스는 쉼없이 내달리지만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라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 산꾼은 대둔산도립공원이 가까워질 무렵 부시시 눈을 뜨고 스패치를 착용하며 산행준비를 시작한다.

도착한 배티재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GPS를 가동하며 눈으로 덮힌 계단길을 올라서며 1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을 반추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전라북도 완주군과 충청남도 금산군의 경계인 배티재입니다.

우측으로 대둔산휴게소가 있고 오늘 산행을 시작할 들머리는 좌측에 있답니다.



커다란 목장승이 서있는 눈덮힌 계단이 대둔산 낙조대를 오르는 들머리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정자 쉼터에서 아이젠을 장착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산행을 하면서 시간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기로 마음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는데 괜시리 혼자만 바빴던 것 같네요.



산은 말없이 언제든지 오라는 듯

너른 품을 활짝 열고 항상 거기에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대둔산을 오르면서

아직도 그 급한 마음을 완전히 비우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버스에서 내려 올려다보이는 대둔산이 나로 하여금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네요.



가을날의 화려한 단풍만을 생각해 왔던 대둔산에서

하얗게 눈이 덮힌 대둔산을 보는 순간

해와달의 마음은 또 다급해지기 시작한 때문이지요.





날씨는 춥지만 해가 뜨면 행여 저 눈이 녹아 없어질까봐...

가파른 오르막을 쉼없이 오르며 바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숨소리는 자꾸 가빠져만 갔답니다.



40분 남짓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서니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610봉에 닿게 되고

매서운 북풍이 마중을 나와 있네요.



쉴 틈도 없이 좌측 등로를 따라 급경사의 등로를 내려서기 전에

멀리 뿌옇게 다가오는 대둔산의 기묘한 풍광들을 바라봅니다.



짧은 내림 끝에는 또다시 가파름이 기다리고 있어 마음 다잡고 올라섭니다.



소나무와 갈참나무에 소복이 내려앉은 눈을 바라보면서



그 누군가 앞서간 발자국을 따라 설원을 걸으며



올 겨울 그렇게 목말라 했던 설산으로의 갈증을 해소해 나갑니다.



급경사길을 내려서 안부 좌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면

이번에는 우측 약수터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는군요.



조릿대와 하얀 눈이 조화를 이루는 산길은 또다른 감흥을 주고



차가운 바람마저도 상큼하기만 합니다.
순백의 하얀 설국의 세계를 걸으니

답답했던 마음이 그냥 뚫리는 기분입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니 이제는 상고대가 눈에 띄기 시작하네요.



작지만 제법 경사도가 있는 철계단을 하나 올라서게 되면서부터





설국의 세계는 환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환상적인 눈꽃 산행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해지기 시작합니다.







오를수록 눈꽃은 더 아름다워져가고



세상과 장막을 친 듯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되지 않지만



눈 앞에 보이는 하얀 세상이 너무 좋기만 합니다.





현란한 설경을 자랑하는 등로에서





두 눈과 두 발은 멈춰서서 나아갈 생각도 안하고

사진에 담기에 바쁘기만 합니다.



환상적인 설경으로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해주니



가파른 등로도 가뿐하게 올라서게 되고



낙조대 갈림길이 있는 안부사거리에 도착하면서 방향을 가늠해 보지만

예까지 왔으니 낙조대는 당연히 가봐야겠기에 우측으로 길을 듭니다.



낙조대(落照臺)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서해로 지는

해를 보고 태고사 터를 정하였다고 하니

낙조를 한번쯤 구경하지 않고는 모를 일이지만

언제 경험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금남정맥 구간인 오대산으로 향하는 능선이 발 아래 펼쳐지고

능선 우측 아래로 들머리였던 배티재휴게소가 내려다보입니다.



가야할 마천대 방향의 암봉들을 건너다보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갑니다.



되돌아나와 도착한 안부사거리에서

마천대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직진은 마천대로... 우측은 낙조산장으로,

좌측은 올라왔던 배티재로 가는 길입니다.



이후 마천대로 이어지는 멋진 암릉 구간을 걸으며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면서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행복한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저 멀리로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안부사거리에서 10분 남짓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용문골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멋진 대둔산 산세와 명품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환상적 눈꽃 풍경은 먼길 마다않고 달려온 산꾼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답니다.





마치 두부를 잘라놓은 듯 정확히 반으로 쪼개놓은게 참 신기하네요.



지나온 낙조대 아래로 낙조산장이 자리하고

그림엽서의 풍경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갑니다.





산허리길을 따라 진행해 나가니

마천대가 한층 가까워진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등로 주변에 풍성하게 자란 조릿대가 하얀 눈과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복잡해 지는걸 보니

오늘 대둔산을 찾은 산객이 많은가 봅니다.



나뭇가지마다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눈이 환상의 풍경을 그리고 있고



올려다본 하늘엔 온통 사슴뿔로 가득하네요.



좌측으로 케이블카승강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곳에는 매점이 하나 있는데

교통의 요지라 그런지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산객들이 제법 보이네요.


먼저 마천대부터 다녀오기로 하고

북적거리는 산객들 뒤를 따라 직진방향의 계단을 올라섭니다.



마천대


하늘을 찌를 듯한 개척탑이 이채롭네요.

정상의 좁은 암봉에는 몰려든 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잠시 기다린 후 다녀간 흔적을 남겨봅니다.



저마다 인증샷을 남기기 바쁜 인파들 틈을 빠져나와 주변 풍광을 즐겨봅니다.



흐린 날씨 탓에 먼곳까지의 조망이 트이질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고개 들어 바라보는 건너편 봉우리들만 눈에 담아도 싫증이 나질 않는군요.


마천대 역시 밀려드는 산객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왔던 길 되돌아 내려섭니다.


간이매점이 있는 갈림길에 다시 내려와 손끝이 아려오는 아픔을 참을 수 없어

실례를 무릅쓰고 매점의 난로에 손을 갖다 댑니다.



추운 날씨에 밥 먹기는 좀 그렇고 해서

준비해간 숭늉과 빵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가는 등로로 내려섭니다.





너덜지대의 급내림길인데다 눈으로 덮혀있어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네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은 일방통행이라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에게만 통행이 가능해

우회로를 이용하여 하산하기로 합니다.



돌계단을 타고 내려서는 길 역시 아주 위험하니

한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려섭니다.





대둔산의 최고의 명물 중 하나인 삼선계단이 멀리 올려다보이고



또 하나의 명물인 금강구름다리 역시 올려다보면서 등로를 이어갑니다.



조망이 터지는 곳을 살짝 돌아나가면

금강구름다리를 배경으로 대둔산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마침 바람이 불어주어 때아닌 나무눈을 맞았습니다.

맑은 날 눈 맞는 기분...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가지에서 쏟아지는 눈폭탄 너무 좋습니다.



한 폭의 수묵화를 풀어놓은 듯한 산그리메가 겨울산의 진수를 보여주고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와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휴게소에 당도를 하니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기암의 위엄에 압도당해 할 말을 잃어버린 듯합니다.



그 옆으로 바라보이는 장군바위 역시 멀리서 바라보아도

그 규모의 대단함에 또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대둔산이 전북과 충남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이 되고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히는 산인지 이제야 짐작이 가는군요.



케이블카승강장 아래에서 동심바위를 거쳐 하산하지 않고

장군바위를 지나 칠성봉전망대를 가고자 용문골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눈꽃을 피운 산죽밭 또한 새로운 기분을 주는군요.

사각거리는 소리는 그 어떠한 음악 연주보다 정겹게 들려옵니다.



산허리길을 따라 진행하니 칠성봉전망대가 올려다 보이네요.



이후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칠성봉전망대를 다녀오기 위해

다시 가파른 오름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합니다.



가파르기 그지없는 오르막을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그만 칠성봉전망대를 지나쳐 버렸네요.



한참을 헉헉거리며 올라섰는데...

아깝지만 되돌아내려와 용문굴로 향합니다.



칠성봉전망대로 가려면 용문굴을 지나야 하는데

용문굴은 당나라 정관 12년 선도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용이 이 바위문을 열고 승천하였다 하여

그후부터 용문굴이라 불린다 하네요.



용문굴을 통과해 만난 칠성봉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할수 있더군요.



함께 산행을 온 산님들은

대부분 동심바위로 내려가거나 용문골로 곧장 하산을 했는데



힘든 가파름을 그것도 더 지나쳐버려 되돌아 내려온

수고까지 겪었어도 아깝지 않을 멋진 풍경을 보았으니

오늘 산행의 본전은 이미 뽑고도 남은 것 같습니다.



칠성대전망대에서 기기묘묘한 수많은 암봉의 전시장을 보노라니



마치 설악의 어느 골짜기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군요.



이번엔 반대편에서 장군바위를 건너다보고

다시 용문굴을 빠져나와



삼거리에서 이번엔 용문골매표소 방향으로 진행을 해 나갑니다.



작고 초라한 신선암이지만 부처님의 가피는

대찰보다 더 크게 누렸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신선암을 내려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 아래로 등로는 이어지고



용문골 계곡을 따라 그림같이 펼쳐지는

설경을 구경하면서 부지런히 하산길을 이어갑니다.



용문골을 따라 하산길에 올려다 본

대둔산의 웅장한 기암괴석이

멀리서 보아도 그 위용이 짐작이 가는군요.



시린 가슴의 외로움도 뜨거운 가슴의 정열도
흰눈은 푸근하게 품어주며 한숨 침착케 합니다.





칠성봉삼거리를 떠난지 30분 만에 용문골입구에 닿게 되고



곧이어 배티재에서 대둔산주차장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에 내려서게 됩니다.



태우고 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대둔산공영주차장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10분 여를 걸어가면



대둔산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오를 수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영화 제목처럼 유난히 올 겨울은 따뜻해서 눈구경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설산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차에 번개산행으로 떠나는 안내산악회를 따라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을 찾아 나선 오늘의 산행...

십여 년전 그때의 기억을 생각하며 먼 길 떠났지만 계절을 달리해서 조금은 낯선 감이 들었지만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온 것 같다.

하얀 분필을 칠해놓은 것 같은 그림같은 겨울산의 풍광을 제대로 음미하고 상고대가 하얗게 소복이 내려앉아 있어 대둔산 설경의 진수를 맘껏 누리고 온 행복한 걸음을 마무리하고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서 도착하지 못한 산님들을 기다리며 젖은 옷을 갈아입고 먼저 도착한 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느긋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진다.

속속 도착하는 산님들과 수고했다는 덕담을 나누며 출발하는 버스의 좌석 깊숙이 육신을 묻은 채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노곤한 육신을 꿈나라로 인도해 나간다.

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지만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는 대둔산의 장쾌한 설경에 짜릿한 감동을 느끼면서 서서히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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