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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한달만에 재개한 산으로의 나들이에 다시 찾은 암릉미가 일품인 거창 우두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한달만에 재개한 산으로의 나들이에 다시 찾은 암릉미가 일품인 거창 우두산

해와달^^* 2016. 3. 8. 00:09

♤ 산행일자 : 2016. 03. 06 (일)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거창군 가조면, 가북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고견사주차장 - 마장재 - 우두산상봉 - 의상봉 - 지남산 - 장군봉 - 바리봉 - 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25분, 8.8km(식사 및 휴식 포함, 널널하게...GPS기준) - 후미 기준




◈ 산행기

지난 1월 말 산행한 이후 지금껏 산행을 못해서 그런지 몸이 자꾸 무거워지는 걸 느끼며 마음 속으로는 산에 가야지... 생각만 하다가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있던 차에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떠나는 포항라푸마산악클럽의 정기산행에 거창 의상봉을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4개월 전 다녀와 조금은 망설여졌지만 코스를 달리해서 가는데다 예전의 멋진 풍광을 한번 더 음미해 보고파 서둘러 예약을 해두고 산행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 당일 준비해둔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서 모임장소인 육거리로 득달같이 달려가니 두달 만에 만나는 반가움을 굳은 악수로 표현하며 그간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 그동안 함께 산행한 시간들이 오래되다보니 이제는 정이 들어 보기만 해도 정감이 어린다.

전날 내린 비에 아침까지 흐린 날씨라 예약했던 분들이 취소를 했는지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여 널찍하게 갈수 있지 싶다. 인원 체크를 마치고 6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를 달려 영천휴게소에 도착하게 되고 쉼터에 둘러앉아 뜨끈한 시래기국밥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거창을 향해 부지런히 달음박질 해나간다.

가조IC를 빠져나와 가조면 쪽으로 우회전하여 진행가면 '우두산·고견사' 안내표시판을 따라 4㎞ 정도 달려가면 고견사주차장에 닿게 된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주차장에는 차가 그리 많지 않아 우두산을 찾은 산객들이 적겠다 싶어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장비를 챙기고 GPS를 가동하면서 등산안내판 앞에서 단체사진 하나 남기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오늘 산행코스는 지난 산행 때와 반대로 마장재를 오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입구에서 다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단체사진 하나 남기고



돌계단을 올라서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마장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거창지역에는 비가 많이 내렸는지 계곡물의 양이 제법 많아보이네요.



10분여 자욱한 안개속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우두산 상봉으로 곧장 오를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난이도가 높지 않은 오름길을 천천히 대열을 맞춰 진행합니다.





마장재에 다온 것 같네요.



산행을 시작한지 43분 만에 비계산으로 갈수 있는

갈림목인 마장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비계산-우두산 주능선에 올랐지만 멋진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네요.

이런 날씨 같으면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밝은 햇살이 비추어

멋진 운해라도 볼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간절해 지는군요.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고부터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됩니다.



주변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지만

눈 앞에 나타나는 기암들을 보면서



발걸음을 멈추는 함께한 산님들을 위해서라도

시원스런 정경이 펼쳐질 수 있기를

우두산 산신령님께 빌어봅니다.



짙은 운무속에서도 이럴진대 맑은 날이면 과연 어떠할지...





조금이라도 기이한 모양의 바위 앞에서는

어김없이 포즈를 잡는 모델들 때문에

셔터는 멈출 줄 모를 지경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에 서있는 선바위와



일명 우두산 흔들바위라 불리우는 기암들을 사진에 담아가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산행은 계속됩니다.



비록 먼곳까지의 시원스런 조망이 멋지기로 소문난

우두산의 절경을 볼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눈 앞에 나타나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을 보면서도

'좋다~' 소리를 연발하는 산님들과 어우러져

우두산을 향한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마장재에서 우두산을 향한 등로는 오늘 처음 걸어보는데

이렇듯 운무 자욱한 길이다보니 다시 찾아야 할 구실은 마련된 셈이니

날씨 좋은 길일을 택해 이왕이면 남산제일봉까지 내달리고픈 마음이 드는군요.





작은 아쉬운 마음 감출 수가 없지만

그나마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안을 삼으며



사진찍느라 뒤처진 발걸음에 가속도를 붙여봅니다.



잠시동안 육산의 부드러움을 만끽하며 걷다보니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두번 째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짧은 암릉구간을 지나  산행을 시작한지 정확히 두 시간만에



우두산 산정에 도착하게 되는군요.



산의 형세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된 우두산(牛頭山).


지난 번 산행 때는 의상봉에서 이곳으로 오던 도중

일몰시간에 쫓겨 중도에 내려가는 바람에

오늘 처음 정상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드디어 의상봉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골을 타고 오르는 운무가 의상봉의 자태를

가렸다 드러냈다를 반복하고 있어 얼른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다시 만나게 된 의상봉.

최고봉인 상봉이 우두산 정상이지만

의상봉이 더 많이 알려진 데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이룬

바위 봉우리의 아름다움 덕분이 아닌가 싶네요.



사실 오늘 산행계획은 의상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의상봉 직전의 안부갈림길에서 고견사로 하산하는 것이었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맑아진 날씨에 멋진 조망을 보고 싶어하는

산님들의 의견이 많아 장군봉까지 진행하는 환종주 형태로 변경하게 됩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지금껏 운무에 가려 볼수 없었던

바리봉과 장군봉이 멀리서 손짓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잡히는군요.



점점이 박힌 바위가 소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에 탄성을 터트리며



2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선 의상봉 정상에서 흔적을 남기고

정상석 뒤의 공터에서 식사시간을 가져봅니다.



의상봉 정상은 그야말로 기막힌 조망을 선사합니다.

가야할 장군봉으로 향하는 멋진 능선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



걸어왔던 비계산으로 연결되는 수도지맥길은

뿌연 날씨에도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느낌이 좋습니다.



조금 전에 지나온 우두산에서 뻗어내린

꽤나 아름다운 능선도 다시 한번 눈맞춤해주고



의상봉을 좌측으로 돌아들어 고견사 갈림삼거리를 지나





장군봉을 향한 등로로 들어섭니다.



다시 만나는 기암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얼른 눈맞춤으로 반가움을 대신합니다.



아침 나절 운무속의 미로산행은 끝이 나고 구름 걷힌 밝은 하늘은

그야말로 볼거리 가득한 행복한 산행으로 바뀌었네요.



다시 만난 반가움과 짙은 운무가 걷히고 밝은 햇살이 마중을 나온 기쁨에


 

산세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거창의 명산 우두산의 멋진 풍광을 감상하며

사진찍기에 열중하다보니 걸음은 저절로 느려져만 갑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소나무를 보면서

끈질긴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금할 길이 없네요.

 

 

의상봉에서 장군봉에 이르는 능선에서

가장 높은 지남산(1,018봉)에 도착을 했네요.

 

 

지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할 장군봉으로 뻗어있는 능선길...

 

 

돌아본 우두산과 의상봉에서 지나온 마루금...
 

 

거기에 우두산의 거북이까지...

역동적으로 솟아있는 우람하면서도 신비로운 암릉길을 따라 걸으며

산과 골의 고장 거창의 진면목을 몸소 겪고 있는 중이랍니다.



바위를 오르내려야 하는 만큼 적잖은 힘은 들여야 하지만

바위에 올라섰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조망까지 더해서 가슴속까지 시원해집니다.





산불지역을 지나면서 훼손된 나무들을 보니 아리는 마음 금할 길이 없네요.



장군재입니다.


장군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좌측 바리봉 방향으로 내려서야 하지요.



불과 몇달 사이에 새롭게 바뀐

장군봉의 정상석이 이채롭습니다.

미녀와 얽힌 전설을 얘기해주듯 배도 만들어놓았네요.





누군가가 일부러 조각해 놓은 듯한 잘 생긴 바위들...

시원스럽게 뻗은 산줄기...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산 아래 가조면의 너른 들판....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주차장과 당동으로 갈라지는 사거리갈림길에서는 바리봉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장군봉이 올려다보이는 조망터에서 다시금 우람한 암봉을 올려다보고



삼각점이 있는 888봉을 지나 아기자기한 등로를 이으면



지나온 흔적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조망터가 기다리고 있네요.



암릉길이 잠시 끊기고 솔가리 푹신한 숲길을 걷노라니

거창의 산들은 참나무보다는 확실히 소나무 숲이 많다는 걸 느끼겠네요.



드디어 바리봉이 가까이 다가왔네요.



암벽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독을 들일만한 멋진 바위를 지나면



정상석이 없는 바리봉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정상석이 없어도 전혀 서운하지 않을 만큼

평평하고 공간이 넓고 조망이 너무 좋습니다.



동서남북을 다 돌아볼 수 있어

세상이 한 눈에 들어올 만큼 명불허전의 조망입니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버티고 있는 비계산은 언제 올거냐고 묻는 것 같고

멀리 오도산과 미녀봉 또한 추파를 던지긴 매 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드넓은 가조의 들녘 위에 우뚝 서서 육중한 산세와

기막힌 조망을 관망하고 있노라니 산객의 마음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지나온 장군봉을 바라보며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우두산 산세를 한눈에 조망하며 파노라마로 담고서 하산의 발걸음을 잇기로 합니다.





역동적으로 솟아있는 우람하면서도

신비로운 바리봉의 또다른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이만한 경치가 세상에 없다 하여 별유산(別有山)으로도 불리는 우두산 산행은



함께하는 산님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기며

이제 마무리단계로 접어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당동갈림길에서 이어져온 등로와 합류가 되는 갈림길을 지나



야트막한 오름을 한고비 치고 오르고 나면



아침나절 출발했던 주차장에 닿게 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주차장 아래에 있는 개울을 찾아

아직은 시리도록 차가운 맑은 물에 머리를 담그며 땀을 씻어냅니다.




한달이 넘도록 산을 찾지 못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찾은 아기자기한 능선타기가 매력적인 우두산.

마치 미로를 걷듯 조망을 즐기지 못하던 짙은 운무속 산길이 우두산까지 이어지더니 계획했던 산행보다 더 길게 잡고 걸음을 이으니 그제서야 맑은 햇살이 내리쬐며 우두산이 자랑하는 시원스런 조망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함께하는 정겨운 산님들과 운무속을 걸으면서도 시종 유쾌함이 넘치는 행복한 발걸음이다보니 우두산 의상봉에서 수도를 했다는 의상대사의 영험함이 돌보지 않았나 하는 혼자만의 생각도 해보게 된다.

높고 낮은 산들의 파노라마 연출에 조망을 즐기느라 걸음을 쉽사리 옮기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행시간도 조금 늘어진것 같지만 개의치않고 맘껏 행복함을 누린 산행이어서 뿌듯한 마음 가득하기만 하다.

오랜 만에 급경사의 바윗길과 평평한 흙길을 번갈아 걷다 보니 허벅지에 작은 마비가 찾아와 걷는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지만 예전처럼 계속 산을 찾다보면 괜찮아지리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한편 조금은 힘겨웠다는 기분이 들었던 산행을 하면서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가뿐 숨을 헐떡이게 힘든 길도 오르지 않으면 정상을 정복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길에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도 바로 힘듦을 이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랜 세월 편안함에 익숙해 있던 직장생활을 끝내고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하는 지금. 젊었을 때의 총명함은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반 박자 늦게 반응하는 지금의 상태는 빠른 적응을 더디게 하며 힘들게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정석대로 임한다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오늘 산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아직은 쓸만하다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마음의 위안을 삼고 길어진 햇살의 전송을 받으며 잘 닦여진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달려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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