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정초기도 떠난 친구들을 찾아 걸어본 갓바위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6. 01. 17 (일) 날씨 - 잔뜩 흐림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와촌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대구시 동구 도장동-북지장사-인봉-노적봉-갓바위-선본사일주문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30분, 6.5km (갓바위 참배 및 스님과의 대화 시간 제외, GPS기준)
◈ 산행기
해마다 새해를 맞이하면 어릴 적 추억을 오롯이 간직하며 공유하고 있는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신년모임 행사를 치루고 있는데 벌써 세월이 제법 흘러 8년째를 맞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친구들과의 신년모임을 늦은 시간까지 즐겁게 마무리하고 다음 날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은 갓바위 부처님께 신년의 소망을 담아 빌어보고자 찾는다고 하니 본인 역시 앞으로 주말 외엔 산행을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모임을 마치고 대구에 살고있는 동생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아침 일찍 미리 준비해온 배낭을 차에 싣고 팔공산으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고 구름으로 덮힌 팔공산을 올려다보면서 정상으로 향하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갓바위를 찾아가기로 한다.
친구들이 갓바위 정상에 도착하는 시간을 어림잡아 가면서 바쁜 걸음 쉼없이 걸어야 할 것 같아 달리는 애마를 채찍질 해가며 도착한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방향으로 잠시 길을 들면 나오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 앞을 지나 북지장사 초입의 마을인 도장동 입구 도로변에 주차를 해놓고 온 몸을 감싸고 도는 제법 쌀쌀한 기운을 느끼며 북지장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북지장사 앞 주차장에 파킹을 하면 편하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오면서 차량회수를 편하게 하기 위해 도로변에 세워놓고 북지장사까지 걷기로 한다.
산행궤적
도장동 입구의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우측 마을 안으로 진입을 합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시멘트길을 따라 쭈욱 들어가다 보면
북지장사 가는 길...
정확하게 말하자면 북지장사 들머리부터 이어진
1.3㎞의 멋진 솔숲길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팔공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엔 솔가리가 가득하네요.
소나무 사이사이로 비단 금침을 깔아놓은 듯 온통 금빛입니다.
북지장사 올라가는 숲길...
겨울의 고즈넉함과 쓸쓸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호젓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지만 숲길 운치로는 그만이지요.
그 길 끝에 북지장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소박한 절집이지만 그리 보여도
대구에서 처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곳이라 하는군요.
조금은 빛이 바랜 단청과 말라버린
담쟁이 덩굴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천왕문을 들어서면
맨 먼저 보물 제805호로 지정되어 있는
북지장사 지장전(地藏殿)이 반겨줍니다.
이 건물은 원래가 지장전이었는데
앞쪽에 있었던 원래의 대웅전이 불에 타 소실되어
이곳 지장전의 이름을 대웅전으로 바꿨다가
근간에 다시 옆 건물을 대웅전으로 하고
이곳은 원래 이름인 지장전(地藏殿)으로 되돌린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지붕 네 귀퉁이를 지탱하는 활주인데
다른 절집과는 달리 약간 곡선형태를 띤
똑 같은 네개의 활주가 정말 운치있게 보여 집니다.
지장전 옆에 위치한 대웅전
대웅전에는 관세음보살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의 삼불이 모셔져 있답니다.
북지장사 삼층석탑(北地藏寺 三層石塔)
북지장사는 신라 소지왕때 극달화상이 세운 절로 알려져 있으며
대구 팔공산의 유명사찰인 동화사보다 먼저 지어진 절이라고 하는군요.
전부 불에 타 버리고 지금 있는 건물들은 중창된 것으로
지장보살을 모신 북쪽에 있는 절이라고 하여 북지장사라 부른다고 합니다.
가창 우록에 있는 남지장사와 더불어 동화사의 말사를 이루고 있고,
지금은 작은 절집에 지나지 않지만
과거에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릴 정도로 큰 절이었답니다.
화려했던 옛 영화는 사라졌지만 절집 곳곳에
당시의 위세를 짐작케 하는 문화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절을 구경하고 나와 절 입구의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올라섭니다.
가파르게 이어지던 산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니 전에 없던 데크가 나타나는군요.
데크를 오르며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환성산 방면의 풍광입니다.
지난 12월 환성산환종주 때 걸었던 마루금도 보이는군요.
인봉 아래에 도착을 했네요.
모처럼 왔으니 금줄을 쳐놓았지만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맨 먼저 인봉의 명품송에서 포즈를 잡아봅니다.
팔공산 주능선이 온전히 바라보이는 명품 조망을
흐린 날씨 탓에 제대로 볼수 없어 아쉽네요.
서쪽방향의 팔공산환종주 구간의 올망졸망한 산들이 줄을 잇고 있는 모습도 담아보고
남쪽방향으로 시선을 돌려 환성산, 요령봉, 대암봉을 담아보고
구름에 가려있는 가야할 노적봉을 바라보면서
지금쯤 갓바위로 향하고 있을 친구들을 생각하며 남은 여정 서두르기로 합니다.
인봉을 내려와 솔가리 가득한 산길을 따라
매섭게 불어대는 찬바람을 맞으며 등로를 이으니
팔공C.C가 있는 느패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 다시 가파름이 시작됩니다.
우회로가 있지만 바위전망대에 올라
인봉을 다시 보고파 가풀막을 치고 올라섭니다.
도착한 바위전망대에서 지나온 인봉을 바라봅니다.
바위 모양이 도장처럼 생겼다고 인봉(印峰)이라 불린답니다.
계속되는 가파름을 극복하며 5~6분 뒤 도착한 마사토봉에는
점심준비에 여념이 없는 산님들이 있어 조용히 지나치기로 합니다.
다시 4분의 시간이 경과하면 헬기장에 닿게되고
인봉 이후로는 오롯이 홀로가는 산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10분 가량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최근에 새로 설치된 듯 낯설기만한 산불감시탑을 지나게 되고
예전 흔적을 남겼던 작은 돌탑을 지나
갖가지 모양을 한 바위들이 즐비한 바윗길을 만나게 되면
그제서야 시원스런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군요.
팔공산 정상부는 짙은 구름에 가려있어 볼수 없지만
발 아래로는 팔공컨트리클럽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계속되는 바윗길을 따라 쉼없이 발걸음 재촉해가니
갓바위에 도착한 친구들이 어디쯤 왔는지를
묻는 소리통이 울리기 시작하는군요.
노적봉이 코 앞이라 그러면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쉼없이 걸어왔던 여정에 가속도를 더해갑니다.
구름에 가려있는 노적봉은 저만치 앞에서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어
한달음에 내달려 노적봉 앞에 서게 됩니다.
바쁜 걸음이라 오늘은 우측의 편안한 등로를 따르기로 합니다.
드디어 팔공산 주능선에 닿게 되고
갓바위를 향한 걸음은 쉼없이 이어집니다.
인봉에서 바라볼 때는 장농처럼 반듯한 모양이었는데
옆에서 보니 '농바위'라는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네요.
농바위 아래를 지나 잠시 등로를 따르면
이내 선본재에 닿게 됩니다.
오늘은 암릉길을 따라 갓바위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갓바위에서 울려퍼지는 불경소리를 들어가며
조금은 위험스러운 암릉길을 통과합니다.
등로 우측 아래로 멀리 내려다보이는 유스호스텔을 바라보면서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길을 유격훈련하듯 진행하니
난이도가 상당한 내림길을 내려서게 됩니다.
드디어 관암사에서 올라오는 돌계단길과 만나게 됩니다.
원래의 계단 수는 1360개 였는데
얼마 전에 보수단장을 새로 하여
지금은 1년에 맞춰 1,365개로 되어져 있습니다.
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31호).
갓바위는 365일 밤과 낮으로 한순간도
사람의 흔적이 끊어지는 적이 없는 우리나라 대표 기도 도량인데요.
딱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준다고 하는 곳...
새해를 맞아 정초기도를 온 신도들의 숫자가 엄청납니다.
갓바위 부처님께 108배를 올린 벗들과 조우를 하고 흔적을 남겨봅니다.
갓바위에서 봉사활동에 열심인 친구 부인의 덕택으로
선본사 재무스님을 뵙고 차 한잔 나누며
귀한 말씀 듣는 시간도 가져봅니다.
한사람 한사람 손목에 단주(短珠)를 일일이 끼워주시고
기념촬영까지 흔쾌히 허락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했던지...
아무나 만나주는 분이 아니어서 더 뜻깊지 않았나 싶네요.
갓바위에서의 뜻깊은 추억을 남기고
선본사를 향한 내림길을 20분 남짓 이어가니
선본사가 있는 금륜교에 닿게되고
선본사 일주문에서 짧게나마 걸어본 인봉능선과 갓바위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연례행사로 치뤄지는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신년모임을 마치고 팔공산으로의 산행을 계획하고 찾았지만 정초기도를 위해 갓바위로 간다는 소식에 멀리서 내려온 친구들을 생각하며 혼자 팔공산의 다른 코스로 가기를 포기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더 뜻깊은 시간이었지 않나 싶다.
비록 날씨가 도와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팔공산의 여러 코스 중에서도 조망이 꽤 괜찮은 코스로 알려진 인봉능선을 따라 노적봉을 오르며 멋진 풍광을 맘껏 즐기고 갓바위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해후를 하며 귀한 시간을 보냈으니 올해도 부처님의 크신 가피로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갓바위를 내려와 예약해 놓은 닭백숙집으로 향하며 차량회수를 하고 전날의 못다한 얘기들을 풀어놓으며 느긋한 식사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며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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