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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 모양의 호스슈 밴드(horseshoe band)와 세계의 비경인 앤틸로프 캐년(Lower Antelope Canyon) 본문

★ 여행이야기

말발굽 모양의 호스슈 밴드(horseshoe band)와 세계의 비경인 앤틸로프 캐년(Lower Antelope Canyon)

해와달^^* 2016. 3. 5. 21:52

라스베가스를 떠나 웅장한 바위산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으로 우리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렸던 자이언 캐년을 돌아보고 아리조나 주의 작은 마을인 페이지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해둔 미국 내 호텔체인인 '데이즈 인(Days Inns)'에서 체크인을 하고나니 늦은 밤이 되어 버렸다. 장거리 여정에 다들 피곤한 상태라 간단히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 일찍 자리를 털고 일어나 추위에 떨지 않게끔 단도리를 하고서 호텔을 빠져 나온다.



새벽 댓바람부터 설치며 나선 이유는 근처에 있는 명소를 찾기 위함이랍니다.



아이들이 이끄는 대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게

희뿌연 새벽을 뚫고 10분 가량 차를 몰아 도착한 곳.


어둠속에 널찍한 공간이 있어 주차장인줄 알았네요.

멀리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페이지 마을의 전경이 보이네요.



초반부터 걷기 쉽지 않은 모래길이 시작되는데

언덕을 넘어 약 1.2km의 모래길을 트레킹해 가면

평탄한 대지 아래로 움푹 패인 지형을 만나게 됩니다.



사막의 아침은 꽤 쌀쌀한 편이라

패딩점퍼를 걸쳤지만 춥게 느껴질 정도네요.



3백 미터 수직 절벽 아래

말발굽 모양의 협곡이 제대로 드러납니다.

까마득한 아래쪽으로는 물길이 휘돌며

아슬아슬하면서도 황홀한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해발 1200m 위의 평탄한 퇴적 대지에서

절벽 약 300m 아래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암으로 이루어진 이곳의 지층을

콜로라도 강이 깎고 또 침식하여 강의 협곡을 변화 시켰는데

마치 말발굽 형태와 같아 이름을 호스슈밴드(Horseshore Bend)라 한답니다.





사막과도 같은 거친 트레일을

1킬로미터 넘게 걸어서 가야 하지만

오렌지 컬러로 아름답게 물든 거친 대지,

그 단단함을 우아하게 깎아버린 강물의 힘,



에메랄드그린 빛이 감도는 콜로라도강...


거기에 협곡 너머로 보이는 드넓게 펼쳐진

아리조나 북부의 땅은 일출부터 일몰...



그리고 늦은 밤까지 빛에 따라 변하는

호스슈 밴드의 얼굴은 다채롭기만 합니다.


2억년 전에 탄생한 오래된 땅은

그렇게 밤낮으로 미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전망대는 안전 펜스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낭떠러지입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오금이 저려오고 공포감이 몰려옵니다.



가까이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호스슈 밴드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굳이 객기를 부려가며 만용을 부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지요.



드디어 멀리 모래 언덕너머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네요.





절벽에 낮은 포복으로 엎드려야

좀 더 안전하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답니다.

그래서 전경이 나오도록 공포감을 안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 봅니다.


이렇게 무모한 일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머리로는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천하절경에 저절로 몸이 따라가는군요.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호스슈 밴드의 모습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 같네요.



붉은 바위와 초록 식물과 그 안을 감도는 푸른 강...

참 특이하고 예쁜 풍광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 콜로라도 강.

초록의 맑은 콜로라도 강에서 움직이는 작은 보트도 보이네요.


전망대와 콜로라도강 사이의 넓은 공간에는

몇 마리의 새들이 보란 듯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스펙타클한 뷰(View)를 자랑하는

호스슈 밴드의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댑니다.


전망대 위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는 것 밖에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은 없지만

아찔한 절벽에 다리를 걸치고 앉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손에 잡히는 행복의 정도는 크답니다.



호스슈 밴드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뒤돌아 본 풍광입니다.

저 끝까지 가면 호스슈 밴드를 만날 수 있는데,

사진으로는 꽤 멀어 보이지만

그래도 걸어보면 금방이라고 느껴질 만한 거리랍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쌀쌀한 날씨에 벌벌 떨며 고생했지만

굽이치는 콜로라도강이 만든 예술작품인 호스슈 밴드를 마음 속에

그리고 셔터속에 가득 담은 후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갑니다.



숙소로 돌아와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맛나게 챙겨먹고

잠깐이지만 부족한 잠을 보충한 뒤 짐을 챙겨

오늘의 메인 여행지를 향해 출발합니다.



미국 남서부의 거칠고 메마른 황야를 달려

수억 년의 세월을 견뎌온 내공을 야심차게 드러내는

기이하고도 놀라운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이랍니다.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에 도착하니

주차장엔 제법 많은 차량들이 보이는군요.


사실 이번 서부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이곳 앤틸로프 캐년이었지요.


인터넷 검색 중에 본 사진 한장 때문에 정말 가고 싶었던 이곳은

사진가의 천국이라는 제목으로도 많이 검색되는 곳이랍니다.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은

미국 유타 주와 근접한 애리조나 주에 위치하고 있고,

59,800㎢을 차지한 나바호 인디언 족의 자치구역 안에 있어서

그들이 이 협곡을 관리하고 있으며

상층계곡(Upper Canyon)과 하층계곡(Lower Canyon)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계곡의 물이 모두 빠지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합니다.



관광코스도 어퍼 레벌(upper label)과

로우 레벌(lower label)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어퍼 레벨은 물이 뚫고 나온 터널을 아래 부분을 통해 들어가는 곳이고,

로우 레벨은 물살이 흐르다가 바위 속을 뚫고 흘러간 상부로

입구가 매우 가파르고 좁은 통로입니다.


따라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보려면

로우 레벨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딸아이한테 이곳을 찾고 싶다고 미리 얘기했더니 예약을 해두어

오늘은 로우 캐년(Lower Canyon)을 탐방하기로 되어 있답니다.



수백 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이 거주해 온 지역으로

나바호 인디언이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만

협곡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기에 입장료를 지불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더없이 너른 아리조나의 평원을 담아봅니다.



나바호족의 안내를 받으면서 출발한 일행은

잠시 후 지구에서 기대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자연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입구에 서게 됩니다.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지형을 보면서

긴장감에 사로잡힌 채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섭니다.



계단을 내려서면서 바라본 광경은 벌어진 입은 닫힐 줄 모르고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별천지가 따로 없을 지경입니다.



조각가가 일부러 깎아놓고 사포로 문질러 놓은 듯

추상적인 형태의 고운 곡선으로 장식된 협곡...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 입니다.



일년 내내 비가 몇 차례 오지 않은 황무지에 불과한 이곳에

사막성 기후인 몬순 계절에는 사막에 폭우가 내리면,

종종 짧고 강한 홍수(flash flood)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가 물이 스며들지 않는

이곳 땅에서 흐르다 얕은 틈새를 만나면

속도가 빨라지면서 강물처럼 모여 급류를 이루게 되는데,



사암으로 이루어져있는 좁은 골짜기를 강하게 흐르는 물의 힘에 의해

조각품 같은 아름다운 골짜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합니다.





앤틸로프 캐년 안으로 들어가면

신이 부드러운 손으로 도자기를 빚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네요.



물길이 새겨놓은 우아한 협곡 사이로 스며드는

태양 한 조각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곳...



바위와 빛이 만들어내는 향연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곳이 바로 이 앤틸로프캐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앤틸로프 캐년은 따로 설명할 것 없이

그냥 눈을 돌리는대로 모두 예술적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진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말 앤틸로프 캐년 안에 있는 시간은 꿈만 같은 시간이었는데,



그 안에 있는 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러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빨간 지층을 물과 자연이 만들어 놓은

그리고 태양이 도와준 아름다운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볼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이드의 말을 빌리자면 인디언 추장의 얼굴이라고 하는군요.





오랜 세월 동안 물살이 계곡의 표면에 새겨져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빗살무늬를 새겨 놓았는데,

장구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치 물살이 느껴지는 듯 신비로운 생명력을 가진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빛과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인 앤틸로프 캐년!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 20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어 있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하고 가슴 가득 감동을 안은 채

안내를 잘해준 가이드와 악수를 나누며 감사함을 표합니다.



이번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앤틸로프 캐년은 단연 첫 손가락 안에

들 수 있을 만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이렇게 멋진 곳이 있음을 알았으니

훗날 꼭 다시 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를 떠납니다.



앤틸로프 캐년 주차장 부근에 있는 화력발전소를 사진에 담으며

로스엔젤레스를 향한 긴 여정에 들어갑니다.



가는 도중 경치가 남다른 곳이 나타나면 으례껏 내려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그러다 무심코 지나칠 뻔 하다 사진 한장 담아본 곳...

댐이 하나 있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담아왔었는데

나중에 검색해서 확인해보니 아뿔싸!...


파웰(Lake Powell)호수를 가로막고 있는 글렌캐년댐이었네요.

그렇다면 필히 구경을 하고 왔어야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 정리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네요.


글렌캐년댐은 콜로라도 강물을 막아서

미국에서 두번째 큰 인공호수인 레이크 파웰(Lake Powell)이

황무지 한가운데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글렌캐년댐에 의해서 만들어진 파웰호수의 길이는

콜로라도 강을 따라서 무려 300km에 이른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엄청난 크기라는게 짐작이 갑니다.


이 호수 전역을 1972년 부터 글렌캐년 국립휴양지로 지정되어

국립공원관리국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달리는 차 창밖으로 멀리 바라보이는 파웰호수를 보면서



집에 가서도 다시 볼수 있도록 열심히 셔터를 눌러댑니다.



하이웨이 89번 도로를 따라 목적지인 어바인까지는

약 10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거리 여정이라



운전하는 아들이 걱정이 되어 핸들을 잡고자 했지만

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아 안된다고 하네요.



그나마 함께 여행을 떠났던 예비며느리가 운전을 해서 다행이긴 했지만



미국에서 직접 운전을 해보려고 국제면허증까지

발급받아간 보람이 없어져 쬐끔 아쉬웠답니다.^^*





가는 도중 아리조나 주 가까이 있는 유타주의 관문인

작은 마을 케납(kanab)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편의점을 들러 먹거리를 구입하는 동안 주변 경치를 담아봅니다.







유타주의 작은 도시인 허리케인시를 지나고 있네요.

멀리 보이는 산의 산세를 보면서 오르고픈 충동을 느껴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끔씩 만날 수 있는

캠핑카가 이곳에는 도시마다 얼마나 많은지...

렌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캠핑카의 숫자가 엄청납니다.



워낙 넓은 땅덩어리라 그런지 기온이 천차만별인 것 같네요.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보니 좀 높다 싶은 곳에는 으례껏 눈이 보이는군요.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 너머로 해넘이가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지평선 너머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해넘이...

먼 이국 땅에서 경험하는 일몰을 말없이 바라보면서



아직도 어바인으로 가려면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이제부터 어둠속을 달려가야 하니

운전하는 아들이 은근히 걱정이 되는군요.


하지만 천천히 쉬면서 가자고 해놓고선

정작 본인은 꿈나라로 빠져버렸네요.^^*


그렇게 비몽사몽 꿈속을 거닐다

자정이 넘어서 어바인에 무사히 도착하게 됩니다.

수고한 아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기고

3박 4일간의 서부여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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