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미국 서부 3대 캐년의 하나인 자이언 캐년(Zion Canyon) 본문
라스베가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식사를 해결하러 다운타운으로 나가본다.
며칠동안 한국음식을 못 먹었더니 입에서 버터 맛이 풍겨 김치, 된장 생각이 절로 나서 역시 토종 한국인은 어딜 가도 김치는 끼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이 운전하며 데리고 간 곳은 '대장금'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한국식당이었는데 아침이라 한산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한국말이 통한다는 사실이어서 마음이 편했던건 같다. 각자 취향에 맞게 순두부, 된장, 비빔밥, 김치찌게 등을 주문하여 모처럼 식사다운 식사를 한 것 같아 나서는 발걸음도 가벼운 것 같다.
겉보기엔 그저 그런 식당같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는군요.
사실 라스베가스로 다시 돌아와
이 부근을 다시 찾았을 때는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이 꽤 많았답니다.
식당 안 입구에는 유명인들의 친필 사인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네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연예인들이 거의 한번씩은 다녀간 듯...
게다가 박찬호, 추신수 등 운동선수와 외국 선수와 연예인도 찾은 모양입니다.
이제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라스베가스를 떠나
유타주를 향해 신나게 달려갈 일만 남았네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새롭기만 한 본인에게는
부지런히 셔터 누르기만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법 규모가 큰 마을을 지나고 있지만 이름을 모르니...
오히려 뒤쪽의 설산의 이름이 더 궁금하네요.
어바인에서 LA를 거쳐 라스베가스로 올 때는
모하비사막을 지나와야 하는 관계로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만 보았는데
유타주로 가는 길은 평지 뿐만 아니라 제법 높은 산들도 눈에 띄는군요.
차창 밖으로 바라보이는 미 서부의 풍경은
그야말로 이방인에게는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그저 열심히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면 카메라만 들이댈 뿐...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 대하는 낯선 풍경에 달리 할 말이 없더군요.
이제 자이언국립공원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자이언 캐년은 미국 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3대 국립공원으로 불리는 곳으로
라스베가스에서 163마일, 유타 남부의 최대 도시인
St.George에서 47마일 정도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용이합니다.
자이언 캐년의 '자이언' 은 성경에 나오는
'시온' 이란 말의 영문 표기로 '신의 정원'이라는 뜻이라 합니다다.
주말이라 그런지 자이언 캐년을 찾은 탐방객이
무척 많아 매표소에 정체가 심하네요.
이 지역을 개척한 몰몬교도들이 '예루살렘' 혹은
'돌아갈수 없는 땅' 을 의미하여 이런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1900년대 초반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1956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은
유타주 내셔널 파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라 합니다.
자이언 국립공원의 트레일 정보를 얻기 위해
자이언 캐니언 방문자 센터(Zion Canyon Vistor Center)를 찾았습니다.
방문자 센터 앞에 설치되어 있는 자이언 캐년의 모형도.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 방문자센터.
아들이 방문자센터를 찾아 트레일 가능여부와
날씨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들어간 사이
남은 가족들은 기념사진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방문자 센터에서 얻은 정보로는 트레일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시간이 제법 지난 오후 시간대라 무리하게
트레일(Trail)을 감행하기엔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 같고
또한 아리조나의 페이지(Page)까지 가려면 한밤중에 도착할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를 하는게 맞다고 판단하여 아들에게 얘기를 하니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팠던 아들의 마음은 조금 아쉬웠나 봅니다.
그 마음 이미 읽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겟지요.
그렇지만 차를 타고 달리다 멋진 뷰가 나타나면
으례껏 차를 세워 사진에 담아보기로 합니다.
웅장한 바위산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광으로
방문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리는군요.
자이언 캐년의 협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버진강(Virgin River).
엄청나게 장대하고 위엄있는 바위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파란 하늘엔 낮달이 떠 있어 신비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크림색, 분홍과 오렌지, 옅은 갈색들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바위산.
물과 바람 그리고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조각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함을 뽐내고 있는 자이언 캐년...
이미 이곳을 와본 경험이 있는
아들의 안내로 찾아온 자이언 캐년을 처음 대하니
웅장한 자연의 모습과 섬세함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자이언 로지(Zion Lodge)의 폭포.
서울에서 같이 지내다 3년 만에 다시 만나니 어지간히 반가운 모양입니다.
자이언 로지(Zion Lodge)를 떠나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갑니다.
사실 자이언 캐년은 트래킹을 하면서
그 속살 깊숙이 더 가까이 들어가봐야
자이언 캐년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겠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으려 하다보니
차로 달리며 뷰 포인트마다 내려서 바라보는
수박겉핥기식 투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네요.
언젠가는 자이언 캐년을 다시 찾아
트레일 로드를 따라 걸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답니다.
그럴 수 있는 날이 올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걸으면서 돌고...
돌고 싶고 오르고 싶은 마음 간절하네요.
내 두손으로 짚어 기도 받고 바위들의 느낌을
두손 가득 온 몸으로 담고 싶은 곳입니다.
마음은 차창 밖을 헤메고 있지만...
풍부한 생태계가 아주 인상적인 이곳은
유타주의 국립공원중 가장 방문객이 많으며
800종 이상의 다양한 식물.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바위산을 관통하는 길이 약 1.7km의 이 터널은
1930년에 만들어졌는데 당신 건설비가 약 50만불이었고
미국에서 도시가 아닌 곳에 만든 터널로는 최장이었다고 합니다.
터널의 폭이 좁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보다 큰 사진의 캠핑카같은 차량은
반대쪽의 진입을 통제하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고 하는군요.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일반 승용차는 통행료가 없음)
이곳은 이름 그대로 '협곡을 내려다보는
'캐년 오버룩(Canyon Overlook)' 트레일 코스입니다.
왕복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은 트레일이지만
아리조나 페이지까지 달려가야 하는 사정이라
맛보기로 안으로 몇 발짝만 내 디뎌보기로 합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도로 우측에 있는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건너편 탐방로로 올라서 봅니다.
자이언캐년은 콜로라도 고원의 서쪽끝에 위치하며,
대분지사막과 모하비사막 교차점에 있기 때문에
독특한 지형이 보이고 있는 국립공원입니다.
산을 빙글빙글 굽이 굽이 돌면서
다른 모양 다른 색의 웅장한 자연의 모습과
섬세함이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햇빛을 바로 받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옷을 바꿔 입듯이 색색의 느낌을 달리합니다.
이제 자이언 캐년의 동쪽 끝부분에 도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자연 속에 인간의 존재는 한낱 티끌처럼 작아보이는 존재라는 사실...
이곳에서 인간은 잠시 다녀가는 손님일뿐,
진정한 주인은 자연 그 자체요,
이곳에 사는 동,식물들이라는 작은 진실을 깨달으며
노을이 아름다운 길을 쉼없이 달려
아리조나주의 작은 관광도시 페이지(page)에 도착하면서
또다른 신세계의 경험을 맞이하기 위해 잠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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