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호남의 5대 명산인 장흥 천관산 억새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6. 10. 09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일원
☆ 산행인원 : '포항솔방울산악회' 일일회원으로...(총 53명)
☆ 산행코스 : 천관문학관-천관문학공원-반야굴-탑산사-구룡봉-환희대-연대봉(정상)-수동마을 갈림길-탑산사갈림길-천관문학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6.68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천관산(天冠山)
천관산은 지리산(智異山)·내장산(內藏山)·월출산(月出山)·내변산(內邊山)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723m의 산으로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으며, 봄에는 붉게 피는 동백꽃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정상부근에 바위들이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 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산에 오르면 남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이 한 눈에 들어오며 날씨가 맑으면 바다쪽으로 제주도 한라산이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정상 연대봉은 천관산 봉수지이며 조선 초에 개설하여 수인산 봉수에 전달하던 연병봉수였는데 1894년에 폐지된 것을 장흥군수와 관산읍 번영회에서 1985.11.5~1986.3월까지 석재를 판석으로 가공하여 장방형의 연대를 축조하였고 북쪽에는 계단이 시설되어 있는데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천관산 제일 명소로서 손색이 없다.
능선 위로는 기암괴석이 자연 조형물의 전시장 같고, 정상 부근으로 억새밭이 5만 여평 장관을 이룬다. 일반적인 등산로는 장천재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매년 가을 이곳 천관산 정상 연대봉에서 산상 억새능선 사이 약 4km 구간에서 "천관산 억새제" 가 개최된다. 산 중턱에는 신라 애장왕 때 영통화상이 세운 천관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법당, 칠성각, 요사 등이 남아 있으며, 천관사 3층석탑(보물 795호), 석등(전남 유형문화재134호) 및 5층석탑(135호)등 문화유적들도 몇 가지 존재한다.
◈ 산행기
이번 주에는 어디로 가볼까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산악회버스로 천관산으로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열망에 선뜻 신청을 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를 마친 후 출발지인 오천읍사무소로 달려가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대기중인 버스에 몸을 싣고 포항 시내로 들어간 버스는 두 세군데에 정차를 하며 함께할 산객들을 태우니 인원은 정원을 넘어 대 여섯명이 통로에 보조의자에 앉아서 가야할 만큼 참여인원이 많아 천관산의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청통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쉼없이 달려간 버스는 전남 보성을 지나 장흥 땅에 들어선 버스는 남쪽바다를 향해 기수를 꺾어 달려간다.
일반적으로 천관산을 찾는 대부분의 등산객은 장천재를 들머리로 해서 오르는데 반해 오늘은 억새축제가 시작되는 시기라 찾는 등산객들이 많아 큰 혼잡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편 천관문학관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 모양이다.
잘 지어진 천관문학관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11시 5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각이라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치고 문학관 옆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오늘 산행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이기도 한 천관문학관입니다.
우리 문단에 일대 획을 그은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님의 고향이 이곳 장흥이라 하는군요. 그래서 장흥을 문학의 고장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천관산 자락에 위치한 천관산문학관은 장흥이 낳은 수많은 문인들의 프로필 소개 및 작품들을 전시를 하고 있으며, 천관산 문학공원의 볼거리 등을 볼수 있답니다.
문학관 좌측으로 나있는 길의 끝에 보이는 데크를 따르면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잘 다듬어진 돌담길이 눈길을 끄는 등로를 따라 잠시 걸음을 옮겨가면
계곡 깊은 곳에서 흘러내린 물이 포말을 일으키며
시원스레 쏟아지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누리장나무 열매'
옥빛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폭포도 담아가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등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천관산문학공원
천관산 문학공원은 2002년 2월에 개원하였으며 면적은 13만 1,602㎡라 합니다.
천관산 문학공원에는
이 지역 출신의 문학가인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을 비롯해
전상국, 구상, 안병욱, 문병란, 박범신, 이성복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 아동문학가의 글을
자연석에 새겨 넣은 54개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천관산문학공원을 지나 탑산사를 향한 등로를 숲길따라 이어갑니다.
그 길에서 만난 반야굴(般若窟).
바위 아래 수행굴을 만들고 굴 안에는 누군가 지장보살을 모셔 놓았더군요.
그리 힘들지 않은 돌길을 따라 올라가면
탑산사 입구 삼거리.
사찰을 들르지 않고 가려면 좌측으로 가야 하지만
이곳까지 와서 그냥 갈 수야 없겠지요.
천관산(天冠山) 탑산사(塔山寺).
한국불교 태고종에 속한 절인 탑산사(塔山寺)는
신라 애장왕 1년 서기 800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영통화상(靈通和尙)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임진왜란 전에는 7칸의 대웅전이 중심이었다는군요.
그 동쪽에 4칸의 시왕전(十王殿),
서쪽에 7칸의 공수청(公需廳),
향적각(香績閣)이 있는 큰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그러했던 사찰이 오랜 세월의 부침속에
지금은 조그만 대웅전 하나 덩그렇게 서있는
조용한 사찰이 되어 버렸네요.
탑산사에서 바라본 대덕읍과 다도해 전경.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는군요.
탑산사 옆의 등로를 따라 가파른 데크를 따라 7~8분 가량 올라서니
금강산과 이곳 천관산에만 있다고 하는 아육왕탑(阿育王塔)을 만나게 됩니다.
천관산의 정상이 연대봉이지만
어쩌면 더 정상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구룡봉입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막힘없는 조망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오늘입니다.
먼저 북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저 멀리 월출산국립공원이 아련하고
구룡봉에 올라 바라본 진죽봉 능선길이 시선을 압도하고 있네요.
좌측부터 석선, 비로봉, 진죽봉입니다.
연대봉에서 문학관방향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일목요연하게 건너보이고
저 멀리로는 해남의 대둔산·두륜산,
강진의 주작·덕룡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
다시금 북쪽의 월출산 방향의 시원스러운 조망을 관망하고
덕룡산의 암봉들을 가까이 보고파 줌을 당겨봅니다.
이번에는 영암의 명산 '월출산'도 당겨보구요.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으니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광에
바위에 퍼질러 앉은 아지매는 발걸음을 뗄줄 모르네요.
환희대 가는 걸음에 되돌아 본 구룡봉.
거대한 돌기둥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솟아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는 진죽봉이 걷는 내내 시선을 끄는군요.
천관산 진죽봉(鎭竹峰)
관음보살이 불경을 돌배에 싣고 이곳에 와 쉬면서
그 돛대를 여기에 놓아둔 것이라 합니다.
석선, 비로봉.
진죽봉 포토존에서...
구룡봉에서 환희대 가는 길에 건너다 보이는 암봉으로
개인적으로 천관산의 기묘한 바위들 중 최고로 꼽고 싶은 암봉입니다.
구룡봉능선의 억새군락.
은빛으로 출렁이는 억새의 군무가 가슴을 울렁이게 만드네요.
환희대(歡喜臺)
환희대는 대장봉 정상의 평평한 석대를 말하며
사방팔방이 시원스럽게 트여 눈이 마냥 즐거움을 누립니다.
환희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암릉과 파란하늘,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들판의 조화로운 가을풍경입니다.
관산읍과 득량만을 배경으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환희대에서 바라본 천주봉능선.
아름다운 암릉의 행렬에 가을빛은 짙어져 가고
아득한 멀리서 다가오는 무등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백마능선의 억새 또한 생각나게 만드는군요.
천주봉 우측 뒤로는 사자산, 제암산이
어깨를 맞대고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관산을 오르는 코스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장안사 방향의 조망으로 내려다보는 바다풍경이 가히 아름답네요.
환희대에서 바라본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억새능선.
천관산은 자연적으로 생긴 바위라기보다
잘 생긴 명품바위만 모아 놓은 집합장소인 듯합니다.
가까이서 볼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니 오히려 멀리서 보는 형상이 더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네요.
맑은 날이 아니면 보기 힘들다는 한라산까지 시야에 잡히는 오늘...
복 받은 하루인 것 같아 무척 기분이 좋으네요.
살짜기 당겨봅니다.
환희봉 주변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가진 후
연대봉을 향한 등로를 잇기로 합니다.
천관산의 멋진 바위들을 바라보며 태양빛에 반사되어
억새가 하얗게 부서지는 길을 걷는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억새가 춤을 춥니다.
춤사위에 맞춰 서걱거리는 노래소리까지...
천관산의 억새와 남쪽바다...
점점이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들...
그리고 파아란 하늘이 조화로운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지나치고 쉽지않은 아름다운 풍경들입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은빛 가루를 뿌린듯한 억새밭 !
그냥 할 말을 잊은 채 괜히 카메라를 눌러대는 손가락만 바쁘게 하는군요.
장흥 천관산의 억새는
영남알프스 산군의 울산 신불산․재약산, 홍성 오서산,
포천 명성산, 정선의 민둥산, 창녕 화왕산,
대구 비슬산 등과 함께 7대 군락지로 꼽힌답니다.
푸르른 하늘에 햇살은 비늘처럼 부서져 내리고...
천관산의 안온한 능선에 피어난 은빛물결을 바라보며
구름 한점없는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
그저 좋다는 말만 되뇌이게 됩니다.
그저 이 평화로움이 좋다~라고 속엣말을 해봅니다.
정상석 쟁탈전이 한창이라 겨우 그림 한장 건지고
연대봉 봉화대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천관산의 정상에 있는 봉수대 앞에서...
천관산에 오르면 무엇보다 탁 트인 조망이 너무 좋으네요.
말이 필요없어집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
가을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교향곡 같습니다.
연대봉의 봉화대 위에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봉화대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다도해의 모습은
시야를 꽉 채우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억새와 천관산의 기암이 빚어내는
감동에 젖어 마냥 신선놀음을 즐길 수만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단체로 오는 날은 늘 걸음이 바쁘기만 하고
시간에 쫒겨 발걸음을 떼는 순간이 오히려 아쉽기만 합니다.
언제 유유자적하며 천관산에 오를 날이 있을지...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상쇄해 보고자
각 방향의 풍광을 파노라마로 담아봅니다.
탑산사주차장과 불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산부추'
억새는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출렁이고...
산꾼의 마음도 은빛으로 출렁입니다.
하산 길 도중에 뒤돌아 올려다 본 연대봉...
정남진 전망대.
정남진 전망대는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에 있으며
서울의 정남쪽에 있는 나루터라는 뜻이라 합니다.
수동마을 갈림길을 지나 몇 발짝 떼어보면
조망좋고 배경좋은 평평한 바위가 있는 포토존에서 포즈 한번 잡아보고
걸어온 흔적들을 되돌아 훑어보며 유유자적 내려오니
탑산사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함께한 산님들은 문학공원이 있는 탑산사주차장으로 내려가지만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계속 능선을 따르기로 합니다.
불영봉(佛影峰).
큰바위들이 무더기로 쌓여 봉우리를 이루었고
네모꼴의 기둥같은 돌이 그 꼭대기에 높이 솟아
엄숙함이 부처님 영상과 같다하여 불영봉이라 불리운다고 합니다.
건너편 능선에는 맨 먼저 올랐던 구룡봉이 우뚝하고
그 아래 탑산사의 정경도 보이는군요.
멋들어진 암봉들의 각축장이 하산길에도
계속되니 바라보는 눈 또한 시원스럽습니다.
그동안 항상 오고 싶었으나 그토록 인연이 멀었던
장흥의 천관산을 오늘에야 걸어보니 그 감회는 남다르네요.
호남의 5대 명산 중 유일하게 국립공원이 아닌 산이면서도
당당할수 있는건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군요.
규모는 크지 않으나 기암들을 정원처럼 꾸며 놓은 듯하고
위엄보다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지만 큰산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천관문학관이 발 아래로 보이니 이제 하산길도 막바지인가 봅니다.
'모싯대'
탑산사갈림길에서 30분 가량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내려서니
출발지였던 천관문학관에 도착하면서 천관산 억새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오늘 걸어본 천관산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어지는 산이다. 사계절 다 찾기 좋은 산이지만 특히 가을철 억새의 그림이 아름다운 것 같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익히 들어왔던 천관산을 난생 처음 찾은 오늘 파란 하늘과 억새, 암릉이 어우러진 그림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도록 사진놀이에 빠진 하루였던 것 같다.
새벽 5시40분에 집을 나서 6시경에 버스를 타고 출발했음에도 12시가 다 되어서야 산행을 시작할 만큼 먼 거리가 결코 헛되지 않았던 오늘의 산행에 볕이 좋은 가을날 눈 앞에 펼쳐지는 다도해를 발 아래 두고 일렁이는 억새능선을 걷는 정년 행복한 걸음을 하고 왔으니 남자의 계절이라 불리우는 이 가을에 당분간 천관산앓이에 빠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도착한 문학관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계곡으로 내려가 땀을
씻어내고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아래쪽 주차장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하산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집행부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산행 뒷풀이를 한후 포항까지의 기나긴 여정에 돌입하지만 머리속에는 아직도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바람따라 일렁이던 은빛 억새와 천관산의 기암이 빚어내는 환상의 풍경이 잔상으로 남아 산행시간보다 더 소요되는 귀로에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멋진 산행을 한 2016년의 한글날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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