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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빗나간 일기예보가 전화위복이 된 민주지산 종주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빗나간 일기예보가 전화위복이 된 민주지산 종주산행

해와달^^* 2016. 10. 4. 23:07

☆ 산행일자 : 2016. 10. 02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충북 영동군 용하면,상춘면, 경북 금릉군 부항면, 전북 무주군 설천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 회원과 함께...

☆ 산행코스 : 도마령-각호산-1185봉-민주지산-쪽새골갈림길-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물한계곡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5분, 13.87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민주지산은 충청, 전라,경상도를 가르는 삼도봉을 거느린 명산으로 옛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가 접경을 이루었던 산이기도 하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보면 북쪽으로 두 개의 암봉이 삐죽한 각호산(1,202m)이 있고, 남쪽으로 석기봉(1,200m)과 백두대간 삼도봉(1,176m)이 한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 골짜기는 국내 최대 원시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물한계곡이 펼쳐지는 곳으로 용소, 옥소, 의용골폭포, 음주골폭포 등이 있어 경치가 아름다워 산림청 100대 명산이며 한국의 산하 100대 인기 명간 중 32위에 오른 산으로 삼도봉은 남으로 대덕산, 덕유산, 지리산으로 연결되고 북으로 황악산,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다.

 

 

 

◈ 산행기

시월 첫째 주 일요일... 매달 빠짐없이 떠나는 정기산행일이다.

하루종일 비가 올거라는 예보에도 아랑곳 없이 강행군을 하는 산악회라 마음속으로는 비 맞으며 산행하는게 뭣해서 산악회 총무에게 넌지시 행선지 변경을 위해 의중을 떠보았더니 씨도 안먹힌다. 비가 와도 진행했던 지금까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굳건한 의지에 굴복(?)을 하고 집사람과 함께 큼직한 우산 하나 챙겨서 집을 나선다.

포항을 출발한 버스는 청통휴게소에서 잠시 내려 미역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부지런히 내달려 추풍령에서 잠시 가뿐 숨을 고른 후 황간IC를 빠져나와 영동군 황간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도마령을 향해 달려간다. 구절양장같은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올라 도착한 도마령. 만 6년 만에 다시 찾으니 옛 생각이 어슴푸레 떠오른다.

겨울 눈산행으로 유명한 민주지산 종주를 위해 찾았던 그때를 기억하며 장비를 챙겨 갈무리하고서 들머리를 향해 들어선다.

 

 

산행궤적

 

 

도마령 등산로 입구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도마령에서 오르자마자 만나는 팔각정자인 상용정(上龍亭).

 

 

'분취'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각호산까지는 꾸준한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등로 우측의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조망으로

골짝마다 운해가 내려앉아 멋진 풍광을 기대하게 만드는군요.

 

 

도마령이 약810미터 이상이니 쉬운 산행이라 생각이 들겠지만

업다운이 많아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니랍니다.

 

 

로마병정의 투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투구꽃'.

 

 

숲을 빠져나와 만나게 되는 각호산 바로 아래에 있는

첫 번째 조망터에서 바라본 민주지산 방향의 조망입니다.

 

바로 앞 1185봉 우측으로 민주지산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뾰족한 석기봉이,

그리고 왼쪽으로 구름이 덮혀있는 삼도봉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무주군 설천면 방향입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주변의 고봉들은 시야에 잡히지 않지만

 

 

골골마다 들어찬 하얀 솜이불같은 운해를 보면서

비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입니다.

 

 

 

 

'흰고려엉겅퀴'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저마다 인증샷 남기기에 바쁘고

 

 

'배초향'

 

 

사진찍느라 맨 뒤에 처졌던 본인은

그제서야 밧줄을 부여잡고 각호산을 향해 올라섭니다.

 

 

작은 암봉이 두 개로 갈라진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각호산은

암봉답게 더없이 멋진 조망을 보여주고 있네요.

 

 

물한계곡 방향입니다.

 

 

지나온 도마령 방향의 조망 또한 환상적이구요.

 

 

우측 멀리 뾰족한 석기봉 뒤로 정수리를 구름속에 감춘 삼도봉이 보이고

좌측으로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는 마음으로

멋진 풍광을 보고 있으니 시샘이라도 하듯

금새 구름이 시야를 가리기 시작하는군요.

 

 

유격훈련하듯 밧줄을 부여잡고 암릉길을 내려와

 

 

오르내림이 계속되는 등로를 따라 열심히 발품을 팔다보면

 

 

 

 

 

 

'감국'

 

 

각호골을 경유해서 물한계곡으로 내려설 수 있는 십자로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맑은대쑥'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속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편안한 등로를 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행보를 이어갑니다.

 

 

'바위떡풀'

 

 

 

 

'이고들빼기'

 

 

또 하나의 물한계곡 갈림삼거리를 지나면

 

 

등로 좌측으로 김천 직지사를 품고 있는

황악산이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구절초'

 

 

천리행군에 나선 특전사 대원들이 산악사고를 당해

6명의 희생자를 낸 이후 설치된 무인대피소는

오늘도 여전히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민주지산

(民主之山이 아니라 珉周之山)

 

 

과거 군사정부 시절 민주지산은 그 이름 덕분에 유명세를 탔으며 시대적 열망이었던 민주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것은 동음이의어가 불러온 착각의 연상효과였습니다. 이제 민주화가 이루어져 군사정부는 시대의 유물로 남았으니 민주지산도 본래의 뜻을 찾아야겠지요. 민주지산의 본래 이름은 '물결이 일듯 두루 펼쳐져 있다'는 뜻입니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지나온 각호산 방향을 돌아보고

 

 

종착지인 한천마을 뒤로 멀리 솟아있는 황악산도 한번 바라봐주고

 

 

가을색을 띠어가는 능선 끝에 있는

뾰족한 석기봉을 바라보면서 시원스런 눈맛을 즐기고

정상 아래의 숲으로 들어가 점심시간을 갖기로 합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냥 좋은 우리의 산하...

 

무주 백운산, 깃대봉 방향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갈림길에서

석기봉을 향한 발걸음에 박차를 가해봅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쪽새골 갈림길을 지나고

 

 

'천남성 열매'

 

 

약 5분 뒤 또 하나의 갈림길을 지나게 되는데

물한계곡으로의 탈출로가 여럿 있어

체력에 맞게끔 산행을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숲 사이로 다가오는 석기봉 특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속도를 붙여가니

 

 

민주지산과 석기봉 중간 쯤 위치한

또 하나의 물한계곡 갈림삼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석기봉 오르기 전의 밧줄 구간을 줄지어 통과하고

 

 

푸른 조릿대밭을 통과해 나가면 석기봉 아래에 닿게 됩니다.

 

 

육산인 민주지산과 달리 석기봉은

각호산과 마찬가지로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네요.

 

 

국내 최대의 원시림계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물한계곡'.

계곡 끄트머리에는 물이 차다는 날머리인 '한천마을'이 펼쳐지고

 

 

지나온 걸음 되돌아보면 민주지산과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에 새삼 발품의 대단함을 되새겨보기도 합니다.

 

 

비록 구름에 가려 덕유산 방향의 산군들을 볼수 없지만

어긋난 비 예보에 그나마 이렇게라도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건너편 석기봉 정상 너머에는

무주땅에서 영동 땅으로 넘어가는 운해가 장관이네요.

 

보기 힘든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건너갔지만

이미 짙은 운무속에 잠겨버린 상태라 주변 조망은 제로상태네요.

 

 

석기봉 정상에서...

 

바위산이며, 쌀겨처럼 생겼다고 하여

쌀개봉이라 부른데서 석기봉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 합니다.

 

 

민주지산 산군 중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석기봉이지만

밀려든 운해로 인해 멋진 조망을 볼 기회가 없어

다음 목적지인 삼도봉을 향하기 위해 바윗길을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용담'

 

 

석기봉을 내려서며 바라본 암릉 너머에는

우리나라에 하나 뿐인 마애삼두불상이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다시 찾게되는 날이 오면 잊지않고 꼭 찾아볼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삼도봉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삼도봉 가기 전 좌측 물한계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울긋불긋 때때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참나무 숲길을 지나

 

 

'쑥부쟁이'

 

 

짙은 운무속 등로를 따라 25분 가량 진행하니

 

 

세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떠받들고 있는

삼도와 접하고 있는 '삼도봉'에 도착하게 됩니다.

 

 

 

충북, 경북, 전북의 경계가 만나는 삼도봉(三道峰)에는 해묵은 지역감정을 일소하고 지역 주민 간의 대화합을 기원하는 높이 2.6m의 대화합기념탑이 1990년 10월 10일 건립되었고, 매년 이 날을 삼도화합의 날로 지정하여 이곳을 연접하고 있는 영동군, 김천시, 무주군이 삼도봉에 모여 화합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마골재.

 

우측은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로 가는 길이고,

좌측은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물론 시그널이 달려있는 마주난 길은 백두대간 길이지요.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물한리주차장을 향해 내려서면

 

 

울창한 수목이 원시림같은 같은 분위기의 하산길로 이어지고

 

 

삼마골재에서 시작되는 미나미골 계류를 건너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막바지 등로를 이어갑니다.

 

 

미나미골의 음주암폭포.

 

 

 

 

석기봉 갈림삼거리.

 

석기봉에서 곧장 물한계곡으로 하산한 일행을 만나

오손도손 얘기꽃을 나누며 남은 등로를 이어갑니다.

 

 

민주지산 물한계곡은 말 그대로 물이 한가락하는 계곡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완연한 육산에 계곡이 꽤 길기 때문이지요.

 

 

징검다리를 딛고 계곡을 건넙니다.

이제 상류의 미나미골은 끝을 맺고 물한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옥소폭포'가 시원하게 포말을 일으키며 계곡물을 떨구고 있고

 

 

계곡에 물이 넘쳐 통행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목교입니다.

 

 

민주지산 갈림길이 있는 잣나무숲 삼거리.

 

 

울창한 잣나무 숲을 이룬 넓은 등로를 따라 걸으니

긴 산행의 피로가 말히 씻겨나가는 것 같네요.

 

 

물한계곡을 우측에 두고 이어지는 널찍한 등로를

부지런히 걷다 만난 출렁다리를 건너면

 

 

아담한 크기의 절집인 '황룡사'로 들어서게 됩니다.

 

 

폐기된 스키로 담장을 꾸며놓은 모습이 특이하고 기발하네요.

 

 

'까실쑥부쟁이'

 

 

물한계곡 장승.

 

 

'개여뀌'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물한계곡 주차장입니다.

 

 

 

 

실로 6년 만에 계절을 달리해 찾은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민주지산.

같은 코스로 걸었지만 그때는 겨울철 눈산행으로 민주지산까지만 산행하고 물한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여서 석기봉과 삼도봉을 오르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을 풀었으니 감개무량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나마도 왼종일 비가 내릴거라는 예보에 산행을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고민을 했었지만 예외를 두지 않는 산악회의 방침에 따라 나섰더니 하늘이 도운 때문인지 산행을 마칠 때까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은 산행이어서 석기봉까지는 꽤 괜찮았던 조망을 즐길 수 있어서 먼길 마다않고 달려간 보람을 한껏 느낀 산행이었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않는데도 늘 변함없이 준비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집행부의 노고에 수고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황간의 이름난 식당을 찾았으나 준비한 재료가 바닥이 나 부근의 다른 식당을 찾아 올뱅이국(경상도에서는 '올갱이국', '고디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어둠이 찾아든 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동안 짧지 않은 산행의 여파인지 금새 깊은 잠속으로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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