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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벼르고 별러 찾아갔지만 미완에 그치고 말았던 팔공산 용바위코스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벼르고 별러 찾아갔지만 미완에 그치고 말았던 팔공산 용바위코스

해와달^^* 2016. 11. 20. 21:54

♧ 산행일자 : 2016. 11. 2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신무동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수태골입구-태동 최선생묘 입구-장군봉능선-용바위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0분, 5.5km (식사 및 휴식 포함)




◈ 산행기

토요일인 어제는 친구들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갖느라 울산으로 달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으니 일요일인 오늘은 당연히 산으로의 나들이를 계획하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행선지는 전날 이미 정해놓은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이다.

어떤 코스로 산행을 하느냐가 문제였는데 아직 미답의 구간으로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곳이지만 도전해 볼 만한 곳이 아닌가 싶어 장군봉능선(용바위능선)으로 잡고 수태골을 목적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하고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를 달려간다.

영천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계속 달려 청통IC를 빠져나와 경산시 와촌면과 대구시 능성동의 경계를 이루는 능성재를 넘어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방향으로 진행하면

동화시설집단지구를 지나게 되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의 대부분이 등산객이다. 역시 팔공산은 대구 시민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산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계속 차를 몰아가니 수태골 입구가 나온다. 팔공산의 수많은 산행코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바로 수태골이라는 사실...

당연히 주차할 만한 곳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질 않는다. 일찌감치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야 하건만 멀리서 달려온 나그네이니 도리가 없는 일이라 수태지를 지나면 나오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안쪽으로 두어 군데 빈자리가 보인다. 얼른 차를 세워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수태골 입구로 이동하며 수태지에서 바라본 팔공산의 산정을 카메라에 담고 GPS를 가동하며 수태골을 따라 들어간다.



산행궤적



수태지에서 바라본 팔공산 정상부.



수태골 등산안내소를 지나며 산행은 시작됩니다.



오전 10시가 넘어선 조금은 늦은 시각에 시작된 산행이지만



모처럼 찾은 수태골의 눈에 익은 등로를 따라 걷노라니 마냥 설레는 마음입니다.



장군봉능선의 초입인 '태동 최선생묘소'입구입니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가면 이내 또 하나의 비석을 만나게 되는데

우측으로 나있는 길은 주추방골로 가는 길이고

비석 뒤로 나있는 등로를 따르면 장군봉 능선을 만나게 됩니다.



부드러운 솔가리가 잔뜩 깔려있는 숲길을 따라 유유자적 걸어가면



장군봉으로 오르는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한동안 평지성 등로가 이어지는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했던 부드러운 등로에 듬성듬성 바윗돌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평탄하던 등로는 경사각을 높혀나가기 시작합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보니

팔공산 서부능선 상의 톱날바위능선과 파계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약 10분 후 장군봉(용바위) 입구에 서게 됩니다.

바위 아래 우측으로 돌아나가는 길이 있는데

무시하고 곧장 올라보려고 호기롭게 나서지만



배낭 들쳐메고 좁은 암벽 사이를 오르기엔 불가능할 것 같아

다시 내려가기로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내려와 우회로를 따라

진행하다 만난 조망터에서 막힘없는 정경을 담아봅니다.

저만치 아래로는 출발지였던 수태지가 정면으로 보이네요.



지난 해 초가을 찾았던 주추방골의 대슬랩이 발 아래로 펼쳐지고



고개들어 올려다보면 서봉이 저 멀리서 손짓을 하고 있답니다.



발 아래로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에 가야할 장군봉을 바라보니 살이 떨릴 기경입니다.





엉거주춤 엉덩이만 뒤로 뺀 채 인증샷 하나 남기고



다시 한번 주추방골의 대슬랩을 내려다보고서



암봉의 우측으로 돌아 올라섭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순탄하게 진행했으니 여유만만이었지요.





10미터 직벽에 드리워진 밧줄을 부여잡고 내려서는 집사람을 사진에 담았지만

마지막 1.5미터 가량을 남기고 팔에 힘이 빠져 그만 떨어져 버렸지 뭡니까...



엉덩방아를 찧고 뒤로 넘어졌지만 다행히 배낭이 받쳐주었고

곁을 지키던 산님들이 얼른 잡아주었으니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큰 사고를 당했을 것 같아 등줄기가 오싹했네요.



한참을 앉아서 쉬다가 다시 서봉을 향한 발걸음을 위해 산행을 다시 시작했지만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집사람이 산행이 어려울 것 같은 모양새라

곧바로 하산을 하기로 마음먹고 집사람의 배낭을 받아 들쳐메고

훗날을 기약하고 올라온 길 그대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한번 쯤은 올라보고팠던 곳이라 망설임없이 찾아 나선 길이지만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충분히 오를 수 있을꺼라는 안이한 생각에 함께한 집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오늘의 산길은 두고두고 교훈으로 남을 것 같은 산길이다. 불과 2년 전 이맘 때쯤 사고를 당했던 집사람을 조금이라도 배려를 했었더라면 오늘의 난이도 높은 코스를 택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자괴감이 들어 집사람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다.

통증을 호소하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고 코스 선택을 잘 못한 것에 후회가 물밀듯 밀려온다. 배낭 2개를 겹쳐 들쳐메고 나선 하산길은 마치 지리산 종주할 때의 배낭 무게만큼 무거웠지만 걷는 내내 마음은 더 무거워서 자책하며 걸었던 것 같다.

오늘의 과오를 교훈삼아 집사람과 함께 걷는 산길에는 험로를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언제 변할지는 자신도 모를 일이지만 가급적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준비해간 먹거리로 간단히 점심요기를 하고 구급낭속에서 진통제를 꺼내 복용시킨 후에는 한결 통증이 완화되는 것 같아 남은 하산길이 그나마 수월해져 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수태골 입구에 도착을 하게 되고 미완에 그치고 만 팔공산 장군봉능선(용바위능선)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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