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가을의 정취를 맘껏 누리고 온 충남 계룡산 정기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6. 11. 0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전광역시, 충남 공주시·계룡시·논산시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총35명)
♣ 산행코스 : 갑사주차장-갑사-갑사계곡-연천봉-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금잔디고개-오누이탑-큰배재-천정골-동학사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50분, 9.4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 계룡산(鷄龍山)
높이는 845m이다.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연천봉·삼불봉·관음봉·형제봉 등 20여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으며, 전체 능선의 모양이 마치 닭볏을 쓴 용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계룡산이라고 불린다.
신라 5악(五嶽) 가운데 하나로 백제 때 이미 계룡 또는 계람산, 옹산, 중악 등의 이름으로 바다 건너 당나라까지 알려졌으며, 풍수지리상으로도 한국의 4대 명산으로 꼽혀 조선시대에는 이 산 기슭에 새로이 도읍지를 건설하려 했을 정도이다. 특히 《정감록(鄭鑑錄)》에는 이곳을 십승지지(十勝之地), 즉 큰 변란을 피할 수 있는 장소라 했으며 이러한 도참사상으로 인해 한때 신흥종교 및 유사종교가 성행했으나 종교정화운동으로 1984년 이후 모두 정리되었다.
지질은 대체로 중생대 쥐라기·백악기에 형성된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령산맥이 금강에 의해 침식되면서 형성된 잔구성 산지로서 산세가 웅장하고 경관이 뛰어나다. 노성천·구곡천·갑천·용수천 등이 발원하여 금강으로 흘러든다. 연평균기온은 11℃ 내외, 연강우량은 1,280mm이며 6~9월에 강우량의 90%가 집중된다.
각 봉우리 사이에는 7개의 계곡과 3개의 폭포가 있어 운치를 더해주며, 자연경관이 빼어나 1968년 12월 3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계룡팔경은 대표적인 관광명소인데 제1경은 천황봉의 일출, 제2경은 삼불봉의 설화(雪花), 제3경은 연천봉의 낙조(落照), 제4경은 관음봉의 한운(閑雲), 제5경은 동학사 계곡의 숲, 제6경은 갑사 계곡의 단풍, 제7경은 은선폭포, 제8경은 오누이탑의 명월(明月)을 가리킨다.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동학사에서 오누이탑-금잔디고개-신흥암-용문폭포를 거쳐 갑사로 가거나 은선폭포-관음봉-연천봉을 거쳐 갑사로 가는 코스, 갑사에서 연천봉-고왕암을 거쳐 신원사로 가거나 동학사에서 은선폭포-관음봉-연천봉을 거쳐 신원사로 가는 등 여러 코스가 있으며 대개 3~4시간이 소요된다.
좀닭의장풀·개맥문동·금관초·벌개미취·골잎원추리·산바랭이 등 6종의 한국 특산종이 자라며, 이밖에 황매화·팽나무·느티나무 등 식물 611종과 노루·너구리 등 산짐승 23종을 비롯해 총 1,16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또 갑사 삼신불괘불탱(국보 298호) 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국보 299호) 등 국보 2점, 보물 10점을 포함해 지정문화재 18점, 비지정문화재 24점 등 총 42점의 문화자원이 보존되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 (발췌:두산백과)
◈ 산행기
매월 첫 번째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떠나는 정기산행... 이번에는 충남의 명산이자 국립공원인 계룡산을 찾아간다.
아주 오래 전 집사람과 둘이서 오붓하게 다녀온 가물가물한 기억과 몇년 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산행을 했었던 추억에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으로 계룡산으로의 발걸음을 위해 집을 나서 매월 만나는 산님들과 함께 대전 방향으로 달린다.
여느 산악회처럼 집행부 구성이 잘 되어 있는 등산 모임이 아니고 오가며 버스 안에서 여흥을 즐기며 가는 산악회가 아니라 요즘 시대에는 그리 인기가 없는 (오가며 행락을 즐기는 모임이 아닌) 산행모임이지만 본인으로선 조용하게 오가는 여정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든다.
대전 시내를 거쳐 현충원 앞을 지나는 버스 안에서 잠시 부모님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문안을 여쭙고 도착한 갑사주차장에는 등산객들과 단풍구경을 나온 행락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었다.
버스 전용주차장 가까이에서 하차를 한후 장비를 챙겨 들머리인 갑사 입구를 향해 걸어가니 한기를 느낄 만큼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겨울이 성큼 다가옴을 실감하게 된다. GPS를 가동하며 시작한 산행...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서며 합장 반배를 올리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갑사주차장을 출발하여 매표소를 향한
걸음을 시작하며 오늘의 산행은 시작됩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산님들과 뒤섞여
갑사를 향한 걸음에 만나게 되는 일주문.
합장 반배를 올리며
경건한 마음으로 일주문을 들어섭니다.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
봄엔 마곡사, 가을엔 갑사가 아름답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름다운 단풍길로 알려져 있는
갑사가는 길에는 아직은 조금 이른 듯한 모습이지만
가을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만큼
알록달록한 숲길이 걸음을 더디게 만드는군요.
계룡산 갑사(甲寺)
갑사(甲寺)
계룡사·계룡갑사·갑사(岬寺)·갑사사(甲士寺)라고도 한다. 420년(백제 구이신왕 1) 고구려에서 온 승려 아도(阿道)가 창건하였다.
505년(무령왕 5) 천불전(千佛般)을 중창하고 556년(위덕왕 3) 혜명(惠明)이 천불전·보광명전·대광명전을 중건하였다. 679년(문무왕 19) 의상(義湘)이 당우(堂宇) 1,000여 칸을 더 지어, 화엄도량(華嚴道場)으로 삼아 신라 화엄십찰(十刹)의 하나가 되었고, 옛 이름인 계룡갑사를 갑사로 개칭하였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모두 소실되어 1654년(효종 5) 사정(思淨)·신휘(愼徽) 등이 크게 중창하였고, 1875년(고종 12) 다시 중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강당·대적전(大寂殿)·천불전·응향각·진해당(振海堂)·적묵당(寂默堂)·팔상전·표충원·삼성각·종각 등이 있다. 또, 보물 제256호인 철당간 및 지주와 제257호인 부도(浮屠)가 있으며, 《석보상절(釋譜詳節)》의 목각판이 있고, 1584년(선조 17)에 만든 범종, 경종이 하사한 보련(寶輦), 10폭의 병풍, 1650년(효종 1)에 만든 16괘불이 있다.(발췌 : 두산백과)
산행을 시작하는 시점이라 경내를 찬찬히 둘러볼 겨를이 없어 사진 한장 남기고
관음전 앞을 지나 갑사를 빠져나옵니다.
갑사를 나오면 바로 만나게 되는 연천봉삼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잔디고개를 향하고 있기에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연천봉으로의
등로를 놓칠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할 장소입니다.
연천봉을 향한 숲길에는 산 위에서 내려온
가을의 상징이 먼길 달려온 산객을 맞아주고 있네요.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도로에 일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잠시 후 다시 산길로 접어들게 되고
이후 아름다운 단풍이 주는 감흥에 빠져
너나 할것 없이 탄성을 내지르며 등로를 이어갑니다.
가을엔 붉은 옷을 입은 단풍나무,
황금보다 눈부신 은행나무,
계절의 깊이를 알려주는 낙엽송이 주인이지요.
틀 속에 짜여진 일상을 훌훌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길을 걷다보면
이런저런 시름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
무엇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일상의 잡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으니
세상사 시름은 다 던져버리고,
오직 자연만을 벗 삼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만날 수 있으니
참으로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겠지요.
울긋불긋한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고운 단풍이 내려앉은 숲길은
꽃불을 지핀 듯 붉은 색 일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오색영롱한 색상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단풍이 매혹적이며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우고 있네요.
졸기차게 이어지던 돌계단길은 끝이나고
가파른 계단길을 따라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서니
어느 새 삼불봉과 연천봉으로 나뉘어지는 연천봉고개에 닿게 됩니다.
신원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한 고개에서
연천봉을 향한 걸음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 잠시 올라서면
정상석 대신 석각 안내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연천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연천봉(連天峰).
연천봉(連天峰).
계룡산 연봉(連峰)의 하나로 해발 738.7m이다. 명칭은 하늘과 이어진 봉우리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조선을 세운 이성계(李成桂)가 이 봉우리에 올라 제단을 차리놓고 이곳에 왕도(王都)가 서고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도록 천지신명에게 기원하였는데, 꿈속에 신선이 나타나 한양(漢陽)을 도읍으로 정하라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의 북서쪽에, 관음봉의 서쪽에 있으며, 갑사계곡과 신원사계곡 사이로 뻗은 계룡산 산줄기에 솟아 있다. 지질은 편마상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봉우리에서 발원하는 하천은 서쪽의 계룡저수지와 남서쪽의 경천저수지를 지나 금강의 지류인 월암천에 합류한다. 해질 무렵이면 산야를 붉게 물들인 노을과 멀리 백마강에서 반짝이는 은빛 물결 등이 빼어난 경관을 이루어 '연천봉 낙조(落照)'라 불리며 계룡팔경(鷄龍八景)의 제3경으로 꼽힌다. 산봉에 등운암(騰雲庵)이 있는데, 신라 문무왕 때인 665년에 정씨(鄭氏)가 나라를 일으켜 계룡산에 도읍을 정한다는 도참설이 퍼지자 등운대사가 왕기(王氣)를 누르기 위하여 창건한 암자라고 전한다. 서남쪽에는 백제 때 창건된 신원사(新元寺)가 있다.(참조:두산백과)
연천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좌측부터 문필봉과 관음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쌀개봉과 천황봉이 있는 쌀개능선이 펼쳐집니다.
저곳은 출입통제구역이라 멀리서 바라만 볼 뿐이네요.
연천봉 끝자락까지 진행하여 계룡면 일대의 너른 경치도 담아보면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지역의 풍광을 그저 말없이 관망해 봅니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속에서도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연천봉을 내려와 헬기장에서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고서
연천봉고개를 지나 관음봉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연천봉고개에서 관음봉까지는 0.9km...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편안한 등로를 따라 이동하니
관음봉 고개에 도착을 하게 되는군요.
우측 목책이 가로막혀 있는 방향은
출입금지 구역인 천황봉 가는 길이고
맞은편 등로는 은선폭포를 지나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이지요.
그렇다면 삼불봉은 당연히 좌측이겠지요.
관음봉을 오름길에서 바라본 동학사계곡엔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아 있네요.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
관음봉을 오르기 전 조망터에서 바라본 자연성릉과 삼불봉.
아담한 정상석이 새로 세워져 있는 관음봉.
신원사계곡 방향은 완전히 불이 붙은 모습입니다.
관음봉에서 바라본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길과 좌측의 수정봉능선.
쌀개봉에서 뻗어내린 황적봉 능선
앞쪽으로 보이는 것이 자연이 만든 거대한 성벽....
'자연성릉'입니다.
계룡산의 등줄과도 같은 멋진 자연성릉...
맑은 날씨에 펼쳐진 장쾌한 모습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마치 거대한 자연 성벽을 세워놓은 듯한
신비로운 풍경에 새삼 자연성릉의 의미가 이해되는군요.
갑사방향의 계곡에는 북쪽이라 그런지 단풍이 조금 늦나 봅니다.
반면 동학사계곡에는 밝게 퍼지는 햇살 덕분에 화려한 단풍숲이
수많은 별들처럼 반짝이며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가파른 철계단을 따라 한발한발 올라서면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암봉 뒤로 삼불봉이 다가오네요.
철계단을 따라 오르는 산객들의 모습에 벌써부터 긴장감이 엄습해 옵니다.
잠시도 시선을 멈출 수없는 좌우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에
역시 계룡산의 백미는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 이어지는
자연성릉구간이라는 사실 새삼 실감하게 되는군요.
삼불봉에서 구불구불 용의 형상을 한 능선을 타고
관음봉,문필봉, 연천봉 그리고 쌀개봉과 천황봉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오는 이 멋드러진 풍광...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추억속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네요.
관음봉에서 자연성릉을 따라 이동하면서
계룡산의 아름다운 산세와 멋진 암봉들의 비경과
만산홍엽의 단풍으로 화려하게 물이 든 골짝을
내려다보면서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진행하다보니
갈수 없는 천황봉 대신 정상 노릇을 하고 있는
삼불봉(三佛峰)에 도착하게 됩니다.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멀리 올려다보면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
삼불봉(해발 775m) 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자연성릉을 포함하여 천황봉과 관음봉
그리고 문필봉, 연천봉까지의 조망이 시원하게 열려져 있습니다.
역광이라 부족한 실력 탓에 깔끔한 사진을 담아내긴 어렵네요.
삼불봉을 내려서며 바라본 신선봉, 갓바위, 장군봉 능선입니다.
삼거리갈림길에서 우측의 남매탑방향으로 10분 가량 내려서면
남매 사이처럼 살갑게 다가오는
남매탑(일명 : 오누이탑) 앞에 서게 됩니다.
남매탑(男妹塔)
남매탑은 동학사와 갑사의 중간 지점인 삼불봉 밑의 옛 청량사 터에 탑 2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5층(보물 제1284호), 다른 하나는 7층(보물 제 1285호)으로 청량사지쌍탑이라고도 불리우며 남매탑이란 이름에 걸맞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의 한 스님이 토굴을 파고 수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이 입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큰 가시 하나가 목구멍에 걸려 있어 뽑아주었더니 며칠 뒤에 호랑이는 한 아리따운 처녀를 등에 업고와 놓고 갔습니다.
은공을 보답하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처녀는 상주사람으로 혼인을 치른 날 밤 호랑이에게 물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스님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때는 산에 눈이 쌓이고 날씨도 추운 한 겨울이었습니다.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자 스님은 수도승으로서 남녀의 연을 맺을 수 없기에 처녀를 집으로 돌려 보냈으나, 그 처녀의 부모는 이미 다른 곳으로 시집 보낼 수도 없고 인연이 그러하니 부부의 예를 갖추어 주기를 바랬습니다.
이에 스님은 고심 끝에 그 처녀와 남매의 의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써 불도에 힘쓰다가 한날 한시에 열반에 들게 되자, 이 두 남매의 정을 기리기 위해 탑을 건립하여 두 스님의 사리를 모시게 되어 "남매탑"이라고 불리워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남매탑을 내려서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삼거리.
동학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지만
원래 계획대로 천정골을 향해 걸음을 옮겨갑니다.
2분 후 만나게 되는 장군봉 갈림길.
신선봉과 장군봉을 거쳐 박정자삼거리로 연결됩니다.
제대로 된 가을 단풍의 진수를 느끼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산행에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
가을의 느낌.
가을의 아름다운 색...
형형색색의 오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빨리 물들었다고 자랑할 것도 없고
늦게 물들었다고 조급해 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언젠가는 붉어지고 색이 바래고 떨어지고
바스라져 또다른 생명을 품을테니 말입니다.
지석골갈림길
하루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화려한 단풍으로 물든 가을 숲길에서
계절을 벗삼아 걷는 일이
여느 단풍 명소의 숲길보다 저절로 걸음이 느려지는 까닭은
아마도 아름다운 단풍의 풍경에 취한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타 오르나 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 천정골 숲길을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는 이 순간...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탐방지원센터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됨을 자축하며 환한 얼굴로 인증샷을 남긴 후
동학사주차장까지 내려온 붉게 물든 단풍의 화려함을
사진에 담으며 계룡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거리에는 낙엽이 뒹굴고 이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가을 옷을 입은 나무는 나무대로 성급하게 옷을 벗어버린 나목은 나목대로 속절없이 떨어진 잎을 받아 안은 땅은 땅대로 가을로 가득차 있던 그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가을을 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을 달래려 단풍시기에 맞춰 계룡산을 찾아 미답 구간이었던 연천봉을 오른 뒤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의 자연성릉길과 남매탑, 천정골까지...
계룡산의 구석구석을 두루 걸어본 소감은 세 번째의 방문이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느끼게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다음에는 겨울의 설산으로 탈바꿈한 계룡산을 찾고 싶다. 순백의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계룡산의 설경을 맘껏 구경하고픈 염원을 가슴에 품은 채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동학사주차장에서 판을 벌려놓은 하산주 자리에 앉아 회무침으로 요기를 하고 포항으로 향하는 귀로의 버스에 올라 의자 깊숙이 몸을 뉜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든다. 웅장하고 아름다웠던 자연성릉과 화려했던 단풍의 향연을 떠올리며...
'◈ 산행이야기 > ☆ 2016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르고 별러 찾아갔지만 미완에 그치고 말았던 팔공산 용바위코스 (0) | 2016.11.20 |
---|---|
떠나가는 가을의 끝을 잡고 낙엽의 바다를 걷고 온 죽장 수석봉 (0) | 2016.11.09 |
울산 시민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문수산-남암산으로의 가을산행 (0) | 2016.10.31 |
지난 해에 이어 다시 참여한 제36회 내연산악제 (0) | 2016.10.23 |
라푸마와 함께하는 백두대간 대종주 시즌4 (영남알프스) (0) | 2016.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