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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청도 심원지환종주 산행(일부리 심천마을-옹강산-서담골봉-방매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청도 심원지환종주 산행(일부리 심천마을-옹강산-서담골봉-방매산)

해와달^^* 2016. 12. 26. 00:04

♧ 산행일자 : 2016. 12. 25 (일)    날씨 -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산내면, 청도군 운문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경주 산내면 일부리 심천마을경노당-569.3봉-옹강산-삼계리재-768.5봉-서담골봉-825.4(대부산갈림봉)-685봉-방매산-심천마을(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1분, 11.64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이면 빠짐없이 산으로 드는 일이 이젠 일상사가 되어버린 작금의 생활패턴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리야 없겠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간다. 지금껏 열심히 일해왔고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하기에 앞으로의 진로에 큰 걱정은 없으리라 생각이 되지만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의 불안감은 정규직으로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은퇴를 한 뒤 연금수급자로서의 생활을 하면 되지만 아직은 뭐라도 해야할 나이인지라 보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되는 때문이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하루종일 많은 사람들을 대하며 업무를 보다보면 하루가 언제 갔는지 모를 정도로 매일 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나이만큼 세월가는 속도가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정말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또한 연초에 아들을 보러 미국에 다녀온게 엊그제 같더니만 벌써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고 텔레비전에는 연말 시상식이 한창인걸 보니 유수같은 세월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껏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 보기도 하고 앞으로 맞을 새해 설계도 할겸 올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산행을 준비한다.

오늘은 조금 더 먼곳으로 시선을 돌려 영알의 언저리를 돌아볼까 싶어 산행지를 고르다 가끔씩 찾는 인터넷카페에서 궤적 하나를 구해 길을 떠나볼까 싶다.

행선지는 경주시 산내면 일부리 심천마을...

지금껏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코스로 시작해서 오랜만에 찾게 되는 옹강산을 거쳐 서담골봉을 지나 방매산을 끝으로 심천마을로 되돌아오는 이른바 '심원지환종주라'는 이름으로 미답의 코스를 걸으며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을 떠나보내고 다가오는 정유년에는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걸어보기로 하고 차를 몰아 산업도로를 달려 경주, 건천을 지나 당고개를 넘어 산내면 소재지인 의곡리의 네거리에서 언양, 대현 방향으로 진행하다 나오는 갈림길에서 우측 의곡(임동) 방향으로 차를 몰아가면 숲고개를 넘어 재궁, 거산마을을 지나게 되고 이어 산수마을을 지나 좌측으로 있는 의곡초교 일부분교장을 끼고 산수교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면  다시 심천교를 지나게 되면서 이내 버스정류장이 있는 심천마을에 닿게 된다.

처음 찾는 산골마을이지만 산으로 둘러쌓인 때문인지 아늑한 분위기가 나고 굴뚝에서 연기가 몽글몽글 솟아나는 풍경은 도회지에서 볼수 없는 정겨운 그림이라 보기에도 따스함이 전해져 온다.

경노당 입구에 있는 버스종점에 도착하는 버스의 회차를 방해하지 않는 곳에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정류장 뒤쪽의 주택가를 끼고 나있는 골목길로 들어서며 옹강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산내면 일부리 심천마을 버스정류장과

경노회관에서 오늘의 산행은 시작됩니다.



버스정류장 뒤쪽의 주택 담장을 끼고 들어가면 좁은 골목을 지나게 되고



잠시 후 마을길을 벗어나 산으로 들어가는 시멘트도로를 따르게 됩니다.



준비해간 궤적을 비교해가며

10분 가량 걷다보니 들머리를 만나게 됩니다.


좌측으로 올라서면 밭두렁을 따라 가게 되지만

농작물이 없는 동절기라 밭 한가운데를 지나 산으로 올라서게 되고

등로는 315봉 언저리를 지나 멀리 보이는 송전철탑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는 낙엽에 묻혀 흔적이 없지만

장애물이 없는 곳을 찾아가며 10분 가량 올라서니

차가운 날씨에도 굵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네요.



9부 능선에서 곧장 송전철탑 방향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이왕지사 찾아왔으니 정상부는 봐야할 것 같아 다가섰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야트막한 동산 수준이라 사진 하나 남기고 돌아섭니다.



첫 번째 목표지점인 569.3봉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나뭇가지 사이로 송전철탑이 보이고 심한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네요.



7~8분 가량 후에 만나게 되는 송전철탑 NO.55입니다.

등로는 철탑을 지나 약간 우측으로 이어지는데



등로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곳이라 능선을 고집하며 진행을 해나갑니다.



정상적인 등로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지만

낙엽속에 묻혀버렸는지 보이지 않고 한발 내딛으면 두발 미끄러지는

된비알 낙엽길을 애써 올라서니 '세월산방' 시그널이 반겨주고 있네요.



옹강산 북쪽능선에 올라서니 약 한 시간이 소요된 것 같네요.

등로 우측에 있는 569.3봉을 찾아 흔적 하나 남겨주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낙엽의 바다를 본격적으로 항해하기 시작합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 보이던 풍경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전망바위에서 오늘 처음으로 시원스러운 풍광을 맛보게 됩니다.


산행을 시작했던 산내면 일부리 심천마을이 내려다보이고

하산길의 마지막 봉우리인 방매산이 건너로 보이고

가운데 멀리로는 경주의 단석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문복산에서 대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의 서담골봉과 825봉이 멀리 보이는군요.

오늘 가야할 산행경로이기도 합니다.





가파름을 극복하고 올라선 끝에서 지나온 569.3봉을 뒤돌아보고



두번 째 만난 전망바위에서 좀더 높아진

고도감을 느끼며 시원스러운 조망을 즐겨봅니다.





가까이 다가온 옹강산은 호락호락 정상을

내어주기 싫다는 듯 꾸준히 된비알로 이어지고





잠깐의 다리쉼을 한 이후 약 5분 가량 오르막을 극복하고 나면



말등바위로 이어지는 옹강산북서릉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옹강산을 향한 발걸음을 잠시 이어가면



옹강산 정상석 앞에 다시 서게 되지만

조망이 없어 오래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어

삼계리재를 향한 행보를 잇기로 합니다.





낙엽이 잔뜩 깔려있는 등로는 내리막 일변도로 변하고



약 6~7분 후 등산로 왼편으로

심원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터를 지나게 되는데



건너편으로는 문복산에서 서담골봉을 지나

조래봉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스레 뻗어가고 있고,



반대편 전망바위에서는 저 멀리 가지산과 북봉, 운문산까지

그리고 발 아래로는 수리덤계곡에서 삼계리까지

한꺼번에 시야에 다 들어오는 눈요기를 하게 됩니다.



전망터를 지나 삼계리재까지는

쉴 틈없이 내리꽂히는 급한 내리막의 연속인데다



마른 낙엽이 깔려있어 내리막을 내려가면서도

미끄러질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은 곳이지요.



넓은 안부를 이루고 있는 삼계리재는

심원사와 삼계리를 넘나들던 옛 고갯마루입니다.



정면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유순한 오르막을 오르면

참호처럼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를 하나 넘게되고,

다시 3거리 안부에 서게 되는데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도중에 삼계리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여

삼계리계곡(수리덤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이후 서담골봉까지는 외길능선이 꾸준한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두어 곳 전망이 터지는 바위전망대를 지나게 됩니다.



전망터에서 바라본 옹강산.


삼계리재로 내려서는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란 사실...

육안으로도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발 아래 골짝에는 심원지가 자리하고 있고,

그 앞으로는 심원마을과 방매산이 보이고

멀리로는 좌로부터 발백산, 구룡산, 사룡산, 장육산,

오봉산, 부산 등 낙동정맥과 비슬지맥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측 멀리로는 운문산이 우뚝하고

가지산과 청도귀바위는 정수리만 드러내놓고 있네요.



수리덤계곡을 발 아래로 두고 바라본 문복산 정상부와



걸어왔던 흔적들을 다시 한번 돌아봐주고 앞으로 나아가면



이정표가 서있는 689봉 고스락에 닿게 됩니다.





아름드리 노송이 눈길을 끄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또 하나의 전망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옹강산과 눈높이가 거의 같아진 때문인지




발 아래 펼쳐지는 조망 또한 좀더 고도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삼계리재에서 한시간 가량 오름짓을 하며

땀을 쏟아내고 도착한 765.8봉.

좌측 산줄기로 희미한 산길이 보이는걸 보면

아마도 심원사로 내려가는 길인 듯 싶네요.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면 우측 아래로 내려서는

수리덤계곡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우측으로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우회삼거리를 지나

직진의 오르막을 3~4분 가량 올라서면 능선으로 올라붙게 됩니다.



올라선 능선에서 우측으로 꺽어 얼마지 않으면



아담한 정상석이 반겨주는 서담골봉(835.9m)에 서게 됩니다.


숲에 가려 조망이 양호하지 않는 서담골봉 정상에서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따끈한 커피로 입가심을 한 후에



조래봉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능선을 따라

조금은 걸리적거리는 잡목을 헤치며 걷다보면



준.희님의 팻말이 걸려있는 825.4봉에 서게 됩니다.



825.4봉에서 약 30미터를 진행하면 별 표식은 없지만

나무 밑에 돌멩이 몇 개가 놓여져 있고

시그널이 펄럭이는 좌측 내림길로 진행합니다.

맞은편 길을 계속 따르게 되면

대부산(조래봉)을 지나 산내 의곡으로 가는 등로입니다.

숙제로 남아있는 구간이기도 하지요.



좌측으로 들어서면 등로는 쏟아질 듯한 내림길로 이어지고



다시 오름짓을 하며 올라선 봉우리를 지날 즈음



나무 사이로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보니 685봉이 가까이 다가와 있네요.

하지만 내림길에 이어 다시 한고비 치고 올라가야 하듯...



지도상의 685.6봉...

아무런 표식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지나왔던 옹강산과 삼계리재

그리고 서담골봉으로의 오름길과

그 너머로 영알의 운문산, 억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되돌아보고


 

등로 우측으로 거산,재궁마을과

산내면 소재지가 있는 의곡리로 넘어가는 숲고개와

송전철탑 뒤로 613.8봉과 살미등

그리고 멀리 장육산, 오봉산, 단석산까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풍광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자그마한 돌멩이에 685M라 적혀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

아마도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685봉인가 봅니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옹강산과 심원지.





가까이 다가온 송전철탑 뒤로 보이는 방매산.

가파른 된비알을 극복해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내림길을 내려서니 소나무가 숲을 이루는 안부에 서게 되는데

심천마을과 거산마을을 연결하는 '구름재'라 불리는 곳이더군요.


산행 막바지에 오르게 될 방매산의 가파름에

심원사로 내려갈까 생각도 잠시 했지만

완주의 꿈을 접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곧장 나있는 희미한 등로에 매달려있는

노란 표지기를 보면서 힘겨운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이후의 등로는 등로라곤 거의 없는 잡목에

미끄러운 낙엽이 쌓여있는 가파름이라 많이 힘든 구간이었답니다.



지나온 685봉과 NO.50 송전철탑.



그나마 곧추선 된비알을 힙겹게 올라선 끝에 만난 조망터에서



지나온 흔적 너머로 겹겹이 포개진 산너울 속에

영알의 너른 품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와 보상을 받은 기분입니다.



잠시동안 두 눈이 즐거움을 누리고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9분 가량 걷다보니



방매산(550.6봉) 정상의 산불감시초소에 서게 됩니다.

 

방매산은 전설에 의하면 근처에 물이 차서

산꼭대기가 방만큼 남았다고 해서 방매산이라고 한답니다.


마침 퇴근하려는 듯 사다리를 내려서는 산불감시원과

반가운 인사와 함께 몇 마디 나누고 주변의 풍광을 담아 보기로 합니다.



동쪽으로는 대부산에서 의곡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뒤로 단석산이 보이고



지나온 825.4봉을 가운데 두고 대부산과 서담골봉이

좌우로 서있고 그 우측엔 문복산이 우뚝합니다.



오늘 산행의 들,날머리인 심천마을이 발 아래로 놓여있고

아침 나절 올랐던 옹강산북릉 너머로 까치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예전 서지산 가는 도중에 올랐던 매곡봉도 잡히네요.



산내면 일부리의 각 마을(상신, 하신, 괘일)이 도로를 따라 형성되어 있고

그 뒤로 펼쳐지는 경산, 영천, 경주의 이름난 산들이

파노라마를 그리고 있는 모습에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요.



그렇다고 마냥 눈요기만 할수 없는 일이기에

먼저 자리를 뜬 감시원의 뒤를 따라 바쁜 걸음 이어가니

우측으로 뚜렷한 등로가 있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심천마을로 내려서려면 좌측의 희미한 등로를 따라 진행해야 합니다.



낙엽속에 묻힌 희미한 등로는 한없이 미끄러운 상태라 쏟아지는 내림길이 부담스럽네요.



그렇게 15분 가량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감힘을 써가며 내리막을 내려오니 양탄자같은 낙엽길이 펼쳐지고



숲 끝에 있는 짧은 대숲을 지나 무덤 하나를 거쳐나오니

심천마을 입구에 서게되고 건너편 경노당도 눈에 들어오는군요.



마을로 들어서며 예쁜 집이 눈에 띄어 날머리와 함께 담고서



마을 안쪽으로 진행하여 버스정류장이 있는

경노당에 도착하면서 심원지환종주를 마치게 됩니다.




그동안 집사람과 함께 둘이 산행을 하다가 팔공산에서의 안전사고 이후 산행을 자제하며 봉사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집사람을 두고 다시 홀로산행 모드로 바뀐 뒤 걸어보는 다섯 번째의 산행.

직장의 업무스케줄을 꼽아보니 아무래도 올해의 마지막 산행이 될것 같아 영알로 눈을 돌려 찾아간 옹강산.

이번이 네번 째의 방문이지만 코스를 달리해서 걸어보고 싶다는 바램으로 난생 처음 찾은 산내면 일부리의 심천마을을 들,날머리로 삼아 걸어보니 산행하는 동안 산불감시원 외에는 단 한 명의 산객도 볼수 없었던 그야말로 홀로산행의 진수라 할수 있는 급할 것도 없으니 보고 싶으면 사방을 둘러보고 힘들면 잠시 쉬어가고 그저 하고 싶은대로  걸었던 산길이 아니었나 싶다.

해거름이 시작되는 옹강산을 올려다보면서 또 언제 다시 찾게될지 기약없는 발걸음을 되돌리며 잘 있으라는 무언의 인사를 건네고 심천마을을 빠져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 경주를 거쳐 집으로 향한다.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산과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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