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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만에 찾은 천년의 향기 가득한 경주 남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오랜만에 찾은 천년의 향기 가득한 경주 남산

해와달^^* 2017. 7. 24. 20:36

♤ 산행일자 : 2017. 07. 23 (일)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국립공원 경주 남산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남산골 염불암 입구 주차장-바람골-바람재-봉화대-칠불암삼거리-봉화대능선-칠형제바위-염불암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55분, 6.81km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어김없이 돌아온 주말... 산으로의 발걸음은 쉴 수가 없기에 오전근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반나절 코스로 후딱 다녀올 요량으로 나서는 곳은 오랜만에 찾아가는 경주 남산이다. 주말에 내려온 딸내미가 시댁에 들른다고 해서 산행 마치고 함께 포항으로 넘어올까 싶어 산행지를 경주 방면의 산으로 잡은 것이다. 더구나 한동안 찾지 않은 경주 남산이라 한번 가보고 싶었고 새로운 코스로의 호기심이 발동해 미답의 코스를 넣어 비탐구간을 걸어보고 훗날 좀더 길게 걸어볼 생각으로 찾아가는 걸음이다.

동남산의 통일전 주차장을 지나 남산동 마을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염불사 입구의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칠불암 방향으로 걸어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비닐하우스로 되어 있던 산불감시초소가

이제는 반듯한 모습으로 변모해 있어 보기에도 한결 좋아보이네요.





탐방객수를 체크하는 계수기를 통과하고



무더운 날씨라 그런지 남산을 찾은 산님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호젓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 좋은 것 같네요.



정규등로를 벗어나 분묘를 이장한 그 자리에

소나무를 식재해 놓은 곳을 지나 흔적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면



발걸음이 끊어져 나뭇가지와 잡목이 무성하지만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는 숲길을 걷게 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관리주체가 넘어가면서

정규탐방로 외에는 전부 막아놓아

예전 거미줄같던 경주남산의 수많은 등산로는

이렇게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고 있네요.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돌덩이들을 들여다보면 자르고 깎인 모습에

예삿돌이 아니라는 생각에 한번 더 들여다 보게 됩니다.


하긴 경주 남산에 있는 바위 하나하나에도 천년의 역사가 담겨 있으니

지금 보는 바위에도 분명 사연이 담겨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마석산에서 이어져 오는 주능선 등로와 합류가 되고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서 마석산과

저 멀리 치술령의 끝자락인 686봉을 바라봅니다.







다음 기회에는 좀더 코스를 넓게 잡아

못 걸어본 암릉 구간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동안 찾지 못했던 바람골능선도 굽어 보면서

마음속으로 걸어보고픈 코스를 그려봅니다.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새로운 등로에 대한 호기심은 억누를 수가 없네요.





등로 우측으로 보이는 칠불암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걷기 좋은 산책성 등로를 이어가면



열암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과 합류가 되고



잠시 후 봉화대 앞을 지나게 되면서

등로는 봉화대능선으로 연결이 됩니다.





칠불암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시원스레 펼쳐지는 주변 경관을 관망하고



해우소를 짓는 불사가 진행중인 칠불암을 당겨보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다시보는 동남산의 멋진 풍광에

바삐 걸어왔던 발걸음을 잠시 쉬게 합니다.



칠불암갈림삼거리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남은 먹거리 깔끔하게 해치워버리고



산뜻하게 조성된 데크계단을 거슬러 막바지 등로를 이어갑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이무기능선과 태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서남산 방향의 풍경을 감상하고


 

 

 

멀리 금오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보면서

뻔질나게 오르내렸던 지난 날의 발걸음들을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다시 금줄을 넘어 비탐구역으로 신속히 들어갑니다.

 

 

우거진 숲을 빠져나와 너른 바위터에서 주변 경관을 관망하고

 

 

가야할 칠형제바위능선을 가늠하며 걸음을 옮겨갑니다.

 

 

 

 

우람한 바위군이 나타나는걸 보니 칠형제바위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기묘한 바위의 모양은 언제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지요.

오늘도 집사람과 함께 무엇을 닮았는지... 얘기꺼리가 되네요.

 



칠형제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하나 전해져 온답니다.

그 내용인즉,

옛날 월성 뒤쪽의 남천 부근 동네에 쑥기떡을 팔아오던 과부가 아들 칠형제를 기르면서, 건너 동네 홀아비와 눈이 맞아 밤마다 데이트를 즐겼답니다.

이를 안 아들들이 어머니가 개울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줬는데, 후세 사람들이 어머니에겐 효도한 다리이나, 아버지에게는 불효의 다리라 해 효불효교(孝不孝橋)라 하였고, 또 일곱 아들이 만들어서 칠자교(七子橋)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어졌지만 고증을 통해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위치는 국립경주박물관으로 가는 길 뒤편 개울에 추진중인 일정교(日精橋)가 그것인데, 근처 교리마을에 건설중인 월정교(月精橋)와는 별개의 다리로 '쑥기떡 어미다리'로도 불리워지고 있답니다.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 남산리 정경을 바라보면서 하산길을 가늠해 봅니다.

 

 

 

 

가파른 내림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등로는 어느 새 평탄한 솔숲길로 바뀌게 되고

 

 

임도와 합류가 된 등로는 남산동 마을로 들어서게 됩니다.

 

 

차를 세워놓은 주차장에 닿으면서 오늘의 반나절 산행을 마무리하고

 

 

 

 

통일전 옆에 위치한 서출지를 찾아

빠알갛게 피어나는 배롱나무와

연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경주 서출지(慶州 書出池) - 사적 제138호




경주 남산 기슭에 위치한 삼국시대 연못이다. 남산 마을 한가운데에 삼층석탑 두 기가 있고 동쪽에 아담한 연못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신라 소지왕 10년(488)에 왕이 남산 기슭에 있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가고 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쫓아 가보라’하니 괴이하게 여겨 신하를 시켜 따라 가보게 하였다. 그러나 신하는 이 못에 와서 두 마리의 돼지가 싸우는 것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줘 왕에게 그것을 올렸다. 왕은 봉투 속에 있는 내용에 따라 궁에 돌아와 화살로 거문고집을 쏘게 하니, 왕실에서 향을 올리던 중과 궁주가 흉계를 꾸미고 있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못에서 글이 나와 계략을 막았다 하여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하고,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조선 현종 5년(1664)에 임적이라는 사람이 못가에 건물을 지어 글을 읽고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 이 건물은 연못 서북쪽에 소박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서출지의 배롱나무




2년 만에 찾은 경주 남산. 경주에 사는 동안 다람쥐 제 집 드나들 듯 다녔었는데 포항으로 이사를 온 후로 발걸음이 뜸해지고 다른 곳으로 산행을 다니다보니 그동안 경주남산을 등한시 해왔던 것 같다. 산 자체로는 그리 높지도 않고 볼품도 없는 곳일지 모르지만 신라인의 숨결이 깊게 배어 있는데다 골짝 하나하나에 산자락 하나하나

까지 천년의 역사가 스며있는 경주남산은 불국토(佛國土) 그 자체라 할수 있다. 어느 누구라도 문화유적 탐방을 겸한 산행을 하다보면 저절로 경주남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리라는 것을 자신하면서 산행을 마치는 대로 데리러 오라는 딸아이의 문자를 받고부터 지금껏 여유롭던 마음은 사라지고 차를 몰아가는 속도는 빨라질 만큼 급해지지만 주말 오후의 7번 국도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한 정체가 되고 있을테니 알고있는 지름길을 찾아 달려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사돈댁에서 나오는 딸아이를 태우고 장모님과의 저녁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포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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