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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폭염경보 속의 운제산 반나절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폭염경보 속의 운제산 반나절 산행

해와달^^* 2017. 7. 10. 21:40

☆ 산행일자 : 2017. 07. 09 (일)   날씨 - 흐린 후 가끔 비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대각주차장-산림욕장-주능선-운제산-중앙능선 343봉-합수점-대각지-대각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2시간 55분, 7.08km (GPS기준)




◈ 산행기

오전 근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차려주는 점심을 간단하게 해치우고 얼린 수박에 물 한 병 챙기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후끈한 날씨에 배낭 들쳐메고 집을 나서며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지 모른다며 농섞인 대화를 나누며 찾아간 곳은 포항시민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운제산(雲梯山). 늦은 시각 시작하는데다 바람 한점없는 푹푹 찌는 날씨에 긴 산행은 무리인지라 짧게 다녀올 요량으로 혜림이네 식당이 있는 대각으로 차를 몰아간다.

도착한 주차장에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다. 역시 운제산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라는 사실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그늘진 곳을 찾아 주차를 해놓고 남들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시각에 그것도 한창 더운 시간에 산을 올라가니 괜스레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것 같지만 괘의치 않고 씩씩하게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산행궤적



오어사와 함께 운제산 산행의 들머리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대각주차장.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운제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눈에 많이 띄는군요.



주차장을 떠나 잠시 안으로 들어오면 우측으로

운제교 너머로 새로이 조성되고 있는 산림욕장이 보입니다.

오늘은 기존의 등로를 버리고 산림욕장을 통한 등로를 따르기로 합니다.



운제교를 건너 올라가면 널짝한 주차장과 함게 산림욕장이 시작됩니다.



새로이 조성되고 있는 산림욕장은

계속 진행중이지만 널찍한 주차장이 먼저 마련되어 있어

운제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그동안 늘 불만사항이었던

주차난을 해소시켜 줄수 있어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달아오른 후끈한 날씨에 그늘도 없는 땡볕 아래 서있는

정자 쉼터에 올라보니 뜨거운 열기에 금새 내려오게 됩니다.

망설임없이 그늘로 찾아들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림욕장에서 운제산을 오르는 새로 개설된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가지만



힘들지는 않아도 폭염경보가 내려질 만큼 후끈한 날씨에

이마엔 금새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하네요.



봉분이 허물어진 '나주정씨'묘를 지나면 갈림길을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가 가리키는 뚜렷한 오름길은

헬기장에서 올라오는 주등산로와 합류가 되는 길이고,

산허리를 따라 가는 길은

건너편 343봉으로 연결되는 길이 아닌가 싶네요.

언제 한번 걸어봐야 겠습니다.





날씨가 무덥고 바람 한점없는 된비알길을 오르자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쉼없이 떨어지고



계속되는 등로는 가파르게 솟구쳤다가 다시 내려가기를 반복하고

뒤따르던 집사람은 아예 보이질 않네요.



'원추리꽃'



다시 평평해진 등로를 따라 숨고르기를 하며 진행하니

 


대각주차장에서 헬기장을 거쳐 올라오는 주등로와 합류가 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50분 가량 소요된 것 같네요.





확연히 넓어진 주능선의 등로를 따라 진행하며



뒤처져있던 집사람과 다시 함께

보폭을 맞춰가며 산책하듯 걸음을 옮겨갑니다.



폭염경보가 발령됐다더니 과연 덥기는 덥네요.

후끈한 열기가 얼굴과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데 발산이 되질 않는군요.



시루봉을 거쳐 무장봉으로 연결되는 시루봉삼거리를 지나



7~8분 발걸음을 잇노라면 산불감시초소봉

좌측 아래로 중앙능선 초입을 지나게 됩니다.

 

운제산 정상을 밟은 후 다시 이곳으로 와서

중앙능선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운제산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길을 지나



짧은 허리길을 따라 가면



운제샘에 도착을 합니다.

전국을 강타한 오랜 가뭄에 이곳 또한 예외일 수 없네요.

언제나 맑고 시원한 물이 흘러내리던 곳이

바짝 말라버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산여산불감시초소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게 되면



육각정 정자 아래에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는 운제산 산정에 닿게 됩니다.


정자 주변으로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어 확인해보니

정자의 주 기둥 중 하나가 침하현상이 생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리가 끝날 때까지 출입을 금하고 있네요.

당분간 정상석이 외롭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망좋은 육각정에서의 풍경을 볼수 없으니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 곧장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산불감시초소봉 입구의 '운제05' 구조표지를 지나면

우측으로 나오는 등로로 꺾어 들어갑니다.



지난 3월에 걸었던 풍경과는 달리

잡목이 무성한 우거진 숲길이 되어버린 등로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지난 번 이 길을 걸었을 때 보았던 멋진 조망을 다시금 바라보면서



비록 연무에 가려 흐릿한 풍경이지만

알만한 곳을 하나하나 꼽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비가 오려는지 바람도 조금 일기 시작하고

하늘도 조금은 어두워지는 분위기네요.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 진행하면 특징없는 343봉에 서게 되고

좌측 아래로 산림욕장으로 연결되는 뚜렷한 등로가 보이지만

더운 날씨라 물이 있는 계곡으로 가기 위해 우측 길로 내려섭니다.



쏟아지는 급내림길이 지속되는 길을 걷는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해 얼른 우의를 걸치고 진행하지만

물 머금은 이파리들 때문에 금새 옷이 젖어버리네요.



좌우 계곡이 합류가 되는 합수점에 다다랐지만

물이 부족한건 이곳도 예외가 될수 없나 봅니다.



작지만 제법 폭포의 모습을 띠고 있었는데

멈춰버린 물 흐름에 지금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이 되어 버렸네요.



강원도나 내륙지방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동해안 남부지역에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하늘의 진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짧은 계곡을 빠져나와 잡목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니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누리장나무'가 반겨주네요.



'등골나물'



지난 3월 찾았을 때만 해도 작은 저수지에 물이 가득했는데
바닥을 드러낸 흉물스러운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네요.


 

 

 

 

 

운제산 주등산로와 합류가 되는 삼거리를 지나

 

 

오늘도 변함없이 텅 비어있는 초소 앞을 통과해 나가면

 


대각주차장에 도착하게 되면서 짧은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주말 오전 근무로 산행을 떠나지 못한데다 다음 주말에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강원도로 떠나는 친목여행이 잡혀있어 2주 연속 산을 찾지 못할 것 같아 짧게나마 산행을 다녀오고파 폭염을 무릅쓰고 집사람과 동네 뒷산가듯 가볍게 다녀온 운제산으로의 반나절 발걸음에 산길을 걸으며 자연속에 잠시나마 파묻혀 나만의 사색을 즐기고 왔으니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바람 한점없는 불볕 더위속에 땀을 무지 흘린 산행이었지만 별다른 일이 없으면 매주 빠짐없이 떠난 걸음이기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가끔씩 불어주는 산바람의 시원한 맛은 어디에도 비할 바 없고 마음속에 응어리져 있는 찌꺼기나 생활속에서 얻어지는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본인만의 방법이기에 계절에 관계없이 산을 찾고자 하는 발걸음을 쉽사리 막을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나빠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된 산으로의 발걸음이 이제는 뗄래야 뗄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되고 더불어 삶의 질을 높혀주는 한 방편이 되고 있으니 등산예찬론자가 되어버린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가 각자 다르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아 꾸준히 노력한다면 등산이면 어떻고 낚시이면 어떻겠나 싶다. 산행 말미에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무슨 비 맞은 소리를 하느냐고 항변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물론 건전성이 동반되어야 하겠지만...) 일이라면 누구 눈치볼 것 없이 열심히 즐거운 마음으로 행한다면 좀더 가치있는 자신의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를 온전히 받으며 기다리고 있느라 아직도 열기가 남아 후끈거리는 애마를 타고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대각주차장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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